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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술을 많이 마셔서 냄새나. 얼른 가서 샤워나 해."

하예진은 이마를 찌푸리며 발로 그를 툭툭 찼다.

하예진안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생은 그녀에게 주형인이 발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먼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몰래 증거를 수집하라고 했다.

하예진은 주형인이 아직 자기한테 해코지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금 과학의 발전해 경찰의 수사 속도는 날로 빨라지고 있어, 주형인이 그녀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언젠가 밝혀지게 될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미래와 목숨을 담보로 기꺼이 그녀의 목숨과 맞바꿀 사람이 아니었다.

주형인은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샤워하러 향했다.

샤워를 마친 그는 다시 아들 곁에 누웠다. 하지만 몇 분 뒤 다시 일어난 주형인은 아들의 발밑에서 위오 올라오더니 하예진의 다리를 더듬기 시작했다. 의도가 다분했다.

그는 하예진의 몸매에 정이 뚝 떨어졌지만 서현주는 내내 애만 태우는 데다 지금은 몸이 달아오른 터라 하예진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두 사람은 합법적인 부부가 아닌가.

예전 같았으면 그가 이렇게 만지면 하예진은 얌전히 맞춰주곤 했다.

오늘 밤, 하예진은 주형인이 허벅지를 만지자마자 곧바로 발로 차버렸다. 갑작스러운 발길질에 주형인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주형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주형인은 하예진에게 욕설을 퍼부으려고 했지만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슬리퍼를 들며 당장이라도 싸울 기세인 하예진의 모습에 전에 칼을 들고 자신을 쫓아오던 광경이 생각났다.

목 끝까지 차올랐던 욕설이 하나도 뱉어지지 않았다.

"꺼져!"

하예진은 슬리퍼를 던지며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

"애 깨우기만 해 봐!"

주형인은 얼굴을 붉힌 채 하예진에게 손가락질을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끝내 씩씩대며 방을 나섰다.

하예진은 방문을 닫은 뒤 아예 문까지 걸어 잠갔다.

한 시간 전의 동생의 전화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정말 주형인과 잠자리를 가질 뻔했다. 뭐가 됐든 두 사람은 아직 부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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