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이가 남긴 죽을 내가 먹었어."하예정은 입맛이 없었다.우빈이가 도시락에 들어있는 죽을 다 먹지 않자, 하예정이 먹어버렸다. 하예정은 배가 고프지 않았고 배가 부르지도 않았다. 더 먹을 생각이 없었다. 심효진은 아침을 먹고 왔다.하예정은 사양하지 않고 독식했다.하예정은 국수를 빠르게 먹었다. 국수 한 그릇을 빠르게 먹어버렸다.하예정이 설거지하려고 주방에 들어가자, 심효진이 그이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물어봤다."예정아, 언니 눈 상태를 봤어? 부은 것 같은데, 혹시 운 것은 아니야?"하예정이 말을 하지 않고 설거지했다.한참 후에야 하예정이 속삭였다. "진우가 그러는데, 어제저녁에 재계 모임에 나갔다고 형부가 한 여자를 데리고 참석한 것을 봤대. 둘이 사이가 아주 좋아 보이던데,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을 거야. 진우가 집에 들어가서 생각이 나서 나에게 말했어. 나도 언니한테 말해줬어.""뭐?"심효진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형부가 바람났어! 더치페이하자고 하고 예진 언니한테 폭행한 이유가 바람나서 그런 거야."과연 남자는 마음이 바뀌면 증조가 나타났다."그 바람둥이 자식 정말 쓰레기네!"하예정이 대답하지 않고 설거지를 끝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하예진이 우빈이를 껴안고 멍하니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하예정은 마음이 아팠다. 언니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예정아."심효진이 하예정의 어깨를 두드리며 속삭였다."아직 슬퍼할 때가 아니야."하예정이 입술을 깨물면서 흘리는 눈물을 멈췄다. 그리고 우빈이 곁으로 다가갔다."언니."하예진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언니."하예정이 다시 한번 말했다.그제야 하예진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리면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하예정에게 응했다."언니, 우빈이를 효진이한테 맡껴."심효진이 눈치 빠르게 다가가 우빈이를 껴안으면서 우빈이를 달랬다. "우빈아, 우리 장난감을 사러 갈까?""좋아요."심효진이
"예정아. 내일부터 네가 우빈이를 픽업해. 난 네 가게까지 뛰어서 올 거야. 다이트할 거야!"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서 그이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좋은 이미지로 좋은 직장을 찾겠다고 마음 다짐했다."그래."하예정은 하예진에게 운동을 유지해서 살을 빼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예진아."하예진이 갑자기 하예정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아주 크게 대성통곡했다.하예진은 마음이 아주 아팠다.여러 해 동안 조심스럽게 유지했던 사랑이 이렇게 됐는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하예진은 아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당당한 척했던 것이었다.하예정도 언니를 끌어안으면서 눈시울이 붉혀졌다.15년 전에 부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하예진이 학교에 가서 하예정을 데리고 집으로 갔을 때의 모습과 같았다. 하예진은 하예정을 보자마자 껴안고 울었다. 하예정은 그때 이유를 몰랐다.하예진이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우리는 엄마와 아빠를 잃었어."그 말을 들은 하예정은 머리가 하얘지고 하늘이 무너졌다. 다지 정신을 차렸을 때 언니가 우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예정도 이미 하예진처럼 펑펑 울고 있었다."언니."하예정이 하예진을 껴안고 울먹이면서 말했다."언니, 울어,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질 거야."하예정과 하예진은 힘들게 오늘까지 살아왔다. 두 자매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때 또 새로운 시련을 겪어야 했다."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벌써 알고 지낸 지 12년이나 됐어. 10년 동안 사랑했고 나한테도 얼마나 잘해줬는데? 힘든 세월을 함께 겪으면서 항상 날 지켜주고 아껴줬는데, 하늘이 무너져도 나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는데.""결혼하지 3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약속을 잊은 거야? 예정아,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평소에 꾸미지 않아서, 우빈이를 낳으면서 뚱뚱해져서, 직장을 잃어서, 공감대가 사라진 거야?""언니, 언니 잘못이 아니야. 언니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어. 언니 잘못이 아니야."
하예진은 감격해하며 말했다."예정아, 제부는 정말 좋은 남자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옆에서 널 지켜 주면서 돈도 대주고 힘도 되어주고 너무 잘 선택했어, 잘살아 봐."하예정은 대답했다."언니, 잘 살게."언니에게 전태윤과의 결혼 유효기간이 반년이고 그저 명의 부부라는 것을 말하면 속상해할 게 뻔하니 당분간은 비밀로 해야 했었다."예정아, 언니 결혼 때문에 절대 영향받지 마, 제부를 믿어야 해, 비록 말은 없지만 그래도 실속은 있는 사람이야.""언니, 절대 안 그래."하예진은 자신의 혼인 때문에 동생의 마음과 결혼까지도 영향을 받을 가봐 걱정을 했다. 하예진이 보기에 제부는 동생한테 잘하는 아주 괜찮은 남자였다.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야 알듯이 예전에 주형인도 하예정한테 잘하지 않았었던가?전태윤은 사무실로 돌아와 비서한테 소정남을 지금 오라고 말하려던 찰나 소정남이 노크를 하며 들어왔다."대표님, 여기 원하던 증거."소정남이 서류봉투를 전태윤 앞에 내놓고 앉으면서 말했다. "전부 이 안에 있어, 주형인의 애인은 바로 그의 비서 서현주였어."전태윤은 봉투 안의 증거들을 꺼냈다. 서현주가 주형인의 간을 보고 있는 관계로 그 둘은 아직 호텔에 가지는 않고 그저 같이 쇼핑하거나 밥을 먹는 사진 외에는 가벼운 스킨십만 하는 사진들뿐이었다.다음은 서현주의 기본 자료와 주형인이 지금까지 서현주에게 돈을 쓴 증거들이었다. 소씨 집안의 정보망은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형인이 서현주한테 줬던 선물들이 무엇인지, 얼마인지, 언제 줬는지에 대한 증거사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있었다. 전태윤은 증거사진을 보고 나서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주형인이 처형한테 주는 생활비가 고작 60만 원밖에 안 돼, 그것도 더치페이하기 전이었고 더치페이하고 나서는 30만 원밖에 안 줘.""하지만 서현주한테 주는 선물 중에 제일 싼 귀걸이마저 몇십만 원이고 서현주와 밥 먹으러 갈 때면 비싼 곳으로만 갔어."전태윤은 하예정과 혼인신고를 하던 날이 생각났
그는 하예진이 일을 찾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아직 찾지 못한 것도 알고 있었다.왜냐면 하예진은 결혼 전에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그건 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도 일을 못 찾은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형인이 바람이 난 것을 알게 된 바에 일을 가리지 않고 찾을 것이고 아마 금방 찾게 될 것이었다."이건 쉬운 일이야. 그녀한테 일자리를 마련해 주면 되잖아.""하예정이 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 하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 재무팀장은 필요 없을뿐더러 재무팀도 인원이 차서 자리가 없어. 게다가 내 신분을 숨겼는데 처형을 우리 회사에 들여오기는 곤란해. 그래서 그때 나는 이 일을 상관 안 하고 처형 혼자 일을 찾게 한 거야." 전태윤은 하예진의 일자리를 구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미안하지 않았다.그는 인재를 중요시할뿐더러 원칙도 지키는 사장이었다.하예진은 직장을 떠난 지 3년이 넘어서 업무가 생소할 거라 전씨 그룹에는 들어오기 힘들 것이었다. 하예진이 직장으로 돌아오려는 것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것인데 전씨 그룹의 관문은 못 넘을 게 뻔하였다.그의 원칙은 인맥을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일상생활에서는 하예정때문에 원칙을 어긴 적이 많지만 사업적으로는 하예정을 위해서 원칙을 어기고 그녀의 언니한테 일자리를 찾아주지 않았다.만약 하예진이 능력이 되어 전씨 그룹에 들어올 수 있다면 그는 대단히 환영해 줄 것이었다.하지만 하예진을 무작정 그룹에 들어오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소정남도 침묵을 하다가 말을 했다."다른 일을 찾을 생각은 없대? 큰 회사만이 재무이사가 필요한데 보통 다 자리가 차서 더 이상 채용을 하지 않거든.""그녀는 생각을 바꿀 거야."점심에 하예정에게 가져다줄 생각으로 전태윤은 증거들을 서류 봉투 안에 넣어 서랍에 보관했다."너희 부부 화해는 했어?"소정남이 관심하면서 물었다.전태윤은 그를 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도 하예정과 자신이 화해를 했는지 감이 안 잡혔다. 서로 말도 하고 그도 다시 발렌
"무슨 생각해?"소정남은 재밌는 일이라도 있냐는 듯 물어봤다."아무튼 너 생각은 아니야."전태윤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만약에 내 생각하면 나 사직 각이야, 나 장가도 가고 애도 낳아야 되는데." 소정남은 웃으며 말했다. 전태윤은 빤히 소정남을 쳐다봤다."나 이제 일 하러 가야 해, 너님이 일을 너무 잘하셔서 요즘 나 매일 힘들어 죽겠어."소정남은 물을 다 마시고 나서 일어나 말했다. "이제 드디어 좀 잠잠해졌네."전태윤은 그저 하예정과 김진우 사이를 오해하고 질투했을 뿐인데 둘 사이에 이미 난리가 났다. 나중에 이 부부 간에 더 큰 갈등이 생기면 모두가 더 괴로울 것이다.그래서 소정남은 이 부부가 영원히 사랑하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랄 수밖에 없었다.음.. 지금 좀 어렵겠지만 결국 둘이 알콩달콩하게 지낼 것이다.사실 전태윤은 하예정에게 이미 호감이 생겼다. 자존심 때문에 여태까지 죽어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호감이 더 깊어지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하예정에게 속마음을 밝힐 것이다. 반년 동안 약속을 지킨다고? 말도 안 된다. 소정남은 친구이자 상사인 전태윤이 약속을 어길 것만을 기다렸다.소정남이 가고 나서 전태윤은 바로 박 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사라고 했으며 강일구가 받으러 나갈 것이니까 발렌시아 아파트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전태윤은 퇴근 후 강일구에게 반려동물을 받고 하예정 기분을 풀려고 했다.어떻게든 하예정의 카톡을 다시 추가하려고 결심했다.하예진은 아들을 하예정 가게에 맡기고 다시 일을 알아보려고 갔다.무슨 일이든 자신을 쓰겠다는 회사만 있다면 하예진은 무조건 할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다."예진이 누나! 걸어 가면 너무 힘드니까 제 전기자전거를 타고 가요."심효진은 전기 자전거를 하예진에게 빌려주고 싶어서 키를 들고 쫓아왔다.어차피 심효진 집은 가게와 가까워서 전기자전거 없이 걸어가도 시간이 많이 안 걸리기 때문이다."괜찮아, 많이 걸으면 살도 빼고 좋지, 뭐."하예진은 심효
하예정 서점 문 앞에 차 여러 대가 섰다.막 서점에 들어온 두 사의 시선은 모두 차에 집중되었다. 하예정은 한눈에 그 차가 사촌오빠와 동생 차인 것을 알아봤고 이 사람들 왜 또 왔느냐고 생각하며 낯빛이 어두워졌다.하지명을 비롯한 하씨 집안 젊은 사람들이 서점 안으로 들어왔다.게다가 두 손에는 과일 두 바구니가 들려 있었다."예정아."하지명은 웃은 얼굴로 손에 들고 있었던 과일 한 바구니를 카운터에 놓았으며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진이랑 같이 나눠 먹어."주우빈을 보고 하지명은 물어봤다. "이 아이가 예진이랑 닮은 걸 보니 예진이 아들이지?"말하면서 하지명은 주우빈 머리를 만지려고 했지만 주우빈이 만지지 못하게 피했다.하지명은 웃음 지으며 말했다. "애야,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난 네 삼촌이야."다른 사람들도 손에 들고 있었던 과일 바구니를 카운터에 놓았다. 카운터에 놓을 자리가 없어 몇 개는 바닥에 놓았다.하예정은 차분히 물어봤다. "왜들 또 왔어요? 돈을 내라고 할 거면 꿈도 꾸지 마요.""예정아, 우리 좀 앉게 해주지?"하지문은 거만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문은 하씨 집안의 손주 가운데 가장 잘나갔다. 연봉은 2억에 달해 다른 사람들을 제일 무시하곤 했다. 처음에 하예정을 찾아왔을 때 하예정을 완전히 얕잡아봤다.하지만 지금은 정직당한 지 꽤 오래되었고 언제 다시 회사에 갈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심지어 해고당할 가능성도 있다.하지문의 형제들은 물론 그들의 아버지들도 회사 일이든 비즈니스든 모두 최악의 상황에 부닥쳐 있다. 기본적인 역량이 없으면 일찌감치 망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계속되면 오래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하예진,하예정 자매와 화해하지 못하면 두 세대가 힘들게 만든 가업조차 지키지 못할 것이다.게다가 하지철이 구속된 일도 역시 만만치 않다. 돈을 아무리 많이 주더라도 하지철은 보석을 허락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씨 집안은 그 배후에 무조건 하예정이 수작을 부렸다고 생각한다.하씨 집안
하지명은 말이 없다가 하예정에게 물어봤다."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하지명은 사촌오빠로서 하예정을 설득했다."예정아, 우리 그간 얼마나 많이 싸웠어도 결국 가족이잖아.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우리 여전히 가족이잖아.""우리 잘 못한 거 알아, 인정할게. 너는 선한 사람이잖아, 우리같이 쪼잔한 사람과 달라. 제발 용서해 줘, 정말 앞으로 다시 너와 예진한테 잘해 줄게."인터넷의 힘을 빌리면 더 쉽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상황에 반전이 일어나기도 쉽고 되레 자기 발등을 찍을 경우도 많다.오늘 인터넷에 하예정과 하예진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트린다고 해도 내일은 역으로 자신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사이버불링을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네티즌으로부터 욕을 먹고 질책받은 괴로움을 전혀 모를 것이다.하예정이 반발하는 게시글을 올린 후 자업자득인 하씨 집안 사람들은 직장을 잃거나 비즈니스가 어려워졌다. 이미 계약을 맺은 주문도 취소당했을뿐더러 명예가 훼손되었다.하씨 집안 모든 사람은 거의 다 불면증을 앓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하예정과 하예진을 모함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본전도 찾지 못해 분하고 답답했기 때문이다.하예정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저는 마음이 좁은 사람이라 누군가를 용서할 기량이 없어요. 그때 저랑 언니한테 죽을 지경으로 내몰렸는데 상황이 뜻대로 안 되니까 지금 와서 용서를 구하는 거잖아요.""잠깐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죠. 네티즌한테 한바탕 욕을 먹고 당신들도 손해를 입으니까 오늘 사과하러 온 거잖아요. 그쪽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용서를 구하는 거지, 과거에 한 짓에 미안하고 후회하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어요."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하예정 같은 똑똑한 여자는 더욱 그렇다.하예정의 사촌들이 처음으로 화해하고 싶다며 와서 하예정에게 할머니를 한번 뵙고 오라고 했을 때가 있었다. 여론이 잠잠해지기 위해 당시 영상으로 찍어 네티즌들에게 자기들이 화해하고 싶은 마음을 보
"계속 이대로 가면 이판사판이야. 그러면 뭐 네게 좋은 점이라도 있을 줄 알아? 그때가 되면 넌 이 가게도 못 열어. 그리고 네 그 온라인 스토어도 우리가 사람들 사서 리뷰 테러해 줘? 아예 온라인 스토어 문 닫게 하는 수도 있어.""하예정 씨, 누가 예정 씨 가게 문을 닫겠다고 하고, 온라인 스토어에 별점 테러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거예요?"하예정을 찾으러 가게까지 온 성소현은 차에서 내려 가게에 들어가기도 전에 하지문이 허세 가득한 말투에 협박을 하는 것을 들었다. 성격이 그다지 좋지 못한 성씨 가문 아가씨는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하예정은 지금 그녀의 연애 지도사라는 걸 모르는 건가?감히 그녀의 선생님을 협박하다니, 그건 이 성소현을 걸고넘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허세에 찬 뻔뻔한 사람들을 제대로 혼쭐낼 수 있었다.한 손에는 소희 카페에서 포장해 온 디저트 가득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차 키를 든 그녀는 턱을 치켜든 채 안으로 들어왔다.다른 사람은 성소현을 알지 못하지만 하지문은 성씨 그룹 휘하의 계열사를 다니는 데다 임원이기도 해 회사 연말 파티 때면 종종 멀리서 성소현을 몇 번 본 적 있어, 그녀를 꽤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성소현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자 하지문의 안색이 돌변했다.그는 자신이 정직을 당한 채 아직도 회사로 돌아가지 못한 이유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사건의 전말을 알고는 본사 계정에게 그같이 뻔뻔한 사람을 회사에 남겨두면 언젠간 해가 될 거라고 하며 본사에 그를 해고하라고 직멘을 날렸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가장 큰 이유는 그의 게시글이 인기글이 되며 성소현과 전태윤의 스캔들에 관한 화제성과 이슈를 덜어갔기에 성소현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이었다.지금 전씨 그룹과 성씨 그룹의 직원들 중, 성소현이 전태윤에게 푹 빠져 공개적으로 열렬한 구애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아, 아가씨."얼른 얼굴에 미소를 띈 하지문은 마치 꼬리를 살랑이는 강아지마냥 다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