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절차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됐다.김천웅은 비서에게 양도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강서준은 그 자리에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200억을 김천웅의 개인 계좌로 이체했다.동시에 강서준은 ST 회사 계좌에도 200억을 이체해 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계좌 이체를 마치고 계약서에 서명까지 했다.김천웅은 김초현을 보고는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초현, ST를 잘 부탁하마. 내 손에 있으면 희망이 없어. 너한테 맡겼으니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둘째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제가 꼭 잘할게요.”김초현은 다짐하듯이 말했다.“맞다…”김천웅이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김초현에게 말했다.“초현, 지금 회사 직원들 모두 현장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수십 대 트럭을 끌고 와서 월급을 주지 않으면 현장 장비들을 다 끌어내서 팔아버린다고 시위하고 있어.”“네?”김초현은 당황했다.ST 공장과 장비, 직원들을 보고 200억을 퍼부었는데 장비를 가져가면 공장 껍데기만 남게 된다.“가, 가 봐야겠어요.”바로 사무실에서 나와 공장 구역으로 향했다.확실히 ST 가공공장 앞에 수십 대 트럭이 세워져 있고 100명 넘는 직원이 모였다.몸집이 뚱뚱한 40대 남자가 가장 앞자리에 서서 20대로 보이는 남자에게 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김소준, 내 앞을 막지 말고 공장 문 열어!”“어서 열어! 월급도 못 주면서 장비도 못 팔게 해?”“장비를 여기 둬서 뭐해? 설마 다시 재가동하려고?”“주문도 없는데 공장은 이제 무용지물이 됐어!”…직원들이 소리를 질렀다.“왕 부장장님, 당신도 여기 오랜 직원인데 공장에 어려움이 생기면 나서서 도와주기는커녕 왜 같이 장비를 끌어내지 못해서 그래요? 장비를 가져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요? 그러면 ST는 영영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된다고요!”공장 입구에서 20대 남자가 끊임없이 설득했다.이 남자는 김용의 아들 김소준이다. 공장 창고를 담당하고 있다.“여러분, 저를 믿으세요. ST는 무조건 이번 고비를 넘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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