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리자 하예정은 아예 그를 보지도 않은 채 음식만 챙기고 있었다. 하예정이 들고 잇는 음식을 보니 채소볶음 한 접시를 제외하고는 죄다 해산물이었다.그건 성소현이 선물한 해산물이었다.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하예정의 손에서 그릇을 빼앗았다."들어온 김에 대신 날라줄게. 괜히 왔다 갔다 하기 힘들잖아.""고마워요, 태윤 씨."막 걸음을 옮기려던 전태윤은 끝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봤다."왜 그래요?"하예정은 그가 그릇을 빼앗아 간 뒤 다른 그릇을 들었다. 그러다 어두워진 눈빛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본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옷이 더러워진 것도 아니었다."당신, 태윤 씨라고 안 부를 수는 없어?"전태윤은 홧김에 마음속의 불만을 털어놓았다.하예정과 지내면서 무슨 불만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하예정에 추측하라고 두기에는 미안하지만 그녀는 그럴 시간이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그녀는 계약 내용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그럼 뭐라고 불러요?"전태윤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순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그의 이름만 부르기에는 그도 어색했다.여보라고 부르기에는, 생각해보지 않아도 부르지 않을 것 같았다.그리고 전태윤도 어쩐지 하예정에게 남편이라고 불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마음대로 해."전태윤은 그 한마디만 내뱉은 뒤 음식 그릇을 들고 나갔다.하예정은 작게 중얼거렸다."태윤 씨가 아니라, 남편이라고 부르면 뭐 대답이나 해줄래요?"전태윤은 당분간 결혼 사실을 숨긴다고 말했고, 지금까지 그들이 부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았다.하예정은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채 음식 그릇을 들고 날랐다.심효진과 하예진은 이미 테이블을 깨끗이 닦은 뒤 다 차려놓았다.부부가 음식을 들고나온 것을 보자 심효진과 하예정도 주방에 들어가 도왔다.비록 오늘은 할머니가 전태윤에게 하예정에게 새우 껍질을 까주라고 귀띔해 주지는 않았지만 한 번 경험이 있었던 그
전태윤이 그렇게 말까지 한 마당에 하예진도 더 아무 말 없이 아들에게 일회용 장갑을 씌워줬다.식사를 마친 뒤, 전태윤은 아내를 도와 그릇을 거둬 주방에서 설거지를 했다.하예진은 동생의 앞에서 매부의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동생에게 전태윤에게 잘하라고 신신당부했다.그녀는 자신의 결혼생활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동생이 결혼 생활에 실망을 할까 봐 걱정이었다.주형인은 쓰레기였지만, 그렇다고 모든 남자가 다 쓰레기인 건 아니었다.이 세상에, 좋은 남편은 그래도 있었다.다만 하예진은 운이 좋지 못해 만나지 못한 것뿐이었다.하예정은 알겠다는 듯 대답했다."언니, 알았어. 그렇게 태윤 씨 칭찬만 수백 번 하지 않아도 돼. 난 들어가서 설거지나 도와야겠다."말을 마친 하예정은 괜히 언니가 옆에서 전태윤이 얼마나 좋은지 칭찬하며 전태윤에게 잘하라는 잔소리할까 봐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다.듣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평소에 전태윤을 괴롭히는 것 같지 않은가.심효진도 옆에서 몰래 웃음을 터트렸다.막 설거지를 하려는데 발걸음 소리가 들려 와 전태윤은 고개를 돌려 주방 입구 쪽을 쳐다봤다. 하예정을 본 그가 무심하게 말했다."내가 할 테니까 당신은 좀 쉬고 있어. 한 상 가득 차리느라 고생했을 텐데.""당신이 와서 먹는다길래 그렇게 많이 준비한 거예요."하예정은 아예 그를 옆으로 밀어냈다."태윤 씨는 나가 차라도 마시고 있어요, 제가 할게요. 태윤 씨 처형은 제가 태윤 씨를 괴롭히고 학대할까 봐 매일같이 제 앞에서 '태윤 씨는 좋은 남자야, 꼭 잘해줘야 해.'라고 잔소리하는데, 귀에 딱지가 다 앉을 지경이에요."전태윤은 그녀와 설거지를 하겠다 실랑이를 하지 않았다. 손을 씻은 그는 동의한다는 듯 말했다."처형은 겪어 본 사람이니, 잘 아는 거지. 안목도 있고, 틀린 말이 아니네.""…"하예정은 대꾸할 말을 잃었다."당신 형부가 바람을 피운 증거 가져왔어. 차에 있는데 지금 처형한테 가져다줄까?""이렇게 빨리 증거를 찾았어요?"전태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
전태윤은 밖에 앉아 잠깐 쉬었다. 이내 회사로 돌아가야 할 때, 마침 설거지를 마치고 나온 하예정은 가려는 그를 보자 따라 나왔다.그는 조용히 차에서 서류 봉투를 꺼낸 뒤 하예정에게 건네며 말했다."여기 전부 다 있어."주형인이 불륜 증거를 받은 하예정은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한 뒤 짙게 가라앉은 그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하예정은 주변을 둘러보다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는 이내 생각을 접었다."가는 길 조심해서 가요. 회사에 도착하면 문자 보내고요.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요."전태윤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차에 올라탄 뒤 그는 그윽한 눈으로 하예정을 몇 번 힐끔 보고 나서야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하예정은 제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차를 바라봤다. 왠지 두 사람 사이가 이상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조금 애정이 생긴 기분이었다.어쩌면 이대로 숨지 않고 다시 슬쩍 고개를 내밀어 사랑을 느껴봐도 되지 않을까?반년 계약이 아직 다 차지 않았으니 기회는 있었다.그렇게 생각한 하예정은 휴대폰을 꺼내 카톡으로 전태윤에게 문자를 보냈다."방금 전에 입 맞추고 싶었는데 옆에 사람이 있어서 못 했어요."메시지를 보낸 그녀는 전태윤의 답장을 기다리지는 않았다.잠시 망설이던 하예정은 이내 서류 봉투를 들고 가게로 돌아갔다.주우빈은 엄마 품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심효진은 고양이 두 마리를 데리고 놀다 들어오는 하예정을 보고는 물었다."너희 그이 갔어?""응, 출근 시간이잖아. 일도 바빠서 툭 하면 밤이 늦어야 집에 와."하예정도 고양이 두 마리를 쓰다듬었다.선물로 랙돌 고양이 두 마리를 턱턱 주는 전태윤은 그녀에게 사실 아주 잘해주고 있었다.강아지도 몹시 귀여웠다.동물이 생겼으니 조금 있다가 인터넷으로 강아지 사료를 좀 구매할 생각이었다."언니, 저기 작은 침대 있어. 우빈이 거기에 눕혀, 힘들게 안고 있지 말고."하예정은 다가가 조카를 안아 든 뒤 서류 봉투를 언니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건 태윤 씨가 친구한테 부
하예진은 입술을 깨물면서 겨우 눈물을 그쳤다.하예진은 주형인을 위해 울었었고 더 이상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했다.하예진의 눈물은 그이의 연민을 얻어낼 수 없게 돼서, 눈시울을 붉힐 의미가 없었다."나는 괜찮아."하예진은 종잇장을 봉투에 집어넣으면서 애써 꿋꿋하게 말했다."나 지금 마음이 많이 진정됐어. 인제 와서 그이가 나를 배신했다는 것을 안 것도 아니야.""예정아."하예진은 봉투를 예정이에게 건네면서 말했다."이 증거들을 네가 언니 대신 보관해 줘. 집에 가져갔다가 그이한테 들키면, 재산을 미리 빼돌려서 나한테 불리할 수 있어.""그래."하예정이 봉투를 건네받으면서 침착하게 말했다."네가 말한 것처럼 모르는 척하고 있다가 일자리가 안정되면 그때 가서 이혼하자고 말할 거야. 내 몫을 확실히 챙겨서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거야!"하예진은 결혼 후에 직장을 다니지 않았지만, 가정을 위해 헌신했다. 결혼 후에 주형인이 번 돈은 부부 공동 재산에 속하기에, 하예진은 그이가 모아둔 돈을 빼앗아서 그이의 심정을 편찬하게 하려고 했다.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 비용도 하예진이 낸 것이었다.그래서 주형인에게서 인테리어 비용을 돌려받으려고 했다."언니 화이팅!"하예정은 하예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언니, 마음 놓고 싸워, 내가 곁에 있어 줄게!""예정아."하예진은 하예정을 꼭 껴안았다.열다섯 살에 엄마 아빠가 세상을 떠났고 하예진과 하예정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하예진은 쓰레기 같은 주형인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링링링......"예진이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하예진은 하예정의 품에서 떨어져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 표시를 봤다. 주형인이 걸어온 전화였다.하예진은 말없이 전화를 받았다."하예진, 너 지금 어디야?"주형인이 다짜고짜로 하예진에게 질문했다."하루 종일 밖에서 뭐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엄마랑 누나가 집에 찾아갔다가 지금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어."하예진은 쌀쌀맞은 말투로 말
"예정이는 당신한테 빛진 것 없어. 당신 엄마랑 누나가 먹고 싶다는데 왜 내 동생이 사줘야 하는데? 주형인, 내가 결혼하면서 삼 년 동안 일을 안 해서 돈을 벌어 오지 못했지만, 대신 집안일을 했어. 내가 뒤에서 받쳐주지 않았으면 네가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돈을 주지 않으면 사지 않을 거야. 그리고 돈을 보낼 때 인건비도 보내. 네가 말했잖아, 우린 더치페이라고. 그들은 네 엄마고 네 누나니까 내가 밥해줄 의무가 없어. 네가 밥해주라고 했으니 당연히 인건비도 줘야 해.""삼 년 넘게 같이 살아온 정이 있으니, 인건비는 3만 오천 원만 받을게."주형인이 전화로 욕설을 퍼부었다."돈 쓰고 먹는 줄만 알아서 지금처럼 뚱보가 된 거야. 집안일을 뭐 했는데? 난 그런 적 한 번도 못 봤어. 나의 사업은 내가 노력해서 이뤄낸 거야. 너랑 아무 상관도 없어.""그리고 인건비? 나의 엄마는 네 엄가가 아니야?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밥해주면서도 돈을 받아? 사람들이 알까 봐 창피해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겠다.""돈 없으면 밥을 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하예진은 곧바로 통화를 끊었다.아내가 전화를 끊자, 주형인은 화가 나서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구입한 지 얼마 안 된 새 핸드폰이고 서현주와 같은 신형 모델이어서 참았다. 주형인은 한꺼번에 핸드폰을 두 대 구입해서 서현주에게 한 대를 나눠줬다.핸드폰을 던지기에는 너무 아까웠다."빌어먹을 뚱보년, 우빈이가 유치원에 가면 바로 이혼할 거야! 나를 떠나면 그 꼴로 아마 아무도 받아주지 않을걸? 그래도 난리 칠 수 있을 것 같아?"주형인이 사무실에서 하예진을 한참 욕했다. 그리고 결국 하예진에게 생선값 팔만 오천 원을 보냈다. 하지만 하예진에게 생선을 사면서 영수증을 꼭 챙기라고 했다. 자기가 저녁에 들어가 영수증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그사람이 언니보고 집가서 음식하래?"하예진이 전화를 끊자, 하예정이 물었다."그 잘난 시어머니랑 시누이가 또 왔어. 주형인이 생선을
전화를 두 번이나 걸어도 하예진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주서인은 화를 내면서 전화를 끊고 엄마한테 말했다."엄마, 예진이는 자기 동생의 가게에 가 있어. 우빈이가 자고 있어서 우빈이가 깨어나야 집에 돌아갈 거니까 우리보고 직접 가서 키를 가져가라는데."김은희가 눈썹을 찡그리며 언짢게 말했다."우빈이가 자고 있으면 우빈이를 안고 돌아오면 되잖아. 하예정가 차로 데려다주면 바로 올 수 있 있어."그녀는 며느리가 자기와 딸이 문 앞에서 기다리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했다."일부러 그러는 거야. 우리가 자기를 기다리게 일부러 그러는 거야."주서인도 김은희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예전에 엄마가 키를 집에 놓고 왔을 때 예진이가 집에 없어도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돌아와서 문을 열어줬어. 이번처럼 이렇게 오래 기다리라고 한 적이 없어. 엄마, 예진이가 형인이와 대판 싸우면서 태도가 바뀐 것 같아."김은희가 주서인의 말에 응했다."아마 그런 것 같아."주서인이 욕설을 퍼부었다."하예정이 지난번에 형인이를 그렇게 때려놓고, 예진이도 형인이를 집에 데려가려고 찾아오지도 않고, 결국 우리가 형인이를 말려서 집으로 보냈어. 우빈이가 없었으면 형인이한테 말해서 예진이를 집에서 쫓아냈어.""그 집은 형인이 집이야.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형인이한테 말해서 쫓아낼 거야!"하예진은 남편 면목을 봐서 큰누이와 따지지 않았지만, 큰누이는 항상 하예진을 지적하고 구박했다. 주서인은 현재 하예진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아 당장 동생에게 말해서 하예진을 쫓아내려고 했다.이혼해도 주형인의 조건이면 서현주같이 젊고 예쁜 아가씨와 결혼할 수 있지만, 하예진은 자기 동생을 떠나면 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재혼한다 해도 할아버지들 외에는 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런 말은 나랑 있을 때만 해. 형인이 앞에서는 하지 마."김은희는 예진이에게 불만이 있었지만, 손자를 위해서도 아들과 며느리가 해어지지 않기를 바랐기에 딸을 경고했다.주서인이 주형인 앞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지 않았다면 하예진을 도와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주부로 지내다 보니 수입이 없어 그 집 식구들에게 짓밟힌 것이었다.두 모녀는 한참을 더 기다렸다가 하예진이 아들을 데리고 돌아왔고, 두 모자의 뒤를 따라온 것은 하예정이었다.하예정의 손에는 방금 시장에서 사 온 해산물 한 봉지가 들려 있었다.주 씨 집 모녀는 하예진을 보면 본능적으로 욕을 하고 싶었지만, 뒤따라오는 하예정을 보자 욕하고 싶은 말을 되레 삼켰다.지난번 가정폭력 사건 후 주 씨 집 모녀는 하예정을 찾아갔지만, 결국 하예정이 화를 내며 말하는 모습에 허겁지겁 도망을 쳤고 그 이후 하예정한테 트라우마가 생겼다."우빈아"김은희는 곧 웃으며 앞으로 나와 유모차에서 주우빈을 끌어안았다."우빈아, 할머니 우빈이 엄청 보고 싶었어요.""김은희는 손자를 안고 양쪽 얼굴에 뽀뽀를 여러 번 하고 있었다.""할머니"우빈은 여러 번 뽀뽀를 받은 뒤, 손을 들어 뽀뽀를 받은 곳을 닦으며 할머니를 불렀다.주서인은 우빈의 얼굴을 주무르며 웃으면서 말했다. "한동안 못 봤더니 우빈이 얼굴에 살이 쪄서 손에 쥐는 촉감이 정말 좋네. 우리 집 정한이랑은 다르게 말이야. 정한이는 살이 빠졌어."고모의 손길이 아파서 주우빈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주무르던 고모의 손을 쳐냈다.하예진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는데, 김은희가 딸을 두고 말했다."아이 앞에서 살쪘다고 하지 마라. 안 좋다.""우빈이 뚱뚱하지 않아요. 지금 보기 딱 좋아요."김은희는 외손자가 더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모도 오셨네."김은희는 하예정을 금방 본 것처럼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하예정은 담담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언니와 우빈이를 데려다주고 있었어요."하예정은그 해산물 봉지를 주서인에게 건넸다. "이건 먹고 싶다던 해산물입니다."주서인의 생활은 편했다. 부모님이 도와주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동생 집에서 먹으면서 이득을 보고 있었다.그러니까 주씨 집안 같은 일품 집안
그 말을 들은 주서인은 하예진에게 따지려는 것을 어머니가 슬그머니 옷자락을 잡아당겨서 화를 꾹 참았다.하예정은 언니를 도와 유모차를 집안으로 들였다.금방 주서인이 언니도 3만 원을 내 해산물을 사라는 말을 듣고는 어이없단 듯이 웃었다.이렇게 어이없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엄마"주서인은 두 자매가 집으로 들어간 후 낮은 목소리로 엄마한테 말했다."왜 하예진한테 따지지 못하게 해! 먹고 자고 쓰는 거 다 형인이의 것인데 밥 먹는 것을 이렇게 하나하나 선 긋고 말이야.""형인하고 하예진 지금 더치페이하고 있어. 너랑 나는 형인 가족이고 밥 먹는데 하예정이 하나하나 따지는 거 두 사람의 더치페이에 맞는다고 본다. 네가 따지다가 화내게 되면 예정이가 널 도와서 애 배웅하고 밥을 해줄 거 같니?"주서인은 오늘 온 주요 목적을 생각하고는 화를 참았다.그렇지만 동생한테 아내가 있는데 없는 거나 마차가지고 하예진은 시어머니와 시누이를 너무 안중에도 없다고 투덜거렸다."예정아, 학생들 곧 하학시간이야. 넌 빨리 가서 가게를 도와. 언니 도와 줄 필요 없을 거 같아."하예진은 동생에게 떠나라고 재촉했다."언니 그래도 불안해.""걱정하지 마. 언니 더는 참지 않을 거야. 넌 볼일 봐. 언니 진짜로 일 생기면 꼭 연락할게."하예정은 그래도 떠나고 싶지 않았다."너 자주 일이 있어서 항상 효진이한테 가게를 맡기는데 아무리 절친이어도 계속 그러는 건 아니라고 봐. 빨리 가게 가서 물건 파는 거 도와줘.""효진이는 이해할 거야. 가게는 걱정하지 말고 언니 먼저 도우라고 말하는 애야.""효진이가 개의치 않는다고 해서 늘 이렇게 하면 안 돼. 그러면 얼마나 안 좋아. 빨리 돌아가. 언니 혼자서 대처할 수 있어. 괜찮아. 두 사람이 괴롭히면 부엌칼 들고 쫓아다니지 뭐. 난 신경 쓰지 않아. "하예정은 언니의 재촉에 말했다. "언니, 그럼 가게로 먼저 돌아갈게. 너무 많은 일 할 필요 없어. 만 원의 인건비 정도만 하면 돼.""그건 당연하지, 괜히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