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밤, 남자는 작심했다.비록 처벌이라 하지만, 그녀한테 더 많이 양보했다. 처벌을 하는 건지, 처벌은 받는 건지 구분이 안 갔다. 그가 그녀를 위해 정력을 퍼붓는 걸까?아니면 그녀가 그에게 보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는 걸까?“샤워하러 가” 그는 그녀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아니, 이미 씻었어요!” “......”몇 초 후에 입을 열었다. “나 아직 안 씻었어”“그래도 싫어요”“오늘 모임에서 엄선희와 민정아랑 약속했잖아, 내일 유리를 데리고 쇼핑하러 가기로, 그리고 네가 톡톡히 쏠 거라고 했잖아, 아니면 내일 못 가게 할 거야, 말 들어”“......”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말해!이렇게 말해도 돼?!미워!그녀는 화가 나서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그러나, 아프게 깨물지는 않았다.결국 그는 그녀를 안고 샤워하러 갔다.그는 그녀를 꾸짖었다. “요것 바라, 가만 안 둬”“......”“돌아서!” 그가 명령했다.“음, 기운이 없어요”“내가 마사지 해줄게, 좀 괜찮아질 거야!” 그가 말했다.그녀는 그제야 몸을 돌렸다.행복에 가득 찬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소경씨......” 그녀는 가볍게 속삭였다.그녀는 그의 이름을 거의 부르지 않는다. 예전에는 거의 대화도 하지 않았다.정작 들어보니, 새로운 느낌이었다.“음” 그가 대답했다.“6년 전, 소경 씨를 만나서 두 번째 만남에 바로 사랑하게 됐어요” 그녀가 말했다.“알아”“그때부터 소경 씨와 결혼하고 싶었어요”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알아”“하지만 용기가 안 났어요, 내 뱃속에 다른 사람의 아이가 있으니까요”“응, 알아”“하지만......하지만 소경 씨 아이를 임신한 거예요, 그 사실을 소경 씨 결혼식 날에야 알게 됐어요, 제가 일부러 결혼식을 망치려고 한 게 아니에요, 당신한테 시집가서 아이랑 셋이 온전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어요, 소경 씨를 사랑하지만 제가 더 비참하게 죽을 가봐 감히 말하지 못했어요”부소경은 목이 메었다.한참 후, 그는 그녀의 머리를 끌어안
“......” 부소경은 멍해졌다.나더러 발을 씻겨달라고?이 계집애!잘 즐기고 있네!그는 코웃음을 지었다. 내가 졌다, 졌어!그는 그녀를 껴안은 채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바로 F그룹 블로그에 올렸다.‘잘 자’라고 멘트까지 달았다.짧디짧은 두 글자이지만, 이 순간 부소경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부소경은 지금 행복하다.그들 모녀가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그들 모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부소경의 필생의 임무이다.이날 밤, 늦잠 자는 사람들은 F그룹 대표의 행복을 지켜봤을 것이다.그중에는 축복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주를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 시각, 부소경과 신세희가 행복하게 잠들고 있을 때, 임 씨 집안 식구들은 저주를 했을 것이다. 그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정확히 말해 임지강, 허영, 임서아 세 사람은 부 씨 집안에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온 뒤로 줄곧 좌불안석이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허영은 임지강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당신! 마음 흔들렸어? 신세희한테 마음 흔들린 게 아니냐고?” 임지강은 허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왜? 마음 흔들리면 안 돼? 당신 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 체면이 다 구겨졌어!”말을 마친 후, 임지강은 임서아를 발로 걷어찼다. “네 꼴을 한번 봐봐,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줌을 싸고 싶다고? 정신이 나간 게로구나! 꺼져! 너같은 딸은 필요 없어! 원래부터 내 친딸이 아니었어......” 임서아는 임지강의 말을 가로채며 무릎을 꿇었다. “아빠......제가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보고 자란 아빠의 딸이에요, 아빠! 신세희는......12살이 돼서야 아빠 곁으로 왔어요, 아빠라고 한 번도 부르지 않았어요.오늘 모임에서 아빠가 그렇게 창피를 당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신세희는 아빠에 대해 오직 증오뿐이에요!아빠!증오뿐이라고요!저, 저야말로 아빠의 진정한 딸이에요!아빠......”임서아는 엉엉하며 애절하게 울었다.임지강도
임지강과 허영은 동시에 임서아를 바라보았다.이 순간, 임서아는 어느 때보다 냉정했다. 눈빛도 매서웠다. “아빠, 엄마, 이제 죽을 각오를 하고 승부수를 던져야 해요!”임서아는 담도 컸다.만약 남성에 머물러 있다면 부소경한테 시집갈 수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게 뻔했다.임서아는 자신의 생각을 임지강과 허영에게 털어놓았다.그들 부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임지강은 정신이 들었다. “어때요? 우리 누구도 찾지 못하는 낯선 곳에 가서......”“아빠, 여기에서는 그냥 죽기만을 기다리는 거예요, 살아남을 기회가 없어요” “아빠, 혹시 신세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러시는 거예요?” 임지강은 호통을 쳤다. “그럴 수 없어! 그년은 날 죽이려고 안달이 났는데, 뭐가 아쉬울 게 있겠어?”임서아는 냉소를 지었다. “그럼 됐어요”뒤이어 허영에게 물었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허영은 침묵했다.허영은 자기만의 궁리가 따로 있었다. 밖에서 기르는 그 남자를 이대로 버리기 아까웠다. 임지강은 일찍이 남자 노릇을 못하고 있다. 아직 50세도 안된 그녀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매일 밤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차마 그 남자를 버릴 수가 없었다!“엄마! 도대체 무슨 생각하세요?” 임서아는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도망치는 일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허영은 아직도 얼굴을 붉히며 헛된 생각을 하고 있다. 춘몽을 꾸는 건가?화가 난 임서아는 허영을 한바탕 때려 주고 싶었다.임서아의 호통에 허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응, 서아야 뭐라고 했어?”“빨리 도망가야 해요, 도망이요, 엄마! 늦으면 부소경이 사정 없이 죽여버릴 거예요!” 임서아는 또다시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허영은 항상 임서아를 총애했다. “서아야, 도망가는 게 급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재산을 정리 하는데 하루 이틀은 걸려,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 은행에 보관한 보석들을 찾아서 갖고 가야 나중에 생계를 유지할 거 아니야?”임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서 씨 집안 어르신은 어제 한바탕 굴욕을 당한 후로 정신력을 잃고 말았다.침대에 누워 꼼짝 않고 있었다.“할아버지......” 임서아는 조심스럽게 불렀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머리를 안쪽으로 기울였다.임서아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엄마가 저를 낳으실 때 엄청 야위였대요, 집이 가난하여 동냥하러 다니던 중 갓 대학교를 졸업한 아빠를 만나 직장도 없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 엄마 아빠가 결혼했고 저를 낳으셨대요, 하지만 장기간 영양실조로 출산하던 중에 대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 당시 의사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조금만 더 잘 먹고, 좀 더 힘을 내서 저를 낳았더라면 살릴 수는 있었대요”임서아의 말을 듣고 있던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서 씨 집안 딸이 밥도 배불리 먹지 못할 상황이라니! 게다가 너무 허약하여 아이를 낳다가 대출혈로 목숨까지 잃었다.이게 다 누구 탓인가?서 씨 집안 잘못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이 첩이 낳은 딸이라고 별로 관심을 하지 않은 탓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을 닦고 몸을 돌려 임서아를 일으켰다. “서아야......어서 일어나” “할아버지” 임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할아버지, 다 제 잘못이에요, 잘못을 인정하러 할아버지를 뵈로 온 거예요, 말씀드리자면 제가 일부러 거만하게 일을 떠벌리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부소경과 결혼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른 선택할 여지가 없었어요, 6년 전 아빠가 장사하실 때 부소경과 부소건 사이에서 정말 힘들게 버텼어요,아빠가 일부러 신세희한테 그러신 게 아니에요,사후에, 고의로 대신하게 한 것도 아니에요.그때는 두 사람의 틈에 끼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도 살아야 하니깐요, 할아버지.아빠한테는 제가 하나뿐인 딸이라 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셨어요, 정말 살아가기 너무 힘들었어요”이 시각, 임서아는 할아버지 앞에서 온갖 가련한 척을 다 했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할아버지가 다 알아, 하지만......
임서아가 몰래 신세희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을 신세희는 몰랐다.신세희는 임 씨 집안을 찾아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모조리 죽여버릴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부소경과의 생활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녀는 현재 딸이 있고 장래 또 아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 마음에 큰 증오를 품고 싶지 않았다.선행에는 선과가 있고 악행에는 악과가 있는 법이다.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임 씨 집안은 8년 전 그녀를 모함해 감옥에 가두던 날부터 이미 신세희를 음해하려고 작전했다.하지만 결국에는 어떻게 되였는가?여전히 신세희가 운 좋게 이겼다.만약 그들의 모함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하숙민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임지강이 그녀한테 곧 죽게 될 남자를 만나게 하지 않았더라면 신세희는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운명 같았다. 결국, 8년 동안 임지강과 허영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반면, 신세희는 직장도, 남편도, 아이도 모두 가졌다.뭐를 또 바라겠는가?임지강과 서 씨 집안 어르신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오직 임지강이 후회하기만을 기다렸다그녀는 오직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위 외손녀에 의해 살해되기만을 기다렸다!이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 그녀와는 상관없다.신세희는 오직 세 식구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이번 주말은 편안함과 아픔이 동시에 존재하는 날이었다. 하나는 늦잠을 잘 수 있어서 편안했다. 부소경은 이미 일어나서 나갔고 신유리도 엄마한테 빨리 일어나라고 보채지 않았다. 넓은 침대에서 마음대로 뒹굴수 있었다.잠이 오지 않아 그녀는 부소경의 셔츠를 걸쳐 입고 테라스에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마음은 한없이 편안했다.하지만 아픔도 있었다.어젯밤, 그녀는 부소경의 게임에 자신을 너무 방종하는 바람에 온몸의 뼈가 부서지듯 쑤셨다.흔들의자에 편안하게 누웠지만 몸은 마치 부러질 듯 아팠다.그녀는 어젯밤 생각을 하면서 얼굴
그런데 그는, 매우 도취한 모습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이런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신세희는 천천히 멍해졌고, 시선을 떼기가 아쉬웠다. “세희씨! 세희씨!” 전화 너머 엄선희가 재촉했다. “응응응.” 신세희가 얼른 대답했다. 엄선희가 명령했다. “얼른 나와, 나랑 유리랑 정아씨, 우리 세 여자를 데리고 나가서 계산해 줘야지!” “좋아!” 신세희가 얼른 말했다. 일어나서 옷을 입고, 간단하게 화장을 한 뒤 신유리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엄마, 엄청 신나 보여.” 신유리도 엄마의 변화가 느껴졌다. 신세희는 감추지 않고 인정했다. “그럼 당연하지!” “왜 그렇게 신난 건데?” 신유리가 물었다. “왜냐면 오늘 엄마가 너 데리고, 그리고 엄마 친구 두 명이랑 같이 미녀 네 명이서 백화점에 쇼핑 갈 거고, 예쁜 옷도 살 거야.” “엄마 오늘 하나도 안 예뻐!” 신유리는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누가 그래? 내가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으면서 얼마나 열심히 꾸몄는데!” “그런데 절뚝거리잖아, 절름발이처럼. 하나도 안 예뻐.” 신세희:“......”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빨개졌다. 절름발이처럼 걷는 이유는 어젯밤 그 남자가 너무 힘을 많이 써서였다. 화가 나 죽겠다 아주! 앞으로는 정말 자신의 자제력을 키워야 했다. 하지만, 매번 그가 모습을 바꾸어서 그녀의 흥미를 돋우어 주는 걸 생각하면, 그의 리드하에 그녀는 이겨낼 힘이 전혀 없었다. 신세희는 한숨을 쉰 뒤 쭈그려 앉아 신유리에게 말했다. “아가, 엄마가 걷는 모습 너무 안 예쁘지?”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엄마, 엄마가 어제 하루종일 하이힐 신고 접대하느라 계속 서 있어서 힘들었을 거 아니야. 그래서 다리를 절뚝이는 거지? 유리는 엄마가 안 예뻐도 미워하지 않아. 유리의 엄마는, 제일 예쁜 엄마야. 희희.” 신유리는 달콤하게 웃으며 엄마를 보았다. 신세희:“......” 그녀는
그 사람은 가난해 보이고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 한 여자였다.신세희는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걸을 걸이가 살짝 비틀거리는 걸 봤을 때, 신세희는 딱 보자마자 이 여자의 나이가 젊지 않을 거라고 느꼈다. 그 짧은 몇 초 사이에, 여자는 길을 건너 이미 도망쳐버렸다. 신세희는 혼자 차 밖에 서서, 마음이 살짝 서글퍼졌다. “엄마.” 신유리가 불렀다. 신세희:“응, 딸?” “엄마 왜 그래?” 신유리가 물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유리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단정하지 못한 꾸진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어쩌면 그녀가 사람을 잘못 본 거일 수도 있었다. 신세희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에 생각을 없애려 했다. “엄마 괜찮아?” 신유리는 신세희가 충격을 받은 줄 알았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딸, 미안해.” 그녀는 자신이 운전을 못 해서 방금 같은 사고가 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 하게, 길 옆에 서 있던 행인이 말했다. “그쪽 잘못 아니에요. 그쪽이 차를 엄청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는데 그 늙은 여자가 수상쩍은 행동을 하더라고요. 길을 걸으면서 계속 저희 단지 안을 훔쳐보다가 차에 스스로 박은 거예요. 그쪽 책임이 아니라 그 여자 책임이었어요.” 신세희는 예의 바르게 웃었다. “괜찮아요, 사람만 안 다쳤으면 됐죠. 만약 그 분이 안 도망 가셨으면 병원이라도 데려다 드렸을 텐데, 에고, 지금은 어디 다치신 건지도 모르게 됐네요.” 신세희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도 그녀가 운전자였고, 그 여자는 행인이었으니 말이다. “흥!”옆에 서 있던 그 사람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런 사람들이 수상쩍은 행동을 하곤하죠. 최근에만 벌써 저한테 2-3번 들켰어요. 그 후진 옷 차림을 한 여자가 자꾸 저희 단지 안을 보는데, 저희 단지는 남성시 전체에서 제일 비싼 저택 단지잖아요. 여기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돈이 많으니,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그 여자
신세희가 혼자 화장실에 갔을 때 꼬맹이는 마음 속에 담아둔 일을 엄선희와 민정아에게 말했다. “선희 이모, 정아 이모, 엄마한테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아.” 엄선희는 진지하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아까 엄마가 운전하면서 나올 때, 실수로 되게 더럽고 낡은 옷을 입은 할머니랑 부딪혔거든. 근데 사실은 그 할머니가 우리 엄마 차에 박은 거 였는데, 그 할머니가 부딪힌 다음에도 엄마한테 돈을 배상해 달라고 하지 않고 그냥 혼자 도망갔어. 근데 엄마는 그 할머니가 도망간 이후로 기분이 꿀꿀해 보여. 엄마가 운전하면서 여기로 오는 길에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못 듣더라고.” 이건 정말 큰일이었다. 2-3초 후, 엄선희는 신유리를 위로하며 말했다. “괜찮아 아가야, 만약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선희 이모랑 정아 이모가 꼭 엄마를 도와서 같이 해결해 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신유리는 그제서야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신세희는 화장실에서 나왔고, 세 사람이 동시에 자신을 쳐다보자 그녀는 참지 못 하고 웃었다. “너희 셋 표정이 꼭 나한테서 어떻게 돈 뜯어낼지 고민하는 것 같아. 트렁크에 꽉 채울 옷이랑 신발도 샀고, 차에 다 넣지도 못 할 거 같은데, 또 얼마나 뜯어먹으려고 그래?” 사실 신세희는 기뻐했다. 이 두 여자가 자신을 뜯어먹어도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 부소경은 그녀에게 오늘 안에 다 쓰라고 2억이나 주었다. 신세희는 이런 백화점에서 옷을 사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건 그녀가 너무 가난해서 여기서 구경만 할 수 있었지 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늘, 그녀는 드디어 자신의 딸과 친구들을 여기에 데려올 수 있었고, 그녀는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정말 좋다는 걸 드디어 깨달았다. 네 여자가 가는 모든 곳에서 다 그녀들을 여왕처럼 대우하며 환영했다. 세 여자와 5살짜리 꼬마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백화점을 신나게 구경했다. 신세희는 예쁜 걸 좋아하지만, 옷 쇼핑에는 욕심이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