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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하보배는 곧바로 달려 나가 자신의 아내를 살폈다.

"여보, 괜찮아?"

전태윤에게 질질 끌려 나와 바닥에 내팽개쳐진 정미숙은 비록 아프지는 않았지만 몰골이 처참했다. 마치 체면이 바닥에 처박힌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당신은 죽기라도 한 거야? 내 남편이기는 해? 아내가 이렇게 끌려 나오는데 말릴 생각은 하지도 않고, 도와줄 생각도 않고, 어떻게 내가 이렇게 끌려 나오는 걸 보고만 있을 수가 있어?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가 있어!"

남편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 정미숙은 일어나자마자 남편을 밀치더니 남편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우리 아들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또 나를 내팽개치고, 이게 말이나 돼? 귀신은 눈이 멀었나, 저렇게 불효막심하고 악독한 사람 안 잡아가고! 아주 혼쭐을 내줘야지!"

하보배는 그들 남매 중에서 가장 어린 탓에 부모와 형, 누나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마찬가지로 정미숙도 하보배와 결혼한 뒤 시댁에서 온갖 예쁨을 받으며 지냈었다. 비록 그 집들 중 하보배의 집이 제일 가난했지만, 그래도 형과 누나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지은 작은 별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하씨 집안으로 시집온 뒤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지냈던 정미숙은 이런 치욕은 받아본 적이라고는 없어 곧바로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는 일불러 주위 사람들의 이목을 끈 뒤 하예정의 악행을 전부 다 토로할 생각이었다. 사람들에게 하예정이 얼마나 거만하고 삼촌과 고모와 작은 어머니에게 얼마나 막무가내로 나오는지 보여줄 심산이었다.

부부로 산 세월이 긴 만큼, 하보배는 아내의 생각을 모를 리가 없었다.

얼른 아내의 입을 막은 그는 버럭 화를 내며 낮은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소리를 지르긴 왜 질러? 다들 구경 오면 하예정의 체면이 깎일 것 같아? 우리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를 생각해 봐."

"누가 정말로 사진이라도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 봐, 쪽팔리는 건 우리야. 겨우 실시간 검색어가 잠잠해져서 이제 좀 조용히 사나 싶었는데, 또다시 시끄러워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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