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주서인은 하예진에게 따지려는 것을 어머니가 슬그머니 옷자락을 잡아당겨서 화를 꾹 참았다.하예정은 언니를 도와 유모차를 집안으로 들였다.금방 주서인이 언니도 3만 원을 내 해산물을 사라는 말을 듣고는 어이없단 듯이 웃었다.이렇게 어이없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엄마"주서인은 두 자매가 집으로 들어간 후 낮은 목소리로 엄마한테 말했다."왜 하예진한테 따지지 못하게 해! 먹고 자고 쓰는 거 다 형인이의 것인데 밥 먹는 것을 이렇게 하나하나 선 긋고 말이야.""형인하고 하예진 지금 더치페이하고 있어. 너랑 나는 형인 가족이고 밥 먹는데 하예정이 하나하나 따지는 거 두 사람의 더치페이에 맞는다고 본다. 네가 따지다가 화내게 되면 예정이가 널 도와서 애 배웅하고 밥을 해줄 거 같니?"주서인은 오늘 온 주요 목적을 생각하고는 화를 참았다.그렇지만 동생한테 아내가 있는데 없는 거나 마차가지고 하예진은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너무 안중에도 없다고 투덜거렸다."예정아, 학생들 곧 하학시간이야. 넌 빨리 가서 가게를 도와. 언니 도와 줄 필요 없을 거 같아."하예진은 동생에게 떠나라고 재촉했다."언니 그래도 불안해.""걱정하지 마. 언니 더는 참지 않을 거야. 넌 볼일 봐. 언니 진짜로 일 생기면 꼭 연락할게."하예정은 그래도 떠나고 싶지 않았다."너 자주 일이 있어서 항상 효진이한테 가게를 맡기는데 아무리 절친이어도 계속 그러는 건 아니라고 봐. 빨리 가게 가서 물건 파는 거 도와줘.""효진이는 이해할 거야. 가게는 걱정하지 말고 언니 먼저 도우라고 말하는 애야.""효진이가 개의치 않는다고 해서 늘 이렇게 하면 안 돼. 그러면 얼마나 안 좋아. 빨리 돌아가. 언니 혼자서 대처할 수 있어. 괜찮아. 두 사람이 괴롭히면 부엌칼 들고 쫓아다니지 뭐. 난 신경 쓰지 않아. "하예정은 언니의 재촉에 말했다. "언니, 그럼 가게로 먼저 돌아갈게. 너무 많은 일 할 필요 없어. 만 원의 인건비 정도만 하면 돼.""그건 당연하지, 괜히 3년
장난감은 한 박스만 있는 게 아니었다.거실은 순식간에 장난감으로 난장판이 되었다.어지러운 꼴을 못 참은 주서인은 큰 소리로 하예진에게 말했다. "예진아, 거실 좀 치워줄래? 온통 우빈이 장난감이야!"하예진은 주방 문턱에서 거실을 한번 확인하고는 말했다. "놀게 놔두세요. 이따가 제가 치울게요."그리고는 다시 주방 안으로 들어가 일하기 시작했다.주우빈은 지칠 줄 모르는 활발한 아이라 장난감을 잠깐 가지고 놀고는 다른 놀거리에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거실은 이내 지저분해졌다.주서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주방 입구로 가서 문에 기대어 하예진에게 물어봤다."예진아, 예정이한테 뭐 줬어? 아주 큰 한 봉지를 들고 나가더라? 우리 형인이가 사 온 거 다 가져간 거 아니지?""우리 형인이가 매일 가족을 위해서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예정이도 지금 결혼해서 가정이 있잖아. 너 바보같이 막 예정이 도와주면 안 돼."하예진은 돌아서 차가운 표정으로 주서인을 째려보며 말했다."우리 예정이는 제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요. 누구처럼 자기 부부가 번 돈 아까워하면서 동생 돈으로 맛있는 걸 사 먹고 동생의 등골 뽑아 먹는 사람이 아니에요.""야!"반격당한 주서인은 매우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주서인은 하예진을 사납게 한참 노려보고는 대화를 끝냈다.주서인은 혹시라도 하예진이 몰래 하예정을 챙길까 봐 없어진 물건이 있는지 동생에게 꼼꼼히 체크하라고 하려고 했다.김은희와 누나가 온 것을 알고 퇴근 후에 곧장 집으로 퇴근했다.주형인은 어지러운 거실을 보자마자 하예진에게 소리쳤다."하예진! 우빈이가 거실을 완전 어지럽혔잖아, 좀 치워라!""너 맨날 집에서 뭘 했어? 그냥 아무것도 안 하지?"하예진은 밥 한 공기를 들고 나와 아들에게 밥을 먹이고 나서 밥을 먹으려고 했지만, 주형인의 잔소리를 듣고는 차갑게 대답했다."맞아, 나 아무것도 안 해서 거실이 이렇게 더러워진 거야."주형인의 말문이 막혔다."우빈이가 그랬어. 애들이 다 이렇지, 뭐. 정한이도 평소에
주형인은 하예정을 쳐다보며 물어봤다. "내가 돈 줬잖아."이 말을 들은 주서인은 벌떡 일어나서 빠르게 주형인으로 다가가 말했다. "예진아, 너 우리 동생 돈을 떼먹었지. 동생이 너한테 5만 원만 줘서 새우랑 게 큰 거는 못 산다고 해 놓고."하예진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아들에게 밥을 계속 먹였다. 아무렇지 않게 주형인에게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너의 어머니와 누나가 온 거니까 너 돈으로 장보고 요리해 줘야 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날 시키려면 수고비로 3만 원 더 내야지.""나는 무슨 호구야? 무료로 밥도 해주고 나한테 뭘 해주기는커녕 불만에 지적질까지 한다고?"여태까지 하예진은 헛수고를 많이 했지만, 고맙다는 말을 못 들었다.주형인은 또 한 번 말문이 막혔다.주서인은 동생 표정을 보고 하예진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실망한 듯 다시 소파에 앉았다.하지만 참지 못해 또 하예진에게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예진아, 너 형인이랑 부부잖니. 부부간에 뭐 그렇게 따지니? 나랑 엄마는 시댁 사람이고 너 우리 주씨 집안으로 왔으니, 식구한테 밥 한 번 해줬다고 뭐 형인이한테 돈을 받니?""이러면 차라리 형인이가 밥 사 주는 게 낫지, 오랜만에 맛있는 거도 좀 먹고 얼마나 좋아."하예진은 고개 들어 남편과 형님을 보고 못 들은 척 계속 아들에게 밥을 먹이면서 말했다. "더치페이잖아요. 더치페이는 각자가 자기걸 계산하는 거예요."주씨 집안 사람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주형인에게 집안일을 제외하고 돈을 써야할 때는 더치페이를 하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주서인이 더치페이를 제안했고 하예진은 이에 따른 것이기에 주씨집안 사람은 할 말이 없었다."물론 저한테 준 돈을 아까워하시면 앞으로 오실 때 형인이한테 호텔에서 밥 사라고 하세요. 저는 오히려 좋아요."하예진은 지금 더 이상 이 징그러운 사람들을 챙기고 싶지 않았다.주형인은 한참을 하예진을 사납게 노려봤고 더 이상 하예진에게 따지지 않고 어머니와 누나에게 말했다. "엄마,
하예정은 항상 밥을 빨리 먹어서 밥을 다 먹자마자 하예진이 빨리 가서 밥 먹으라고 대신 우빈에게 밥을 먹였다.시댁 사람은 밥 먹는 데만 급급하고 하예진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하예진도 사람이니 밥을 안 먹으면 배가 고팠다."엄마, 새우 먹어."주형인은 어머니에게 새우를 집어주면서 누나에게 말했다. "누나 많이 먹어, 다 누나가 좋아하는 거잖아."주서인은 게를 먹으면서 말했다."이번의 게는 너무 작아서 살이 거의 없네. 그냥 맛만 보지 뭐."맘에 안 들어 하는 게 너무나 잘 느껴졌다.주형인은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말했다. "다음에 호텔 가서 먹자. 내가 살게."주서인은 동생을 배려한 듯 허세를 부리면서 말했다. "호텔 너무 비싸잖니, 요즘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데. 다음에 누나한테 돈 주면 예진이 요리해 줄 수 있게 내가 장 좀 봐올게.""그렇게 해도 되고."주형인은 하예진에게 장 볼 돈을 조금만 주고 해산물을 살 일이 있으면 대신 누나에게 돈을 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물론 누나를 시키면 더 많은 돈을 줘야 한다.주서인은 해산물을 좋아해서 끼니마다 해산물 요리가 있어야 한다. 해산물이 비싼 데다 주서인에게 해산물을 사는 돈을 주면 5만 원은 부족할 게 뻔하다.새우와 게는 좀 작았지만, 하예진의 요리 솜씨가 좋아 주씨 집안 세 사람은 맛있게 먹었다. 사실 하예정도 어느정도 요리 실력이 있는 편이고 음식을 맛있게 만들 줄 안다.주씨 집안 세 사람은 빠르게 모든 해산물을 먹어 버렸고 하예진이 먹을 음식은 남지 않았다.김은희는 젓가락을 놓고 만족스러운 듯 휴지로 입을 닦았으며 말했다. "아 근데 우리 다 먹어버렸는데 예진이는 뭘 먹지?"그리고는 등을 돌려 하예진에게 말했다. "예진아, 우리 본의 아니게 다 먹어 버렸네, 이따가 계란프라이 해서 먹어."자주 있는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는 듯이 하예진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알겠어요."우빈이도 배가 부른 지 아무리 밥을 먹여 줘도 입을 꾹 다물었다.하예진
채소는 하예진이 어제 요리하다가 남은 것이었다. 딱 혼자서 먹기 적당한 반 정도를 냉장고에 넣었다.하예진 본인 돈으로 산 것이라서 주씨 집안 세 사람에게 줄 생각이 없었다.주서인은 할 말을 잃었다.이 죽을 뚱뚱한 년, 감히 미리 반찬을 뺀다고? 어디 굶어 죽지는 않겠네.하예진은 반찬과 밥을 들고 나가 식탁 앞에 앉아 여유롭게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하예정은 언니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바쁜 가운데에도 하예진에게 전화했다. "언니, 그 사람들이 언니를 괴롭히지 않았지?""언니가 칼을 들고 길거리에서 형부 쫓아간 적 있잖아. 요즘엔 그냥 말로만 좀 시비걸더라고. 여자가 남편을 별로 신경 안 쓰게 되면 남편이랑 시댁 사람이 선 넘는 행동을 하면 그냥 참지 않지."하예정은 언니가 한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였다. "언니, 밥 잘 먹었어?""먹고 있어, 너는?""나 지금 바빠서 이따가 먹으려고. 언니, 나 끊을게.""그래."하예진은 이 시간에 동생이 바쁜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예정과 통화를 끝낸 후 하예진이 계속 밥을 먹었다.주서인이 설거지를 다 하고 주방에서 나왔을 때 하예진은 이미 밥을 다 먹은 상태였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밥 먹는 속도가 빨라졌다."형인아. 나 할 말이 있어."주서인은 동생 옆에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퇴근하기 전에 하예진이 하예정한테 뭔지 모르겠지만 아주 큰 봉지 하나를 줬더라. 너 빨리 가서 확인해 봐, 우리 집 거 빼돌렸는지.""너 혹시 맛있는 걸 사 와서 집에 뒀어? 아무래도 먹을 것 같아."하예진이 집 물건을 하예정에게 주는 걸 싫어하는 주형인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음식을 준 것 같다는 소리를 듣고 눈살을 풀며 말했다. "누나, 내가 산 거 아니야. 나 요즘 집에 먹을 거 안 가져 와.""다행이다. 네가 산 것을 하예정이 가져가면 가서 달라고 해야지. 아니면 손해잖아.""누나, 나 그런 사람 아니잖아. 누나, 이번에 엄마랑 왜 여기 왔어? 정한이랑 같이 오지." 주형인은 누나가 이번에
주서인은 사실 자기가 한 일은 말도 안 되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아무리 학력이 좋아도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면 결혼생활과 감정으로 인해 잘 참는 사람이 된다."누나, 얘기 해봤어, 안 도와 준대."주형인은 이제 가슴을 치며 보증할 수 없게 되었다.가정폭력 사건이 벌어진 후 부부 관계가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었다.서현주와 사귀게 된 후 주서인은 애인만 신경 쓰고 아이를 낳아준 늙은 하예진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게 되었다.하예진도 만만찮았다. 예전에 많이 양보하긴 했지만 이번에 절대 타협하지 않을 기세였다.이 때문에 부부_x0008_간 관계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같이 살고 있지만 다른 방에서 자고 서로 개입하지 않으며 아들과 관련한 일이 아니면 말도 섞지 않았다."왜 이거도 못 도와줘? 돈을 준다고 했잖아, 20만 원이나! 백수한테 20만 원은 큰돈이야."주형인과 하예진이 싸울 때 주서인은 자기 동생 편에 들며 주형인과 하예진의 관계가 더 악화되지 않았으면 주서인은 돈을 줄 생각도 없었다."25만 원 생활비 더 준다고 하더라도 안 한대. 근데 하예진의 허락 없이 집 이름을 바꾸는 것은 큰 문제 없어. 우리는 다 같은 엄마의 자식이고 믿을게. 이 집은 우리가 결혼 전에 산 거지만 대출을 다 내가 갚고 있는 거야.""하예진은 인테리어 비용만 냈어, 내가 그냥 명의 바꿔도 하예진은 별 방법이 없을 거야."하예진은 이 집 명의를 주서인 이름으로 바꾸려면 인테리어 비용을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주서인은 줄 돈이 없어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하예진에게 그렇게 하고 싶으면 벽돌을 가져가라고 했다.주서인은 말했다. "애를 등하교시킬 사람이 없고 밥해 줄 사람도 없고 공부를 가르칠 사람도 없으면 뭐 하러 집 명의를 바꾸니?""누나, 아니면 퇴직하고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건 어때? 형부 수입도 많은데 살만할 거야."주형인은 누나에게 제안했다.주서인은 동생을 째려보며 말했다. "누나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야, 함부로 그만두면 안 돼."게
주서인은 더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작은 선물이라도 사줘 봐. 잘 달래서 화 풀어주면 모든 게 해결되는 거야.""아무렴 우빈 이 친엄마잖아. 우빈 이 그리고 조카랑 조카딸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걸 봐서라도 네가 살살 달래주면서 한발 물러서. 사내대장부는 굽힐 줄도 알아야 해."김은희도 딸의 말을 받아치며 아들을 말렸다."형인아, 우빈이를 생각해서 너희 둘이 어떻게든 쭉 살아야 해. 누나 말 듣고 예진이한테 선물도 사주면서 잘 어르고 달래보렴.""예전에 걔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니? 지금 너는 또 어떤지 다시 잘 생각해 봐. 네가 져 줘도 손해 볼 거 없단다."김은희는 아들 얼굴 보러 왔다가 아들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며느리를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녀와 주서인이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든 탓이 아닌가.그들이 주형인과 하예진한테 서로 더치페이하라고 부추기지만 않았더라면 하예진도 진지하게 시시콜콜 따지지 않았을 것이다."아니면 엄마가 네 아버지랑 같이 와서 여기서 살면서 아이 픽업 도와줄까?"김은희는 이어서 말했다."이제 우빈이도 유치원 다니게 되면 내가 픽업해 주고 예진이는 출근하면 되지 않니."주서인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출근은 무슨, 우빈이 유치원 가면 동서도 둘째 생각해야지. 우리 주씨 집안은 대대로 남자가 너무 적다니까. 나는 남동생이라고는 형인이 밖에 없잖아, 한 명 더 있고 싶어도 말이야.""나라에서는 다자녀 가정제도까지 나왔는데 우빈이는 아직 동생도 없잖아. 형인아, 너희도 진짜 2세 생각해 봐야 한다니까. 하예진이랑 하루빨리 둘째 만들어. 지금부터 준비하면 내년에 우빈이 유치원 입학할 때쯤 둘째도 낳고 딱 좋잖아."주서인은 하예진이 출근하는 걸 원치 않았다.안 그래도 하예진은 혼인 전까지 꽤 실력 있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행여나 다시 직장에 복귀한다면 곧바로 혼인 전의 자신감을 되찾고 수입도 올라가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그녀를 다시 발밑에 둘 수 없는 일이다.하예
그리고는 엄마한테도 얘기했다."엄마, 누나랑 나가서 돌아다니며 쇼핑해, 맘에 드는 거 있으면 뭐든 사고."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카톡으로 곧장 엄마한테 90만 원 보냈다. 마음껏 쇼핑하라고 말이다."그래, 이따가 네 누나랑 나가서 돌아보고 옷 몇 벌 사려니까 너도 얼른 출근하렴. 퇴근해서 일찍 들어오는 거 잊지 말고."김은희는 출근길에 나서는 아들을 마중하며 눈 몇 번 찡긋했다. 퇴근하고 올 때 하예진 선물 좀 사 오라는 뜻이었다.하예진은 유모차를 밀고 나와 아들을 카트 위에 앉혔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저 우빈이 데리고 산책 다녀올게요.""가보렴."김은희는 어느 때보다 인자하게 웃었다.하예진은 순간 경계했다.시어머니의 이러는 모습을 보니 또 뭔가 골탕 먹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어머니와 형님이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닐까?그게 뭐가 됐든 그녀는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이런 생각을 하자니 하예진은 더더욱 그들을 대꾸하고 싶지 않아 아들을 데리고 나갔다.한편 하예정은 일을 끝마친 후 저녁밥을 먹었다. 심효진은 먼저 집에 돌아갔기에 그녀는 공예품을 포장한 뒤 택배회사에 연락해 기사님을 불러 물건을 받아 가게 했다.오늘 배송할 수 있는 공예품을 모두 고객한테 보내고 나서 하예정은 늦은 밤 11시 전에 문 닫고 퇴근할 수 있었다.전태윤이 점심에 주형인이 바람피운 증거를 가져왔기에 두 자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하예정은 고마운 마음에 전태윤에게 새 옷 두 벌을 더 사주고 싶었다.이번에 그녀는 명품 슈트 두 벌을 사주기로 했다. 인물이 워낙 잘생겼으니 그가 입으면 더 멋있을 것 같았다.남편이 잘생겼다고 칭찬받으면 그녀는 아내로서 괜히 뿌듯했다.하예정은 가게 문을 닫고 곧장 운전해서 갔다.한 유명 브랜드의 의류전문점에 도착한 하예정은 자리를 찾아 주차한 뒤 한편으로 전태윤에게 카톡 하면서 차에서 내렸다.전태윤은 아직 관성 호텔에서 클라이언트와 식사하며 비즈니스 중이었다. 하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