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울던 하예진은 주형인이 돌아온 뒤에야 눈물을 닦고 잠든척했다. 그녀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귀를 쫑긋 세우고 방밖의 기척에 귀를 기울였다.가정 폭력 사건 이후부터 두 사람은 각방을 쓰고 있었다. 아마도 주형인은 잠들었을 때 하예진이 정말로 자신을 토막 낼까 봐 두려웠던 모양이다.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주형인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 밖에 서서 아들과 아내가 잠든 것을 보고 나서야 방문을 닫고 손님방으로 향했다.방문을 닫은 그는 곧바로 서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주 사장님.""회사 밖인데, 오빠라고 해."주형인은 옆방에 있는 와이프가 들을까 봐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오빠, 집에 잘 들어갔어요? 너무 걱정돼서요. 술을 그렇게 마셔놓고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간다니까 걱정돼 죽는 줄 알았어요. 앞으론 이러면 안 돼요. 음주운전 위험하잖아요. 경찰한테 잡히면 좀 귀찮아요?"서현주는 전화 너머로 주형인을 걱정하며 어르고 달랬다."그래, 네 말대로 할게. 앞으론 음주운전 안 하고 대리 부를게. 현주야, 일찍 자. 굿나잇 인사 하려고 전화했어."주형인의 머릿속엔 지금 온통 서현주뿐이었다. 오늘 밤에도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있다 마지못해 헤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다시 서현주의 예쁜 얼굴, 섹시한 몸매 그리고 달콤한 목소리도 그리워졌다.그는 서현주의 모든 것이 그리워졌다.술을 많이 마신 탓인지 서현주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주형인은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오빠, 일찍 자요. 내일 아침 또 출근해야 하잖아요. 잘 자요, 꿈속에서 만나요."서현주는 휴대폰에 대고 뽀뽀했다."뽀뽀."주형인은 웃으며 말했다."이건 뽀뽀가 아니야. 내일 다시 해줘. 난 프렌치 키스를 원해. 현주야, 난 네가 너무너무... 알지?""오빠, 잘 자요."서현주는 일부러 그의 말을 못 알아들은 척,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주형인은 서현주의 말에 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서현주는 여우처럼 그의 마음을 꽉 잡고 더 깊은 관계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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