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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2화

한현진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상처를 내 얼굴 앞에 갖다 대는데 내가 못 볼 리가 있겠어?”

강한서가 부드럽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봤으면서 왜 화를 안 내는 건데?”

“화를 왜 내? 내가 뭐 고슴도치도 아니고 맨날 화내게?”

한현진이 째려보면서 말했다.

“기억을 회복했으면서 아닌 척해서, 그런 고생까지 하게 해서 화난 건 사실인데 상처까지 봐서 마음이 아파죽겠는데 어떻게 화를 내. 분명 나를 보호하려다 난 상처인데. 상처마다 내 심장을 쿡쿡 찌르고 있다고.”

강한서는 당황한 나머지 다급하게 설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 알아.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내가 여보를 좋아하지도 않았겠지. 기억 상실한 척하는 것도 내가 끄집어내 줘야 하고, 도망가려다 일부러 잡힌 척도 해야 하고. 여보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아?”

강한서는 할 말을 잃었다.

“날 칭찬하는 것 같지 않은데?”

한현진이 피식 웃더니 몸을 숙여 강한서의 턱을 잡았다.

“왜 칭찬이 아닌데? 정말 궁금해 죽겠네. 혼인 신고할 때도 그럴듯한 핑계로 결혼까지 시키더니. 어떻게 저녁에 정명석을 만나자마자 들통이 나? 계속 기억 상실되었다고 핑계를 대지 그랬어?”

강한서는 뻘쭘하게 웃고 말았다. 한현진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는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

“내가 계속 기억이 상실된 척하면 너를 빼앗아 갈 거 아니야.”

한현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기억 상실되었을 때는 나랑 이혼하겠다고 그러더니. 정명석과 다시 만나라고 하더니. 마음이 그렇게 넓던 사람이 왜 기억을 회복하자마자 소심해진 거야?”

강한서는 사레가 들고 말았다. 기억 상실되었을 때 했던 부질없던 말들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 꽂혔다.

강한서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때는 약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때 했던 말은 못 들은 걸로 해.”

“그래.”

쉽게 넘어가는 한현진의 모습에 강한서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곧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현진이 계속해서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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