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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성소현이 내다 버린 과일 바구니도 하지명은 죄다 챙겨서 가져갔다.

과일 바구니 하나에 값이 얼만데, 가져가서 자기들이 먹는 한이 있어도 하예정에게 줄 수는 없었다.

그 모습에 하예정은 침을 퉤 뱉었다. 그깟 과일 누가 못 먹어봤나.

큰형의 차를 타고 온 하지문은 차에 타자마자 얼른 자신의 상사, 장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방금 전의 일에 대해 해명했다.

다만, 장 사장은 이미 본사의 통보를 받아 하지문이 해명을 끝내기도 전에 안타깝다는 투로 말했다.

"지문아, 너와 네 동생 사이의 갈등은 아주 간단해. 해결도 아주 쉽고, 그냥 가서 사과하고 충분한 성의를 보여주고 그다음에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한다면 그 두 동생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네티즌들도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는 모습에 더는 물고 늘어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넌 어떻게 했어? 이렇게 오랜 정직 기간 동안 이 일을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불만 더 지피고 있잖아. 아가씨를 화나게 하다니, 본사 쪽에서도 너에게 몹시 실망했어. 언제 시간 내서 회사에 인수인계하러 와. 당분간은 다른 직장도 찾지 말고. 아가씨를 화나게 했으니 관성에서 다시 일자리 찾기는 쉽지 않을 거야."

"사장님, 사장님, 저…"

장 사장은 전화를 뚝 끊었다.

하지문은 분이 치밀어 휴대폰을 다 내던지고 싶었다.

하예정과 성소현의 사이가 이렇게 좋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그 몇 마디의 협박을 성소현이 듣게 될 줄은 더더욱 예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명은 운전을 하며 사촌 동생에게 물었다.

"돌이킬 여지는 없는 것이냐?"

"회사로 인수인계하러 오래. 게다가 장 사장이 나더러 성소현이 막을 테니 당분간은 일도 찾지 말래."

하지문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하지명도 몹시 화가 치밀었다.

왠지 그 성소현이라는 아가씨는 제멋대로에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뻔뻔하다고 하다니, 그러는 그녀는 뭐가 잘났다는 말인가?

그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것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것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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