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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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운전 천천히 해요."주강운이 말했다."안전제일, 나 안 급해요.""죄송해요."유현진은 깊게 심호흡하며 천천히 속도를 낮추었다."내가 죄송하죠."주강운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방에서 기다렸어야 했는데."유현진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상대가 함정을 파려고 작정했다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유현진이 장님도 아니고 강한서의 눈빛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오늘 하현주가 남긴 물건을 보았는데 마침 유현아가 고의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그녀는 화가 나서 주강운을 앞에 두고 손찌검했다.'강한서 이 개자식, 주량도 안되면서 경계심도 없이 그렇게 많이 마셔대다니.'유현진이 한 발만 늦었더라면 유현아는 보나 마나 강한서의 몸에 올라탔을 것이다.주강운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난 또 현진 씨가 한서 오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자신 있다니, 내가 괜히 걱정했네요."그런 장면을 보고만 있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얼굴색이 확 변해버린 유현진을 보고 주강운은 그녀가 강한서를 버리고 갈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녀는 유현아를 응징한 뒤 강한서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강한서에게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강한서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만 생각했다.알코올은 강한서의 천적인 듯 강한서에게만 들어가면 인사불성이 되게 하고 필름도 끊기게 만든다.재작년 옛 저택에서 설날을 보낼 때였다.그해 두 사람은 신혼이고 정인월은 가문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며 아주 기뻐했다. 진수성찬으로 가득 채워진 설날 밥상에 정인월이 오랜 시간 소장한 좋은 술도 있었다.강한서는 두 잔만 마셨다. 주량이 좋은 유현진도 새댁이라 시댁에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조금 마셨다.그날 밤, 밤이 깊었으니 그들은 옛 저택에서 하룻밤 묶기로 했다.방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강한서는 멀쩡해 보였다.샤워를 끝내고 나온 유현진은 침대 옆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강한서를 보았다.유현진은 강한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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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그녀는 강한서가 절대 유현아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장담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 모든 것이 유현아가 짠 판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결국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현진은 그래도 화가 났다.강한서가 술을 마셔 기회를 제공해 준 것도 화가 났지만 유현아의 출생의 비밀에 더 화가 났다.하지만 유현진은 주강운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그저 담담히 말했다."부부 사이에 믿음도 없으면 어떻게 같이 살겠어요. 우리가 결혼한 지도 꽤 됐으니 나 그런데 안 속아요. 그리고 난 그 사람 인품을 믿어요."'현진 씨 같은 아내가 세상에 더 있을까? 남편이 다른 여자와 엉켜있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편을 들어주다니.강한서 이 자식, 2,000억 정말 아깝지 않겠네!'주강운은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면 됐어요."이 말을 끝으로 주강운도 더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유현진은 주강운을 주씨 저택에 내려준 뒤 강한서를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주강운을 내려놓고 나니 유현진은 속력을 가해 난폭 운전을 했다.강한서는 롤러코스터에 앉은 것처럼 이리저리 앞뒤 좌우로 치었다.유현진의 난폭 운전은 대략 십여 분이나 지속되다가 드디어 멈춰 섰다.도우미 아줌마는 경적에 다급히 나와 차 문을 열었다. 강한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오바이트를 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보는 척도 하지 않고 차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도우미 아줌마는 강한서를 도저히 옮기기 힘들어 경비원 두 명을 불러 겨우 방으로 옮겼다.욕조에서 입욕 중이던 유현진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려 깜짝 놀랐다.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비틀거리며 걸어들어오더니 물을 틀고 샤워를 시작했다.그렇다, 강한서는 옷도 벗지 않은 채로 씻기 시작했던 것이다.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주량이 안 되면 마시지나 말든가, 왜 처마시고 사람을 힘들게 구는 건데!'그녀는 강한서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 가운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갔다.'씻으라고 해! 정신 좀 차리게!'피부 관리도 끝났는데 강한서는 여전히 욕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유현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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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그녀는 여전히 구암동 고아원을 들먹이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거짓말로 후원을 사기 쳤다.더 역겨운 것은 유상수도 이 영상을 가족 단체톡방에 공유해서 호응을 얻으려 했다.이미지 메이킹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이미지가 몰락하면 어떻게 될까?문뜩 그녀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다.강한서는 가운을 입고 나왔다.그는 유현진의 몸을 누르고 턱을 당겨왔다.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강한서는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가에 입 맞추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나 하고 싶어."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술만 마시면 사람이 왜 이렇게 느끼해지는 거야?'그녀는 강한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착하지, 당신 안돼."말을 마친 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어내려고 했다.하지만 강한서는 꼼짝도 하지 않고 화가 난 듯 말했다."할 거야!"'이건 뭐 신종 술주정이야?'유현진은 잠이 몰려와 강한서의 어깨를 살며시 밀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만해, 빨리 자자."강한서는 그녀의 반응에 아주 불만족스러웠다.강한서는 씩씩거리며 그녀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실크 잠옷은 워낙 얇은지라 이내 찢겼다.그리고 그녀의 몸에 화풀이를 시작했다.유현진도 힘이 빠져 그저 강한서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뭐 보기라도 한 거야? 오늘 왜 이렇게 잘해?'이내 유현진도 온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강한서는 만족스러운 듯 본론으로 넘어가려고 했다.하지만 기적은 발생하지 않았다.강한서는 아무 반응도 없는 자기의 몸을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하지만 유현진은 그저 그런 거니 했다.다행히도 강한서는 매번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긴다. 만약 자기의 바보 같은 술주정을 기억한다면 아마 베란다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다.유현진이 강한서를 달래려고 할 때, 강한서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병났어."…...그녀는 입만 벌린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한서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녀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병 안 났어. 푹 자고 깨면 좋아질 거야."그녀는 웃음을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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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당연히 유현아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만약 유현아가 강한서를 어떻게 해 보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먼저 유현아를 혼냈을 것이다.교활한 유현아는 자기가 한 짓은 생략하고 말했다."왜겠어요? 오늘 한 대표 생일이라 강한서가 취하는 바람에 난 그냥 부축해 줬을 뿐인데 유현진이 막무가내로 달려와서 내 뺨을 때렸지 뭐에요!"백혜주는 씩씩거리며 말했다."가만히 있었어?""날 잡고 있어서 움직일 수도 없었어요!"유현아는 눈물 콧물 짜가면서 말했다."엄마, 아빠랑 혼인 신고도 했는데 난 왜 아직도 이런 대접 받아야 해? 나 대체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고!" 백혜주도 사실 많이 억울했다.다른 부부는 당당하게 결혼하는데 백혜주는 혼인신고도 남들 눈을 피해 해야 했으며 파티 같은 장소에는 아직도 비서 자격으로 동행해야 했다.그녀는 20년을 죽은 듯이 참아왔다. 게다가 하현주에게 사고가 나면서 드디어 유상수도 이혼을 마음먹었는데 하필 강씨 가문에서 유현진을 선택했다.마침 이때 유상수의 사업은 정체기에 들어섰고 유현진의 결혼은 유상수에게 동아줄 같은 기회가 되었다. 그러니 유상수는 당연히 유현진을 조상님 섬기듯 섬길 수밖에 없었다.그때 유현진이 이혼을 반대하니 유상수도 바로 이혼 결심을 접었다.백혜주와 유현아의 오랜 기다림과 인내는 유현진의 한마디에 짓밟히고 말았다.막내아들의 초등학교 입학 절차를 빌미로 백혜주가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았다면 유상수는 아마 지금까지도 하현주와 이혼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이혼도 했고 혼인신고도 했는데 예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그녀는 여전히 유상수의 숨겨둔 여자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웠다.하현주와 유현진에 대한 증오, 그리고 유상수의 우유부단함에 대한 불만.유현진이 이혼하지 않는 이상, 백혜주와 유현아는 영원히 빛을 볼 수 없다.한평생 명분도 없는 데다가 유현아까지 괴롭힘을 당하니, 그녀도 더는 참기 힘들었다!시끌벅적한 소리에 서재에 있던 유상수가 문을 열고 나섰다. 아래층에서 유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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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유상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현진이가 그런 거라고?""걔 밖에 있겠어요? 걔니까 현아가 가만히 있은 거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백혜주는 사건에 MSG를 쳐가면서 과장해 말했다. 그러고는 억울한 척 연기하며 투정을 부렸다."오빠, 나 오빠랑 지낸 세월이 얼만데, 내가 대접 못 받고 해도 난 그런 거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아가 뭔 잘못이 있겠어요? 이게 뺨 맞을 일이에요? 사실 그것 때문에 화났겠어요? 그저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을 뿐이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현아가 나지막한 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엄마, 그만 해요.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내가 네 아빠 힘들게 하려고 했으면 지금까지 꾹꾹 참지 않았을 거야."백혜주는 눈물을 닦고 머리를 돌려 말했다."씻으세요. 우리 모녀 팔자겠죠.""그게 무슨 말이야?"유상수는 표정을 풀고 백혜주의 손을 꼭 잡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힘든 거 나도 잘 알아. 내가 어떻게 모르겠어? 현아가 저렇게 돌아와서 나도 마음이 아파. 근데 나 연현 테크랑 계약해서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기도 해. 기회 되면 적당한 이유로 이혼 공개할 거야. 그때면 당신과 현아에게 꼭 명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오늘 일은 내가 현진이한테 사과하라고 할게." 백혜주는 또 한 번 실망했다. 유상수는 늘 그녀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 이렇게 기다리다가 본인도 유현아도 결국 아무런 명분을 가지지 못할 것이 뻔하다.백혜주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손을 빼며 쌀쌀맞게 말했다."알아서 해요."그리고 유현아에게 말했다."얼른 씻어. 내일 출근이야."유현진은 백혜주와 유현아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유상수는 입술을 오므리고 유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무음 모드를 설정한 유현진은 유상수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유현진은 잠시 천장을 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내 다시 강한서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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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누가? 누구 없는데? 호텔리어가 휴대폰 두고 갔나 봐." 차미주는 갈라진 목소리로 다급히 둘러댔다.유현진은 의심스럽다는 말투로 물었다."호텔? 너 어제 호텔에서 잤어?""어."차미주는 헛기침하며 말했다."어제 취하기도 했고 너무 늦기도 해서 그냥 호텔로 왔어.""어, 그랬구나. 어제 강한서가 많이 마신 데다 사고가 좀 생기는 바람에 너한테 전화하는 거 깜빡했어. 그래서 어떻게 갔는지 걱정돼서 전화했지.""아, 나 괜찮아."차미주는 체력 노동이라도 하는 듯 말투가 이상했다.유현진이 물어보기도 전에 차미주는 다급히 말했다."콜택시 왔어, 나 끊는다. 이따가 전화할게.""그래."통화를 종료한 차미주는 그녀의 몸 아래에 깔려 입을 틀어막힌 남자에게 버럭버럭하며 말했다."이 멍게 같은 놈! 말미잘 같은 놈! 대체 나한테 뭔 짓을 한 거야!"차미주에게 입을 틀어막힌 한성우는 하마터면 동공이 풀린 번 했다.'이 여자 짐승이야 뭐야? 힘이 왜 이렇게 세!'한성우는 한참을 끙끙대며 겨우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 숨을 들이쉬며 찬찬히 그녀를 보았다.차미주는 귀여운 외모지만 몸매는 글래머스하다. 나시만 입은 채로 한성우의 몸에 올라타 있는 그녀의 어깨와 가슴에는 키스 마크가 가득했다. 화가 잔뜩 난 표정은 그녀의 몸매와 어우러져 괜히 더 섹시해 보였다.그런데 많이 봤던 얼굴은 아니다. 한성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아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나 그 쪽한테 뭔 짓했어요?""그걸 왜 나한테 물어!"차미주는 잔뜩 화가나 어금니를 깨물고 베개를 들어 한성우의 머리를 가격하며 말했다."이 개나리 같은 놈, 다른 여자도 모자라서 날 갖고 놀아?"한성우는 짜증이 몰려와 베개를 잡으며 말했다."잘 봐요! 여긴 내 방이고, 그쪽이 내 침대에 올라왔어요!""내가 어떻게 알아? 보나 마나 그쪽이 엉큼해서 날 데리고 들어왔겠지!"한성우는 눈꼬리를 씰룩거리며 말했다."엉큼? 볼 게 뭐 있다고."이 말을 들은 차미주는 뚜껑이 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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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차미주는 눈을 부릅뜨고 거듭 확인한 뒤에야 손을 풀었다."성우 씨?"조준은 더 높게 불렀다."아직 자고 있어요?""깼어요."한성우는 헛기침하며 높은 목소리로 답했다."무슨 일이죠?"조준이 말했다."휴대폰을 술집에 두고 가서 내가 가져왔어요. 문 좀 열어봐요."차미주는 눈을 부릅뜨고 협박했다."문 앞에 두고 가시라고 해!"한성우는 옷을 걸치며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문 앞에 두고 가라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어요?"차미주도 이런 행동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휴대폰을 주겠다는데 문을 열지 못한다? 뭔가 있다는 것이 뻔하다.이런 작은 룸은 문과 침대가 마주 향했기에 문을 열게 되면 방안이 다 보이기 마련이다.그렇다고 욕실에 숨는다고 가정했을 때, 만약에 한성우가 조준에게 입을 나불거린다면 차미주는 제때 막을 수 없게 된다.한성우는 팽팽 돌아가는 그녀의 눈을 보며 자기의 의견을 말했다."이렇게 해요. 이따 내가 문 열면 바로 문 뒤에 몸을 숨기는 거예요. 그럼 들키지 않을 거고 내 말도 똑똑히 들을 수 있잖아요.""그러다가 나 엿 먹이면?"한성우는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나도 체면이 있지, 여자라면 안 가린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나 안 쪽팔려요?"차미주는 입가를 실룩거리며 한성우의 종아리로 발길질했다.한성우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이내 그녀의 발을 피했다."성우 씨?"조준이 또 한 번 불렀다.한성우가 말했다."잠시만요, 옷 좀 입고요."그러고는 차미주를 향해 말했다."가요."차미주는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성우를 따라 문 앞까지 갔다.한성우가 문을 열었다.조준은 한창 머리를 숙이고 카톡을 하고 있었다. 조준은 한성우 가슴의 손톱자국을 보고 멈칫하더니 이내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어제 잘 놀았어요?""그럭저럭요."한성우는 휴대폰을 넘겨받으며 말했다."밤새 고양이한테 긁혔어요."차미주는 입가를 실룩였다.'더 긁어버려?'"무슨 고양이요?"조준이 나지막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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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병원에 볼일 있어서 가볼게요."조준은 그저 한성우가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 여기고 더는 농담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문을 닫은 후, 차미주는 맥없이 축 처져서 풀이 죽어 있었다."이름이 뭐예요?"차미주는 이내 경계심을 일으키며 한성우를 바라보았다."뭐 하려고?"한성우는 그녀의 반응에 어이가 없어 담담하게 말했다."됐어요. 상관없어요." 그러고는 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 사인을 하더니 차미주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여기 적힌 금액이 괜찮다면 합의 보는 거로 하죠. 뭐 부족하다면 법적 절차 밟아도 좋아요."사천만 원짜리 수표다.차미주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이내 다리를 들어 또 한 번 한성우를 걷어차려고 했다.얼마 안 되는 사이에 몇 번이나 당했던 한성우는 경험이 생겼다.그녀가 다리를 드는 순간 한성우는 재빨리 손을 들어 그녀의 발목을 낚아챈 후 다리를 움켜쥐고 침대로 눕혔다.한성우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잘 들어요. 나 여자한테 손 안 대요. 그런데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내가 어떤 행동 할지 장담 못 해요."차미주는 아주 난감한 포즈로 한성우에게 제압당했다.반바지를 입은 그녀는 다리가 쭉 찢어져 허벅지의 빨간 흔적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것은 분명 핏자국이었다.한성우는 흠칫하더니 침대 시트를 보았다. 침대에도 덕지덕지 피가 묻어있었다.한성우는 머리를 숙여 차미주를 바라보았다. 차미주의 빨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지금까지 지켜온 순결을 한성우 이 말미잘 같은 놈에게 주다니. 게다가 돈을 던져줘?'차미주는 서러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한성우는 할 말을 잃었다.'나 힘도 안 줬는데?'차미주는 눈물 콧물 짜가면서 말했다."나 아직 연애도 안 해봤단 말이야.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고백도 못 해보고 너 같은 개자식한테 내 처음을 줬어. 그것도 모자라서 돈을 던져줘? 네가 억울해? 내가 억울하다고. 이 나쁜 놈, 멍게 해삼 말미잘 같은 놈. 나 진짜 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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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이 시각, 한성우가 묶었던 방의 침대 아래에는 촬영 소품인 혈액 팩이 외롭게 떨어져 있었다.________강한서가 잠에서 깨었을 때, 유현진은 거실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강한서는 숙취로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새로 온 도우미 황씨 아주머니는 강한서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 해장국부터 드세요. 사모님께서 특별히 부탁하셨어요. 보글보글 끓이는 중이에요."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보더니 머리를 끄덕였다.황씨 아주머니는 재빨리 주방으로 들어가 해장국을 그릇에 담고 들고나왔다.강한서는 한술 뜨고는 그릇을 들고 아예 유현진이 있는 소파 뒤로 왔다.유현진은 소파 위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뭔가 하고 있었다. 강한서가 다가오자 유현진은 다급히 노트북을 덮어버렸다.…...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어젯밤…... 당신이 나 데리고 왔어?'"응."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가볍게 대답했다.강한서는 자기의 가슴을 더듬으며 말했다."나 여기가 엄청 빨갛던데, 당신 나한테 뭔 짓 한 거지?"유현진은 눈가를 씰룩였다.'필름 제대로 끊겼네.'"정말 아무것도 생각 안 나?"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뭘 기억해야 하는데?"'하, 이럴 줄 알았으면 휴대폰으로 찍어두는 건데.'"술에 취하고 그 뒤 일은 하나도 생각 안 나는 거야?"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한참 기억을 되돌려 보았지만 한성우가 그에게 칵테일을 넘겨준 것을 끝으로 뒤의 일은 흐릿하기만 했다.그는 어렴풋하게 유현진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현진은 그의 옷을 벗기며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한 강한서는 눈빛이 그윽해지면서 유현진을 향해 말했다."뭐 생각나는 게 있기도 하고."유현진은 의외였다.'뭐야, 진화한 거야? 완전히 끊긴 거 아니었어?""그럼 당신…...""나 취하면 좋아?"강한서는 느닷없이 한마디 했다.유현진은 어리둥절했다.강한서는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나 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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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유현진은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현진아,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문자 못 봤어?""봤어요."유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유상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봤는데 왜 전화 안 했어?""그 시간에 연락하신 걸 보면 유현아 때문에 전화 주셨겠죠."유상수는 흠칫했다. 유현진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유상수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어릴 적에도 한 번 싸운 적 없던 애가 대체 왜 그랬어? 왜 현아를 그렇게 때렸어?""유현아가 말 안 했어요?""한서가 취해서 부축해 줬는데 네가 화났다고 그러더라고. 그럴 필요 있어? 현아가 자기 형부한테 뭐 딴맘이라도 먹을까 봐서 그래?"유현진은 코웃음을 쳤다."부축이요? 유현아가 그렇게 말해요?"유상수는 그녀의 코웃음에 뒤통수가 싸늘해 났다. 그 웃음은 하현주와 너무 닮았다."그게 아니면 뭐야?"유현진은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나 어릴 적에 키우던 토끼 생각나요?"유상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나 마나 생각이 안 나는 게 뻔했다."반급 친구가 생일 선물로 나한테 토끼 한 마리 줬었어요. 유현아도 그 토끼가 마음에 들어서 자기 걸로 만들려고 했죠. 하지만 내가 주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내가 집에 없는 틈을 타 아빠는 그 토끼를 유현아에게 줬어요. 결국 토끼는 차에 치여 죽었죠."유상수는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랐다. 확실히 있었던 일이지만 상세한 건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유현진이 죽은 토끼를 안고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기억만 났다."유현아가 원하는 건 아빠는 다 주려고 했어요. 그게 내 거라도 말이에요."유상수는 얼굴색이 변하더니 상냥하게 말했다."그 일은 아빠가 잘못했어. 현아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 그 토끼가 저절로 뛰어갔는데 어쩌겠어, 어린 현아가 어떻게 잡아?""그래요, 어렸으니 내가 봐줬죠. 지금은요? 스물셋이에요, 아직도 어려요? 강한서가 취한 틈을 타 유현아는 옷 다 벗어버리고 강한서의 침대에 올랐어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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