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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일주일 사이에 민정아는 볼품 없이 말라 있었다. 민정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신세희는 그녀의 가여운 모습을 보고도 크게 놀라거나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 그러나 엄선희는 바로 그녀의 곁에 달려가 팔뚝을 매만지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정아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틀 사이에 왜 이렇게 말랐대요?”

민정아가 순순히 대답했다.

“괜찮아.”

엄선희가 다시 물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예요?”

민정아가 눈을 찡그리자 눈곱이 한 무더기나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씩씩거리며 아무렇게나 눈을 비볐다.

“선희 씨. 나한테 2만 원만 빌려주면 안 될까? 지금 이틀이나 굶었어.”

엄선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민정아를 쳐다보았다.

“뭐라고요? 집에 안 들어간 거예요? 부모님은, 집에 안 계시고?”

민정아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쫓겨났어.”

“대체 무슨 일인데요? ”

“그게...”

신세희를 힐끔거린 민정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그녀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

성미가 급한 엄선희가 그녀를 닦달했다.

“어휴, 답답해! 이런 거지꼴을 하고도 뭘 숨기려는 건데! 나 돈 안 빌려줄 거야.”

사실 엄선희와 민정아는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줄곧 민정아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엄선희였지만, 이번에 신세희를 모함하는 데 가담하지 말라고 민정아가 막아서면서 엄선희는 그녀가 생각보다 단순하고 바보 같은 여자라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민정아는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녀에게 한두 마디씩 욕설을 퍼부어도 민정아는 전혀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성질이 급하고 덤벙거리는 여자일 뿐이었다. 엄선희는 민정아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엄선희의 닦달을 들은 민정아가 우물쭈물 대답했다.

“정연 언니의 말을 거역하고 구자현 아가씨를 도와주지 않았잖아. 사모님의 뺨을 때리는 것도 거절했고... 덕분에 엄마 아빠한테 엄청나게 혼났어. 또 어제 대표님이 정연 언니의 카드를 모두 정지시키고 쫓아내 버렸잖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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