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5화

이동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하예진을 쳐다봤다. 친구와 하예정은 결혼을 한 사이고, 이 뚱뚱한 여자는 친구의 처형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이동명은 하예진에게 수리비를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고의가 아니었다.

그에게도 과속한 책임이 있었다.

이동명의 주시에 하예진은 속으로 잔뜩 겁을 먹어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막 입을 열려는데 이동명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렇게 많이 샀는데 당신 남편은 도와주러 오지도 않는 겁니까? 아니면 좀 적게 사든지요."

"집과 조금 거리가 있을 뿐이라, 다 가져갈 생각이었어요. 제 남편에게 전화해 봤는데 바빠서 데리러 올 새가 없다기에 하는 수 없이 혼자 가져가는 길이었고요. 그러다가 방금 전에 벽돌이 튀어나온 걸 보지 못해 부딪치는 바람에 유모차가 쓰러지고 분유통이 굴러떨어졌어요. 이동명 씨가 그걸 칠 줄은 몰랐어요."

하예진은 작은 목소리로 해명했다.

"애가 울고 있으니 당연히 애부터 달래야 해, 길에 떨어진 걸 주울 틈이 없었어요."

"이동명 씨, 저 이번에는 진짜 고의가 아니에요."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정말로 수리비를 요구할 거라면 저 반만 내면 안 돼요? 제가 한 눈 팔아서 실수를 했다만 이동명 씨도 너무 빠른 속도로 운전을 했으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요. 이동명 씨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그 말을 다 들은 이동명은 속으로 구시렁거렸다. 지난번에는 전태윤이 그에게 전화를 했던 탓에 전태윤의 얼굴을 봐서 고작 180만 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던 것이다. 사실 그가 냈던 돈이 하예정보다 훨씬 많았다.

그때 전태윤은 하예정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다. 만약 했었다면 아마 하예진에게 배상하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동명은 손을 뻗어 기저귀를 들었다.

하예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기저귀를 전부 차에 실은 뒤 다시 돌아와 유모차를 미는 그를 쳐다봤다.

이동명은 하예정을 보며 말했다.

"타요, 바래다줄게요."

'이 뚱뚱한 여자 남편은 이 여자한테 잘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남기르지나
하예진을 하예정이라고 쓴부분이 많네요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