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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우빈이가 남긴 죽을 내가 먹었어."

하예정은 입맛이 없었다.

우빈이가 도시락에 들어있는 죽을 다 먹지 않자, 하예정이 먹어버렸다. 하예정은 배가 고프지 않았고 배가 부르지도 않았다. 더 먹을 생각이 없었다.

심효진은 아침을 먹고 왔다.

하예정은 사양하지 않고 독식했다.

하예정은 국수를 빠르게 먹었다. 국수 한 그릇을 빠르게 먹어버렸다.

하예정이 설거지하려고 주방에 들어가자, 심효진이 그이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물어봤다.

"예정아, 언니 눈 상태를 봤어? 부은 것 같은데, 혹시 운 것은 아니야?"

하예정이 말을 하지 않고 설거지했다.

한참 후에야 하예정이 속삭였다.

"진우가 그러는데, 어제저녁에 재계 모임에 나갔다고 형부가 한 여자를 데리고 참석한 것을 봤대. 둘이 사이가 아주 좋아 보이던데,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을 거야. 진우가 집에 들어가서 생각이 나서 나에게 말했어. 나도 언니한테 말해줬어."

"뭐?"

심효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형부가 바람났어! 더치페이하자고 하고 예진 언니한테 폭행한 이유가 바람나서 그런 거야."

과연 남자는 마음이 바뀌면 증조가 나타났다.

"그 바람둥이 자식 정말 쓰레기네!"

하예정이 대답하지 않고 설거지를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하예진이 우빈이를 껴안고 멍하니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예정은 마음이 아팠다. 언니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예정아."

심효진이 하예정의 어깨를 두드리며 속삭였다.

"아직 슬퍼할 때가 아니야."

하예정이 입술을 깨물면서 흘리는 눈물을 멈췄다. 그리고 우빈이 곁으로 다가갔다.

"언니."

하예진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언니."

하예정이 다시 한번 말했다.

그제야 하예진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리면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하예정에게 응했다.

"언니, 우빈이를 효진이한테 맡껴."

심효진이 눈치 빠르게 다가가 우빈이를 껴안으면서 우빈이를 달랬다.

"우빈아, 우리 장난감을 사러 갈까?"

"좋아요."

심효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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