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0화

유현진은 휴대폰을 들고 베란다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현진아,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문자 못 봤어?"

"봤어요."

유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유상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봤는데 왜 전화 안 했어?"

"그 시간에 연락하신 걸 보면 유현아 때문에 전화 주셨겠죠."

유상수는 흠칫했다. 유현진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유상수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어릴 적에도 한 번 싸운 적 없던 애가 대체 왜 그랬어? 왜 현아를 그렇게 때렸어?"

"유현아가 말 안 했어요?"

"한서가 취해서 부축해 줬는데 네가 화났다고 그러더라고. 그럴 필요 있어? 현아가 자기 형부한테 뭐 딴맘이라도 먹을까 봐서 그래?"

유현진은 코웃음을 쳤다.

"부축이요? 유현아가 그렇게 말해요?"

유상수는 그녀의 코웃음에 뒤통수가 싸늘해 났다. 그 웃음은 하현주와 너무 닮았다.

"그게 아니면 뭐야?"

유현진은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나 어릴 적에 키우던 토끼 생각나요?"

유상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나 마나 생각이 안 나는 게 뻔했다.

"반급 친구가 생일 선물로 나한테 토끼 한 마리 줬었어요. 유현아도 그 토끼가 마음에 들어서 자기 걸로 만들려고 했죠. 하지만 내가 주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내가 집에 없는 틈을 타 아빠는 그 토끼를 유현아에게 줬어요. 결국 토끼는 차에 치여 죽었죠."

유상수는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랐다. 확실히 있었던 일이지만 상세한 건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유현진이 죽은 토끼를 안고 엉엉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기억만 났다.

"유현아가 원하는 건 아빠는 다 주려고 했어요. 그게 내 거라도 말이에요."

유상수는 얼굴색이 변하더니 상냥하게 말했다.

"그 일은 아빠가 잘못했어. 현아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 그 토끼가 저절로 뛰어갔는데 어쩌겠어, 어린 현아가 어떻게 잡아?"

"그래요, 어렸으니 내가 봐줬죠. 지금은요? 스물셋이에요, 아직도 어려요? 강한서가 취한 틈을 타 유현아는 옷 다 벗어버리고 강한서의 침대에 올랐어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