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2823 챕터

제681화

문 어구에 도착한 서준명은 고개를 돌려보았다. 민정연은 여전히 임서아가 있었던 자리에 서 있었다.혼자 외롭게 서 있는 민정연의 모습은 더없이 처량해 보였다.그녀의 눈은 움푹 꺼져 들어갔다.“여자 귀신, 아까부터 우리 엄마를 괴롭히더니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 저기 있는 여자 귀신이랑 친구 아니야? 왜 아직 안 갔어?” 신유리는 증조할아버지 품에 안긴 채 민정연을 째려보며 말했다.“......”민정연은 애원하는 표정으로 서준명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못 했다.서준명은 날카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질의와 혐오의 눈빛이었다.민정연은 사촌 오빠가 더 이상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민정연은 죽을 것 같았다.“오빠......” 다시 불렀다.“부르지 마!” 서준명은 즉시 거절했다.민정연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서 씨 집안 어르신은 그래도 상냥하게 말했다. “정연아,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면 돼, 피할 거 없어, 할아버지도 잘못하면 용서를 빌 거야, 그러니 너도......”서 씨 집안 어르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정연이 말했다. “제가 잘못을 인정하더라도 저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용서를 한다면 지금 바로 사과할게요, 임서아처럼 신세희한테 무릎을 꿇을게요”“......” 이 순간, 서 씨 집안 어르신도 민정연한테 정떨어졌다. 심지어 미웠다.“꺼져!” 신세희가 혐오스럽게 말했다.오늘은 남편, 딸과 같이 친척들을 만나는 날이라, 그 누군가와 모순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민정연은 허둥지둥 뛰쳐나갔다.“정연 언니......” 민정아는 소리를 지르며 뒤돌아서서 신세희한테 감격의 인사를 전했다. “세희 씨, 우리 사촌 언니 용서해 줘서 고마워”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정아 씨가 아니었으면 용서하지 않았을 거야”민정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알아” 민정연은 뒤돌아 볼 새도 없이 서 씨 집안 어르신, 서준명보다 더 빨리 대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숨이 차서 헐떡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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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엄선우는 엄숙하게 고개를 끄떡였다. “확실합니다”부소경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세희 씨한테는 일단 비밀로 해”“대표님, 알겠습니다. 하지만......사모님이 곧 고향에 내려가신다고 하셨는데......”“여러 해 동안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어, 이제 가볼 때도 됐지, 나도 같이 갈 거야,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을는지 몰라” “네, 대표님,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비록 사촌 동생이 모임에 참석했지만, 엄선우는 비서로서 이 자리에 계속 남아있는 게 불편했다.엄선우가 떠나간 후,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요?”“......”일초 지나서 그는 대답했다. “서 씨 집안 어르신과 서준명을 모셔다 드리라고 했어, 근데 서준명이 어르신을 모셔다드린다고 엄선우를 돌려보냈어”“어......”“아직도 미워?” 부소경이 물었다.신세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요, 나이도 많으신데 불쌍하잖아요, 누구를 손녀로 들이든 이제 나랑 상관없어요”혼자 좋아서 친절을 베풀 생각은 없었다.이 세상에서 서시언, 신유리와 부소경 외에는 다른 친인이 없다고 치자!신세희는 복잡한 일들을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폭풍우는 이미 지나갔다. 지금은 그들 세 식구만이 오늘 모임의 주인공이다.주인공이라면 주인공의 역할을 제대로 선보여야 되는 거 아닌가!그녀는 예의 바르고 우아했다. 그녀는 부소경의 팔짱을 끼고 손에는 고급 진 와인 잔을 들었다. 신유리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두 사람을 뒤따랐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만큼 행복해 보였다.다섯 살 난 신유리는 사교성도 뛰어났다.붙임성이 아주 좋은 아이였다.“이모, 우리 엄마가 예뻐? 내가 예뻐?” 신유리는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한 여자 손님에게 물었다.그 여자 손님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우리 신유리 공주가 더 예쁘지, 엄마보다 훨씬 더 예뻐”이렇게 말해야 만이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신유리의 행동은 항상 예측을 빗나갔다. 손님의 칭찬에 신유리는 두 손을 허리에 차고 발을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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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그녀는 아무거나 입어도 다 잘 어울린다.절세미인이다.그 여자 손님의 말은 사실이었다.신유리는 기뻐하며 까르륵 거렸다. “헤헤, 이모, 알사탕 줄게”신유리는 까치발을 들고 여자 손님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공주님, 이 사탕 말랑말랑한 거야? 아니면 딱딱한 거야?”신유리는 장난기 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말랑말랑해......” 오호!이번에는 안 속지!그녀는 조심스럽게 알사탕을 입에 넣고 씹었다. “오~ 정말 말랑말랑하고 달콤하네”“하하하......거짓말 아니야, 이모” 신유리는 득의양양해서 웃었다.“응, 엄청 달아”아주 달콤했다!모임에 참석한 손님들은 사탕 세례를 듬뿍 받았다.비록 초반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말은 아주 원만했다.이번 모임을 통해 남성의 상류층들은 신세희에 대해 다시 알게 되였다.신세희도 아주 만족스러웠다.부소경이 제대로 여주인공 역할을 누리게 해준 것이다.부소경은 사람들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직접 신발을 신겨주었다.신세희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이날 그녀의 마음은 솜사탕처럼 달콤했다.이제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남편한테 어떻게 보답해 줄까 생각을 했다. 반나절이 지나서 손님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부 씨 집안 노부인은 신세희의 손을 잡고 오랫동안 놓질 않았다. 자상하게 웃으며 그녀한테 부탁을 했다. “세희야, 너하고 소경이, 유리 집에 들어와서 살아, 가정부 아줌마들이 보살펴주니 더 편하지 않겠어?”“......”그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다.필경 이곳은 출근하는 회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출근하기에 불편함으로 부 씨 주택에 들어가 사는 걸 원치 않았다.또 신유리가 유치원에 다니기에도 불편했다.신세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할머니, 저도 같이 살고 싶어요, 하지만......”말을 반쯤하고 그녀는 얼굴을 돌려 장난스럽게 웃으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그녀는 이 난제를 남편에게 넘겼다.그래도 친할머니잖아!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할머니, 유리랑 세희 매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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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흐!운전석에 앉은 기사가 웃었다.“우흡......” 기사는 참지 못하고 또 웃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사레 걸려 연속 기침을 했다.잠든 공주님까지 깨우고 말았다. “아저씨, 왜 웃어?” 어린 공주는 잠이 덜 깬 채 물었다.엄선우는 기침하면서 신유리에게 말했다. “나......안 웃었어, 기침을 한 거야”“분명 크게 웃는 바람에 기침을 했잖아,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어? 빨리 나한테 말해줘, 같이 웃어” “......” 엄선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 아저씨 왜 웃어?” 신유리는 꼬치꼬치 캐물었다.“......” 신세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얼굴을 부소경의 어깨에 파묻은 채 딸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흥!신유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아빠를 쳐다봤다.“엄마가 아빠한테 잘 보답해 준다고 했어” 질문에 겨우 대답했다.“아저씨가 이것 때문에 웃으신 거야?” 어린 공주는 진지하게 물었다.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응” 부소경이 대답했다.“보답이라는 게 무슨 뜻이야?” 신유리는 총명한 아이이다.엄선우는 웃음을 멈추고 정색해서 신유리한테 대답했다. “공주님, 아빠가 오늘 모임에서 표현이 아주 좋아서 엄마가 상을 주시는 거야”엄선우는 두려울 게 없었다.부소경이 아내와 딸을 만나고 나서부터 성격이 많이 온화해졌다.이제는 무참하게 사람들을 짓밟지 않는다. 이것은 모두 두 미녀의 덕분이다.그렇다면 큰 미녀를 편애할까? 아니면 작은 미녀를 더 편애할까? 엄선우는 보디가드 겸 기사로서 판단하기 어려웠다.그는 한편으론 운전을 하고, 한편으론 신유리가 어른 티를 내며 엄마한테 묻는 말을 엿들었다. “엄마, 아빠한테 어떤 상을 주려는 거야? 나한테 해주는 것처럼 아빠를 끌어안고 이야기 들려주고 잠재우는 거야?”“푸......커헉......꺽” 엄선우는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저기, 우리 공주님, 이제 엄마 아빠 얘기 그만하면 안될까…?세 사람이 모두 무시하자 신유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오늘은 너무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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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서시언의 얘기를 다시 꺼내면 그 사람 다리를 잘라 강에 던져버릴 거야” 부소경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신세희도, 엄선우도 아무 말을 못 했다.엄선우는 무고한 표정으로 자신이 모시는 사모님을 쳐다보았다.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사모님!왜......왜 그러세요......대표님과 그렇게 오래 지내셨으면서 대표님이 질투쟁이라는 걸 모르시나요?신세희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하루 종일 그녀에게 자상했던 이 남자,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유리 구두를 신겨줬던 이 남자, 그녀는 하루 종일 달콤했다, 얼마나 따뜻하고 부드러웠던가! 그 시각 그녀는 영혼마저 뒤바뀐 기분이었다.하지만!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모습의 부소경이다!낮에 그녀를 위해 신발을 신겨주고, 어디를 가든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상하게 대했던 그 남자는 부소경이 아니었다.신세희는 화가 나서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렸다. 허리를 굽혀 신유리를 안으려는데 힘이 모자랐다.결국 부소경이 유리를 안고, 그녀가 뒤를 따랐다.집에 들어서자 이 씨 아주머니와 전 씨 아주머니가 맞이했다. “사모님, 잘 다녀오셨어요?” 이 씨 아주머니가 상냥하게 물었다.신세희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모임은 원만하게 마무리됐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가 그녀를 화나게 한다!신세희는 가방을 놓고 하이힐을 벗은 후 화장실로 갔다.하루 종일 하이힐을 신었더니 엄청 피곤했다. 먼저 목욕을 하고 나서 밥을 먹으려고 했다.이때 신유리가 잠에서 깼다. 한 잠을 자고 일어나더니 또 활기가 차서 가정부들과 낮에 벌어진 일에 대해 재잘재잘 거렸다. “아빠가 엄마한테 엄청 잘해줬어, 아빠가 꿇어앉아서 엄마한테 신발도 신겨줬어, 나한테는 안 신겨주면서, 엄마가 저녁에 잘 보답해 준대”어린 공주의 작은 입은 재잘재잘 끊기질 않았다.밥을 먹고 있던 신세희는 부끄러워서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았다.마침 배도 불렀던 터라 그릇을 놓고 작업실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어차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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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이날 밤, 남자는 작심했다.비록 처벌이라 하지만, 그녀한테 더 많이 양보했다. 처벌을 하는 건지, 처벌은 받는 건지 구분이 안 갔다. 그가 그녀를 위해 정력을 퍼붓는 걸까?아니면 그녀가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는 걸까?“샤워하러 가” 그는 그녀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아니, 이미 씻었어요!” “......”몇 초 후에 입을 열었다. “나 아직 안 씻었어”“그래도 싫어요”“오늘 모임에서 엄선희와 민정아랑 약속했잖아, 내일 유리를 데리고 쇼핑하러 가기로, 그리고 네가 톡톡히 쏠 거라고 했잖아, 아니면 내일 못 가게 할 거야, 말 들어”“......”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말해!이렇게 말해도 돼?!미워!그녀는 화가 나서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그러나, 아프게 깨물지는 않았다.결국 그는 그녀를 안고 샤워하러 갔다.그는 그녀를 꾸짖었다. “요것 바라, 가만 안 둬”“......”“돌아서!” 그가 명령했다.“음, 기운이 없어요”“내가 마사지 해줄게, 좀 괜찮아질 거야!” 그가 말했다.그녀는 그제야 몸을 돌렸다.행복에 가득 찬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소경씨......” 그녀는 가볍게 속삭였다.그녀는 그의 이름을 거의 부르지 않는다. 예전에는 거의 대화도 하지 않았다.정작 들어보니, 새로운 느낌이었다.“음” 그가 대답했다.“6년 전, 소경 씨를 만나서 두 번째 만남에 바로 사랑하게 됐어요” 그녀가 말했다.“알아”“그때부터 소경 씨와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알아”“하지만 용기가 안 났어요, 내 뱃속에 다른 사람의 아이가 있으니까요”“응, 알아”“하지만......하지만 소경 씨 아이를 임신한 거예요, 그 사실을 소경 씨 결혼식 날에야 알게 됐어요, 제가 일부러 결혼식을 망치려고 한 게 아니에요, 당신한테 시집가서 아이랑 셋이 온전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소경 씨를 사랑하지만 제가 더 비참하게 죽을 가봐 감히 말하지 못했어요”부소경은 목이 메었다.한참 후, 그는 그녀의 머리를 끌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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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 부소경은 멍해졌다.나더러 발을 씻겨달라고?이 계집애!잘 즐기고 있네!그는 코웃음을 지었다. 내가 졌다, 졌어!그는 그녀를 껴안은 채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바로 F그룹 블로그에 올렸다.‘잘 자’라고 멘트까지 달았다.짧디짧은 두 글자이지만, 이 순간 부소경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부소경은 지금 행복하다.그들 모녀가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그들 모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부소경의 필생의 임무이다.이날 밤, 늦잠 자는 사람들은 F그룹 대표의 행복을 지켜봤을 것이다.그중에는 축복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주를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 시각, 부소경과 신세희가 행복하게 잠들고 있을 때, 임 씨 집안 식구들은 저주를 했을 것이다. 그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정확히 말해 임지강, 허영, 임서아 세 사람은 부 씨 집안에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온 뒤로 줄곧 좌불안석이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허영은 임지강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당신! 마음 흔들렸어? 신세희한테 마음 흔들린 게 아니냐고?” 임지강은 허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왜? 마음 흔들리면 안 돼? 당신 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 체면이 다 구겨졌어!”말을 마친 후, 임지강은 임서아를 발로 걷어찼다. “네 꼴을 한번 봐봐,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줌을 싸고 싶다고? 정신이 나간 게로구나! 꺼져! 너같은 딸은 필요 없어! 원래부터 내 친딸이 아니었어......” 임서아는 임지강의 말을 가로채며 무릎을 꿇었다. “아빠......제가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보고 자란 아빠의 딸이에요, 아빠! 신세희는......12살이 돼서야 아빠 곁으로 왔어요, 아빠라고 한 번도 부르지 않았어요.오늘 모임에서 아빠가 그렇게 창피를 당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신세희는 아빠에 대해 오직 증오뿐이에요!아빠!증오뿐이라고요!저, 저야말로 아빠의 진정한 딸이에요!아빠......”임서아는 엉엉하며 애절하게 울었다.임지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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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임지강과 허영은 동시에 임서아를 바라보았다.이 순간, 임서아는 어느 때보다 냉정했다. 눈빛도 매서웠다. “아빠, 엄마, 이제 죽을 각오를 하고 승부수를 던져야 해요!”임서아는 담도 컸다.만약 남성에 머물러 있다면 부소경한테 시집갈 수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게 뻔했다.임서아는 자신의 생각을 임지강과 허영에게 털어놓았다.그들 부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임지강은 정신이 들었다. “어때요? 우리 누구도 찾지 못하는 낯선 곳에 가서......”“아빠, 여기에서는 그냥 죽기만을 기다리는 거예요, 살아남을 기회가 없어요” “아빠, 혹시 신세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러시는 거예요?” 임지강은 호통을 쳤다. “그럴 수 없어! 그년은 날 죽이려고 안달이 났는데, 뭐가 아쉬울 게 있겠어?”임서아는 냉소를 지었다. “그럼 됐어요”뒤이어 허영에게 물었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허영은 침묵했다.허영은 자기만의 궁리가 따로 있었다. 밖에서 기르는 그 남자를 이대로 버리기 아까웠다. 임지강은 일찍이 남자 노릇을 못하고 있다. 아직 50세도 안된 그녀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매일 밤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차마 그 남자를 버릴 수가 없었다!“엄마! 도대체 무슨 생각하세요?” 임서아는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도망치는 일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허영은 아직도 얼굴을 붉히며 헛된 생각을 하고 있다. 춘몽을 꾸는 건가?화가 난 임서아는 허영을 한바탕 때려 주고 싶었다.임서아의 호통에 허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응, 서아야 뭐라고 했어?”“빨리 도망가야 해요, 도망이요, 엄마! 늦으면 부소경이 사정 없이 죽여버릴 거예요!” 임서아는 또다시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허영은 항상 임서아를 총애했다. “서아야, 도망가는 게 급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재산을 정리 하는데 하루 이틀은 걸려,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 은행에 보관한 보석들을 찾아서 갖고 가야 나중에 생계를 유지할 거 아니야?”임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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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서 씨 집안 어르신은 어제 한바탕 굴욕을 당한 후로 정신력을 잃고 말았다.침대에 누워 꼼짝 않고 있었다.“할아버지......” 임서아는 조심스럽게 불렀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머리를 안쪽으로 기울였다.임서아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엄마가 저를 낳으실 때 엄청 야위였대요, 집이 가난하여 동냥하러 다니던 중 갓 대학교를 졸업한 아빠를 만나 직장도 없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 엄마 아빠가 결혼했고 저를 낳으셨대요, 하지만 장기간 영양실조로 출산하던 중에 대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 당시 의사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조금만 더 잘 먹고, 좀 더 힘을 내서 저를 낳았더라면 살릴 수는 있었대요”임서아의 말을 듣고 있던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서 씨 집안 딸이 밥도 배불리 먹지 못할 상황이라니! 게다가 너무 허약하여 아이를 낳다가 대출혈로 목숨까지 잃었다.이게 다 누구 탓인가?서 씨 집안 잘못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이 첩이 낳은 딸이라고 별로 관심을 하지 않은 탓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을 닦고 몸을 돌려 임서아를 일으켰다. “서아야......어서 일어나” “할아버지” 임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할아버지, 다 제 잘못이에요, 잘못을 인정하러 할아버지를 뵈로 온 거예요, 말씀드리자면 제가 일부러 거만하게 일을 떠벌리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부소경과 결혼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른 선택할 여지가 없었어요, 6년 전 아빠가 장사하실 때 부소경과 부소건 사이에서 정말 힘들게 버텼어요,아빠가 일부러 신세희한테 그러신 게 아니에요,사후에, 고의로 대신하게 한 것도 아니에요.그때는 두 사람의 틈에 끼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도 살아야 하니깐요, 할아버지.아빠한테는 제가 하나뿐인 딸이라 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셨어요, 정말 살아가기 너무 힘들었어요”이 시각, 임서아는 할아버지 앞에서 온갖 가련한 척을 다 했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할아버지가 다 알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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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임서아가 몰래 신세희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을 신세희는 몰랐다.신세희는 임 씨 집안을 찾아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모조리 죽여버릴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부소경과의 생활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녀는 현재 딸이 있고 장래 또 아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 마음에 큰 증오를 품고 싶지 않았다.선행에는 선과가 있고 악행에는 악과가 있는 법이다.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임 씨 집안은 8년 전 그녀를 모함해 감옥에 가두던 날부터 이미 신세희를 음해하려고 작전했다.하지만 결국에는 어떻게 되였는가?여전히 신세희가 운 좋게 이겼다.만약 그들의 모함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하숙민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임지강이 그녀한테 곧 죽게 될 남자를 만나게 하지 않았더라면 신세희는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운명 같았다. 결국, 8년 동안 임지강과 허영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반면, 신세희는 직장도, 남편도, 아이도 모두 가졌다.뭐를 또 바라겠는가?임지강과 서 씨 집안 어르신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오직 임지강이 후회하기만을 기다렸다그녀는 오직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위 외손녀에 의해 살해되기만을 기다렸다!이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 그녀와는 상관없다.신세희는 오직 세 식구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이번 주말은 편안함과 아픔이 동시에 존재하는 날이었다. 하나는 늦잠을 잘 수 있어서 편안했다. 부소경은 이미 일어나서 나갔고 신유리도 엄마한테 빨리 일어나라고 보채지 않았다. 넓은 침대에서 마음대로 뒹굴수 있었다.잠이 오지 않아 그녀는 부소경의 셔츠를 걸쳐 입고 테라스에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마음은 한없이 편안했다.하지만 아픔도 있었다.어젯밤, 그녀는 부소경의 게임에 자신을 너무 방종하는 바람에 온몸의 뼈가 부서지듯 쑤셨다.흔들의자에 편안하게 누웠지만 몸은 마치 부러질 듯 아팠다.그녀는 어젯밤 생각을 하면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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