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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그 말에 전태윤은 입꼬리에 작게 경련이 일었다.

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하예정에게 방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찬가지로 그도 하예정의 방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또 한 번, 전태윤은 자신이 맺은 계약이 자신을 속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가장 먼저 계약을 어기려는 사람이 자신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있을까?

하예정이 계약서를 어디에 숨겼었지? 그녀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몰래 계약서를 훔쳐 와 증거를 인멸할까?

그런 생각이 전태윤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내, 전태윤은 그 생각을 꾹 참았다.

전씨 가문의 큰 도련님으로서, 그는 이렇게 뻔뻔한 짓은 할 수가 없었다.

"강아지 엄청 귀엽다."

심효진은 강아지의 털을 매만지며 귀여움을 칭찬했다.

전태윤의 안목은 참으로 뛰어났다. 고른 강아지와 고양이는 귀엽기 그지없었다.

그러니 주우빈은 더 말할 것이 없었다. 전태윤의 품에서 강아지랑 놀겠다고 내려달라고 온갖 발버둥을 쳤다.

하예정은 휴대폰을 꺼내 강아지와 고양이의 사진을 찍었지만 바로 SNS에 올리지는 않았다.

전태윤은 전에는 그녀의 SNS를 시시각각 관찰했었지만 지금, 두 사람은 막 냉전을 끝낸 상태였다.

"예정아, 방금 찍은 사진 나한테도 보내줘."

전태윤은 하예정의 기분이 좋은 틈을 타 멍석을 깔아주었다.

하예정은 본능적으로 받아쳤다.

"제 연락처도 다 차단했는데 제가 어떻게 사진을 보내요? 알아서 찍어요. 마음대로 찍고 싶은 만큼 찍어요."

전태윤은 침묵했다.

한참이 지나, 그녀는 하예정의 곁으로 가 조용히 그녀의 옷자락을 잡았다.

하예정이 그를 쳐다봤을 때, 전태윤은 얼굴를 살짝 붉힌 채 작게 말했다.

"예정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서로 차단 풀어주면 안 될까?"

하예정은 눈을 깜빡였다. 전태윤의 얼굴은 점점 더 붉어졌다. 그같이 오만한 사람이 간만에 이렇게 고개 숙이는 데다, 강아지와 고양이도 선물해 준 것을 봐 하예정은 통이 크게 그를 차단 목록에서 해제했다.

"앞으로 또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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