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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보통 진료소 안방에서 이혁이 깊은 잠을 자고 있다. 갑자기 인기척을 느끼고 벌떡 일어서서 전등을 켰다. 강서준이 방으로 들어왔다.

“강 형, 어떻게 오셨어요?”

“초현이 삐졌어.” 강서준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네? 무슨 일로?” 이혁이 놀라서 묻자 강서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혁이 담배 한 대를 건네 주고 라이터를 켰다.

“큰일 아니야. 그냥 좀 오해가…”

강서준이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하하하하…”

이혁이 숨이 넘어갈 듯이 웃었다. “너무 웃겨요. 호호탕탕한 남황 용수님이 집에서 쫓겨나다니…”

강서준의 안색이 이상한 걸 눈치채더니 바로 입을 다물고 진지하게 물었다.

“강 형, 저더러 사람을 죽이라면 할 수 있는데 이 일은…정말 못 도와드리겠어요.”

강서준이 손을 저었다. “도와 달라는 게 아니야. 초현이 화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설명할 거야.”

“그럼 오늘 저녁 여기서 주무시게요?”

“이참에 밖에 나가서 한잔할까?”

강서준이 이혁을 끌고 진료소 밖으로 나왔다. 한참 걷다 도로 옆 고기집에 들어가 소고기와 맥주를 주문했다.

한 편, 김초현은 울고불고 하다 지쳐 잠들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깼다. SL 회사를 인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처리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강중 도시 무역 센터에 신청할 서류도 정리해야 한다.

QS 무역 센터에서 일부 대기업들만 먼저 입주시키고 작은 규모 회사는 대대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할 때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초현.”

김초현이 방에서 나오자 하연미가 다가왔다.

“얼른 강서준과 이혼해. 내가 부잣집 도련님을 물색해 놨어. 나이 어리고 돈도 많으니 너한테 잘 어울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또 알아볼게. 미미관의 고이현도 괜찮긴 하지.”

“나중에 얘기해요.”

김초현은 아직 그럴 마음이 없었다.

회사에 가기 전에 민정국에 들러 강서준과 이혼 수속을 밟아야 한다. 그 때문에 아침도 먹지 않고 민정국으로 향했다.

택시 안에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엊저녁 강서준은 술에 떡이 되도록 마셨다. 아직 잠도 깨지 않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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