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능장군 용수님: Chapter 171 - Chapter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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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김초현이 침울해하자 강서준이 설명했다. “초현, 김현이 함부로 하는 말은 믿지 마. 나와 윤지 아무도 하지 않았어. 윤지는 그냥 팔짱 끼고 일자리 소개해달라고 했어. 김현이 말한 것처럼 끌어안지 않았다고.”“맞아요.” 하윤지도 나서서 해명했다. “초현 언니, 다른 의도 없었어요.”김현이 벌떡 일어서며 언성을 높혔다. “네가 일자리를 찾아줘? 무슨 회사 대표라도 돼? 초현 누나가 지금 SL 그룹 이사장인데 일자리를 찾아도 누나를 찾지 왜 너를 찾아?”하연미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윤지, 네 아버지한테 이르지 않을게. 소문이라도 나면 하씨 가문 명성만 더럽혀져. 강서준, 너 초현과 당장 이혼해. 뻔뻔하고 염치없는 데릴사위는 필요 없어!”“맞아요, 이혼해야 돼요.” 오유민도 맞장구를 쳤다. 김초현은 혼란스러웠다. 이혼?솔직히 엊저녁에 말하고 싶었다. 다만 강서준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보고 배려하고 다정하게 대한 것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었다.남자는 실수할 수 있다. 그것을 알고 고치기만 한다면 용서해줄 텐데.그런데 강서준은 점점 선을 넘는다. 집안에서 하윤지와 끌어안고 있을 줄이야.김현이 제때에 집에 오지 않았다면 두 사람…김초현은 그런 생각에 너무도 억울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눈물이 글썽한 눈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그 모습에 강서준의 가슴이 아파왔다. “초현, 나를 못 믿어?”김초현이 울면서 대답했다. “믿어. 하지만 내 눈을 더 믿어. 어제 저녁에 봤어. 두 사람 문 밖에서 끌어안고 있는 걸. 그래, 남자니까 실수는 할 수 있어. 나는 기회를 줬어. 하지만 너는? 대체 나를 뭘로 보고? 여긴 내 집이야. 여기서 다른 여자랑 다정하게 지낸다는 게 말이 돼?”김초현은 흐느끼다 결국 터져버렸다.강서준도 생각났다. 엊저녁 하윤지가 팔짱을 낀 장면을 본 것이다. 어쩐지 표정이 어둡고 말도 더듬거려서 이상하다 했는데, 하지만 강서준은 진짜 억울했다.“이혼해.”“반드시 이혼해야 돼.”“우리 집에서 먹고 자는 주제에 누나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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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강서준과 하윤지를 내쫓으려는 태도가 결연했다. 하연미는 빗자루까지 쳐들고 쓸어내듯이 휘둘렀다. 문 밖으로 쫓겨난 하윤지는 바닥에 내팽개친 옷들을 주워 들며 엉엉 서럽게 울었다.울면서도 강서준을 보며 사과했다. “혀…형부. 미안해요. 다 내 탓이에요.”강서준은 그저 손을 휘휘 저었다. 이 정도 사소한 일, 확실히 아무도 아니었다.“됐어. 너도 자책하지 마. 다 네 탓도 아니야. 이 집 사람들은 처음부터 나를 싫어했어. 초현과 이혼하라고 독촉했지. 전에 초현이 내 편이더니 이제는 진짜 이혼할 생각인 가봐.”별로 큰 일이 아니지만 번거롭게 되어버렸다.“미…미안해요. 진짜 미안해요. 만약 이혼하게 되면. 내…내가 책임질게요.”강서준이 째려봤다. “필요 없어.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내 마음 속에는 초현 뿐이야.”강서준은 알고 있다. 자신이 큰 인물인 줄 알고 하윤지가 접근하고 있다는 걸.“나 진심이에요.”하윤지가 계속 말했다. “이 집안에서 그런 대접을 받을 바엔 이혼하세요. 나도 얼굴 예쁘고 몸매 좋아요. 초현 언니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고요.”김초현이 강서준의 흑룡카드를 돌려주려고 문을 열다 하윤지가 하는 말을 들었다.그 때문에 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우는 얼굴보다 더 보기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서준, 카드 돌려 줄게. 전에 잘해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우리 집에서 그동안 고생했어. 두 사람 행복하길 바랄게.”카드를 강서준 손에 쥐어 주고는 흐느끼며 집으로 들어갔다.쾅!강서준은 그래도 몇 마디 더 하려고 했다.한데 이미 문을 닫고 들어가버려서 마지못해 카드를 호주머니에 넣었다.하윤지가 똑똑히 봤다. 강서준이 서운해하는 모습을. ‘진짜 김초현만 좋아하나 보다.’그제야 자신에게 평생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형부, 언니가 화 풀리면 그때 다시 얘기하세요. 용서할 거예요.” 하윤지는 한편으로 위로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주워 트렁크에 쑤셔 넣었다.그리고 강서준을 향해 손짓으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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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지금은 저녁 9시.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서 이미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백소희는 사람을 고용했다. 회사 본부에서 후속 투자 유치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무렵에 강서준의 전화가 걸려오자 백소희는 잠시 회의를 중단했다.“회사입니다. 강 형님. 무슨 일이세요?”강서준이 입을 열었다. “여기 친구 한 명이 일자리 찾는 중이야. 그쪽에서 일자리 찾아 줄 수 있어?”“거기 어디세요? 바로 사람을 보내 마중 나갈게요. 회의 끝나려면 아직 한참이나 있어야 돼서 제가 직접 갈 수 없어요.”“됐어. 택시 타고 갈게.”강서준은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어리벙벙해 보던 하윤지가 물었다. “형부, 누구한테 전화했어요?”강서준이 씨익 웃었다. “택시 타고 강중 도시 무역 센터로 가자. 일자리 소개해줬다는 말 누구한테도 하지 마. 특히 초현 앞에서.”“알겠어요.”하윤지는 병아리가 모이를 쪼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이 택시를 타고 떠났다. 강중시 중심에 위치한 무역 센터는 새로 세운 건물로 매우 높은 빌딩이다.주변에는 쇼핑 거리, 먹자골목, 상가, 골동품 매장 등 한 곳에서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별장과 고급 주택 단지까지 있어 규모가 큰 신도시 무역 센터를 조성했다.무역 센터 가장 중심에 위치한 180층 건물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시대를 초월한 빌딩이라고 불린다. 외부에서도 시대를 초월한 금융 센터라고도 한다.택시에서 내린 하윤지는 황홀한 눈으로 건물들을 바라봤다.“형부, 여기는 신도시 중심이잖아요. 앞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전국 대기업들이 모이는 곳이죠. 근데 형부. 아직 기업들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일을 하라는 거예요?”말하던 하윤지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서…설마 최근 설립한 QS 그룹? 신도시 금융 센터의 유권자?”강서준은 싱긋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록 남몰래 이 중심 센터를 매입했지만 한 번도 와서 본 적이 없었다. 180층 되는 건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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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하윤지는 온몸이 굳어버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백소희를 노려봤다. 그러자 백소희가 화들짝 놀라면서 무릎을 꿇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행동에 옆에 서 있던 20여 명 엘리트가 뻥진 표정을 지었다. QS 그룹의 백 대표가 무릎을 꿇다니.강서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뭐하는 거야? 일어나지 못해?”“네, 네.”백소희는 즉시 일어서서 여전히 겁에 질린 채 옆으로 물러났다.“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흩어져.”“어서 돌아가서 일 보세요.” 백소희가 재빨리 지시했다.“네.” 엘리트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QS 빌딜 아래에 강서준, 백소희, 하윤지만 남았다.“강…강 형님. 저…”원래 강서준을 환영하려고 엘리트를 부른 건데 오히려 거슬리게 해서 걱정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 나왔을 텐데.강서준이 손을 휘휘 저었다. “됐어. 네 잘못이 아니야. 다음부터 안 하면 돼. 참,여기 하윤지. 내 사촌 동생인데 강중에 일자리 찾으러 왔어. 자리 하나 찾아줘.”“네.”강서준의 사촌 동생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든 트렁크를 받았다.“강 형님, 제가 들게요.”강서준이 당부했다. “능력만큼 일을 시켜. 나는 회사에서 놀고먹는 꼴은 못 봐. 그리고 관계를 내세우는 것도 바라지 않고.”‘응?’ 백소희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강서준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백소희를 보고 말했다.“내 말은, 내가 데리고 왔다고 해서 그냥 놀게 두지 말라는 거야. 능력 되는 대로 일을 시키라고.”“알겠어요.” 그제야 백소희가 알았다.하윤지는 아직도 멍한 상태로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신도시 중심 QS 그룹인 금융 센터가 강서준 것이라고?’하윤지는 믿어지지 않았다. ‘강서준 대체 뭐야? 돈이 얼마나 있길래 QS 건물을 매입한 거지? 이런 남자가 어떻게 데릴사위 된 거지?’“하윤지…”“응?”그제야 혼이 돌아온 하윤지가 경악했다. “형…형부, 말하세요.”“회사에 들어가면 열심히 일 해.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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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어쨌든 강서준의 사촌 동생이다. 백소희의 눈에는 그저 회사 간판을 보고 실무 경험을 쌓으러 온 것으로 보였다. “네? 먹자골목 투자 유치를 담당하라고요?”하윤지가 깜짝 놀랐다. 이건 진짜 능력 있느 고위층 직원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강중에 와서 보잘 것 없는 직원이라도 일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데 지금 한 구역을 담당하게 되다니, 먹자골목 투자 유치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미식업계에서 진정한 요식업계만 입점할 수 있고 권리금은 일시불로 몇 억을 지불해야 된다고 들었다. 물론 이 금액에 임대료는 포함하지 않는다.그 시각,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걱정됐다. 하지만 그보다 강서준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대…대표님, 형부…아니 강 형님은 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이 QS 빌딩, 전세계에서도 일류인 금융센터를 진짜 강 형님이 매입한 거예요?”저도 모르게 속마음 그대로 말해버렸다.백소희가 의아했다. “네? 모르셨어요?”“뭐…뭐가요?”하윤지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강서준이 매입한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확인하고 싶었다.한데 백소희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강서준도 알려주지 않는 걸 백소희가 감히 떠벌릴 수 있을까?하윤지가 말을 돌렸다. “서…설마 강 형님이 남황 흑룡인가요?”백소희가 미소를 지었다. 그 사이 최고층에 도착했다.최고층에 호화로운 회의실이 있다. 거기에 20여 명 엘리트가 모였다.하윤지는 호화로운 회의실을 보고 또 충격 받았다. 전에 한 회사에서 비서를 한 적이 있지만 작은 회사일 뿐 이처럼 내부가 으리으리한 건물은 본 적이 없었다.“하윤지 씨를 소개할게요. 앞으로 먹자골목 구역을 담당할 거예요.”그 사람들은 하윤지가 회장님과 함께 온 것을 봤으니 알고 있다. 모두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하윤지 씨, 안녕하세요.”“하윤지 씨, 잘 부탁드려요.”…“안녕하세요. 금융계에서 이름 있는 왕 선생 맞으시죠?”“알고 있어요. 당신은 월 스트리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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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보통 진료소 안방에서 이혁이 깊은 잠을 자고 있다. 갑자기 인기척을 느끼고 벌떡 일어서서 전등을 켰다. 강서준이 방으로 들어왔다.“강 형, 어떻게 오셨어요?”“초현이 삐졌어.” 강서준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네? 무슨 일로?” 이혁이 놀라서 묻자 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이혁이 담배 한 대를 건네 주고 라이터를 켰다.“큰일 아니야. 그냥 좀 오해가…”강서준이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하하하하…”이혁이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 “너무 웃겨요. 호호탕탕한 남황 용수님이 집에서 쫓겨나다니…”강서준의 안색이 이상한 걸 눈치채더니 바로 입을 다물고 진지하게 물었다.“강 형, 저더러 사람을 죽이라면 할 수 있는데 이 일은…정말 못 도와드리겠어요.”강서준이 손을 저었다. “도와 달라는 게 아니야. 초현이 화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설명할 거야.”“그럼 오늘 저녁 여기서 주무시게요?”“이참에 밖에 나가서 한잔할까?”강서준이 이혁을 끌고 진료소 밖으로 나왔다. 한참 걷다 도로 옆 고기집에 들어가 소고기와 맥주를 주문했다.한 편, 김초현은 울고불고 하다 지쳐 잠들었다.이튿날 아침 일찍 깼다. SL 회사를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 신청할 서류도 정리해야 한다.QS 무역 센터에서 일부 대기업들만 먼저 입주시키고 작은 규모 회사는 대대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할 때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초현.”김초현이 방에서 나오자 하연미가 다가왔다. “얼른 강서준과 이혼해. 내가 부잣집 도련님을 물색해 놨어. 나이 어리고 돈도 많으니 너한테 잘 어울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알아볼게. 미미관의 고이현도 괜찮긴 하지.”“나중에 얘기해요.”김초현은 아직 그럴 마음이 없었다.회사에 가기 전에 민정국에 들러 강서준과 이혼 수속을 밟아야 한다. 그 때문에 아침도 먹지 않고 민정국으로 향했다.택시 안에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엊저녁 강서준은 술에 떡이 되도록 마셨다. 아직 잠도 깨지 않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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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흑룡, 아니 강서준. 장난하지 마세요. 나 당신처럼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바쁘다고요.”강서준이 목소리를 한껏 올렸다. “이혁, 남황에서 10만 대군을 보내라고 해.”“넵. 명을 받들겠어요.”소요왕은 강서준과 이혁이 맞장구를 치는 것을 듣고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강서준, 당신 이겼어. 앞으로 더는 사소한 일로 나를 찾지 마세요. 직접 최동에게 연락하세요. 해결해줄 거예요.” “그렇다면 중요한 일은 소요왕을 찾으면 되겠네요?”소요왕은 너무 어처구니없어 그냥 끊어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지시를 내렸다.“최동, 할 일이 생겼어.”명령을 받은 최동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의아했지만 소요왕 사무실에서 나왔다.그 시각 보통 진료소.강서준이 어느 정도 안심했다. “김초현, 쉽게 이혼하지 못할 거야. 이혁, 현명한 방법을 생각 했어. 나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이혁은 얼굴 근육이 욱신거렸다.‘현명할 것까지야. 그냥 어쩔 수 없이…’“됐어. 그만 멍 때려. 차로 날 좀 데려다줘.”“그러죠.”이혁은 정신차리고 강서준을 민정부서로 데려다 주었다.문을 열었더니 김초현이 이미 와 있었다. 서서 강서준이 오기를 기다린 모양이다.“김초현 아니에요?”“맞아요. SA 가문 김초현. 지금은 SL 회사 이사장이요. 어제 뉴스에 나왔어요.”“왜 민정국에 왔지?”“설마 강서준과 이혼?”김초현도 이젠 강중의 유명인사다. 게다가 미모면 미모 기품이면 기품까지 겸비해 민정국 앞에 선 순간부터 모두가 알아봤다. 하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고 휴대폰을 계속 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9시 되자 다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뭐 해? 아직도 안 오고? 어디까지 왔어?”목소리에 잔뜩 불쾌함이 묻어났다.“다 왔어.”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몇 분 지나자 드디어 눈앞에 나타났다. 아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김초현은 오히려 정색을 하며 민정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강서준이 이내 김초현을 끌어당겼다.“무슨 짓이야? 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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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왜죠? 방금까지도 문 열었잖아요.”“오늘 여자 친구와 같은 생일이라 결혼증 받으러 온 건데. 뭐 하자는 거야?”대기하던 사람들이 민정부서 앞에서 불평을 내놓기 시작했다.강서준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전쟁터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상쾌했다. 도로변에 주차한 이혁의 차에 올라탔다. “이혁, 가자.”“강 형, 어디 가시게요? 별채 아니면 진료소?”“진료소 가자. 잠 좀 보충해야겠어.”강서준은 말하면서 하품을 길게 했다.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셨더니 슬슬 잠이 쏟아졌다.“넵.”이혁이 차를 몰고 진료소로 향했다. 이혼 수속이 안 된다고 하니 김초현은 바로 회사로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강서준은 점심까지 푹 잤다. 진료소는 구룡가 상가에 위치해 있어 일어나서 두 발을 맞은편 의자에 올려놓고 닭날개를 뜯었다.“이혁, 이혼을 미루는 것도 방법이 아니야. 다른 방법 없어?”“제가 어떻게…”이혁은 답답했다. 무슨 이혼 전문 상담사도 아니고.“아, 맞다.”문득 뭔가 떠오른 이혁이 말을 이었다. “강 형, 곧 김천용 팔순 잔치가 열리겠네요. 만약 그 날에 김천용 비위를 맞춰주고 체면을 세워준다면 형을 인정해 줄지도 몰라요. 듣자하니 형수님은 상대방 생각을 중시한다던데 만약 김천용이 이혼하지 말라고 나선다면 무조건 이혼 안 할 거예요.”강서준의 눈이 빛나더니 탁하고 테이블을 내리쳤다. “좋은 아이디어야. 역시 너 밖에 없어. 형을 위해 어려운 문제를 다 해결해줬어. 그럼, 어떻게 김천용을 기쁘게 하지?”이혁이 진진하게 말했다. “그 집은 체면을 중시해서 소요왕이 팔순 잔치에 참가하면 얼마나 좋아할까요? 그것도 형님이 소요왕을 초대했다고 하면 아마 다시 볼지도 몰라요.”“그렇지.”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한데 나는 그저 평온하게 살고 싶어. 다른 사람이 내 신분을 아는 게 싫어. 만약 소문이라도 나서 모두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면 재미없어지거든.”“아…그럼 저도 모르겠어요.”이혁은 고개를 가로젖고는 젓가락을 들고 먹기만 했다.강서준은 신분을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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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할아버지 계셔?”“당연히 계시지. 왜? 하지만 당신이 어떤 신분인지 아직도 몰라? 우리 집에서 개나 다름없다고. 들어가고 싶으면 무릎 꿇고 들어가.”“인영, 누가 왔어?”김위헌이 나오더니 강서준을 보고 헛웃음을 쳤다. “강서준, 아주 귀한 손님이 오셨네.”“할아버지 만나러 왔어.”강서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김위헌이 기세 등등하게 나왔다.“인영 말이 맞아. 너는 우리 집 개니까 무릎 꿇고 들어가야 돼.”김위헌은 원래 강북에 시집간 여동생을 마중하러 나가던 참이었다. 김지연은 김해 막내 딸이자 김인영 동생이다.6개월 전에 강북의 명문가에 시집갔다. 그 명문가는 강중의 4대 가문 버금가는 가문이다.김지연 남편도 꽤 능력 있다. 비록 강북 진씨 가문의 직계가 아니지만 특수경찰부대 부대장으로서 권력이 막강했다.이번 김천용 팔순 잔치에 김지연이 특별히 특수경찰부대 부대장인 남편을 데리고 축하하러 온다.김지연이 온 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강서준이 온 것이다. 그때 호화로운 차 한 대가 별장에 들어오더니 두 남녀가 차에서 내렸다. 화려한 옷차림을 한 여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고 몸매가 통통한 술배가 나온 남자는 40대로 보였다.바로 김지연와 진씨 가문 진욱이다. “지연, 제부 왔어요?”두 사람을 보고 김위헌의 표정이 싹 바뀌더니 다급하게 다가가 반갑게 맞이했다.“지연, 우리 반년이나 못 봤지? 할아버지가 널 보고 싶어해. 제부, 고대하다 이제야 얼굴 보네요. 부대장으로 승진했다면서요?”김지연은 남편의 팔짱을 끼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부대장뿐이 아니야. 진씨 가문이 강북에서 어떤 위치인지 상상도 못할 걸? 가문을 내세우면 특수경찰부대 대장도 될 수 있어.”“겸손, 겸손해야 돼.”진욱이 김지연을 보며 귀띔했다. “몇 번을 말해. 밖에서 겸손해야 된다고. 그 부대장이라는 말도 입에 달고 살지 마. 부대장이 뭐라고 우리 큰아버지가 더 대단하지. 강북 군부대에서 장군 비서로 일하는 데. 그게 진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거야.”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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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강서준의 말에 김천용이 흠칫 놀라면서 몸을 떨었다.이건…이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강서준, 진심이냐?”옆에서 이 장면을 보던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랐다. 그저 멍하니 서서 김천용의 실태를 보고 있다.“할아버지, 이쪽에서 얘기하죠.”강서준이 할아버지와 함께 멀지 않는 곳에 가더니 가슴을 내밀고 맹세했다.“할아버지, 제가 장담하건데 사실이에요. 제가 이미 준비를 다 마쳤으니 할아버지만 승낙하면 별채에서 생신 연회 올릴 수 있어요. 팔순 잔치에 강중에 이름을 날릴 거예요. SA도 명문가로 가는 첫걸음이고요.”김천용이 겨우 흥분을 가라앉히고 강서준을 봤다.“강서준, 별채가 어떤 곳인지 알아? 별채는 아주 오래전에 지은 거야. 수많은 재벌가들이 매입하고 싶어했지만 구매할 방도가 없어서 지금은 그저 그림의 떡이 됐어. 그런데 내 팔순 잔치를 그 별채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네.”강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할아버지,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전에 남황 장군이었어요. 사소한 실수 때문에 군사 법정에 올랐죠. 하지만 별채는 남황 용수 흑룡 소유예요. 위에서 특별히 흑룡에게 하사한 거죠. 지금 흑룡께서 남황에 계시니…”강서준은 김초현에게 한 말 그대로 다시 했다.“비록 제가 지금 군적에서 제명됐지만 용수님께서 엄청 챙겨주고 있어요. 제가 이미 연락을 드려서 용수님 허락을 받았어요.”“네…네가 장군이었어?”김천용의 얼굴색이 변했다. 데릴사위가 장군 출신이었다는 건 전혀 몰랐다.쿨럭…!강서준이 멋쩍게 웃었다. “예…예전에요. 하지만 지금은 기강을 어겨서 군적에서 제명되고 쫓겨났어요. 하지만 할아버지 제가 장담하는데 이건 진짜예요. 진짜로 별채에서 생신 잔치를 올릴 수 있어요.”강서준은 원래 별채에서 김초현과 결혼식을 올릴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김초현과 모순이 생겼으니. 이혼하지 않으려면 체면을 내려놓고 김천용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김천용이 인상을 펴더니 강서준의 어깨를 툭툭 쳤다.“훌륭해. 군대에서 쫓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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