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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예정아. 내일부터 네가 우빈이를 픽업해. 난 네 가게까지 뛰어서 올 거야. 다이트할 거야!"

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서 그이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이미지로 좋은 직장을 찾겠다고 마음 다짐했다.

"그래."

하예정은 하예진에게 운동을 유지해서 살을 빼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예진아."

하예진이 갑자기 하예정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아주 크게 대성통곡했다.

하예진은 마음이 아주 아팠다.

여러 해 동안 조심스럽게 유지했던 사랑이 이렇게 됐는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예진은 아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당당한 척했던 것이었다.

하예정도 언니를 끌어안으면서 눈시울이 붉혀졌다.

15년 전에 부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하예진이 학교에 가서 하예정을 데리고 집으로 갔을 때의 모습과 같았다. 하예진은 하예정을 보자마자 껴안고 울었다. 하예정은 그때 이유를 몰랐다.

하예진이 하예정에게 말했다.

"예정아, 우리는 엄마와 아빠를 잃었어."

그 말을 들은 하예정은 머리가 하얘지고 하늘이 무너졌다. 다지 정신을 차렸을 때 언니가 우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예정도 이미 하예진처럼 펑펑 울고 있었다.

"언니."

하예정이 하예진을 껴안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언니, 울어,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질 거야."

하예정과 하예진은 힘들게 오늘까지 살아왔다. 두 자매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때 또 새로운 시련을 겪어야 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벌써 알고 지낸 지 12년이나 됐어. 10년 동안 사랑했고 나한테도 얼마나 잘해줬는데? 힘든 세월을 함께 겪으면서 항상 날 지켜주고 아껴줬는데, 하늘이 무너져도 나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는데."

"결혼하지 3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약속을 잊은 거야? 예정아,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평소에 꾸미지 않아서, 우빈이를 낳으면서 뚱뚱해져서, 직장을 잃어서, 공감대가 사라진 거야?"

"언니, 언니 잘못이 아니야. 언니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어. 언니 잘못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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