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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하예정은 라면을 먹으며 언니에게 자냐고 문자를 보냈다.

키보드 두드릴 시간이면 통화를 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 하예진은 답장 대신 전화를 걸었다.

"예정아, 나 아직 안 자. 넌 이제 집에 들어갔어?"

하예진은 자신의 동생 생활 패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그녀의 집에서 함께 지낼 때, 하예정은 제일 늦게 잠들고 제일 빨리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하예진은 동생이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차리고 집안일을 했던 것은 다 자신의 남편이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돼서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다달이 돈도 보태줬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은 그래도 주형인에게 공으로 빌붙어 지낸다고 한 소리를 들었다.

침대 옆자리가 비어있지만 이제 하예진도 더는 상관없었다.

하예정은 지금 오직 동생만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응. 지금 야식 먹고 있어. 언니, 나 언니한테 할 말 있어. 진우가 오늘 관성 호텔에서 모임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형부를 만났대. 예쁜 여자랑 같이 있었다더라. 진우말로는 형부가 그 여자를 엄청 잘 챙겨주는 게 다정한 커플같다고 하더라."

"진우는 형부 이름만 알고 만나 본 적은 없잖아. 뒤늦게 생각났다고 나한테 알려줬어. 유진테크 사장이라고 하는 걸 보면 열에 아홉은 형부가 맞는 것 같아. 언니 그 사람 재산 같은 거 빼돌리지 못하게 잘 주시해. 언니 스스로도 꼭 지키고."

요즘 세상에, 아내를 죽이는 일은 너무나도 많이 벌어졌다.

하예정은 언니에게 자신을 보호하라는 말부터 했다.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혼하면 그만이었다. 남자 하나때문에 목숨까지 잃는 건 너무 무가치한 일이었다.

동생의 말을 들은 하예진은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었다.

사실 그녀는 주형인이 바람을 피웠을지도 모른다고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다.

주형인은 이제 겨우 30이 조금 넘은 나이에 그럭저럭 잘생긴 데다 직장에서도 잘나가고 있었다. 밖은 고사하고 회사 안에만 해도 어리고 예쁜 여자들이 아주 많았다. 매일 회사에서 어리고 예쁜 여자들만 만나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몸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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