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2001 - 챕터 2010

2283 챕터

제2001화

“알았어.”강한서는 말도 잘 들었다.그는 갈아입을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고 한현진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동영상과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송가람은 강한서에게 병적인 미련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강한서가 몸을 가누지 못했던 시절을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았다. 강한서를 돌봐주는 것을 오히려 즐긴 모습이었고 동영상마다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강한서가 최면에 걸리던 모든 과정이 찍히기도 했다.강한서가 최면에 걸렸을 때는 상처도 아직 회복하지 못해 허약한 상태였다. 정신적으로 매우 허약한 상태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듯싶다. 세 번의 실패 끝에 최면사는 결국 강한서에게 약을 먹이기로 했다.최면 과정은 그렇게 순탄치 않았다. 강한서는 최면과 맞서 싸우는 느낌이었고 화면 속 그의 표정은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송가람과 죽마고우이며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세뇌시켰을 때, 감정변화가 특히나 심했다. 최면은 기억을 뒤바꿀 수가 없었다. 몇 번의 시도를 실패한 끝에 최면서는 먼저 강한서의 기억을 지우는 것을 추천했다. 그러고는 강한서가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송가람을 믿고 의지하게 만들겠다고 했다.한현진은 그녀가 이런 미친 짓을 할 정도로 사랑에 눈먼 여자라고 칭찬해야 할지, 아니면 최면의 증거를 핸드폰에 저장한 행동이 어리석다고 해야 할지 몰랐다.대충 동영상을 다 보았을 때, 마침 강한서가 욕실에서 나왔다.강한서한테 최면에 걸렸을 때 송가람한테서 들은 것이 없냐고 묻고 싶었지만 강한서가 수건 한 장을 두른 채 젖은 모습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강한서가 실종되어 돌아온 이후로 처음으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물기를 잘 닦지 않아 어깨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쇄골을 따라 가슴에 떨어졌다.맑고 하얀 피부에 남아있는 상처 중에 옆구리에 있는 상처가 유난히 선명했다.한현진은 움찔하고 말았다.“갈아입을 옷은?”강한서가 대답했다.“아까 바닥에 떨어뜨려서 못 입어.”말하는 사이, 물방울이 허리에 묶여있는 수건에 떨어졌다.한현진의 시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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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한현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상처를 내 얼굴 앞에 갖다 대는데 내가 못 볼 리가 있겠어?”강한서가 부드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봤으면서 왜 화를 안 내는 건데?”“화를 왜 내? 내가 뭐 고슴도치도 아니고 맨날 화내게?”한현진이 째려보면서 말했다.“기억을 회복했으면서 아닌 척해서, 그런 고생까지 하게 해서 화난 건 사실인데 상처까지 봐서 마음이 아파죽겠는데 어떻게 화를 내. 분명 나를 보호하려다 난 상처인데. 상처마다 내 심장을 쿡쿡 찌르고 있다고.”강한서는 당황한 나머지 다급하게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라.”“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 알아.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내가 여보를 좋아하지도 않았겠지. 기억 상실한 척하는 것도 내가 끄집어내 줘야 하고, 도망가려다 일부러 잡힌 척도 해야 하고. 여보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아?”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날 칭찬하는 것 같지 않은데?”한현진이 피식 웃더니 몸을 숙여 강한서의 턱을 잡았다.“왜 칭찬이 아닌데? 정말 궁금해 죽겠네. 혼인 신고할 때도 그럴듯한 핑계로 결혼까지 시키더니. 어떻게 저녁에 정명석을 만나자마자 들통이 나? 계속 기억 상실되었다고 핑계를 대지 그랬어?”강한서는 뻘쭘하게 웃고 말았다. 한현진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는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내가 계속 기억이 상실된 척하면 너를 빼앗아 갈 거 아니야.”한현진이 웃으면서 말했다.“기억 상실되었을 때는 나랑 이혼하겠다고 그러더니. 정명석과 다시 만나라고 하더니. 마음이 그렇게 넓던 사람이 왜 기억을 회복하자마자 소심해진 거야?”강한서는 사레가 들고 말았다. 기억 상실되었을 때 했던 부질없던 말들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 꽂혔다.강한서가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때는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때 했던 말은 못 들은 걸로 해.”“그래.”쉽게 넘어가는 한현진의 모습에 강한서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곧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한현진이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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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정말 알고 싶어.”설전까지는 완벽하게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한현진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나 독심술을 배웠잖아. 언제 기억을 회복했는지는 물론 언제 정관수술을 했는지, 수술 부위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아.”그 자리에 얼어붙은 강한서는 한참이나 한현진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물었다.“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게?”한현진은 발끝으로 그의 복근을 터치하면서 말했다.“어디 한번 계속 해 봐.”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앞에 한 말이 진짜인지는 몰라도 이 말은 맞는 말이었다.강한서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발바닥을 간지럽혔다.“거짓말하지 마. 애들이 뱃속에서 들으면 어떡하려고.”한현진이 피식 웃더니 물었다.“섣달그믐날 밤 기억나?”‘섣달그믐날 밤?’강한서가 기억을 되돌리면서 말했다.“내가 사진 가져간 날?”“무슨 사진을 가져갔는데?”강한서는 입을 닫고 말았다.‘사진을 말한 게 아니었어.’한현진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사진을 가져갔는데?”강한서가 우물쭈물하면서 시선을 피했다.“말하지 않을 거야? 그러면 우리 오빠한테 물어보면 되지.”한현진이 핸드폰을 꺼내려고 하자 강한서가 말리면서 부자연스럽게 말했다.“그냥... 여보의 어릴 적 사진...”“어떤 사진?”강한서가 머뭇거리면서 침대 협탁 위에 있는 책 사이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한현진에게 건넸다.한현진이 한창 동안 보면서 침묵을 지켰다.“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 많은 예쁜 사진을 놔두고 왜 이렇게 못생긴 사진을 가져온 건데?”강한서가 말했다.“이 사진만 나한테 없거든.”한현진의 마음은 사르르 녹는 것만 같았다.“바보. 사진첩에서 사진을 훔친걸 우리 아빠가 알면 기억이 회복된 거 들키면 어떡하려고.”강한서는 뻘쭘하기만 했다.“그때 술김에 훔친 거야. 내내 불안에 떨고 있었는데 아버님이 아직 발견 못 한 것 같더라고.”“그럴 리가. 아빠가 내 어릴 적 물건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데. 사진첩을 자주 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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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4화

“왜요?”한현진은 멈칫하고 말았다.이때 송민준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2주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수습해? 물에 빠졌다가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아님 머리에 든 것이 없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잖아. 머리가 정상이면 이런 짓을 했겠어?”한현진과 강한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비록 욕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그야말로 듣기 거북했다.한현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빠. 어떻게 강한서가 가져간 걸 알게 된 거에요?”송민준이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뒷수습해 줬는데 모를 리가. 내가 먼저 사진첩을 봤기 다행이지 아버지가 먼저 보셨으면 바로 경찰에 신고했을 거야.”송민준의 말을 들어보면 그날 집을 떠나자마자 사진이 한 장 모자라다는 걸 발견하고 몇 장 더 뽑아서 도우미 아줌마한테 회사에 두겠다고 송병천한테 전해달라고 했다.보물처럼 여기던 사진이 없어졌는데도 묻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한현진이 강한서에게 술을 먹여 속마음을 떠보고 있을 때, 송민준은 이미 사진 한 장으로 강한서가 기억 상실한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뒷수습까지 해준 것이다.똑같은 배에서 나왔는데 유전자가 이렇게 우월할 수가 없었다.한현진은 송민준이 강한서한테 뭐라 하는 것이 듣기 싫었는지 편을 들어주기 시작했다.“그날은 취해서 머리가 늦게 돌아가서 그런 걸 거예요. 오빠도 참. 진작에 발견했으면서 왜 말하지 않았어요?”“그래?”송민준이 서서히 말했다.“난 너희 둘만의 흥취인 줄 알았지. 머리에 물이 들어가서 기억이 상실된 전남편과 그런 남편을 버리지 않는 임산부와의 이야기랄까... 한서 씨가 도망가면 네가 쫓으러 다니고. 그야말로 천생연분 아니냐고.”송민준의 비아냥거림의 상대가 되고 만 한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오빠.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릴게요.”송민준이 진지하게 말했다.“아이가 너의 성을 따르기로 했어? 이것 빼곤 좋은 소식이 없을 것 같은데.”송민준은 옆에 강한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러는 것 같았다.하지만 곧 아이 아빠가 될 강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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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5화

한현진이 목을 축이더니 말했다.“오빠. 내년 설에 돈 봉투를 두 개나 준비해야겠어요.”아무런 반응 없던 송민준은 한참 후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이런 젠장! 글쎄 왜 마음이 넓어졌다 했어! 우리 동생을 고생시키니까 좋아? 정말 대단하네.”강한서가 진지하게 말했다.“저는 차라리 고생하는 사람이 저였으면 좋겠어요.”“입만 번지르르해서. 능력 있으면 자기도 임신해 보든가!”할 말을 잃은 강한서는 계속 대화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한현진이 배를 끌어안고 웃으면서 말했다.“아직 젊을 때 과학기술이 좋아지면 셋째는 여보가 낳아.”강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강한서에게 이런 장난을 쳐도 한 소리를 듣지 않는 사람은 한현진뿐이었다.“쌍둥이라...”혼자서 중얼거리던 송민준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내가 아버지한테 말할까 아니면 너희가 직접 말할래?”“나중에요... 한서가 기억 상실된 것부터 해결하고요. 오래 걸리진 않을거예요.”“내가 뭐 도와줄 거 있어?”“아직요. 아, 맞다. 오빠. 저번에 조사해달라고 했던 도일준이라는 사람, 신상 파악되셨어요?”강한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귀를 쫑긋 세웠다.송민준이 말했다.“응. 확인해 봤는데 아줌마랑 아무런 연관 없는 것 같더라고.”한현진이 급히 물었다.“어떤 걸 확인했는데요?”“도일준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M 국 사람이더라고. 할아버지 때 M 국에 이민을가셨고 본명은 이헌이었어. 부모님이 전부 다 의사 선생님이셨고 본인도 의학전공이더라고. 30년 전쯤인가 아버지가 한주시에 3년 반 동안 학술교류를 오면서 이름을 도일준이라고 개명한 거야. 국내에 있었던 그 3년 반을 조사해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증거가 없더라고. 그때 자주 사용했던 주소는 아줌마랑 같은 동네가 아니라 아무런 접점도 없었어. 이 도일준이라는 사람도 많이 불행했더라고. 20년 전 집에 가스가 폭발해 와이프는 임신한 채로 사망했고 그 사람도 그때 이후로 사고 후유증으로 수술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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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6화

송민준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아줌마랑 아는 사이고. 지금까지 계속 연락을 해왔던 가능성은 없을까?”한현진이 고개를 흔들었다.“엄마가 사고 난 뒤로 핸드폰은 계속 제가 가지고 있었는데 만약 평소에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이였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죠.”한현진은 어딘가 불안한지 머리를 잡아 뜯었다.“그때 아이를 바꿔치기한 사실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되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거랑 전혀 다르잖아요. 그때 그 일이 발생했을 때 국내에 있지도 않았는데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을 리도 없고...”송민준은 두 집안의 아이가 바꿔치기 당한 사건을 계속 조사하고 있었다. 전에는 M 국으로 가면서 사고를 당할뻔하기도 했다. 한현진이 너무 급하게 이 사건을 밝혀내려다 보니 너무 예민하지 않았나 싶다.송민준은 한현진이 이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다. 그때 이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 중에 죽거나 실종된 사람이 많았다. M 국에 갔을 때 간호사가 언급했던 남자 빼고는 수술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정보는 전부 다 가지고 있었다.‘설마 이 사람이 바로 은혜 씨가 언급했던 사람인가? 그런데 시간이 안 맞잖아. 가정형편도 좋고 이들과 아무런 연관 없는 외국인이 이런 일을 할 이유도 없잖아.’한현진과 송민준은 아무 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있었다.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일단 급히 결론부터 내리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한주시에 있는데 사람을 붙이면 되죠. 만약 정말 그 사건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보다도 더 조급할 거예요.”강한서의 말에 한현진과 송민준은 깨닫는 것이 많았다. 도일준이 한주시에 온 것도 이미 30년 전의 일이었다. 한주시에 온 시간과 한주시를 떠난 시간이 정확한 것 빼곤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 사건과 연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진범의 움직임을 보면 되었다.송민준이 말했다.“사람을 붙여 감시하도록 할게. 무슨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줄게.”이 화제가 끝나고, 송민준이 갑자기 물었다.“혼인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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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7화

“아직 혼인 신고도 안 했는데 생각 좀 하고 말하지?”강한서는 차마 대꾸하지도 못했다.강한서의 입을 가로막은 송민준은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현진아. 여자는 임신했을 때 상대방이 믿음직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거야. 임신했다고 잡혀 살지 말고. 예물 받을 거 다 받아야 해. 한서 씨가 너를 섭섭하게 하는 일이 있으면 까짓거 혼인 신고 안 하면 돼. 조카들은 내가 키워줄게.”한현진은 송민준이 일부러 강한서에게 면박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한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유씨 가문에 있을 때 아무리 가정형편이 천차만별이라고 해도 강씨 가문에서는 섭섭하게 대해준 적이 없었다. 지금은 더욱 그럴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번 결혼은 느낌이 달랐다. 처가 집에서 기를 살려주고 있기 때문이다.강한서는 아무리 불쾌해도 대꾸할 수가 없었다. 한현진은 그의 억울한 모습이 짠했는지 웃으면서 말했다.“오빠. 자기 자식은 자기가 알아서 키워야죠. 만약 조카들을 너무 예뻐해서 나중에 새언니가 질투하면 어떡해요?”“쯧. 난 한서 씨랑 달라서 와이프를 무서워하지 않아.”강한서가 콧방귀를 뀌었다.“너무 자신만만해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송씨 가문에서 와이프를 무서워하는 것이 유전이잖아요.”송민준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한참동안 웃고 있던 한현진이 갑자기 말했다.“오빠.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회사에 괜찮은 여자분들이 많아요. 학력도 괜찮고 이쁘기도 하고 능력까지 있는데 아직 싱글인 사람이 서너 명이나 되는데. 나중에 한서한테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는지...”말도 아직 안 끝났는데 송민준은 아예 전화를 끊어버렸다.한현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지금 오빠가 내 전화를 끊었어?”강한서는 전혀 놀랍지 않았다.“지금 소개팅에 예민하신가 봐.”“뭐? 소개팅에 예민한 사람도 있어?”강한서는 우물쭈물 예전에 한현진과 송민준이 남매사이인 것을 몰랐을 때 송민준이 한현진을 좋아하는 줄 알고 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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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8화

한현진은 움찔하고 말았다.“설마 임산부를 어떻게 해보려고?”이때 강한서가 혼인신고서를 흔들거리면서 피식 웃었다.“난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한현진이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그럼 속전속결로 해.”그러면서 강한서를 침대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고는 그의 잠옷을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임신한 몸이라 큰 반응은 하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를 잡고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물었다.“뭐 하는 거야?”한현진이 터프하게 내려다보면서 말했다.“가만히 있어.”할 말을 잃은 강한서는 그녀의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그만하고 내려와.”“강한서. 어릴 적에 ‘대한 천자’라는 드라마를 본 적 있어?”‘응? 지금 이 자세로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고?’별로 드라마를 보지 않는 강한서였지만 워낙 유명한 드라마라 알고있는 듯했다.“들어봤어. 왜?”한현진이 말했다.“유철이 수옥에 갇혔을 때 드라마 속 다른 인물한테 성욕을 해결해달라고 했거든.”강한서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등급제가 심했던 옛날에 임금이 충분히 시킬 수 있는 일이었지. 그런데 그 사람은 워낙 물속에 오래 있어서 해결해 줄 수가 없었어.”강한서가 멈칫하고 말았다.“죽은 거야?”“죽은 게 아니라 도와줄 수가 없었어. 물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자기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거지.”그러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여보도 물에 꽤 오래 잠겨있었는데 그 기능이 괜찮은지 확인해 봤어?”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열심히 들었더니 지금 나의 성 기능을 의심하는 건가?’강한서는 어처구니가 없어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얼굴은 유난히 평온했다.“아직 확인해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그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지.”한현진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그동안 옆에 누워있어도 꿈쩍하지 않았구나.’강한서는 한현진의 눈빛이 의심에서 동정, 그리고 안타까움에서 확신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았다.“별다른 생각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자고. 아마도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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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9화

“누가 좋아한다고 그래! 여보가 먼저 첫날밤이라면서 날 놀려줬잖아!”“놀려준 적 없는데?”강한서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첫날밤 그냥 지나가서 내내 아쉬웠단 말이야.”“나도 아쉽긴 했어.”한현진이 말했다.“내 친구가 결혼했는데 첫날밤 내내 축의금을 세어봤다잖아. 그러면 얼마인 거야? 우리가 결혼했을 때는 내가 도련님이랑 싸우고 화도 삭일 겸 축의금을 세어보면서 기분 좀 풀어보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전부 다 가져가서 세어보지도 못했잖아.”강한서는 할 말이 없었다.“그러면 민 실장님한테 현금 한 박스를 가져오라고 해서 세어볼래?”‘돈을 세어 보고 싶은 건가?’“내가 돈을 세어 보고 싶은 거로 보여?”한현진이 째려보면서 말했다.“난 신혼 첫날밤 남편이 없어서 심심했단 말이야.”“내 잘못이야.”“알면 됐어.”한현진이 화제를 돌리면서 물었다.“그래서 은서는 누구 아인데?”갑작스러운 화제전환에 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시간을 확인해 보더니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씻고 자. 의사 선생님께서도 임산부는 날새면 안 된다고 했잖아. 무조건 잘 자야 해.”한현진이 그를 발로 차면서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여보 딸도 아닌데 왜 말 못 해?”강한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내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하면 안 될까? 은서는... 아직 사건이 종결된 것도 아니라서 말 못 해.”‘사건?’더 질문하려고 했을 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사모님 우유 덥혀왔어요.”강한서는 한현진더러 조용히 하라고는 잠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가 우유를 받아왔다.한현진이 자리를 내어주면서 말했다.“올라와서 계속해.”“뭘?”강한서가 우유를 건네주었다.“난 머리가 아파서. 우유 다 마시고 씻어. 난 먼저 잘게.”그러더니 정말 이불 덮고 잘 준비를 하는 것이다.화가 치밀어오른 한현진은 우유를 협탁에 올려놓고는 강한서를 발로 걷어찼다.“이럴 거야? 내일 당장 이혼하고 싶어?”강한서는 바로 뒤돌아 누워 한현진을 품에 안았다.“현진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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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0화

안부 한마디에 송가람은 마음이 뒤숭숭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답장을 보냈다.[오빠, 난 괜찮아. 어제는 오빠가 날 집까지 데려다준 거야?]강한서는 지금 씻고 있었고 한현진은 그의 정장을 다려주고 있었다.마치 처음 결혼식을 올리는 것처럼 설레기만 했다. 옷장에서 와인색 정장을 꺼내 굳이 이 정장을 입겠다는 것이다.분명 자기 입으로 나중에 혼인 신고를 마쳤다는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하더니 다른 사람이 오해하든 말든 눈에 띄려고 환장한 모양이다.두 번째로 다림질할 때, 강한서의 핸드폰이 울리길래 다리미를 내려놓고 침대에 앉아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얼마 후 송가람은 바로 답장받게 되었다.[아니. 아줌마가 널 데리러 왔어. 어젯밤은 미안했어. 아줌마 말이 맞아. 내가 널 말렸어야 했어. 여자를 혼자 밖에서 술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되었어.]송가람은 멈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 답장을 보냈다.[한서 오빠, 엄마가 뭐라고 한 거야?][별거 아니야. 나도 이제는 다 회복했는데 최대한 너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다급해진 송가람은 무조건 서해금이 강한서한테 무슨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바로 강한서에게 전화했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한현진은 무조건 받지 않을 사람이었고, 강한서가 받게 내버려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저 송가람이 애가 타게 놔두고 싶었다.송가람은 강한서의 일이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서해금은 아니었다.서해금은 워낙 냉정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애틋하다는 이유로 그러는 꼴을 지켜볼 사람이 아니었다. 서해금과 백혜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백혜주는 모든 일을 남자한테 의지하는 사람이라 관계가 끝나면 남는 것이 없었다.하지만 서해금은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나중에 송병천과 이혼한다고 해도 여전히 자식들이 상류사회에서 생활하게 할 수 있었다.강씨 가문이 괜찮은 선택이긴 해도 강한서는 송가람에게 잡혀 살 남자가 아니었다. 서해금은 강한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나서 사위 후보 중에서 영구 제명시켰다.전에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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