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머니, 자, 얼른 감사 인사를 하세요. 좋기는 선물도 여럿 챙겨 오셔서 아들을 구해준 것에 크게 감사하세요."하예정의 말에 하씨 집안 어른들은 입꼬리가 덜덜 떨렸다.정미숙은 화가 치밀어 올라 핏줄이 툭 불거지더니 얼굴을 일그러트렸지만, 끝내 감히 손을 들지는 못했다.하예정이 폭력은 쓰지도 않은 채 집안 어른들의 말문을 막히게 한 것을 본 전태윤의 두 눈에 웃음기가 어렸다.'녀석, 대단하긴 하네!'"예정아."하예정의 큰고모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우린 네가 잘못했다고 한 게 아니야. 지철이가 잘못을 하긴 했지. 근데 너희는 사촌 남매잖니, 그래도 꽤 가까운 친인척이고 다 같은 가족인데 좀 싸우면 우리들끼리 해결하면 그만이었잖니. 우리한테 얘기했으면 우린 분명 지철이를 혼쭐냈을 거야. 이렇게 지철이를 경찰서까지 보낼 필요는 정말 없어.""우리도 지철이를 보석하려고 신청을 했는데 거절당했어. 혹시 네가 네 인맥한테 지철이가 못 나오게 얘기를 한 거니? 예정아, 네가 그때 일로 우리들을 미워하는 건 알아.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지 않니, 성도 같고 뿌리도 같은데, 남이 우리 집안일에 끼게 하는 건 옳지 않아."그 말인즉슨, 하예정에게 무슨 일이든 다 뒷배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그 뒷배를 이용해 그들 가족을 억압하지 말라는 뜻이었다.하예정은 곧바로 손부터 나간 전태윤의 행동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들과는 얌전히 말로 해 봤자 통하지가 않았다, 그들은 끝까지 그녀와 하지철은 사촌 동생이니, 하지철이 잘못을 했어도 신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예정은 차갑게 대꾸했다."매번 고모가 핏줄을 강조하고 한 가족이라고 강조할 때마다 전 웃음이 나오네요. 어쩐지 다들 호사를 누리면서 지낸다 했더니, 정말 뻔뻔하기도 하고, 부끄러움이란 모르는 것 같고, 비열하기도 하네요. 사람은 비열하면 무적이라더니, 다들 천하무적이세요.""제가 여러분들을 미워하는 걸 알면서도 제 앞에 와서 집안 어른이라도 가르치려고 드는 거예요? 부끄럽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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