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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2577 챕터

제271화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아이는 두 사람 거니까 원래 반반씩 내야죠. 오빠는 잘못한 거 없어요."주형인은 당연히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주형인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관성 호텔은 역시 제일 고급진 호텔이기는 하네, 여기 모임의 와인은 우리가 평소 마시는 것보다 훨씬 좋네."서현주는 웃으며 대꾸했다."여기가 어딘데요. 오늘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은 다 작은 회사 대표거나 우리 같은 좀 잘나가는 직장인들 밖에 없어서 좀 아쉬워요. 성 대표님이나 전 대표님 같은 거물은 한 명도 없네요."그녀는 전 대표 같은 풍문에 휩싸인 사람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지난번에 우연히 마주치긴 했지만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해, 전 대표가 정말로 소문에서처럼 차갑고 차가운 데다 비범하게 잘생겼는지 알 길이 없었다."앞으로 전 대표나 성 대표 같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또 있을 거야."주형인은 서현주를 위로했다. 서현주보다 훨씬 아쉬운 건 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서현주는 그저 그의 비서에 불과했고 잘나가는 직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건 그였다.만약 전 대표 같은 사람과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다면 앞으로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 어쩌면 전씨 그룹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오빠, 전 오빠도 앞으로 대단한 사장님이 되었으면 해요."서현주는 직장을 나와 스스로 회사를 설립해 사장이 되는 주형인을 상상했다. 그때 하예진을 밀어내고 주형인의 아내가 된다면 그녀는 큰 회사의 사모님이 될 수 있었다.주형인은 그런 서현주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나중에 내가 충분히 인맥을 쌓고 자금도 모으고 나면 내 회사를 차려야지."두 사람은 한참을 우스며 이야기를 나누다 아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서현주는 그런 주형인의 곁을 내내 지키고 있었고, 주형인이 다른 사람과 비즈니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그녀도 간간히 의견을 냈다.서현주는 만약 오늘 밤에 이 자리에 온 게 하예진이었다면, 지금의 하예진 외모로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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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어떤 회사든 사장이 바뀌면 고위 임원들도 따라서 변했다.새로운 사장이라면 뭐가 됐든 자신의 심복을 키워야 했다.한 사장의 설명을 들은 주형인은 김진우에게 갑자기 호감이 생겨 한 사장에게 물었다."사장님, 저 진우 도련님이랑 잘 아는 사입니까? 혹시 저 줄 좀 대주실 수 있으십니까? 김씨 그룹 계열사도 IT산업이니 저희 회사와 협력할 기회가 많은데 딱 이어 줄 연이 모자랍니다."유진 테크는 한 사장이 일하고 있는 회사와도 협력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안면을 튼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한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제가 보기에 진우 도련님은 지금 하도 떠받들어져 귀찮아하는 것 같네요. 곧 있으면 자리를 찾아 앉을 테니 이리로 오면 제가 진우 도련님에게 주 사장님을 소개해 연을 맺어드리겠습니다."그 말에 화색이 된 주형인은 감격해하며 잔을 들어 올린 뒤 한 사장을 향해 말했다."한 사장님, 참 감사합니다."한 사장은 주형인과 잔을 살짝 부딪친 뒤 술을 마시고는 옆에 있는 서현주를 조금 음흉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주형인에게 말했다."오늘 서 비서 참 예쁘군요. 주 사장님, 참 미인복이 있으십니다.""젊은 나이에 높은 자리에 오르시고 높은 연봉에 미인까지 곁에 두시다니, 정말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럽습니다."주형인같이 비서와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이 적지 않은 편이라 다들 알면서도 모른 체 하고 있었다.그들 같은 사람은 접대가 필요할 때면, 아내가 대단한 능력자거나 부부 사이가 아주 좋아야만 아내를 데리고 모임에 나오지, 그렇지 않으면 보통은 비서나 애인을 데리고 참석했다.그것이 바로 전태윤과 성기현같이 진정한 재벌가 도련님들이 이런 모임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 그 바닥은 모임이 한 번 열리면 참석하는 빈객은 다 지위와 신분이 있는 사람이고 함께 하는 파트너는 다 자신의 아내였다.재벌가 사모님의 무리는 정실이 아니면 어울리기 몹시 힘들었다. 내연녀가 자리를 꿰찬 경우, 설령 재혼을 했다고 해도 재벌가 사모님들은 내연녀였던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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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진우 도련님, 안녕하세요."주형인은 오른손을 내밀어 김진우와 악수했다.주형인과 악수한 김진우가 말했다."주 사장님 이름이 어쩐지 익숙한데요."어쩐지 주형인이라는 이름이 그는 귀에 익었다.주형인은 조금 놀라 대답했다."도련님께서 제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으시다고요?"이 업계에서 어느새 이렇게 유명해졌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김씨 가문 도련님이 그의 이름을 다 들어본 적이 있다니.김진우는 웃으며 대답했다."확실히 조금 익숙하네요. 아마 누군가가 주 사장님의 이름을 말씀하는 걸 들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은 본 적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만나네요."주형인은 얼른 자신의 명함을 꺼내 김진우에게 건네더니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 않습니까? 이건 제 명함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김진우는 주형인의 명함을 받은 뒤 흘깃 보고는 챙겨 넣었다.그는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서현주를 흘깃 쳐다봤다. 비록 매혹적인 여자이긴 했지만 김진우는 그저 한번 흘깃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김진우의 눈에 제일 좋은 여자는 바로 그의 예정 누나밖에 없었다.하예정 말고 다른 사람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몇 사람은 김진우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다들 술을 마시며 기쁘게 일 이야기를 이어갔다.…...아이의 분유와 기저귀를 산 하예진은 아기용품점에서 나왔다. 분유는 아이 유모차에 놨지만 기저귀는 하도 많아 놓을 수가 없었다.점원이 다섯 개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고 하니 그녀는 다섯 개를 샀고 서비스로 온 하나까지 총 여섯 개나 샀다.아기 유모차는 화물차가 아니라 그렇게 많은 기저귀를 놓을 자리가 없었다.어쩔 수 없이 하예진은 다시 한번 주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주형인은 받지 않았다.하예진은 또 여러 번 다시 걸었고, 여섯 번째가 되어서야 통화는 연결됐다."하예진, 또 왜? 나 바쁜 거 몰라? 넌 내가 무슨 시장 바닥에 있는 줄 알아? 아무 때나 다 전화 받을 수 있게?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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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우빈아."길 중간으로 날아가 엎어진 분유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하예진은 황급히 달려가 아들을 안고는 잔뜩 긴장해서는 아들의 몸에 상처가 있지는 않은지 살피며 쉴 새 없이 물었다."우빈아, 어디 부딪친 거야? 어디 아픈 데는? 엄마한테 말해 봐.""엄마."주우빈은 그저 울기만 할 뿐 양손으로 하예정의 목을 꽉 안은 채 놓지를 않았다.다친 게 아니라, 그저 놀랐을 뿐이었다."퍽!"커다란 굉음이 울리자 하예진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차 한 대가 길 중앙으로 날아간 분유통을 쳐서 날렸고 공교롭게도 분유통은 다시 그 차 앞 유리에 다시 쿵 떨어지는 소리였다. 분유통은 무게가 있는 데다 위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떨어진 탓에 차 앞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다.그 차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주우빈은 더 깜짝 놀라 엄마의 목을 꽉 안고는 놓지 않았다.하예진은 그 차의 표식을 자세히 살폈다. 포르쉐였다!외제차였다!'이거, 수리비를 달라고 하지는 않겠지?'지난번에 실수로 마이바흐를 긁었을 때, 전태윤이 그 차주와 아는 사이였기에, 전태윤의 얼굴을 봐서 이동명은 일부분의 수리비만 받았었다.이번에 또 배상을 해야 한다면, 이제 더는 배상할 돈도 없었다.하예진은 두려움에 찬 눈으로 차주가 내리는 것을 쳐다봤다.거대하고 우람한 모습이 퍽 눈에 익었다.'저 사람, 이동명 씨 아닌가?'차주가 저 사람이라니?이건 너무 공교로운 거 아닌가?차에서 내린 이동명은 자신의 차 앞 유리를 살폈다. 또 바꾸게 생겼다.이미 바닥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분유통을 본 그는 길가에 엎어져 있는 하예진의 유모차와 바닥에 떨어진 기저귀와 분유통을 쳐다봤다. 대충 다 이해가 갔다.하예진을 본 이동명은 자신에게 재수가 옴 붙었다고 생각했다. 또 저 뚱뚱한 여자였다!그는 곧바로 돌아가 차에 탔다.하예진은 그가 차를 타고 떠나는 줄 알고 한시름을 놓고 있었는데, 이동명은 차를 갓길에 세우고 있었다.다시 차에서 내린 그는 그 분유통을 주워 다시 돌아왔다. 그러고는 넘어진 하에진의 차를 세워주고 분유통과 기저귀를 주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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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이동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예진을 쳐다봤다. 친구와 하예정은 결혼을 한 사이고, 이 뚱뚱한 여자는 친구의 처형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이동명은 하예진에게 수리비를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이번에도 그녀는 고의가 아니었다.그에게도 과속한 책임이 있었다.이동명의 주시에 하예진은 속으로 잔뜩 겁을 먹어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막 입을 열려는데 이동명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렇게 많이 샀는데 당신 남편은 도와주러 오지도 않는 겁니까? 아니면 좀 적게 사든지요.""집과 조금 거리가 있을 뿐이라, 다 가져갈 생각이었어요. 제 남편에게 전화해 봤는데 바빠서 데리러 올 새가 없다기에 하는 수 없이 혼자 가져가는 길이었고요. 그러다가 방금 전에 벽돌이 튀어나온 걸 보지 못해 부딪치는 바람에 유모차가 쓰러지고 분유통이 굴러떨어졌어요. 이동명 씨가 그걸 칠 줄은 몰랐어요."하예진은 작은 목소리로 해명했다."애가 울고 있으니 당연히 애부터 달래야 해, 길에 떨어진 걸 주울 틈이 없었어요.""이동명 씨, 저 이번에는 진짜 고의가 아니에요."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정말로 수리비를 요구할 거라면 저 반만 내면 안 돼요? 제가 한 눈 팔아서 실수를 했다만 이동명 씨도 너무 빠른 속도로 운전을 했으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이동명 씨에게도 책임이 있어요."그 말을 다 들은 이동명은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지난번에는 전태윤이 그에게 전화를 했던 탓에 전태윤의 얼굴을 봐서 고작 180만 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던 것이다. 사실 그가 냈던 돈이 하예정보다 훨씬 많았다.그때 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만약 했었다면 아마 하예진에게 배상하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동명은 손을 뻗어 기저귀를 들었다.하예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기저귀를 전부 차에 실은 뒤 다시 돌아와 유모차를 미는 그를 쳐다봤다.이동명은 하예정을 보며 말했다."타요, 바래다줄게요."'이 뚱뚱한 여자 남편은 이 여자한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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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하예진은 본능적으로 대꾸했다.그녀는 정말로 다른 생각은 없었다.첫째로, 그녀는 이미 망상을 할 나이가 지났고, 둘째로는 이미 결혼을 한 남편도 아이도 있는 사람인 데다 셋째로는 이미 결혼 전의 그 예쁜 미녀가 아니라 그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이기 때문이었다.이동명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배상금에 대해 이야기해보죠."하예진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하예진은 지금 적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의 파손 정도는 딱 봐도 전보다 훨씬 심각해 보여, 수리비가 더 나올게 분명했다. 그녀에게 배상하라고 하면 아마 전재산을 다 내놔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면 또 주형인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질책당할 게 분명했다.지난번에 유모차로 실수로 차를 긁었을 때도 조금 크게 긁혔다고 180만 원이나 들었다."집 어디예요?""광명 아파트요.""거긴 학군이 좋은 데잖아요. 안목이 좋네요, 행동력도 빠르고."지금 광명 아파트의 집은 다 팔리고 없었다."제 남편이 결혼 전에 산 집이에요. 지금은 매달 대출 갚고 있고요. 이동명 씨, 이번에는 얼마를 배상해야 할까요? 그… 제가 정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도 아니고, 배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전 가정주부인 데다 수입도 없고, 모아둔 돈도 얼마 없어서 아마, 배상금이 모자랄지도 몰라요.""혹시 다달이 나눠서 드려도 돼요?"하예진은 떠보듯 물었다."저 지금 열심히 일자리 찾고 있어요. 나중에 제가 일자리도 찾고 수입도 생기면, 무조건 전부 배상할게요."이동명은 운전하며 물었다."긴장할 필요 없어요. 이번에는 배상하지 않아도 돼요. 지난번에 수리비를 배상하라고 한 건, 그저 앞으로 다닐 때 조심하라고 교훈을 주려던 것뿐이에요. 저런 유모차는 부딪치면 손해는 당신이 보는 거잖아요. 잊지마요, 저 차에는 당신 아들이 타고 있어요."어쩌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을 떠오른 하예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제가 보기엔 수리비를 배상하라고 해도 소용없을 것 같네요. 이것 봐요, 이제 겨우 한 달 만에 제 차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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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하예진은 그를 쳐다봤다.이동명은 하예진이 또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챗다. 정말 경계심도 참 많은 여자였다.그는 해명하며 말했다."제 뜻은, 집에 다른 사람이 없는데 아들을 혼자 집에 두고 내려온다는 건 위험하다는 말이었어요."그녀의 아들은 이제 고작 두세 살쯤 되어 보였다. 그 나이대의 아이는 한창 장난기가 많고 짓궂을 때라 세상만사에 호기심을 가지고 이리저리 만지고 장난을 칠 나이였다.만약 위험한 거라도 만졌다가 사고라도 벌어지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었다."일깨워 줘서 고마워요, 이동명 씨. 저 지금 바로 올라갈게요."기저귀들을 손에 쥔 하예진은 이동명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탔다.그러면서 속으로, 이동명은 비록 키도 크고 험상궂은 얼굴에 얼굴에 긴 흉터도 있어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정말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됐다.이동명은 하예진이 올라가고 난 뒤에야 차에 올 타 시동을 걸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는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태윤이 전화를 받자 곧장 본론을 꺼냈다."전태윤 내 차 네 처형과 원수를 진 게 분명해. 그거 알아? 네 처형 때문에 내 포르쉐 앞 유리창이 다 박살 났어.""어떻게 된 거야? 네가 친 거야? 아니면 또 처형이 널 친 거야?"자신의 처형 이야기가 나오자 전태윤은 그래도 조금 관심을 줬다.처형은 그에게 늘 잘해줬었다."그건 아니고."이동명은 일의 경과를 전부 친구에게 설명했다.설명을 마친 그는 말을 이어갔다."전태윤, 내 차 혹시 네 처형이랑 전생에 원수였던 게 아닐까? 나 내일 당장 새로 천만 원 대의 차 한 대를 뽑을 거야. 네 처형이 또 내 외제차를 망가트리지 않게 앞으로 내가 운전하는 날이면 그 차 몰고 다닐 거야. 외제차가 망가지면 나도 마음 아프다고."이번이 벌써 두 번째였다.첫 번째는 그래도 기스가 살짝 난 정도라 심각하지 않아 수리비도 얼마 들지 않았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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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전씨 가문 할머니의 눈에 들 수 있다는 것은 그녀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었다.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볼 게 뭐가 있다고. 다 똑같이 눈 두 개에 코 하나, 입 하나지.""하하."이동명은 폭소를 터트렸다.그는 자신의 친구가 하예정을 소개해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소정남은 어쩌면 이미 만났을지도 몰랐다. 심지어 하예정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소정남은 가십에 관심이 많은 데다 정보망도 있어 하예정의 조상의 뿌리까지 다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이동명은 이 화제를 더 이어 나가지 않았고, 친구의 일이 바쁘다는 것을 아는 그는 이내 통화를 마쳤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새에 또다시 깊은 밤이 되었다.전태윤은 롤스로이스 안에 앉아 미간을 어루만졌다. 조금 피곤했다.아마 요 며칠, 정말 뭐에 홀린 건지도 몰랐다. 하루에 이틀, 심지어는 사흘 치의 일을 했으니 힘들지 않을 리가 없었다."도련님, 오늘도 로열 팰리스로 모실까요?"기사가 물었다.전태윤은 뒤로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은 채 기사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2분쯤 지나고 나서야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발렌시아로 가.""네."도련님의 대답을 들은 강일구는 온 신경이 다 풀어지는 것만 같았다.도련님이 드디어 사모님의 곁으로 돌아갔으니 그들도 이제는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비록 전태윤은 경호원들에게 뭘 어쩌지는 않았지만 요 며칠 기분이 안 좋은 티가 너무 나 경호원들도 혹시라도 작은 실수를 저질러 전태윤에게 쫓겨날까, 따라서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었다.전태윤은 회사에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접대를 하러 갔던 터라, 집으로 오는 길이 조금 멀었다.그렇게 20분이 지나서야 겨우 발렌시아 아파트에 도착했다.전태윤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집 안은 어두컴컴했다.'아직 안 돌아 온 건가?'불을 키고 시계를 확인하니 11시였다. 곧 하예정이 돌아올 시간이었다. 빨리 올라와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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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전태윤이 다시 마네키네코를 들어 올리는데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거 제가 성소현 씨에게 만들어줬던 것보다 조금 더 커요. 열심히도 만들었고요. 어때요, 진짜 같죠?"자신의 것이 성소현 것보다 더 크다는 이야기를 듣자 전태윤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대답했다."진짜 같네."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요."그녀는 차 키를 티 테이블 위에 올린 뒤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야식으로 국수해 먹을 건데, 당신도 먹을래요?"전태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는 스스로 답을 내렸다."아, 참. 깜빡했네요. 당신은 살찐다고 야식 안 먹죠."전태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다 대답까지 했는데 그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하지만 전태윤은 확실히 배가 고프지 않았다.하예정은 주방에서 면을 삶기 시작했다.잠깐 제자리에 멈춰서있던 전태윤은 이내 주방 입구로 향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문 앞에 서서는 하예정이 고명까지 준비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녀는 국수를 먹을 때면 고명을 올린 뒤 계란에 겨자까지 올리는 것을 좋아했다.겨자를 올리면 독특한 맛이 있어 더 맛있다고 했다."따르릉…"하예정의 휴대폰이 울렸다.하던 것을 멈춘 하예정은 작게 구시렁거리며 휴대폰을 확인했다."이렇게 늦었는데, 누가 전화를 하는 거지?"그러다 발신인이 김진우인 것을 확인한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이내 전화를 받았다. 전태윤의 귓가에 하예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응, 진우야. 무슨 일이야?"김진우의 전화라니!전씨 가문 도련님의 귀는 순식간에 토끼 귀마냥 쫑끗 세워졌다."예정 누나, 누나 형부 이름 주형인이지 않아?"김진우는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주형인의 이름이 왜 익숙한지를 떠올렸다. 하예정의 형부 이름이 그 이름이었던 것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물론 하예정이 자신에게 고마워하길 바라는 사심도 담겨 있었다."우리 형부 이름이 주형인이 맞긴 한데, 왜? 아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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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그는 이내 김진우를 떠올렸다. 가장 큰 이유는 김진우는 오늘 재계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관성 호텔로 향했다. 김진우는 김씨 그룹에서는 아직 일개 직원에 불과했지만 김씨 가문에서 내정한 후계자인 데다 김씨 가문 도련님이니 모임에서 물 만난 듯, 사람들에게 떠받들어지고 아부를 받았을 게 뻔했다.전태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름의 묵인이었다."아니면, 지금 보내줄까? 너 발렌시아 아파트에 묵고 있지?"소정남은 자신의 친구가 아내가 될 사람의 인품을 시험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결혼한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특별히 발렌시아 아파트에서 정교하게 인테리어를 마친 집으로 이사까지 했다."됐어, 내일 주면 돼. 시간이 늦었는데 얼른 쉬어. 나도 이제 쉬어야겠어."소정남은 전태윤과 하예정의 일을 전부 다 목격했지만 전태윤은 그래도 소정남에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이내 전태윤은 통화를 끊었다.소정남은 구시렁거렸다."오늘 잘 수나 있겠어? 연적이 공로까지 다 빼앗아 가는 마당에."전태윤이 잘 잘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직 그만이 알 수 있었다.김진우의 말을 다 들은 하예정은 그다지 놀라워하지 않았다. 속에 가득 찬 것은 오로지 분노뿐이었다."진우야, 알려줘서 고마워."하예정은 곧바로 분노를 터트리지 않았다. 그는 김진우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물었다."혹시 두 사람 사진 있어?"어찌 됐건 김진우가 만난 것이 주형인 그 쓰레기가 맞다는 증거가 필요했다."같이 사진은 안 찍었다. 당시에는 그저 이름이 익숙하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누가 얘기했던 건지는 떠오르지 않았었어. 그러다가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누나 매형 이름이 그 이름이었던 것 같아서 전화로 물어보는 거야. 예정 누나, 얼른 누나 언니한테 조심하라고 해. 몰래 증거도 좀 모으고, 혹시 몰래 재산을 빼돌릴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유의하고.""응, 알겠어. 고마워."김진우는 웃으며 말했다."무슨 큰일도 아닌데 뭘, 감사 인사는 필요 없어, 누나.""그럼 방해 안 할 테니까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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