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신세희가 미소를 지었다.“엄마, 오늘 유치원 지각하게 생겼어.”신유리가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아가. 엄마가 앞으로 다시는 늦잠 자지 않을게.”신세희가 아이에게 사과하자 부소경이 엄격한 목소리로 아이를 꾸짖었다.“어제 엄마가 몸이 안 좋았잖아. 잊었어?”“아, 맞다.”신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이씨 아주머니가 작은 유리그릇을 신세희 앞에 내놓으며 말했다. “사모님, 이건 대표님께서 서울에서 구해오신 최상급 품질의 제비집이에요. 식기 전에 드세요.”제비집이라니, 먹어 본 적은 없지만 들어 본 적은 있었다. 작은 유리그릇 안에 담긴 저건 아마 몇백만 원을 호가할 테지.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비싼 걸 대체 왜 나한테...”부소경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신유리가 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흥, 서둘러 오느라고 내 장난감 살 시간도 없었다면서, 엄마한텐 이렇게 비싼 걸 선물하고... 아빠 너무 불공평해!”“......”신세희는 공연히 가슴이 벅차올랐다. 부소경은 아이를 바라보며 태연하게 말했다. “외롭진 않고? ”“뭐?”“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냐고.”유리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부소경이 말을 이었다. “동생이 몇 명 더 생긴다면 네가 대장 노릇을 할 수 있을 거야. 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마구 부려 먹을 수도 있어. 어때?”“와, 정말? 나한테 동생이 생긴다고?”신유리가 기뻐했다. “엄마 몸이 잘 회복된다면 많이 생기게 되겠지.”천천히 수프를 떠먹은 부소경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신세희 쪽을 쳐다보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얼굴이 복숭아빛으로 물들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귀엽긴. 신세희가 평소 무덤덤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당황할 법한 포인트를 비껴갔기 때문이었다. 그 부분을 제대로 찌르기만 한다면 그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어쩔 줄 몰라 했다. “헤헤, 기분 좋다. 근데 아빠...”아이가 씩 웃으며 제 아빠를 바라봤다. “동생 만들려고 엄마한테 비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