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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Author: 조십일
유현진이 현장에 도착하자 강한서가 보이지 않았다.

한성우도 보이지 않았고, 현장은 케익이 군데군데 떨어져서 엄청 지저분했다. 게다가 여전히 시끄러웠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취한 상태였다. 무대 위에서는 초청가수가 여전히 혼신을 다해 노래를 하고 있었고, 명암이 바뀌는 조명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한바퀴 돌아본 유현진은 구석진 곳에서 소파에 앉아있는 주강운을 발견했다.

그의 머리카락에도 크림이 묻어있었다. 그는 팔뚝으로 테이블을 짚어 몸을 지탱하면서 눈을 감은 상태로 태양혈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

유현진이 가까이 다가가서 두 번이나 불러서야 정신을 차린 주강운은

고개를 들어 유현진을 보자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왔어요."

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

"한서 씨는요?"

"한서가 좀 많이 취해서 제가 방금 전에 룸에 눕혔어요. 제가 룸까지 안내해 드릴게요."

"네, 그럼 부탁할게요."

주강운은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짚으면서 일어서더니 휘청거렸다. 유현진은 바로 그의 팔을 잡고는 부축하면서 물었다.

"강운 씨 괜찮아요?"

주강운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투명했다. 입술에도 핏기가 전혀 없었다. 상태가 아주 안좋아 보였다.

그는 손을 절레절레하면서 답했다.

"오늘 술은 좀 과하게 마신 것 같아요. 두통이 심하네요."

그러자 유현진은 주강운이 수술 후 두통 후유증이 남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그를 부축하여 자리에 앉혔다.

"우선 여기에 앉아요. 약을 가져왔어요? 술을 마셨으니 약은 최대한 안먹는 게 좋겠네요. 제가 물을 가져다 드릴게요."

주강운이 말을 하기도 전에 유현진은 이미 몸을 돌려 물 가지러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따뜻한 물을 들고 왔다.

주강운은 물 반 컵을 몇 분에 걸쳐 마셨다. 그는 동작 하나하나가 점잖았다.

따뜻한 물을 마시자 혈색이 조금 돌아온 주강운을 발견하자 유현진이 말했다.

"여전히 힘드시면, 조금 있다가 우리가 돌아갈 때, 제가 병원에 모셔다 드릴게요. 의사 선생님 보셔야 할 것 같은데."

"자주 있었던 일이라 괜찮아요. 시간이 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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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89화

    하현주가 교통사고가 난 당시 유현진은 대학생이었던 터라 하현주의 재산은 유상수가 전부 관리했다.유현진은 하현주의 병원비를 자신을 부담할 수 있도록 그의 명의 하에 있는 지분을 자신의 명의로 바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유상수는 자신이 아직 생전인데 벌써부터 재산을 분할할 궁리를 한다고 버럭 화를 냈다. 하현주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유씨 가족 사업은 유상수의 수중에 들어갔기에 유상수가 동의하지 않는 한 유현진은 그의 수중에서 종이 한 장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강한서와 결혼 후 유상수는 권리를 유현진에게 주지 않을 이유가 더해졌다.출가외인이라고 하면서 만약 유현진이 유씨 가족 일에 너무 많이 관여하면 강씨 집안에서 욕할 거라고 하였다.강씨 집안의 태도가 어떤지는 몰라도 유상수가 원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자기 딸을 시집 보내면서 몇십 억 값어치의 예물을 받았으면서 1억도 안되는 차를 사준 사람이 지분을 스스로 내놓을 리가 없었다.외도, 사생아와 같은 사건은 이 바닥에서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이 일을 폭로하는 걸로 유상수를 위협하더라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주가 남긴 증거들을 이용하여 유상수가 스스로 하현주의 지분을 내놓토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유현진은 순간 갈피를 못잡았다.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던 터라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줄도 몰랐다.주강운은 유현진을 데리고 긴 복도를 거쳐 룸 입구에 도착해서방키를 찍었다. 그러자 유현진이 문을 밀고 들어갔다.하지만 들어가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았는데, 널브러진 여자 힐을 발견했다.뒤이어 방 안에서는 여인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심장이 순간 움츠러진 유현진은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쥐었다. 수상함을 인지한 주강운도 안색이 바뀌었다.그 누가 이 광경을 보더라도 안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가늠할 수 있기에 주강운은 유현진에게 말했다."제가 들어가 볼게요."유현진은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입술을 깨물면서 답했다."아니요. 제가 들어가 볼게요."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0화

    유현진은 뺨 때리기 경험이 아주 풍부했다.유현아를 대상으로 하룻밤 내내 연습을 했으니까.그래서 그가 날린 뺨에 맞은 유현아는 귀에서 웡웡 소리까지 들렸다."저 사람이 취했다고 너도 취했어?"유현진은 냉혹한 표정으로 더없이 차갑게 말했다."너 그러한 분수도 모르는 애였어?""감히 나를 때려?"유현아는 맞은 볼을 한 손으로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유현진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유현진의 옆에 서있던 주강운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이 기회에 유현진은 뺨을 한번 더 날렸다."내가 못 때릴 이유가 없지. 언니로서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동생을 교육하는데 큰 문제라도 있어? 분명 이 사람이 취한 걸 알면서도 이러고 있어? 넌 염치같은 건 없니?"말을 마치고 나서 유현진은 다시 한번 뺨을 날렸다. 힘이 어찌나 들어갔는지 유현아의 얼굴에 손가락 자국이 뚜렷하게 남았다.유현아는 맞은 볼이 얼얼하고 머리가 멍해졌다. 어릴 때부터 유상수의 편애로 유현진은 유현아를 털끝 하나 못 건드렸다. 유현진은 오늘 미친 게 분명하다.그는 뺨을 되돌려주고 싶었지만 주강운의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그래서 화난 어투로 소리쳤다."당장 이 손을 놔요!"이에 주강운은 담담하고 예의바르게 말했다."현아 씨, 말로 하셔야죠. 손을 대는 건 너무 체면 구기는 일이잖아요."유현아는 화가 치밀어서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손을 대면 체면이 구겨져? 그럼 유현진을 말려야지, 나를 잡고 있어 유현진더러 때리게 하는 건 뭐냐고!내가 때리면 체면이 구겨지고, 그럼 유현진은 사람을 함부로 때려도 된다는 거야?이런 식으로 싸움을 말리는 게 어딨어?유현진은 유현아의 뺨을 다섯 번이나 때렸다. 유현진의 손바닥이 저려올 즈음 주강운이 말렸다."우선 한서를 가서 봐요."유현진은 두 주먹을 꽉 쥐고는 더이상 뺨을 날리지 않았다.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유현아를 한번 노려보고는 허리를 숙여 바닥에 널브러진 벨트와 넥타이를 주웠다.유현아는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주강운이 손목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1화

    "운전 천천히 해요."주강운이 말했다."안전제일, 나 안 급해요.""죄송해요."유현진은 깊게 심호흡하며 천천히 속도를 낮추었다."내가 죄송하죠."주강운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방에서 기다렸어야 했는데."유현진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상대가 함정을 파려고 작정했다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유현진이 장님도 아니고 강한서의 눈빛을 볼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오늘 하현주가 남긴 물건을 보았는데 마침 유현아가 고의로 그녀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그녀는 화가 나서 주강운을 앞에 두고 손찌검했다.'강한서 이 개자식, 주량도 안되면서 경계심도 없이 그렇게 많이 마셔대다니.'유현진이 한 발만 늦었더라면 유현아는 보나 마나 강한서의 몸에 올라탔을 것이다.주강운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난 또 현진 씨가 한서 오해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자신 있다니, 내가 괜히 걱정했네요."그런 장면을 보고만 있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얼굴색이 확 변해버린 유현진을 보고 주강운은 그녀가 강한서를 버리고 갈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그녀는 유현아를 응징한 뒤 강한서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강한서에게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강한서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만 생각했다.알코올은 강한서의 천적인 듯 강한서에게만 들어가면 인사불성이 되게 하고 필름도 끊기게 만든다.재작년 옛 저택에서 설날을 보낼 때였다.그해 두 사람은 신혼이고 정인월은 가문에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며 아주 기뻐했다. 진수성찬으로 가득 채워진 설날 밥상에 정인월이 오랜 시간 소장한 좋은 술도 있었다.강한서는 두 잔만 마셨다. 주량이 좋은 유현진도 새댁이라 시댁에 잘 보이기 위해 아주 조금 마셨다.그날 밤, 밤이 깊었으니 그들은 옛 저택에서 하룻밤 묶기로 했다.방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강한서는 멀쩡해 보였다.샤워를 끝내고 나온 유현진은 침대 옆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강한서를 보았다.유현진은 강한서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2화

    그녀는 강한서가 절대 유현아를 건드리지 않는다고 장담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 모든 것이 유현아가 짠 판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결국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현진은 그래도 화가 났다.강한서가 술을 마셔 기회를 제공해 준 것도 화가 났지만 유현아의 출생의 비밀에 더 화가 났다.하지만 유현진은 주강운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그저 담담히 말했다."부부 사이에 믿음도 없으면 어떻게 같이 살겠어요. 우리가 결혼한 지도 꽤 됐으니 나 그런데 안 속아요. 그리고 난 그 사람 인품을 믿어요."'현진 씨 같은 아내가 세상에 더 있을까? 남편이 다른 여자와 엉켜있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편을 들어주다니.강한서 이 자식, 2,000억 정말 아깝지 않겠네!'주강운은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면 됐어요."이 말을 끝으로 주강운도 더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유현진은 주강운을 주씨 저택에 내려준 뒤 강한서를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주강운을 내려놓고 나니 유현진은 속력을 가해 난폭 운전을 했다.강한서는 롤러코스터에 앉은 것처럼 이리저리 앞뒤 좌우로 치었다.유현진의 난폭 운전은 대략 십여 분이나 지속되다가 드디어 멈춰 섰다.도우미 아줌마는 경적에 다급히 나와 차 문을 열었다. 강한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오바이트를 했다.유현진은 강한서를 보는 척도 하지 않고 차 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도우미 아줌마는 강한서를 도저히 옮기기 힘들어 경비원 두 명을 불러 겨우 방으로 옮겼다.욕조에서 입욕 중이던 유현진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려 깜짝 놀랐다.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비틀거리며 걸어들어오더니 물을 틀고 샤워를 시작했다.그렇다, 강한서는 옷도 벗지 않은 채로 씻기 시작했던 것이다.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주량이 안 되면 마시지나 말든가, 왜 처마시고 사람을 힘들게 구는 건데!'그녀는 강한서를 그대로 내버려 두고 가운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갔다.'씻으라고 해! 정신 좀 차리게!'피부 관리도 끝났는데 강한서는 여전히 욕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유현진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3화

    그녀는 여전히 구암동 고아원을 들먹이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거짓말로 후원을 사기 쳤다.더 역겨운 것은 유상수도 이 영상을 가족 단체톡방에 공유해서 호응을 얻으려 했다.이미지 메이킹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이미지가 몰락하면 어떻게 될까?문뜩 그녀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다.강한서는 가운을 입고 나왔다.그는 유현진의 몸을 누르고 턱을 당겨왔다.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래?"강한서는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가에 입 맞추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나 하고 싶어."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술만 마시면 사람이 왜 이렇게 느끼해지는 거야?'그녀는 강한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착하지, 당신 안돼."말을 마친 유현진은 강한서를 밀어내려고 했다.하지만 강한서는 꼼짝도 하지 않고 화가 난 듯 말했다."할 거야!"'이건 뭐 신종 술주정이야?'유현진은 잠이 몰려와 강한서의 어깨를 살며시 밀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만해, 빨리 자자."강한서는 그녀의 반응에 아주 불만족스러웠다.강한서는 씩씩거리며 그녀의 잠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실크 잠옷은 워낙 얇은지라 이내 찢겼다.그리고 그녀의 몸에 화풀이를 시작했다.유현진도 힘이 빠져 그저 강한서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뭐 보기라도 한 거야? 오늘 왜 이렇게 잘해?'이내 유현진도 온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강한서는 만족스러운 듯 본론으로 넘어가려고 했다.하지만 기적은 발생하지 않았다.강한서는 아무 반응도 없는 자기의 몸을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하지만 유현진은 그저 그런 거니 했다.다행히도 강한서는 매번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긴다. 만약 자기의 바보 같은 술주정을 기억한다면 아마 베란다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다.유현진이 강한서를 달래려고 할 때, 강한서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병났어."…...그녀는 입만 벌린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한서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녀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병 안 났어. 푹 자고 깨면 좋아질 거야."그녀는 웃음을 애써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4화

    당연히 유현아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만약 유현아가 강한서를 어떻게 해 보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먼저 유현아를 혼냈을 것이다.교활한 유현아는 자기가 한 짓은 생략하고 말했다."왜겠어요? 오늘 한 대표 생일이라 강한서가 취하는 바람에 난 그냥 부축해 줬을 뿐인데 유현진이 막무가내로 달려와서 내 뺨을 때렸지 뭐에요!"백혜주는 씩씩거리며 말했다."가만히 있었어?""날 잡고 있어서 움직일 수도 없었어요!"유현아는 눈물 콧물 짜가면서 말했다."엄마, 아빠랑 혼인 신고도 했는데 난 왜 아직도 이런 대접 받아야 해? 나 대체 언제까지 참아야 하냐고!" 백혜주도 사실 많이 억울했다.다른 부부는 당당하게 결혼하는데 백혜주는 혼인신고도 남들 눈을 피해 해야 했으며 파티 같은 장소에는 아직도 비서 자격으로 동행해야 했다.그녀는 20년을 죽은 듯이 참아왔다. 게다가 하현주에게 사고가 나면서 드디어 유상수도 이혼을 마음먹었는데 하필 강씨 가문에서 유현진을 선택했다.마침 이때 유상수의 사업은 정체기에 들어섰고 유현진의 결혼은 유상수에게 동아줄 같은 기회가 되었다. 그러니 유상수는 당연히 유현진을 조상님 섬기듯 섬길 수밖에 없었다.그때 유현진이 이혼을 반대하니 유상수도 바로 이혼 결심을 접었다.백혜주와 유현아의 오랜 기다림과 인내는 유현진의 한마디에 짓밟히고 말았다.막내아들의 초등학교 입학 절차를 빌미로 백혜주가 억울함을 토로하지 않았다면 유상수는 아마 지금까지도 하현주와 이혼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이혼도 했고 혼인신고도 했는데 예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그녀는 여전히 유상수의 숨겨둔 여자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웠다.하현주와 유현진에 대한 증오, 그리고 유상수의 우유부단함에 대한 불만.유현진이 이혼하지 않는 이상, 백혜주와 유현아는 영원히 빛을 볼 수 없다.한평생 명분도 없는 데다가 유현아까지 괴롭힘을 당하니, 그녀도 더는 참기 힘들었다!시끌벅적한 소리에 서재에 있던 유상수가 문을 열고 나섰다. 아래층에서 유현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5화

    유상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현진이가 그런 거라고?""걔 밖에 있겠어요? 걔니까 현아가 가만히 있은 거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백혜주는 사건에 MSG를 쳐가면서 과장해 말했다. 그러고는 억울한 척 연기하며 투정을 부렸다."오빠, 나 오빠랑 지낸 세월이 얼만데, 내가 대접 못 받고 해도 난 그런 거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현아가 뭔 잘못이 있겠어요? 이게 뺨 맞을 일이에요? 사실 그것 때문에 화났겠어요? 그저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을 뿐이지!"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현아가 나지막한 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엄마, 그만 해요.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내가 네 아빠 힘들게 하려고 했으면 지금까지 꾹꾹 참지 않았을 거야."백혜주는 눈물을 닦고 머리를 돌려 말했다."씻으세요. 우리 모녀 팔자겠죠.""그게 무슨 말이야?"유상수는 표정을 풀고 백혜주의 손을 꼭 잡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힘든 거 나도 잘 알아. 내가 어떻게 모르겠어? 현아가 저렇게 돌아와서 나도 마음이 아파. 근데 나 연현 테크랑 계약해서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기도 해. 기회 되면 적당한 이유로 이혼 공개할 거야. 그때면 당신과 현아에게 꼭 명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오늘 일은 내가 현진이한테 사과하라고 할게." 백혜주는 또 한 번 실망했다. 유상수는 늘 그녀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 이렇게 기다리다가 본인도 유현아도 결국 아무런 명분을 가지지 못할 것이 뻔하다.백혜주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손을 빼며 쌀쌀맞게 말했다."알아서 해요."그리고 유현아에게 말했다."얼른 씻어. 내일 출근이야."유현진은 백혜주와 유현아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유상수는 입술을 오므리고 유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무음 모드를 설정한 유현진은 유상수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유현진은 잠시 천장을 보다가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내 다시 강한서로 인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96화

    "누가? 누구 없는데? 호텔리어가 휴대폰 두고 갔나 봐." 차미주는 갈라진 목소리로 다급히 둘러댔다.유현진은 의심스럽다는 말투로 물었다."호텔? 너 어제 호텔에서 잤어?""어."차미주는 헛기침하며 말했다."어제 취하기도 했고 너무 늦기도 해서 그냥 호텔로 왔어.""어, 그랬구나. 어제 강한서가 많이 마신 데다 사고가 좀 생기는 바람에 너한테 전화하는 거 깜빡했어. 그래서 어떻게 갔는지 걱정돼서 전화했지.""아, 나 괜찮아."차미주는 체력 노동이라도 하는 듯 말투가 이상했다.유현진이 물어보기도 전에 차미주는 다급히 말했다."콜택시 왔어, 나 끊는다. 이따가 전화할게.""그래."통화를 종료한 차미주는 그녀의 몸 아래에 깔려 입을 틀어막힌 남자에게 버럭버럭하며 말했다."이 멍게 같은 놈! 말미잘 같은 놈! 대체 나한테 뭔 짓을 한 거야!"차미주에게 입을 틀어막힌 한성우는 하마터면 동공이 풀린 번 했다.'이 여자 짐승이야 뭐야? 힘이 왜 이렇게 세!'한성우는 한참을 끙끙대며 겨우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 숨을 들이쉬며 찬찬히 그녀를 보았다.차미주는 귀여운 외모지만 몸매는 글래머스하다. 나시만 입은 채로 한성우의 몸에 올라타 있는 그녀의 어깨와 가슴에는 키스 마크가 가득했다. 화가 잔뜩 난 표정은 그녀의 몸매와 어우러져 괜히 더 섹시해 보였다.그런데 많이 봤던 얼굴은 아니다. 한성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아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나 그 쪽한테 뭔 짓했어요?""그걸 왜 나한테 물어!"차미주는 잔뜩 화가나 어금니를 깨물고 베개를 들어 한성우의 머리를 가격하며 말했다."이 개나리 같은 놈, 다른 여자도 모자라서 날 갖고 놀아?"한성우는 짜증이 몰려와 베개를 잡으며 말했다."잘 봐요! 여긴 내 방이고, 그쪽이 내 침대에 올라왔어요!""내가 어떻게 알아? 보나 마나 그쪽이 엉큼해서 날 데리고 들어왔겠지!"한성우는 눈꼬리를 씰룩거리며 말했다."엉큼? 볼 게 뭐 있다고."이 말을 들은 차미주는 뚜껑이 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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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8화

    “아니면 뭐 다른 이유라도 있을까 봐?”차미주는 물 한 모금 마시며 한성우의 눈길을 피했다.그런 그녀를 몇 초 동안 뚫어져라 보던 한성우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럼 나는 뭐라고 저장해줄까? 슈크림?”순간, 차미주는 입안에 있던 물을 푸하고 내뿜었다.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자 촉촉한 미간과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을 한 한성우는 관능미가 한층 더해져 매혹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턱에 고여있던 물방울이 차미주의 손에 떨어져 차미주는 저절로 손이 움츠러들었다.“크리미가 이런 뜻이었어? 도대체 그 머릿속엔 무슨 야리꾸리한 생각이 들어있는 거야?”차미주는 얼굴이 빨개지고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뭐라는 거야?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생사람 잡지 마!”눈꼬리가 올라간 한성우의 눈매는 유달리 이뻤다.“오늘 어때?”“뭐라고?”차미주는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을 후회하고 있어서 한성우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한성우는 더욱 목소리를 낮춰 그녀의 귀를 깨물며 물었다.“크리미의 저력을 알고 싶지 않아?”차미주가 도망치려고 하는 순간, 한성우는 그녀를 잡아 소파에 눕혔다.차미주는 발버둥 치며 말했다.“이거 놔줘.”한성우는 그녀의 얼굴에 뽀뽀하며 말했다.“나쁜 생각은 네가 먼저 한 거잖아. 너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닌걸.”차미주는 부끄러워하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난 아무 생각하지 않았다고.”“그래, 그래, 다 내 탓이야.”한성우는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조잘조잘 말하는 차미주의 입을 자신의 입술로 막았다.차미주는 해명하려고 했으나 한성우는 기회를 주지 않고 그녀를 침대로 이끌었고 결국 차미주는 해명은 커녕 화를 낼 기력도 얼마 남지 않았다.한성우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더더욱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팔에 끼어있던 한현진이 선물했던 팔찌가 손에 닿았다.그는 그녀의 팔을 들어 전등불에 비추자 미주는 아프다고 팔을 빼며 말했다.“망가뜨리면 안 돼. 함부로 다치지 마.”한성우는 팔찌를 만지작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7화

    한성우가 멍때리고 있을 사이, 차미주는 그를 바닥에 제압해 버렸다.“아파 아파.”한성우는 크리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아프다고 외쳤다.그는 처음으로 차미주가 밥을 너무 잘 먹어도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밥심을 모두 자신을 제압하는 데 썼다간 언젠가는 자신의 몸이 고장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차미주는 이를 갈며 핸드폰을 내놓으라고 말했다.“줄게 줄게, 나를 먼저 놔줘.”강한서와 달리 한성우는 바로 투항하는 타입이었다.차미주는 한성우가 폰을 돌려주자 그제야 완전히 그를 풀어주었다.한성우는 바닥에 앉아 아픈 어깨를 문지르며 불평했다.“아가씨, 내 나이가 이제 서른이 넘어요. 신체기능이 점점 떨어질 나이라고요. 나를 이렇게 함부로 다루다가는 큰일 난다고요.”“도둑놈 잡는 게 습관 대서 그래. 그러니까 돌려달라고 할 때 줬으면 됐잖아. 핸드폰을 가지고 튀니까 직업병이 도져서 그런 거지.”차미주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괜히 기침 한번 했다.“정의 구현이 아니라 찔리는 것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한성우가 되묻자 차미주는 귀가 빨개지며 부정했다.“찔리긴 뭐가 찔려, 괜한 트집 잡지 마.”한성우는 어깨를 문지르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찔리는 게 없는데 왜 안 보여줘? 혹시 조준한테 미련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지? 전번 날에도 두 사람이 통화하는 것을 들었어, 재검진 시간 예약하던데.”“헛소리하지 마, 언제 시간 되냐고 묻길래 다음 주 목요일이라고 대답한 거거든. 그날은 자신의 외래 날이 아니라고 했어. 난 그걸 알고 일부러 그날에 가려고 한 거고. 네가 괜히 오해할까 봐. 넌 내 통화를 엿들은 것도 모자라 혼자 시나리오까지 쓰고 앉아 있네. 피해망상증이 있는 거 아니야?”차미주의 말을 들은 한성우는 기분이 좋아져 가까이 붙으며 물었다.“주치의 바꿨어?”차미주가 내일 당장 원래대로 바꾸겠다고 말하자 한성우는 그녀를 껴안으며 사과했다.“여보, 내가 미안해, 일부러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 방에 물건 가지러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6화

    두 사람은 모두 한성우를 관여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가 잘못을 저지르면 서로의 유전자를 탓하며 비난하기에 바빴다.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삐그덕거렸고 양측 부모님들은 아이가 생기면 나아질 거라며 두 사람에게 아이를 낳을 것을 권유한 덕에 그가 태어났다.어찌저찌하여 가정은 유지해 왔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딱히 좋아지지 않았다.혼인 관계에서 두 사람은 모두 이기적으로 행동해 왔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한성우는 결혼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다. 차미주를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사실 한성우는 일찌감치 부모님에게 자신의 태도 의사를 밝혔다.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가 있고 부잣집 딸이 아니라 평범한 아가씨라고, 만나고 싶으면 인사시킬 수는 있으나 지적하거나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그럴 거면 인사시키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러고는 두 사람이 화내기 전에 가버렸다.그들의 성격상 만남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언제 인사시키겠냐고 연락이 왔고 한성우는 이를 차미주에게 알렸다.그리고 나서는 이내 또 후회가 밀려왔다. 한편으로는 미주가 자신의 가정 상황을 알고 나서 흔들릴까 봐 두려웠고 또 한편으로는 부모님들이 말을 함부로 할까 봐 걱정됐다.하지만 차미주가 이번 만남을 신중히 생각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이 모든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결혼 당사자는 본인이니 다른 사람들의 말보다도 자신이 소중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차미주가 손을 씻고 씻을 때,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귓속말했다.“다 씻었어?”차미주는 간지러워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귓속말하지 마. 간지러워.”한성우는 더욱 가까이 붙으며 간지럽히듯 여보라고 불렀고 차미주는 귀가 빨개지도록 부끄러웠다.“뭐라고?”한성우는 웃으며 말했다.“나랑 결혼하면 여보 맞잖아. 여보 아니면 뭐라고 부를까? 애기? 자기야?”차미주는 얼굴이 빨개졌다.“마음대로 해.”“그럼 난 여보. 카카오톡도 여보라고 저장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5화

    말을 하며 차미주를 화장실로 데려가 손에 세정제를 좀 묻히고 힘껏 팔에 끼워넣었다. 차미주는 손목을 돌리며 이 팔찌가 지금 입고 있는 옷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걸 느꼈다. 그녀는 이전에 옥이 별로라고 말한 게 너무 과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팔찌, 진짜 너무 아름다워. 말 그대로 예술이잖아.’ 그녀가 팔찌를 감탄하며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강한서가 내 손목 둘레를 재었다고 하는데, 이 팔찌는...?” 한현진이 눈을 살짝 좁히며 웃었다. “이건 너를 위한 신혼 선물이야.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미리 즐겨봐. 나한테 며칠 더 두면 내가 못 참고 껴버릴까 봐 그래.” 차미주는 그 말을 듣고 팔찌를 빼려고 했다. “너 미쳤어? 이거 얼마나 비싼데. 너 결혼할 때 내가 500만 원밖에 안 줬는데 이건 너무 과하지 않냐고.” 처음 끼울 땐 힘들었는데 이제 빼려니 더 어려웠다.한현진이 차미주를 막았다. “미주야, 그건 다르지. 그렇게 비교하면 안 돼. 내가 결혼할 때 너는 한 달 월급이 300만 원도 안 됐잖아. 그런데도 500만 원을 선물로 줬고 그 마음이 그 선물보다 훨씬 더 값지고 중요한 거야. 지금은 내가 능력이 생겨서 너 결혼할 때 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게 된 거고 그건 내 마음이야. 가치가 높고 낮고로 그 마음의 소중함이 달라지지 않아.” 한현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팔찌는 강한서가 고른 건 맞지만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게 너도 이걸 좋아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어. 마음에 들어?” 차미주가 대답했다. “좋아. 근데...” “좋으면 됐어. 앞으로도 우리 둘 다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그때 가면 팔찌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 건물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너한테 줄 수 있어.” 차미주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됐어. 건물은 너무 비싸. 너랑 강한서가 또 이혼하고 나한테 재산 반환을 요구하면 어떻게 해?” 한현진은 혀를 차며 이빨을 간 채 말했다. “우리 둘한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4화

    한현진이 그녀의 손등을 툭 쳤다. “그만 떠들고 가만히 서 있어 봐.” 차미주는 바로 허리를 펴고 자세를 잡았다. 한현진이 그녀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뭔가 하나가 부족한데...” 차미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한현진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올라갔다. “조금만 기다려 봐.”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차미주가 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강한서였다. 그는 손에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있었고 표정은 평소처럼 담담했다. 차미주는 놀라서 물었다. “너 여기 웬일이야?” “너희 집에서는 현관문 열고 얘기하면 몇 년 받냐?” 차미주는 말문이 막혔다. 차미주는 멋쩍게 길을 비켜주며 그 귀한 분을 집 안으로 들였다. 강한서는 한현진의 눈짓에 따라 손에 든 상자를 거실 테이블 위에 내려놨다. 한현진이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상자를 열자 차미주는 호기심에 슬쩍 고개를 내밀어 안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바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상자 안에는 투명한 광택을 띠는 옥 팔찌가 들어 있었다. 차미주는 옥 팔찌에 대해 잘 몰랐다. 엄마가 몇 개 가지고 있긴 했지만 대부분 짙은 녹색이라 촌스럽다고 생각했었다. 늘 옥 팔찌는 나이 든 사람이나 좋아하는 물건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팔찌는 달랐다. 맑고 투명한 빛에 가장자리엔 은은한 황금빛이 스며들어 있었고 자연광 아래에선 촉촉하게 윤기가 돌았다. 마치 물기를 머금은 꽃잎 같았다. 차미주는 눈앞에 옥 팔찌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미주야, 이리 와.” 한현진이 불렀다. 차미주는 정신이 번쩍 들어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한현진은 차미주의 손목을 잡고 팔찌를 들어올렸다. 팔찌를 손목에 끼웠다. 안 들어갔다. 다시 시도했다. 또 안 들어갔다. 세 번, 네 번, 다섯 번... 차미주의 손목은 붉게 달아올랐고 팔찌는 손목 중간쯤에서 멈춰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았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3화

    차미주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아직 안 정했어. 그의 생일에 맞춰서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은 양쪽 부모님이 서로 만나고 만족하면 우리 엄마가 사람을 불러서 날짜를 정해줄 거야. 우리한테 맞는 날을 고르기만 하면 돼.”한현진은 놀라서 물었다. “너희 둘 진도가 언제 이렇게 빨라졌어?”차미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개자식이 나한테 청혼할 때 내가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받아 줬어. 후에 웃으면서 말하더라구. 내가 너무 급하게 받아줬다고. 좀 더 밀당했어야 한다고. 근데 그때는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어. 내 머릿속엔 오직 ‘그래. 나도 결혼하는구나.’라는 생각뿐이었어. 하하.”한현진은 웃으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누가 너를 자극한 거야?”“자극이라기보단...” 차미주는 입술을 삐죽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너 기억나? 내가 말했던 그 큰 이모. 그 이모는 두 아들을 두었는데 첫째는 나보다 두 살 많고 둘째는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우리 할머니는 그 집안을 아주 좋게 봤어. 그래서 어릴 때부터 그 집에 편애가 심했지. 내가 사촌오빠랑 싸우면 그 오빠가 나를 이기지 못하고 항상 고자질을 했거든.”“그 큰 이모는 나를 볼 때마다 그런 얘기를 했어.” ‘너처럼 덩치 크고 성격도 안 좋으면 커서 누가 너랑 결혼해주냐?’ “사실 그 말이 나한텐 꽤 큰 걱정거리였어. 물론 자라면서 그 이모가 입이 가벼운 사람이란 걸 알게 됐지만 그때는 정말 결혼 못할까 봐 불안했어. 아니면 왜 20년이 넘도록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겠어.”한현진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너한테 남자가 없는 게 아니라 너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네가 죄다 친구로 만들어버린 건 아닐까?”사실 그녀가 알기로만 해도 대학 시절 차미주에게 호감을 보였던 남자는 둘이나 있었다. 첫 번째 남자가 어떻게 포기했는지는 몰라도 두 번째 남자는 차미주에게 농구 경기를 같이 보러 가자고 직접 데이트 신청까지 했었다. 차미주는 선뜻 따라갔지만 농구장은 그저 핑계일 뿐이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2화

    한현진은 그녀의 호적지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이시연은 오래 기다렸고 그 사이 네 명이 더 끼어든 후에야 은서하가 비로소 돌아왔다. 그녀는 땀에 젖어 얼굴이 여전히 창백했고 얼굴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이시연은 그녀를 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아직도 괜찮지 않은 거예요? 의사한테 같이 가줄까요?”은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화장실 갔다 오니까 많이 나아졌어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이시연은 결과지를 건네며 웃으면서 말했다. “미안하면 승진하고 나 좀 잘 챙겨줘요.”은서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일자리만 지킬 수 있어도 감사하죠. 승진은 꿈도 안 꿔요.”잠시 멈추고선 덧붙였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돼가요?”“그냥 그럭저럭이죠. 서 대표님이 이번에 강력한 카드를 데려왔으니까 우리는 그저 배경일 뿐이죠.” 이시연의 자조 섞인 웃음이 흘러나왔다. “친선 경기라고 보면 되죠 뭐.”은서하는 향료 조향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그래도 좀 더 열심히 해봐야죠. 안 그러면 너무 아쉬울 거 같아요.”이시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 차례가 되었기 때문이다.클라우드 아파트 902.“현진아, 이건 어때?”차미주는 흰 티에 청바지 오버롤을 입고 한현진 앞에서 빙그르르 돌며 물었다. “어때?”한현진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듯 여유 있게 대답했다. “나쁘지 않아.”“그럼 아까 그 꽃무늬 원피스는?”“그것도 괜찮아.”차미주는 눈꺼플이 살짝 뛰었다. “그럼 이 노란 운동복은?”“비슷해.”차미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너 지금 뭐야? 그냥 대충 말하는 거지? 다 비슷하면 난 도대체 뭘 입어야 해?”한현진은 웃으며 그녀를 달래듯 말했다. “내가 너 대충 대하는 게 아니야. 오면서 계속 생각했어. 너한테 좀 더 격식을 차린 옷을 입힐지 아니면 너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입힐지 말이야. 평소에 이렇게 캐주얼한 옷을 입고 다니니까 갑자기 정장 스타일을 입으면 길도 제대로 못 걸을 거고 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1화

    한현진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서해금 옆에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 벌써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법을 배우셨군요.”은서하의 얼굴이 잠시 창백해졌지만 이내 급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 대표님, 저를 싫어하시든 미워하시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주혁이라는 사람. 그 사람만큼은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단순한 사람이 아니에요.”“주혁 씨가 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운전기사일 뿐인데? 당신 말대로라면 그 사람이 다른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건가요?”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난 당신이 정말로 걱정해서 경고해 주는 건지 아니면 고의로 우리 사이를 흔들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은서하는 더 조급해졌다. “저는 이간질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만큼은 가까이 하지 말고 멀리 하세요. 한 대표님, 당신이 저를 도와주셨어요. 제가 아무리 배은망덕한 사람이라도 당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절대 안 할 거예요.”초조해하는 은서하와는 달리 한현진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 채 단호하게 물었다. “내가 그때 당신을 도와줬을 때 당신은 어떻게 했죠? 갑자기 등을 돌리지 않았나요? 은서하 씨, 내가 당신을 믿을 수 있을까요?”은서하는 갑자기 몸을 움츠리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한 대표님, 저는 겁이 많고 피할 줄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알아요. 최소한 저를 도와주셨던 대표님을 해칠 수 없다는거요.” 그녀의 진지한 말투에 한현진은 마음이 흔들렸다. 침묵을 지키며 그녀를 바라보다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럼 주혁 씨를 멀리하라는 이유라고 말해보세요. 내가 믿을 수 있도록 설득 될 만한 이유요.”은서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손을 움켜잡은 채 잠시 입을 다물었다.한현진은 지칠 대로 지쳐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이유가 없다면 더 이상 여기서 나를 걱정한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 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은서하는 급히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말하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80화

    [서해금이 나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나를 회사에서 쫓아내려고 하고 있어. 만약 네가 은서하고 우연히 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걸 이용해서 서대금이 나를 잠시라도 회사에서 밀어낼 수 있게 할 수 있어. 그리고 넌 그 기회를 통해 승진하고 월급도 올리고 사장 앞에서 좋은 이미지도 쌓을 수 있어. 그 상황에서 너라면 그걸 참을 수 있겠어?]차미주는 그 말에 감탄하며 말했다. [임신한 채로도 이렇게 계산적이네? 너 아이 낳으면 두 명의 도깨비가 나올까 봐 걱정돼.]한현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럴 리 없을 거야. 강한서가 매일 내 옆에서 를 읽어주고 있어. 맨날 애들한테도 읽어주니까 조금은 성품이 좋을 거야.][강한서 진짜 대단하다. 넌 그걸 듣고 있어?][안 듣지.] 한현진이 대답했다. [난 이어폰 끼고 드라마 봐. 강한서가 애들한테 읽어주고.]차미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결국 는 아무 소용없다는 거네.][왜?] 한현진이 물었다.차미주가 익살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우리 엄마가 항상 그러셨어. 아이는 유전이 중요하다고.] [옛말에 그런 말 있잖아. 용은 용을 낳고 봉항은 봉황이 낳는다고. 네가 도덕이 없다면 강한서이 아무리 를 많이 읽어줘도 소용없어.”[너 진짜!] 한현진이 이빨을 갈며 말했다. [한성우 씨랑 있더닌 이제는 입만 잘 돌아가네.][오래 배운 거 이럴 때 써먹어야지.]한현진은 코웃음을 쳤다. [나랑 연습하면 뭐 해. 능력 있으면 너희 사장한테 가서 연습해.]차미주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건 안 돼. 사장한테서 월급 받아야 해.]차미주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있잖아.그 사람이 나를 자기 집에 초대해서 밥을 먹자고 하는데 네가 봤을 때 첫 만남에 뭘 입고 어떤 선물을 가져가야 할까? 정말 고민돼.]한현진은 답했다. [내가 경험이 많아 보여?][두 번이나 결혼했잖아. 너가 없으면 누가 경험 있겠어.]한현진은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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