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2823 챕터

제581화

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정말 고마워서 그래요. 언제 식사 같이하시죠?”아주머니의 친절함에 신세희는 불편해 그저 머리를 살짝 숙인 채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마침 신유리가 보이자 그녀는 이내 신유리의 손을 잡고 급급히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떠났다.신세희가 떠난 후에도 아주머니들의 의논은 계속 이어졌다.“어머, 대표 사모님이라고 잘난 척하는 거 없네.”“그러니깐, 나도 오늘에야 알았지 뭐야. 높은 분일수록 더 겸손하네. 저 집 사모님 좀 봐봐. 그냥 동네 동생 같잖아. 돈 좀 있다고 잘난 척하는 여편네들은 정말 없어 보인다니까.”또 다른 아주머니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저 멀리서 집 좀 산다는 세 여자가 콧대 높게 걸어오더니 아주머니들을 보고는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이 유치원 앞에서는 평범한 집안도, 돈 좀 있다는 집안도 모두 신유리와 손을 잡고 가는 신세희를 부러워했다.신세희의 뒷모습은 우아하고 평안해 보였으며 신유리는 종알거리는 귀여운 참새 같았다.“엄마, 나 오늘 또 새 친구가 생겼어.”신유리는 신이 나서 말했다.신세희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사흘간 지옥 같은 일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신유리에게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았다.신유리는 여전히 밝고 새로운 친구도 생겼다.신세희는 한쪽 무릎을 꿇고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떤 친구야? 엄마한테 말해줘.”“새로 온 아이야. 걔가 나한테 자기소개를 했고 그래서 나도 자기소개했어. 엄마, 나 생일에 새 친구 초대해도 될까?”“그럼, 당연히 되지.”신세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모녀는 함께 차에 탔다.신유리는 달콤한 말로 부소경과 인사를 나누었다.“아빠, 오늘 너무 멋져.”부소경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입에 꿀 발랐네”“아닌데? 아빠 오늘 달라졌어. 예전에는 표정이 항상 굳어 있었어. 유리가 아빠한테 빚진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아빠가 나한테 분유값 빚졌잖아? 나는 빚진 거 없는데 아빠는 왜 항상 굳어있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하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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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네.”신세희는 얼굴이 조금 붉어졌을 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부소경이 모든 준비를 완벽히 해 낼 것이니 자기는 그저 몸만 가면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신세희는 이번 행사에서 그저 말 못 하는 꽃병이 되겠다고 결심했다.수저를 내려놓은 뒤, 신세희가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유리랑 좀 놀아줘요. 요즘 유리와 당신과의 시간이 줄어드니 나랑 놀이하는 것도 싫어하네요. 당신이랑 지력 게임 하고 싶어 하니까 같이 좀 놀아줘요.나 업무 좀 보게요. 완성해야 할 디자인이 있어요.”부소경도 수저를 내려놓았다.“지금 하는 일 좋아?”신세희는 입술을 오므리고는 말했다.“그럼요!”“얼마나 좋은데?”“사실대로 얘기해요?”신세희가 물었다.“그럼.”신세희는 깊은숨을 내쉬고 말했다.“저는 어려서부터 대학교에 가고 싶었어요. 하루라도 빨리 뭔가를 배워서 직장을 얻고, 직장을 얻어서 임씨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엄마를 책임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기회만 생기면 누구보다 열 배, 백배로 노력을 해왔죠. 그래서 저는 일하는 게 좋아요. 내 힘으로 적금도 많이 들어놓고 돌아가신 엄마한테 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 해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업무를 보는 데서 안정감을 얻는 거 같아요.”신세희는 늘 안정감이 부족했다.임씨 집안의 사람 모두가 그녀를 벌레 보듯 대했다.대학교에 가서 얼마 안 돼 그녀는 교도소에 잡혀갔고 풀려 난 후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꼈었다.그녀가 걸어온 길은 참으로 기구했다.그러니 그녀는 늘 평온함을 추구했고 일을 하면서 안정감을 얻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신세희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부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지난주에 나한테 준 10억은 뭐에요? 보상이라고 하니 난 그저 구자현이 나한테 한 것 때문에 준 걸로 알고 있는데. 대체 왜 준거에요?”신세희는 이 돈을 일전 한 푼도 건드리지 않았다.“내가 주는 용돈.”부소경은 말을 바꾸어 얘기했다.“네?”‘10억을 용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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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일 끝나면? 설마, 나와 같이 가겠다는 얘긴가? 두메산골을?’“할 거 있다고 하지 않았어?”부소경이 물었다.“네.”신세희는 이내 몸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그녀는 온 밤 디자인을 그리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부소경의 품이었다.신세희가 깜짝 놀라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부소경이 쌀쌀하게 말했다.“일하다 죽을 거 아니면 좀 쉬어. 자꾸 바둥거리면 어제처럼 할거야.”“....”부소경은 말하는 대로 한다는 것을 신세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그녀는 부소경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다음 날, 잠에서 깬 그녀 옆에 부소경은 보이지 않았다.신세희는 부소경의 시계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6시밖에 안 됐는데 왜 벌써 일어난 거지? 뭐 하러 간 거야?’이 순간, 부소경은 잠옷 차림으로 위층의 의자에 앉아 통화를 하고 있었다.아침 5시50분경, 부소경의 휴대폰이 울렸고 부소경은 단잠을 자는 신세희가 잠에서 깰까 봐 위층으로 올라갔다.엄선우의 전화였다.“대표님, 서씨 집안 어르신께서 어젯밤 9시에 운성에 도착하셨다고 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으로 전화를 거셨어요. 기사님의 말에 의하면 어르신께서 화가 많이 나셨다네요.”엄선우가 말했다.“그래.”부소경은 짧게 대답했다.엄선우는 걱정 섞인 말투로 말했다.“대표님, 양쪽 어르신들께서 또 무슨 사달을 낼지 두렵지 않으세요?”부소경은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기회가 없을까 봐 걱정했어.”“....”엄선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부씨 집안과 대표님한테 은혜를 입기도 했고 서울에서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혔으니 대표님도 쉽게 서씨 집안 어르신을 건드리지 못 해. 대표님이 할 수 있는 건 오직 조용히 장기판을 움직이는 거지. 그러고 함정을 파서 스스로 뛰어들게 만드는 거고. 역시 대표님이야. 모든 게 대표님 계획 속에 있어.’“알겠어요, 대표님. 서씨 집안 어르신과 임서아가 서울에 온 것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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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계속 조사해!”부소경은 화가 나 목소리가 커졌다.“네, 대표님!”부소경은 한마디를 더 보탰다.“제일 이른 시일내로 처리해. 다른 일은 일단 제쳐두고!”“알겠어요. 대표님!”엄선우가 답했다.부소경은 위층에서 잠시 서 있다가 다시 아래층에 내려왔다.신세희는 이미 잠에서 깨어 피부관리를 했다.민정아가 준 오일이 꽤 효과가 있었는지 얼마 전에 세라한테 맞은 자국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파운데이션을 바른 그녀의 얼굴은 이제야 생기가 돌았다.욕실에서 나온 신세희는 가운 차림을 한 부소경과 마주쳤다.화장을 한 그녀의 얼굴은 비록 민낯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부소경은 한눈에 그녀가 화장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평소에 화장하지 않지만, 가끔 화장한 그녀의 얼굴은 어딘가 섹시한 분위기를 풍긴다.게다가 허리를 조이는 원피스를 입어서인지 그녀의 허리는 더욱 잘록해 보였다.부소경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하며 방으로 들어갔다.부소경이 아무 말도 안 하자 신세희는 그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시간도 이른데 어제처럼 나한테 옷 갈아입는 거 도와 달라고 하려나?’방에 들어선 부소경의 뒤따라온 신세희를 발견하고 의아한 듯 물었다.“뭐 하러 왔어?”“환... 환복 도우려고요.”신세희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부소경이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옷장을 열어 옷을 꺼냈다.부소경과 몇 개월을 함께 지낸 그녀는 부소경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부소경은 어두운 계열의 단일한 색상을 추구했다.다른 사람이 입으면 지극히도 평범할 것 같은 스타일을 부소경은 늘 훌륭하게 소화한다.설사 싸구려 정장이라도 그의 몸에 걸치면 명품처럼 보였다.신세희의 단일한 코디를 보고 부소경이 말했다.“나한테 지금 이걸 입으라고?”신세희는 머리를 들어 부소경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네? 미안해요. 다른 걸로 꺼낼게요.”신세희는 부소경의 까다로운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내 옷장에서 더 어두운 색상의 옷을 꺼내 들었다.그녀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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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너무 빡빡하려나?’신세희는 혹여 넥타이가 빡빡할까 봐 몇 번이고 손을 넣어 확인했다.이 순간, 그녀는 두 사람이 마치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부부처럼 느껴져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은 왜 그래?”부소경은 의아한 듯 물었다.‘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얼굴이 빨개진 거지?’“아, 아니에요.”신세희는 버벅거리며 말했다.“그냥, 조금 답답해서 그래요. 저 그럼 나가 볼게요.”신세희는 급히 방에서 나왔다.부소경은 조용히 혼잣말했다.“대체 언제 습관 될 거야? 몇 번 더 겪어보면 되겠지.”혼잣말을 마친 부소경은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조수 도민서 입니다.”“도민서 씨, 임원들한테 오늘 오전 미팅은 취소한다고 통지해. 오늘 오전 모든 고객님도 마찬가지야. 약속 다 미뤄.”“대표님, 무슨 일 있어요?”도민서는 의아했다.부소경이 부씨 그룹을 이끈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피치 못할 사정 외에는 단 한 번도 약속을 미룬 적도, 취소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없어.”“....”도민서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겠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그 누구도 부소경의 오전 일정을 알 수가 없었으며 신세희 또한 마찬가지였다.‘정말 알 수가 없는 사람이야.’하지만 신세희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의 직장에 그녀는 만족했다.부소경의 차에서 내려 회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녀는 엄선희와 마주쳤다.“좋은 소식 있어요, 신세희 씨.”엄선희가 말했다.신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나 똑똑해요, 내가 맞춰 볼게요. 어젯밤에 민정아 씨가 집에 돌아간 후 인사부에서 연락이 갔겠죠? 다시 출근하라고? 맞아요?”엄선희가 말했다.“흥! 똑똑하긴 하네요. 이것도 다 맞추고!”신세희는 머리를 저으며 우쭐거렸다.“내가 누구에요? 신세희잖아요! 완벽한 이과생! 나 머리 좋아요!”엄선희가 재미없다는 듯 말했다.“그렇다고 해두죠!”신세희가 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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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민정아는 깜짝 놀랐다.신세희와 엄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그곳에는 50대 전후로 보이는 여자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민정아를 노려보고 있었다.민정아는 깜짝 놀라 엄선희의 뒤에 숨고는 울먹이며 말했다.“엄마, 왜 그래? 아직도 화 안 내려갔어? 나 정말 배고파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선희가 나 집에 데려가 줬고 회사에서도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으니 나 다시 출근한 거야. 나 잘못했어. 그러니까 좀 봐주면 안 돼?”“너, 이 뒤질 년!”중년의 여자는 상스러운 말로 민정아를 욕했다.민정아는 멍해졌다.“엄마, 뭐라고 했어?”“뒤질 년! 이 뻔뻔한 뒤질 년아! 손에 든 거 내놔!”여자는 큰 소리로 호통쳤다.민정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겔랑을 넘겨줬다.“엄마, 이거 언니 줄라고 그러는 거지? 나 정말 몰라서 그래. 엄마는 왜 딸인 나보다 언니를 더 예뻐하는 건데? 언니가 혼자 남겨졌다고 그러는 거야? 근데 엄마, 언니는 혼자지만 이모도 있잖아. 그리고 할아버지도 언니 얼마나 예뻐하는데. 난 뭐야? 맨날 하인처럼 굴고. 엄마는 이 딸이 불쌍하지도 않아? 엄마가 나 내쫓았을 때 내가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기나 해? 나 엄마 친딸 맞아?”민정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했다.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쌀쌀하게 굴며 민정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쇼핑백을 품에 안고 웃으며 말했다.“우리 정연이 돈 없어도 최고급 스킨로션 쓸 수 있게 되었네.”민정아는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민정아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내 엄마 맞아? 맞냐고?”하지만 여자는 그저 민정아를 한번 훑어보고는 쌀쌀하게 말했다.“잘됐네. 네 언니 지금 카드 정지되었으니 네 월급으로 생활하면 되겠어. 나간다! 시도 때도 없이 집에 오지 마!”말을 끝낸 여자는 몸을 돌렸다.이때, 신세희가 여자 앞을 막아섰다.“너는... 뭐 하는 짓이야?”여자는 신세희를 보며 물었다.옅은 화장에 우아한 원피스, 그리고 깔끔한 포니테일을 묶은 신세희를 여자는 알아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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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신세희는 다시 민정아에게로 와서 쇼핑백을 넘겨주었다.“여기요.”민정아가 말했다.“고마워.”“들어가요. 눈 다 부었어요. 이따가 세수하고 이거 좀 바르면 좋아질 거예요.”신세희는 방금 발생한 일에 대해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그럴만한 상황이 있겠지. 궁금해하지 말자.’세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탔다.그들 뒤에 수많은 직원도 엘리베이터를 대기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감히 신세희와 함께 타지 못했다.세 사람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올라간 뒤에야 사람들은 긴장에서 벗어났다.“신세희 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잘난 척하지 않고 누구 괴롭히지도 않아.”“저도 사모님이 보기 좋아요. 과묵한 줄 알았는데 꽤 밝네요.”“민정아도 용서한 거 보면 사람이 관대해. 심지어 민정아한테 비싼 선물도 주고 정말 좋은 사람이야.”“맞아요, 미림 씨. 민정아도 용서했는데 미림 씨는 그저 뒷담화 조금 한 것밖에 없으니, 아마 사모님께서 다 잊으셨을 거예요.”계미림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머리를 끄덕였다.“그러길 바라요. 사실 내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오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오전부터 사무실은 분주했으며 신세희는 누구보다 충실하게 업무를 보았다.그녀는 어젯밤의 디자인을 꺼내 다른 디자이너들과 상의했다.“이거 좀 봐주세요. 혹시 좋은 의견 없을까요? 참고할 수 있게 다들 디자인 보여주면 좋겠어요. 서로 배우면 좋잖아요?”신세희는 자기를 괴롭혔던 동료들에게도 친절하게 말했다.“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그녀의 허심함에 동료들은 감동했다.신세희는 사적인 일을 절대 공적인 일에 연결하지 않거니와 뒤끝도 없는 깔끔한 성격이다.동료들은 머리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긴 웨이브 머리를 한 여자가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신 수석님. 내가 뭐 가져왔게요? 그린마운틴 커피에요. 저번에 출국할 때 특별히 가져온 거예요.”신세희는 코를 막고 두려움에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요! 나 커피 안 좋아해요.”계미림이 웃지도 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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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밖에서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신세희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급히 손에 일을 놓고 사무실 출입구로 와 밖을 내다보았다.저 멀리에서 경영부 부대표와 행정부 그리고 마케팅 부문 등 높은 임원들이 급한 발걸음으로 디자인팀 사무실로 걸어왔다.“뭔 일이에요?”계미림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밖을 내다보았다.그곳에는 부소경이 서 있었다.신세희는 부소경 옆으로 다가가 이리저리 훑어보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웬일이에요? 갑자기 회사에는 왜 온 거예요? 당신....”부소경은 담담하고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이 회사 당신 소유야?”신세희가 말했다.“아니요.”“그런데 내가 못 올 이유라도 있어?”부소경이 되물었다.“내가 여기에 올 이유는 많아. 부씨 그룹은 이 회사와의 계약도 존재해. 그러니 난 충분히 올 수 있어.”부소경의 뒤에는 수많은 임원이 굽신거리고 있었다.“대표님께서 여긴 어떤 일로?”인사 총괄 임원이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내가 꿈꾸는 거야? 남성의 황제로 불리는 남성 최대 기업의 수장이 이 누추한 중소기업에 행차하시다니.’인사 총괄 임원은 부소경이 직접 온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어 식은땀만 흘렸다.인사 총괄 임원이 인사를 하자 나머지 임원들도 분분히 예의를 갖추었다.“대표님, 바쁘신 분이 어떻게 오셨어요. 대표님, 사무실로 가시죠. 커피 내려 드릴게요. 만약 회계 장부 필요하시면 재무팀에서 해 드릴 거고요, 순찰하시려면 저희가 동행할게요.”집행 총괄 임원도 깍듯하게 말했다.“필요 없어요.”부소경은 무심하게 대답했다.부소경은 눈길은 신세희에게서 떠날 줄을 몰랐다.‘출근한 지 두 시간도 안 되는데 뭐가 이렇게 바쁜 거야. 예쁜 코에 땀방울도 맺혔네.’“뭐가 그리 바쁜 거야?”부소경은 정장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신세희의 땀을 닦아주었다.“....”신세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 역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때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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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허영의 몸에 상처들은 약을 발랐지만, 점점 더 곪아갔다.“엄마! “임서아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이거 아빠가 한 짓이야? 아빠 왜 이렇게 독해? 엄마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허영은 애써 웃으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나도 네 아빠 많이 때렸어.”“뭐? 아빠는?”임서아가 물었다.“손님 방에.”임서아는 급히 손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임지강은 머리에 하얀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아빠? 엄마가 한 거야?”임지강은 분노하며 말했다.“다 그년 때문이야! 네 엄마와 내 사이를 이렇게 만들었어!”“신세희 나쁜 년, 내가 죽여버릴 거야!”임서아는 화가 치밀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하고는 이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약 한 달 동안, 임서아가 서씨 가문 어르신을 돌보고 서울까지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그녀를 좋게 보고 그녀의 편에 서게 되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녀에게 스포츠카를 선물하기도 했으며 그녀도 당연하듯이 받아들였다.임서아는 이번에야말로 외할아버지의 힘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총애만 받으면 남성에서 누구도 그녀를 초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부소경? 하나도 두렵지 않아.’임서아는 눈물을 닦으며 집에서 나와 선물로 받은 스포츠카를 직접 운전해 건축회사로 갔다.신세희가 이곳에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신세희를 혼내주겠다고 결심했다.‘폭풍우가 지나면 해가 뜨는 줄로만 알지? 다른 사람은 널 무서워할지 몰라도 나 임서아는 하나도 두렵지 않아. 오늘 널 갈기갈기 찢어 줄 거야.’임서아는 회사 앞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헌 신발을 꺼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더니 바로 디자인팀으로 향했다.“저기요, 저기요, 누구 찾아요? 어떻게 오셨어요? 들어가시면 안 돼요. 계속 이러시면 신고할 거예요!”직원이 임서아의 뒤를 따르며 말했지만, 임서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저기요! 신고할 거예요!”직원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말했지만, 임서아는 쌀쌀맞게 답했다.“이 회사 최대 주주 서준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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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부소경은 조심스럽게 신세희의 콧등을 닦아냈다.부소경은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봐 손수건으로 조심조심 땀방울을 찍어내는데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신세희에 대한 애정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넋이 나간 듯 두 사람을 보고 있었지만, 신세희는 너무 담담했다.비록 아직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후 부소경은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더욱 그녀에게 잘했다.특히나 집에서는 그녀의 몸을 씻겨주기도 하고 머리도 감겨주었으며 은밀한 곳까지 세심하게 씻겨주었다.다 씻고 난 후에는 그녀를 위해 머리도 말려주기도 하고 밤새 팔베개도 해주었다.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마치 지금의 이 상황처럼 말이다.모든 사람이 부소경이 두려워 숨도 쉬지 못하고 온몸을 떨고 있을 때, 신세희는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신세희는 부소경에게 물었다.“나 찾으러 온 거 아니라면서요?”“응.”부소경은 계속하여 그녀의 땀을 닦아주었다.“그럼, 볼일 볼 것이지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신세희는 부소경을 꾸짖었다.신세희의 한 마디에 다들 경악했다. “우리 사이 공개하기 싫은 거야? 여전히 솔로 이미지를 유지해 더 많은 남자와 내가 경쟁해야 하는 거야?”부소경이 되물었다.‘경쟁은 개뿔.’“하나도 재미없어요!”신세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고 있어. 시간 관리를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오늘 왜 이렇게 한가한 거지? 나 일해야 하는데. 디자인도 선택하고 할 일도 많은데 여기서 땀이나 닦아주고 있고 어이없는 말이나 하고.’머리를 든 신세희는 저 멀리 서 있는 임서아를 발견했다.임서아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 대표님... 대표님이 여기 어떻게?”부소경은 신세희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돌려 임서아를 보았다.부소경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어딘가 모를 섬뜩한 기운을 주었다.“이 회사는 아무사람이나 다 올 수 있는 그런 하찮은 곳인가요? 서 대표님한테 물어보아야겠어요. 만약 내 말이 맞는다면 더 이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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