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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유상수는 얼굴에 유현진이 몇 번 보지 못한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 사진은 유독 구김이 심했다. 세 사람의 웃음이 심지어 구김 속에서 흉해 보이기까지 했다. 유현진은 이 사진을 봤을 때 하현주의 심정이 어땠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유현진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 유상수가 유현아에 대한 태도를 다시 떠올려 보니 뭔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의 불길함을 증명이라도 하듯 맨 마지막에 친자확인서가 있었다.

그의 예상대로 유현아와 유상수는 친자관계였다.

확인서에는 유현아가 유상수의 친딸일 가능성이 99.996%라고 적혀 있었다.

유현진은 갑자기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진실에 한번 놀랐고, 유상수의 잔혹함에 다시 한번 경악했다.

그는 자신의 친딸을 양녀 신분으로 집에 끌어들여 자신의 아내가 십여 년을 키우게 하였다. 어느 만큼 잔인한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는가?

그는 하현주가 이 일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상상이 안갔다.

하현주는 유현진에게 이 일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하현주의 우울증과 정서 기복 때문에 힘들었던 유현진는 엄마가 이토록 충격적인 일로 큰 고통을 겪었으리라고 상상한 적이 없었다.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파서 찢어질 것만 같았다.

어쩌면 하현주가 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말했는데 자신이 유의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현진은 대학입시 당시 하현주가 자신에게 만약 자신이 유상수와 이혼하면 누구랑 살겠냐고 몇 번 물어봤던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유현진은 당시 하현주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 전에도 하현주는 유상수와 자주 싸웠고, 싸우고 나서는 항상 그 물음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하현주는 유상수와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유현진에게서 답을 얻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이혼하지 않을 핑계를 찾고자 했을 뿐이다.

그래서 유현진은 매번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대답하면 엄마가 아빠와 이혼할 수가 없었기에

그 답을 들으면 엄마는 늘 웃음을 지으면서 유현진을 품에 안아주었다.

그런데 그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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