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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배시시 웃은 하예정이 얼른 대답했다.

"다음에 제가 도무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기면 꼭 당신에게 나설 기회를 줄게요."

그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가 나설 필요는 없었다.

괜히 빚을 지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 말에 전태윤이 반문했다.

"당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뭔데?"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아주 아주 많죠. 그냥, 지금 생각나지 않는 것뿐이에요. 태윤 씨, 먼저 볼일 봐요."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보던 전태윤이 냉담하게 말했다.

"그럼 난 회사로 야근하러 갈게. 가게 문 몇 시에 닫아? 내가 데리러 올 테니까 같이 퇴근해. 괜히 그 친척들이 또 당신 차 막아설라."

"안 그래요. 혈기 왕성한 하지철이나 그런 짓을 하죠. 한 번 실패했으니 두 번은 없을 거예요. 그 사람들 엄청 진상짓을 하는 것 같아도 실은 다들 엄청 쫄보예요."

"전 신경 쓰지 말고 당신 볼일 봐요. 저 엄청 엄청 늦어야 가게 문 닫고 갈 거예요. 어쩌면 언니네에 다녀올지도 모르고요."

그러니까 하예정은 전태윤과 같이 집에 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처형 일자리는 어떻게 됐어?"

전태윤은 주형인이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바로 아내에게 알려주지는 않았다. 소정남에게 알아보라고 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는 입을 다무는 게 좋았다. 만약 정말로 아니라면 괜히 주형인과 하예진의 결혼 생활을 망친 주범이 될 수도 있었다.

언니의 일자리 얘기가 나오자 하예정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언니는 매일 같이 나가서 일자리를 찾고야 있긴 한데 여전히 소식은 없네요. 전 처음으로 일을 찾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하예진은 결혼 전에도 직장인이었는데 이제 직장을 떠난 지 3년 만에 다시 돌아가려니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전태윤은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천천히 기다리지 뭐, 지금은 확실히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긴 해."

"전 언니가 계속 일자리를 못 찾으면 창업이라도 하게 돈을 빌려줄 생각이었어요. 그러면 우빈이도 보살 필 수 있고 또 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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