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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흑룡, 아니 강서준. 장난하지 마세요. 나 당신처럼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바쁘다고요.”

강서준이 목소리를 한껏 올렸다. “이혁, 남황에서 10만 대군을 보내라고 해.”

“넵. 명을 받들겠어요.”

소요왕은 강서준과 이혁이 맞장구를 치는 것을 듣고 휴대폰을 집어 던지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강서준, 당신 이겼어. 앞으로 더는 사소한 일로 나를 찾지 마세요. 직접 최동에게 연락하세요. 해결해줄 거예요.”

“그렇다면 중요한 일은 소요왕을 찾으면 되겠네요?”

소요왕은 너무 어처구니없어 그냥 끊어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지시를 내렸다.

“최동, 할 일이 생겼어.”

명령을 받은 최동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의아했지만 소요왕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 시각 보통 진료소.

강서준이 어느 정도 안심했다.

“김초현, 쉽게 이혼하지 못할 거야. 이혁, 현명한 방법을 생각 했어. 나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

이혁은 얼굴 근육이 욱신거렸다.

‘현명할 것까지야. 그냥 어쩔 수 없이…’

“됐어. 그만 멍 때려. 차로 날 좀 데려다줘.”

“그러죠.”

이혁은 정신차리고 강서준을 민정부서로 데려다 주었다.

문을 열었더니 김초현이 이미 와 있었다. 서서 강서준이 오기를 기다린 모양이다.

“김초현 아니에요?”

“맞아요. SA 가문 김초현. 지금은 SL 회사 이사장이요. 어제 뉴스에 나왔어요.”

“왜 민정국에 왔지?”

“설마 강서준과 이혼?”

김초현도 이젠 강중의 유명인사다. 게다가 미모면 미모 기품이면 기품까지 겸비해 민정국 앞에 선 순간부터 모두가 알아봤다.

하지만 본인은 개의치 않고 휴대폰을 계속 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9시 되자 다시 강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해? 아직도 안 오고? 어디까지 왔어?”

목소리에 잔뜩 불쾌함이 묻어났다.

“다 왔어.”

강서준이 전화를 끊고 몇 분 지나자 드디어 눈앞에 나타났다. 아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김초현은 오히려 정색을 하며 민정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강서준이 이내 김초현을 끌어당겼다.

“무슨 짓이야? 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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