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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운전 천천히 해요."

주강운이 말했다.

"안전제일, 나 안 급해요."

"죄송해요."

유현진은 깊게 심호흡하며 천천히 속도를 낮추었다.

"내가 죄송하죠."

주강운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에서 기다렸어야 했는데."

유현진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상대가 함정을 파려고 작정했다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유현진이 장님도 아니고 강한서의 눈빛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오늘 하현주가 남긴 물건을 보았는데 마침 유현아가 고의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그녀는 화가 나서 주강운을 앞에 두고 손찌검했다.

'강한서 이 개자식, 주량도 안되면서 경계심도 없이 그렇게 많이 마셔대다니.'

유현진이 한 발만 늦었더라면 유현아는 보나 마나 강한서의 몸에 올라탔을 것이다.

주강운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난 또 현진 씨가 한서 오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자신 있다니, 내가 괜히 걱정했네요."

그런 장면을 보고만 있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얼굴색이 확 변해버린 유현진을 보고 주강운은 그녀가 강한서를 버리고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녀는 유현아를 응징한 뒤 강한서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강한서에게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강한서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만 생각했다.

알코올은 강한서의 천적인 듯 강한서에게만 들어가면 인사불성이 되게 하고 필름도 끊기게 만든다.

재작년 옛 저택에서 설날을 보낼 때였다.

그해 두 사람은 신혼이고 정인월은 가문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며 아주 기뻐했다. 진수성찬으로 가득 채워진 설날 밥상에 정인월이 오랜 시간 소장한 좋은 술도 있었다.

강한서는 두 잔만 마셨다. 주량이 좋은 유현진도 새댁이라 시댁에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조금 마셨다.

그날 밤, 밤이 깊었으니 그들은 옛 저택에서 하룻밤 묶기로 했다.

방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강한서는 멀쩡해 보였다.

샤워를 끝내고 나온 유현진은 침대 옆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강한서를 보았다.

유현진은 강한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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