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381 - 챕터 390

2301 챕터

제381화

평소라면, 길에서 우연히 한성우를 만난다해도 쳐다보지도 않았을 일이 조 선생님을 쫓다보니 어쩔수없이 지를수밖에 없었다.아나 모르나, 한성우는 그녀의 좋은 친구였다."너는 내 제일 친한 친구야, 너는 너 친구가 보금자리를 찾는걸 바라지 않아?""만약 오늘 날 데려가지 않으면, 너 5년동안 잠자리를 못가질거라고 저주할거야!"유현진은 입가가 떨렸다.너무나도 악독한 저주였다.그녀는 차미주를 힐끔 보고는"한성우는 사람이 쪼짠해서 선물을 준비해서 가야할거야. 아니면 한성우가 널 쫓아내도 난 몰라."차미주의 눈은 순식간에 반달모양이 되였다."당연하지!""그리고 조건이 있어, 만약 못 지키겠다면......""만약 너가 날 저주한다면 나도 너한테 영원히 조 선생님과는 연결이 안될꺼라고 저주할거야!"차미주는 말문이 막혔다."그건 농담이지, 근데 나 화장 좀 해줄수 있어? 이렇게 갈수는 없잖아."차미주는 잠시 숨을 고른후 말을 이어갔다."내가 강한서를 욕할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니 잠자리를 못가지는거엔 왤케 예민해? 강한서가 침대위에선 엄청 대단해?"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퇴근후, 민경하는 강한서를 싣고 약속한 지점에서 유현진을 데리러 갔다.차가 멈추고 민경하는 차에서 내려 유현진을 도와 차문을 열어주었다.유현진은 이에"민비서님, 앞에 조수석도 열어주세요, 친구 데려왔어요."민경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미주를 도와 조수석문을 열어주었다.차미주는 웃으며 말했다."민비서님 감사해요."민경하는 이에 놀라며"차아가씨?"차미주는 어금니를 드러내며"저 오늘 예뻐요?"민경하는 차미주에 대해 그래도 잘 아는 편이였다. 필경 자주 사모님과 어울렸기에 접촉은 피할수 없었다.그의 인상속의 차미주는 항상 후드티에 청바지 머리카락은 어꺠에 닿을정도였고 아주 깔끔한 헤어스타일에 동그란 눈, 웃을때 드러나는 두개의 어금니, 보일듯 보이지 않는 보조개. 말을 하지않을땐 아직 졸업하지 않은 대학생같은 풋풋함이 묻어났었다.하지만 입을 열기만 하면 사회인이 다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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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앞에서 줄 서있는 사람이 많아서 차미주는 까치발을 들고 보고있었다.시계를 선물하는 사람, 신발을 선물하는 사람, 가방을 선물하는 사람, 액세사리를 선물하는 사람, 게다가 차를 선물하려는 사람까지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속이고 자신이 손에 든 선물을 보고는 소리소문없이 가방안에 넣었다. 현진이 선물 줄때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속셈이였다.강한서의 차례가 되자 그는 한세트의 와인잔을 꺼내 선물했다.차미주는 갑자기 실망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소리로 유현진에게 속삭였다."강한서도 너무 쪼잔한거 아니야? 그래도 제일 친한 친군데 고작 와인잔이라니."유현진은 할말을 잃었다.(어쩐지 강한서가 우리 둘 그냥 똑같다더니, 어쩜 와인잔을 보고 하는 말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을 수가 있지?)그녀의 집에도 똑같은 와인잔이 있었다, 강한서가 회사의 고객한테서 받은거였다.당시에 강한서가 그걸 들고올때 그녀도 차미주와 똑같은 말을 했었다.그녀는 절대로 그녀가 말을 끝낸후 강한서가 그녀를 보는 눈빛을 잊을수 없었다. 의아, 놀람, 믿을수 없다는 표정에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마지막에 민경하가 알려주길 이건 오지리에서 아주 유명한 와인잔회사에서 제조한 물건이라 했다.잔에 담긴 와인의 맛이 더욱 좋아질뿐만아니라 잔 아래에 박혀있는 보석은 그 가치만 해도 2억은 넘었다.차미주는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조 선생님을 찾아냈다.그녀는 먹임감을 노리는 고양이마냥 순식간에 따라갔다. 유현진이 차마 부르기도 전에."한서야, 현진씨."등뒤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리자 유현진은 고개를 돌리고 놀랍다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주 변호사님?"이에 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리고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주강운은 하얀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 티셔츠는 항상 마지막 단추까지 달고 있었다.그는 깊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기에 웃고 있지 않을땐 고귀해보였으며 웃을땐 따뜻함이 느껴졌다.주 변호사 몸에 있는 상처 때문인지, 마음속에 있는 자책감때문인지. 그녀는 그를 대할때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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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주강운은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너 민서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민서가 오해하는 것도 싫고, 두 가족이 이에 대해 기대를 품는 것도 원치 않아."강한서는 오히려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 빨리 여친을 찾아서 민서가 일찌감치 포기하도록 하면 되잖아."주강운이 웃으면서 말했다."그게 내가 생각한다고 바로 실현되는 거 아니잖아.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야지. 적합한 사람 있으면 나 소개시켜줘. 내가 그렇게 요구가 높은 것도 아니고. 외모야 봐줄 만하면 되고, 성격은 현진 씨 정도면 돼."강한서......상대방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던 강한서는 주강운의 눈을 응시했다. 강한서에 비해 유현진은 엄청 단순하게 생각했다. 심지어 내심 흥분되었던 그는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향해 말했다."봐봐. 나 같은 유형 소개팅 시장에서는 은근 인기가 많다니까."한성우도 유사한 얘기를 한 적 있고, 심지어 주강운도 이렇게 말하니 유현진의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강한서가 유현진을 흘끔 쳐다보더니 한마디 뱉었다."그래 얼굴만 예쁘고 머리가 텅 비었으니 인기가 많겠지."유현진......망할 인간! 그 놈의 입에서는 좋은 말이 나올 때가 없지!주강운이 방금 전에 한 말은 농담인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농담 분위기를 거두고 부드럽게 말했다."가자. 성우한테 가봐야지."차미주가 뒤따라 왔을 때, 조 선생님은 한성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는 의사가운이 아닌 정장 차림이었다. 미소를 지으면서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포착하자 차미주의 눈은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을 필터링해 버렸다. 시야에 남은 건 오직 조 선생님 뿐이었다.차미주는 잠깐 옷차림을 정리하고 보폭을 줄여 앞으로 다가가 애교를 섞은 목소리로 불렀다."조 선생님?"조준은 멈칫하다가 고개를 돌려 차미주에게 시선을 돌렸다.그의 시선은 차미주를 아래로부터 훑기 시작하여, 희고 가느다란 다리를 지나 조금씩 위로 이동하면서 엉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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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한성우는 다시 한번 차미주를 밀어냈다.하지만 온 몸에 탄탄한 근육들로 뒤덮인 차미주는 낙지마냥 한성우에게 착 달라붙어서는 떨어지지 않았다. 한성우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밀어낼 수가 없었다.강한서라면 일말의 여지도 없이 바로 밀쳤을 텐데, 한성우는 강한서와 달랐다. 그는 어느 부잣집 따님인데, 자신이 기억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힘껏 밀칠 수가 없었다.한성우는 차미주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면서 미소 지은 얼굴로 말했다."얼굴을 보여줘야 변했는지 안 변했는지 알지."내 얼굴을 보겠다고? 그러면 다 들통날 거잖아.차미주는 얼굴을 아예 한성우의 가슴에 묻으면서 말했다."성우 오빠, 농담하지 마요. 저 쑥스러움을 많이 탄단 말이에요."한성우......이거 누가 특별히 준비한 프로그램 같은 거 아니겠지?키가 이렇게 작은데, 뭔 힘이 이렇게 세?두 사람의 '친밀한' 스킨십을 보자, 조준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미주 씨, 한 대표님과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었어요?""어릴 때 잠깐 알고 지내던 사이었어요."한성우......이렇게 끌다가 한성우가 뭔가 떠오르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자 차미주는 바로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성우 오빠, 생일 축하해요.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요. 저는 화장실 다녀올게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성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한성우는 차미주의 얼굴을 끝내 보지 못했다. 그저 조준과 얘기를 나눌 때 빛이 반짝였던 큰 눈만 뇌리에 박혔다.조준이 물었다."한 대표님, 미주 씨 어느 집 따님이죠?"한성우가 어찌 알겠는가?그저 한마디 얼버무렸다."먼 친척이요."조준이 웃었다."재밌는 친구네요."차미주는 멀리 가고 나서야 고개를 돌려 상황을 살폈다. 조 선생님의 기색이 평소와 다름없자 비로소 시름을 놓았다.엄청 위험했다! 그나마 반응이 빨라 위험한 상황은 모면했지만!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자, 방금 전에 한성우를 안았던 장면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불쾌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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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이때 차미주에게서 문자가 왔다."강한서랑 조 선생님이 아는 사이야?"유현진이 답장을 했다."그런 것 같어.""너 강한서한테 조 선생님에 대해서 잘 알아보라고 해. 만약 나랑 조 선생님이 잘되면 나중에 너랑 강한서를 주례로 모실게."차미주가 부탁하지 않더라도 유현진은 알아볼 계획이었다. 어느 집안 출신인지 알아보기 전에 우선 사람 됨됨이를 알아야 하니까.사람들이 인사말을 서로 주고받은 후 유현진은 낮은 소리로 강한서에게 물었다."당신, 조 선생님과 잘 아는 사이야?"강한서가 유현진을 흘끔 쳐다보더니 답했다."아니!"그러자 유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당신한테 말을 걸어?"강한서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말을 거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내가 일일이 다 잘 알아야 돼?"유현진은 할말을 잃었다.강한서는 일부러 말해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가끔 한성우가 사람들을 초대하는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을 뿐, 그의 배경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다.하지만 유현진은 강한서가 일부러 말해주는 않는 줄 알고 순간 화가 났다.이러한 자리에서 강한서는 항상 인기가 폭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유현진은 옆에서 딱히 할말도 없었고, 머릿속은 온통 조 선생님에 관해 알아볼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이때 그는 주강운이 조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포착했다.두 사람의 모습을 보아서는 친한 사이인 것 같았다. 유현진은 바로 술잔을 들고 다가갔다."강운 씨, 이거 드셔 보실래요?"주강운이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발견하자 눈빛이 더없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유현진이 건네는 디저트를 받아쥐고는 부드럽게 말했다."고마워요."유현진은 이 기회에 조준에게 인사를 했다."조 선생님, 안녕하세요."조준도 예의를 다해 인사를 했다."현진 씨, 안녕하세요."주강운이 옆에서 물었다."두 사람 아는 사이에요?""아는 사이라고 할 수는 없고, 얼마 전에 친구가 건강검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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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그는 숨을 죽이고 일일이 대조해 보았다.그의 예상대로 9743 숫자 네 개 모두 그 위에 있었다.그럼 하현주가 설정한 비번이 은영 선생님의 행사 횟수?찐팬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였다.그럼 나머지 두 자리는?6과 5는 뭘 의미하지?9743이 은형 선생님과 연관이 있다면, 6과 5도 분명 은영 선생님과 관련 있을 텐데.유현진은 잠깐 고민하다가 검색창에 은영 선생님을 입력해보니, 은영 선생님의 생일이 바로 6월 5일이었다.비번이 이거라고?유현진은 갑자기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가 수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선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자, 주강운이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유현진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 화면을 끄고 말했다."강운 씨, 조금 있다가 그이한테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갔다고 전해줘요. 그리고 집 갈 때 미주를 집에다 바래다주라고 해요."유현진의 심각한 표정을 보자 주강운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 있어요?""아뇨."유현진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오늘 저녁에 비가 있다고 하네요. 제가 키우는 화분들이 비를 맞으면 안돼서 비막이를 해줘야 해요. 도우미 아주머니가 온 지 얼마 안돼서 서툴다보니 제가 직접 가봐야 해요.""알겠어요. 제가 조금 있다가 한서에게 전할게요.""고마워요."그러고 나서 유현진은 빠른 걸음으로 떠나갔다.주강운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방금 전의 대화를 다시 떠올려 보더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택시를 잡아 아름드리 펜션에 도착하자마자 유현진은 금고 앞으로 직행하여 659743을 입력했다.틀렸다.그는 입술을 깨물면서 다시 974365를 입력했다.그러자 금고에서 "띠띠" 소리가 나더니 치륜들이 서로 맞물리는 소리가 들렸고, 뒤이어 "쾅당"소리가 울리면서 금고 문이 튕기면서 열렸다.그 안에스는 엄청 두꺼운 자료가 놓여 있었다.그가 손을 내밀어서 꺼내보자 첫 번째 자료가 바로 이혼협의서였다.그는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놀라운 마음을 애써 다독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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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유상수는 얼굴에 유현진이 몇 번 보지 못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이 사진은 유독 구김이 심했다. 세 사람의 웃음이 심지어 구김 속에서 흉해 보이기까지 했다. 유현진은 이 사진을 봤을 때 하현주의 심정이 어땠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유현진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 유상수가 유현아에 대한 태도를 다시 떠올려 보니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불길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맨 마지막에 친자확인서가 있었다.그의 예상대로 유현아와 유상수는 친자관계였다.확인서에는 유현아가 유상수의 친딸일 가능성이 99.996%라고 적혀 있었다.유현진은 갑자기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진실에 한번 놀랐고, 유상수의 잔혹함에 다시 한번 경악했다.그는 자신의 친딸을 양녀 신분으로 집에 끌어들여 자신의 아내가 십여 년을 키우게 하였다. 어느 만큼 잔인한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는가?그는 하현주가 이 일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상상이 안갔다.하현주는 유현진에게 이 일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었다.하현주의 우울증과 정서 기복 때문에 힘들었던 유현진는 엄마가 이토록 충격적인 일로 큰 고통을 겪었으리라고 상상한 적이 없었다.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파서 찢어질 것만 같았다.어쩌면 하현주가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말했는데 자신이 유의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유현진은 대학입시 당시 하현주가 자신에게 만약 자신이 유상수와 이혼하면 누구랑 살겠냐고 몇 번 물어봤던 생각이 떠올랐다.하지만 유현진은 당시 하현주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 전에도 하현주는 유상수와 자주 싸웠고, 싸우고 나서는 항상 그 물음을 했기 때문이다.사실 하현주는 유상수와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유현진에게서 답을 얻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이혼하지 않을 핑계를 찾고자 했을 뿐이다.그래서 유현진은 매번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대답하면 엄마가 아빠와 이혼할 수가 없었기에그 답을 들으면 엄마는 늘 웃음을 지으면서 유현진을 품에 안아주었다.그런데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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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유현진이 현장에 도착하자 강한서가 보이지 않았다.한성우도 보이지 않았고, 현장은 케익이 군데군데 떨어져서 엄청 지저분했다. 게다가 여전히 시끄러웠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취한 상태였다. 무대 위에서는 초청가수가 여전히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하고 있었고, 명암이 바뀌는 조명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한바퀴 돌아본 유현진은 구석진 곳에서 소파에 앉아있는 주강운을 발견했다.그의 머리카락에도 크림이 묻어있었다. 그는 팔뚝으로 테이블을 짚어 몸을 지탱하면서 눈을 감은 상태로 태양혈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유현진이 가까이 다가가서 두 번이나 불러서야 정신을 차린 주강운은고개를 들어 유현진을 보자 표정이 부드러워졌다."왔어요."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한서 씨는요?""한서가 좀 많이 취해서 제가 방금 전에 룸에 눕혔어요. 제가 룸까지 안내해 드릴게요.""네, 그럼 부탁할게요."주강운은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짚으면서 일어서더니 휘청거렸다. 유현진은 바로 그의 팔을 잡고는 부축하면서 물었다."강운 씨 괜찮아요?"주강운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투명했다. 입술에도 핏기가 전혀 없었다. 상태가 아주 안좋아 보였다. 그는 손을 절레절레하면서 답했다."오늘 술은 좀 과하게 마신 것 같아요. 두통이 심하네요."그러자 유현진은 주강운이 수술 후 두통 후유증이 남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그를 부축하여 자리에 앉혔다."우선 여기에 앉아요. 약을 가져왔어요? 술을 마셨으니 약은 최대한 안먹는 게 좋겠네요. 제가 물을 가져다 드릴게요."주강운이 말을 하기도 전에 유현진은 이미 몸을 돌려 물 가지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따뜻한 물을 들고 왔다.주강운은 물 반 컵을 몇 분에 걸쳐 마셨다. 그는 동작 하나하나가 점잖았다.따뜻한 물을 마시자 혈색이 조금 돌아온 주강운을 발견하자 유현진이 말했다."여전히 힘드시면, 조금 있다가 우리가 돌아갈 때, 제가 병원에 모셔다 드릴게요. 의사 선생님 보셔야 할 것 같은데.""자주 있었던 일이라 괜찮아요. 시간이 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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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하현주가 교통사고가 난 당시 유현진은 대학생이었던 터라 하현주의 재산은 유상수가 전부 관리했다.유현진은 하현주의 병원비를 자신을 부담할 수 있도록 그의 명의 하에 있는 지분을 자신의 명의로 바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유상수는 자신이 아직 생전인데 벌써부터 재산을 분할할 궁리를 한다고 버럭 화를 냈다. 하현주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유씨 가족 사업은 유상수의 수중에 들어갔기에 유상수가 동의하지 않는 한 유현진은 그의 수중에서 종이 한 장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강한서와 결혼 후 유상수는 권리를 유현진에게 주지 않을 이유가 더해졌다.출가외인이라고 하면서 만약 유현진이 유씨 가족 일에 너무 많이 관여하면 강씨 집안에서 욕할 거라고 하였다.강씨 집안의 태도가 어떤지는 몰라도 유상수가 원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자기 딸을 시집 보내면서 몇십 억 값어치의 예물을 받았으면서 1억도 안되는 차를 사준 사람이 지분을 스스로 내놓을 리가 없었다.외도, 사생아와 같은 사건은 이 바닥에서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이 일을 폭로하는 걸로 유상수를 위협하더라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주가 남긴 증거들을 이용하여 유상수가 스스로 하현주의 지분을 내놓토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현진은 순간 갈피를 못잡았다.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던 터라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줄도 몰랐다.주강운은 유현진을 데리고 긴 복도를 거쳐 룸 입구에 도착해서방키를 찍었다. 그러자 유현진이 문을 밀고 들어갔다.하지만 들어가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았는데, 널브러진 여자 힐을 발견했다.뒤이어 방 안에서는 여인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심장이 순간 움츠러진 유현진은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쥐었다. 수상함을 인지한 주강운도 안색이 바뀌었다.그 누가 이 광경을 보더라도 안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가늠할 수 있기에 주강운은 유현진에게 말했다."제가 들어가 볼게요."유현진은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입술을 깨물면서 답했다."아니요. 제가 들어가 볼게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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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유현진은 뺨 때리기 경험이 아주 풍부했다.유현아를 대상으로 하룻밤 내내 연습을 했으니까.그래서 그가 날린 뺨에 맞은 유현아는 귀에서 웡웡 소리까지 들렸다."저 사람이 취했다고 너도 취했어?"유현진은 냉혹한 표정으로 더없이 차갑게 말했다."너 그러한 분수도 모르는 애였어?""감히 나를 때려?"유현아는 맞은 볼을 한 손으로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유현진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유현진의 옆에 서있던 주강운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이 기회에 유현진은 뺨을 한번 더 날렸다."내가 못 때릴 이유가 없지. 언니로서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동생을 교육하는데 큰 문제라도 있어? 분명 이 사람이 취한 걸 알면서도 이러고 있어? 넌 염치같은 건 없니?"말을 마치고 나서 유현진은 다시 한번 뺨을 날렸다. 힘이 어찌나 들어갔는지 유현아의 얼굴에 손가락 자국이 뚜렷하게 남았다.유현아는 맞은 볼이 얼얼하고 머리가 멍해졌다. 어릴 때부터 유상수의 편애로 유현진은 유현아를 털끝 하나 못 건드렸다. 유현진은 오늘 미친 게 분명하다.그는 뺨을 되돌려주고 싶었지만 주강운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그래서 화난 어투로 소리쳤다."당장 이 손을 놔요!"이에 주강운은 담담하고 예의바르게 말했다."현아 씨, 말로 하셔야죠. 손을 대는 건 너무 체면 구기는 일이잖아요."유현아는 화가 치밀어서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손을 대면 체면이 구겨져? 그럼 유현진을 말려야지, 나를 잡고 있어 유현진더러 때리게 하는 건 뭐냐고!내가 때리면 체면이 구겨지고, 그럼 유현진은 사람을 함부로 때려도 된다는 거야?이런 식으로 싸움을 말리는 게 어딨어?유현진은 유현아의 뺨을 다섯 번이나 때렸다. 유현진의 손바닥이 저려올 즈음 주강운이 말렸다."우선 한서를 가서 봐요."유현진은 두 주먹을 꽉 쥐고는 더이상 뺨을 날리지 않았다.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유현아를 한번 노려보고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널브러진 벨트와 넥타이를 주웠다.유현아는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주강운이 손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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