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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전씨 가문 할머니의 눈에 들 수 있다는 것은 그녀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었다.

전태윤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볼 게 뭐가 있다고. 다 똑같이 눈 두 개에 코 하나, 입 하나지."

"하하."

이동명은 폭소를 터트렸다.

그는 자신의 친구가 하예정을 소개해 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소정남은 어쩌면 이미 만났을지도 몰랐다. 심지어 하예정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소정남은 가십에 관심이 많은 데다 정보망도 있어 하예정의 조상의 뿌리까지 다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이동명은 이 화제를 더 이어 나가지 않았고, 친구의 일이 바쁘다는 것을 아는 그는 이내 통화를 마쳤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새에 또다시 깊은 밤이 되었다.

전태윤은 롤스로이스 안에 앉아 미간을 어루만졌다. 조금 피곤했다.

아마 요 며칠, 정말 뭐에 홀린 건지도 몰랐다. 하루에 이틀, 심지어는 사흘 치의 일을 했으니 힘들지 않을 리가 없었다.

"도련님, 오늘도 로열 팰리스로 모실까요?"

기사가 물었다.

전태윤은 뒤로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은 채 기사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2분쯤 지나고 나서야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발렌시아로 가."

"네."

도련님의 대답을 들은 강일구는 온 신경이 다 풀어지는 것만 같았다.

도련님이 드디어 사모님의 곁으로 돌아갔으니 그들도 이제는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비록 전태윤은 경호원들에게 뭘 어쩌지는 않았지만 요 며칠 기분이 안 좋은 티가 너무 나 경호원들도 혹시라도 작은 실수를 저질러 전태윤에게 쫓겨날까, 따라서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었다.

전태윤은 회사에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접대를 하러 갔던 터라, 집으로 오는 길이 조금 멀었다.

그렇게 20분이 지나서야 겨우 발렌시아 아파트에 도착했다.

전태윤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집 안은 어두컴컴했다.

'아직 안 돌아 온 건가?'

불을 키고 시계를 확인하니 11시였다. 곧 하예정이 돌아올 시간이었다. 빨리 올라와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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