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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엄선희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세희... 아니, 사모님. 제가 사모님인 줄도 모르고... 실례를 저질렀어요. 죄송해요.”

신세희가 그녀를 가볍게 타박했다.

“선희 씨, 언제부터 말을 그렇게 더듬었어요?”

그건 전부 엄선희가 깜짝 놀란 탓이었다. 게다가 엄선희는 은근히 신세희가 원망스러웠다. 부소경의 아내이면서도 감쪽같이 자신을 속이지 않았던가? 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대기업의 안주인이었다!

신세희가 그녀에게 장난쳤다.

“우리가 알고 지낸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선희 씨가 이렇게 말을 더듬는 건 처음 봤어요.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면 당장 올라갈 거예요.”

그녀의 말에 엄선희가 기겁했다.

“안 돼요, 올라오지 마세요! 나 바쁘단 말이에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

엄선희는 정말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신세희는 왠지 그녀에게 미안했다. 그녀는 엄선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신세희는 다른 사람들처럼 언변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사람을 쉽게 사귈 수 있는 성격도 아니었다. 매번 마음이 맞는 사람을 사귀게 되면 그녀는 그 기회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다. 조의찬을 아꼈던 것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세희는 처리해야 할 작업을 분류한 뒤 직접 엄선희를 찾아가 그녀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사과할 생각이었다.

며칠 동안 회사에 나오지 않았고 더 이상 이 회사에 다닐 수 없을 거라는 각오도 했건만,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서류를 하나하나 분류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늘 성실하게 일해왔던 그녀인지라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질서정연하게 분류를 마칠 수 있었다.

시큰거리는 목을 주무르며 기지개를 켜고 있는 그녀에게 누군가 밀크티를 건넸다. 이어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모님, 피곤하시면 밀크티라도 한 잔 드세요. 사모님 입맛에 맞춰 준비한 거예요. 사모님께서 이 회사에 입사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는 항상 사모님을 주의 깊게 살펴 왔거든요. 사모님은 단 걸 좋아하시잖아요. 얼른 드셔보세요, 입맛에 맞을 거예요. ”

그 목소리를 들은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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