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소경은 멍해졌다.나더러 발을 씻겨달라고?이 계집애!잘 즐기고 있네!그는 코웃음을 지었다. 내가 졌다, 졌어!그는 그녀를 껴안은 채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고 바로 F그룹 블로그에 올렸다.‘잘 자’라고 멘트까지 달았다.짧디짧은 두 글자이지만, 이 순간 부소경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부소경은 지금 행복하다.그들 모녀가 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그들 모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부소경의 필생의 임무이다.이날 밤, 늦잠 자는 사람들은 F그룹 대표의 행복을 지켜봤을 것이다.그중에는 축복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주를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 시각, 부소경과 신세희가 행복하게 잠들고 있을 때, 임 씨 집안 식구들은 저주를 했을 것이다. 그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정확히 말해 임지강, 허영, 임서아 세 사람은 부 씨 집안에서 쫓겨나 집으로 돌아온 뒤로 줄곧 좌불안석이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허영은 임지강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당신! 마음 흔들렸어? 신세희한테 마음 흔들린 게 아니냐고?” 임지강은 허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왜? 마음 흔들리면 안 돼? 당신 딸이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 체면이 다 구겨졌어!”말을 마친 후, 임지강은 임서아를 발로 걷어찼다. “네 꼴을 한번 봐봐,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줌을 싸고 싶다고? 정신이 나간 게로구나! 꺼져! 너같은 딸은 필요 없어! 원래부터 내 친딸이 아니었어......” 임서아는 임지강의 말을 가로채며 무릎을 꿇었다. “아빠......제가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보고 자란 아빠의 딸이에요, 아빠! 신세희는......12살이 돼서야 아빠 곁으로 왔어요, 아빠라고 한 번도 부르지 않았어요.오늘 모임에서 아빠가 그렇게 창피를 당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신세희는 아빠에 대해 오직 증오뿐이에요!아빠!증오뿐이라고요!저, 저야말로 아빠의 진정한 딸이에요!아빠......”임서아는 엉엉하며 애절하게 울었다.임지강도
임지강과 허영은 동시에 임서아를 바라보았다.이 순간, 임서아는 어느 때보다 냉정했다. 눈빛도 매서웠다. “아빠, 엄마, 이제 죽을 각오를 하고 승부수를 던져야 해요!”임서아는 담도 컸다.만약 남성에 머물러 있다면 부소경한테 시집갈 수 없을뿐더러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게 뻔했다.임서아는 자신의 생각을 임지강과 허영에게 털어놓았다.그들 부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임지강은 정신이 들었다. “어때요? 우리 누구도 찾지 못하는 낯선 곳에 가서......”“아빠, 여기에서는 그냥 죽기만을 기다리는 거예요, 살아남을 기회가 없어요” “아빠, 혹시 신세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러시는 거예요?” 임지강은 호통을 쳤다. “그럴 수 없어! 그년은 날 죽이려고 안달이 났는데, 뭐가 아쉬울 게 있겠어?”임서아는 냉소를 지었다. “그럼 됐어요”뒤이어 허영에게 물었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허영은 침묵했다.허영은 자기만의 궁리가 따로 있었다. 밖에서 기르는 그 남자를 이대로 버리기 아까웠다. 임지강은 일찍이 남자 노릇을 못하고 있다. 아직 50세도 안된 그녀가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매일 밤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차마 그 남자를 버릴 수가 없었다!“엄마! 도대체 무슨 생각하세요?” 임서아는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도망치는 일은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허영은 아직도 얼굴을 붉히며 헛된 생각을 하고 있다. 춘몽을 꾸는 건가?화가 난 임서아는 허영을 한바탕 때려 주고 싶었다.임서아의 호통에 허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응, 서아야 뭐라고 했어?”“빨리 도망가야 해요, 도망이요, 엄마! 늦으면 부소경이 사정 없이 죽여버릴 거예요!” 임서아는 또다시 허영을 향해 소리쳤다.허영은 항상 임서아를 총애했다. “서아야, 도망가는 게 급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재산을 정리 하는데 하루 이틀은 걸려,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 은행에 보관한 보석들을 찾아서 갖고 가야 나중에 생계를 유지할 거 아니야?”임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서 씨 집안 어르신은 어제 한바탕 굴욕을 당한 후로 정신력을 잃고 말았다.침대에 누워 꼼짝 않고 있었다.“할아버지......” 임서아는 조심스럽게 불렀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머리를 안쪽으로 기울였다.임서아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엄마가 저를 낳으실 때 엄청 야위였대요, 집이 가난하여 동냥하러 다니던 중 갓 대학교를 졸업한 아빠를 만나 직장도 없고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상황에 엄마 아빠가 결혼했고 저를 낳으셨대요, 하지만 장기간 영양실조로 출산하던 중에 대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어요, 그 당시 의사의 말에 의하면 엄마가 조금만 더 잘 먹고, 좀 더 힘을 내서 저를 낳았더라면 살릴 수는 있었대요”임서아의 말을 듣고 있던 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서 씨 집안 딸이 밥도 배불리 먹지 못할 상황이라니! 게다가 너무 허약하여 아이를 낳다가 대출혈로 목숨까지 잃었다.이게 다 누구 탓인가?서 씨 집안 잘못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이 첩이 낳은 딸이라고 별로 관심을 하지 않은 탓이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눈물을 닦고 몸을 돌려 임서아를 일으켰다. “서아야......어서 일어나” “할아버지” 임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할아버지, 다 제 잘못이에요, 잘못을 인정하러 할아버지를 뵈로 온 거예요, 말씀드리자면 제가 일부러 거만하게 일을 떠벌리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부소경과 결혼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다른 선택할 여지가 없었어요, 6년 전 아빠가 장사하실 때 부소경과 부소건 사이에서 정말 힘들게 버텼어요,아빠가 일부러 신세희한테 그러신 게 아니에요,사후에, 고의로 대신하게 한 것도 아니에요.그때는 두 사람의 틈에 끼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도 살아야 하니깐요, 할아버지.아빠한테는 제가 하나뿐인 딸이라 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셨어요, 정말 살아가기 너무 힘들었어요”이 시각, 임서아는 할아버지 앞에서 온갖 가련한 척을 다 했다.서 씨 집안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할아버지가 다 알아, 하지만......
임서아가 몰래 신세희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을 신세희는 몰랐다.신세희는 임 씨 집안을 찾아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모조리 죽여버릴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부소경과의 생활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녀는 현재 딸이 있고 장래 또 아이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 마음에 큰 증오를 품고 싶지 않았다.선행에는 선과가 있고 악행에는 악과가 있는 법이다.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임 씨 집안은 8년 전 그녀를 모함해 감옥에 가두던 날부터 이미 신세희를 음해하려고 작전했다.하지만 결국에는 어떻게 되였는가?여전히 신세희가 운 좋게 이겼다.만약 그들의 모함에 의해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하숙민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임지강이 그녀한테 곧 죽게 될 남자를 만나게 하지 않았더라면 신세희는 부소경의 아이를 임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운명 같았다. 결국, 8년 동안 임지강과 허영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반면, 신세희는 직장도, 남편도, 아이도 모두 가졌다.뭐를 또 바라겠는가?임지강과 서 씨 집안 어르신에 대해서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오직 임지강이 후회하기만을 기다렸다그녀는 오직 서 씨 집안 어르신이 소위 외손녀에 의해 살해되기만을 기다렸다!이것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 그녀와는 상관없다.신세희는 오직 세 식구서 행복하게 살면 된다.이번 주말은 편안함과 아픔이 동시에 존재하는 날이었다. 하나는 늦잠을 잘 수 있어서 편안했다. 부소경은 이미 일어나서 나갔고 신유리도 엄마한테 빨리 일어나라고 보채지 않았다. 넓은 침대에서 마음대로 뒹굴수 있었다.잠이 오지 않아 그녀는 부소경의 셔츠를 걸쳐 입고 테라스에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마음은 한없이 편안했다.하지만 아픔도 있었다.어젯밤, 그녀는 부소경의 게임에 자신을 너무 방종하는 바람에 온몸의 뼈가 부서지듯 쑤셨다.흔들의자에 편안하게 누웠지만 몸은 마치 부러질 듯 아팠다.그녀는 어젯밤 생각을 하면서 얼굴
그런데 그는, 매우 도취한 모습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이런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신세희는 천천히 멍해졌고, 시선을 떼기가 아쉬웠다. “세희씨! 세희씨!” 전화 너머 엄선희가 재촉했다. “응응응.” 신세희가 얼른 대답했다. 엄선희가 명령했다. “얼른 나와, 나랑 유리랑 정아씨, 우리 세 여자를 데리고 나가서 계산해 줘야지!” “좋아!” 신세희가 얼른 말했다. 일어나서 옷을 입고, 간단하게 화장을 한 뒤 신유리를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엄마, 엄청 신나 보여.” 신유리도 엄마의 변화가 느껴졌다. 신세희는 감추지 않고 인정했다. “그럼 당연하지!” “왜 그렇게 신난 건데?” 신유리가 물었다. “왜냐면 오늘 엄마가 너 데리고, 그리고 엄마 친구 두 명이랑 같이 미녀 네 명이서 백화점에 쇼핑 갈 거고, 예쁜 옷도 살 거야.” “엄마 오늘 하나도 안 예뻐!” 신유리는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누가 그래? 내가 거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으면서 얼마나 열심히 꾸몄는데!” “그런데 절뚝거리잖아, 절름발이처럼. 하나도 안 예뻐.” 신세희:“......”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빨개졌다. 절름발이처럼 걷는 이유는 어젯밤 그 남자가 너무 힘을 많이 써서였다. 화가 나 죽겠다 아주! 앞으로는 정말 자신의 자제력을 키워야 했다. 하지만, 매번 그가 모습을 바꾸어서 그녀의 흥미를 돋우어 주는 걸 생각하면, 그의 리드하에 그녀는 이겨낼 힘이 전혀 없었다. 신세희는 한숨을 쉰 뒤 쭈그려 앉아 신유리에게 말했다. “아가, 엄마가 걷는 모습 너무 안 예쁘지?”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엄마, 엄마가 어제 하루종일 하이힐 신고 접대하느라 계속 서 있어서 힘들었을 거 아니야. 그래서 다리를 절뚝이는 거지? 유리는 엄마가 안 예뻐도 미워하지 않아. 유리의 엄마는, 제일 예쁜 엄마야. 희희.” 신유리는 달콤하게 웃으며 엄마를 보았다. 신세희:“......” 그녀는
그 사람은 가난해 보이고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 한 여자였다.신세희는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 했지만, 걸을 걸이가 살짝 비틀거리는 걸 봤을 때, 신세희는 딱 보자마자 이 여자의 나이가 젊지 않을 거라고 느꼈다. 그 짧은 몇 초 사이에, 여자는 길을 건너 이미 도망쳐버렸다. 신세희는 혼자 차 밖에 서서, 마음이 살짝 서글퍼졌다. “엄마.” 신유리가 불렀다. 신세희:“응, 딸?” “엄마 왜 그래?” 신유리가 물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유리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단정하지 못한 꾸진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어쩌면 그녀가 사람을 잘못 본 거일 수도 있었다. 신세희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에 생각을 없애려 했다. “엄마 괜찮아?” 신유리는 신세희가 충격을 받은 줄 알았다. 신세희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딸, 미안해.” 그녀는 자신이 운전을 못 해서 방금 같은 사고가 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 하게, 길 옆에 서 있던 행인이 말했다. “그쪽 잘못 아니에요. 그쪽이 차를 엄청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는데 그 늙은 여자가 수상쩍은 행동을 하더라고요. 길을 걸으면서 계속 저희 단지 안을 훔쳐보다가 차에 스스로 박은 거예요. 그쪽 책임이 아니라 그 여자 책임이었어요.” 신세희는 예의 바르게 웃었다. “괜찮아요, 사람만 안 다쳤으면 됐죠. 만약 그 분이 안 도망 가셨으면 병원이라도 데려다 드렸을 텐데, 에고, 지금은 어디 다치신 건지도 모르게 됐네요.” 신세희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래도 그녀가 운전자였고, 그 여자는 행인이었으니 말이다. “흥!”옆에 서 있던 그 사람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런 사람들이 수상쩍은 행동을 하곤하죠. 최근에만 벌써 저한테 2-3번 들켰어요. 그 후진 옷 차림을 한 여자가 자꾸 저희 단지 안을 보는데, 저희 단지는 남성시 전체에서 제일 비싼 저택 단지잖아요. 여기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돈이 많으니,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그 여자
신세희가 혼자 화장실에 갔을 때 꼬맹이는 마음 속에 담아둔 일을 엄선희와 민정아에게 말했다. “선희 이모, 정아 이모, 엄마한테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아.” 엄선희는 진지하게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아까 엄마가 운전하면서 나올 때, 실수로 되게 더럽고 낡은 옷을 입은 할머니랑 부딪혔거든. 근데 사실은 그 할머니가 우리 엄마 차에 박은 거 였는데, 그 할머니가 부딪힌 다음에도 엄마한테 돈을 배상해 달라고 하지 않고 그냥 혼자 도망갔어. 근데 엄마는 그 할머니가 도망간 이후로 기분이 꿀꿀해 보여. 엄마가 운전하면서 여기로 오는 길에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못 듣더라고.” 이건 정말 큰일이었다. 2-3초 후, 엄선희는 신유리를 위로하며 말했다. “괜찮아 아가야, 만약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선희 이모랑 정아 이모가 꼭 엄마를 도와서 같이 해결해 줄 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신유리는 그제서야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신세희는 화장실에서 나왔고, 세 사람이 동시에 자신을 쳐다보자 그녀는 참지 못 하고 웃었다. “너희 셋 표정이 꼭 나한테서 어떻게 돈 뜯어낼지 고민하는 것 같아. 트렁크에 꽉 채울 옷이랑 신발도 샀고, 차에 다 넣지도 못 할 거 같은데, 또 얼마나 뜯어먹으려고 그래?” 사실 신세희는 기뻐했다. 이 두 여자가 자신을 뜯어먹어도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 부소경은 그녀에게 오늘 안에 다 쓰라고 2억이나 주었다. 신세희는 이런 백화점에서 옷을 사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건 그녀가 너무 가난해서 여기서 구경만 할 수 있었지 살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늘, 그녀는 드디어 자신의 딸과 친구들을 여기에 데려올 수 있었고, 그녀는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정말 좋다는 걸 드디어 깨달았다. 네 여자가 가는 모든 곳에서 다 그녀들을 여왕처럼 대우하며 환영했다. 세 여자와 5살짜리 꼬마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백화점을 신나게 구경했다. 신세희는 예쁜 걸 좋아하지만, 옷 쇼핑에는 욕심이 많지
전화 너머 신세희는 숨소리가 들렸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신세희는 계속해서 물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말을 하세요. 누구신데요?” 그쪽에선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신세희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상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엄선희와 민정아는 신세희를 보았다. “잘못 건 거 아니야?” 신세희는 어깨를 들썩였다. “아마 잘못 걸었나 봐.” 그리고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그쪽에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임서아였다. 임서아는 임시번호를 사용해서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녀는 신세희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려는 거였다. 그녀는 소리로 신세희가 집에 없다는 걸 알았다. 왜냐면 만약 신세희가 집이었다면 주변이 조용했어야 했다. 그러나 임서아가 전화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임지강과 허영을 보고 말했다. “엄마 아빠 걱정 마세요, 신세희는 오늘 아마 저희를 신경 쓸만큼 한가하지 않은 것 같아요. 걔 분명 밖에서 딸이랑 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부소경도 자기 딸을 엄청 아끼니까 분명 같이 있겠지. 지금이 딱 저희가 도망가기 좋을 기회 같은데, 엄마 짐은 다 싸셨어요? 집에 있는 돈은 다 챙겼죠?” 허영은 말을 더듬었다. “챙, 챙겼어.” 이 날 오전, 허영은 여러 은행을 돌며 개인업무를 처리했고, 그녀는 그 남자에게 연락해 그에게 자신과 함께 배를 타고 떠나자고 했다. 그 남자는 동의했고, 두 사람은 배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허영은 그 남자가 지금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아빠, 엄마! 우리 얼른 가요, 외할아버지께서 배에 연락을 해두셨으니, 저희가 안전하게 갈 수 있을 거예요.” 임서아가 재촉했다. 임지강은 그가 몇 십 년동안 살았던 이곳에 미련이 남았다. 여기 임씨 가문 별장도 거의 지어진지 30년이 다 되어 갔다. 그때 그래도 그 여자가 그에게 돈을 주었고, 그때 임지강은 그 여자가 어디서 왔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다 늦었다. 이 주말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