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빡빡하려나?’신세희는 혹여 넥타이가 빡빡할까 봐 몇 번이고 손을 넣어 확인했다.이 순간, 그녀는 두 사람이 마치 오랜 세월 함께해 온 부부처럼 느껴져 얼굴이 빨개졌다.“얼굴은 왜 그래?”부소경은 의아한 듯 물었다.‘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얼굴이 빨개진 거지?’“아, 아니에요.”신세희는 버벅거리며 말했다.“그냥, 조금 답답해서 그래요. 저 그럼 나가 볼게요.”신세희는 급히 방에서 나왔다.부소경은 조용히 혼잣말했다.“대체 언제 습관 될 거야? 몇 번 더 겪어보면 되겠지.”혼잣말을 마친 부소경은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조수 도민서 입니다.”“도민서 씨, 임원들한테 오늘 오전 미팅은 취소한다고 통지해. 오늘 오전 모든 고객님도 마찬가지야. 약속 다 미뤄.”“대표님, 무슨 일 있어요?”도민서는 의아했다.부소경이 부씨 그룹을 이끈 6년이라는 시간 동안, 피치 못할 사정 외에는 단 한 번도 약속을 미룬 적도, 취소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없어.”“....”도민서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겠어요. 시키는 대로 할게요.”그 누구도 부소경의 오전 일정을 알 수가 없었으며 신세희 또한 마찬가지였다.‘정말 알 수가 없는 사람이야.’하지만 신세희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안정되고 편안한 분위기의 직장에 그녀는 만족했다.부소경의 차에서 내려 회사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녀는 엄선희와 마주쳤다.“좋은 소식 있어요, 신세희 씨.”엄선희가 말했다.신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나 똑똑해요, 내가 맞춰 볼게요. 어젯밤에 민정아 씨가 집에 돌아간 후 인사부에서 연락이 갔겠죠? 다시 출근하라고? 맞아요?”엄선희가 말했다.“흥! 똑똑하긴 하네요. 이것도 다 맞추고!”신세희는 머리를 저으며 우쭐거렸다.“내가 누구에요? 신세희잖아요! 완벽한 이과생! 나 머리 좋아요!”엄선희가 재미없다는 듯 말했다.“그렇다고 해두죠!”신세희가 또 물었다.“
민정아는 깜짝 놀랐다.신세희와 엄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그곳에는 50대 전후로 보이는 여자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민정아를 노려보고 있었다.민정아는 깜짝 놀라 엄선희의 뒤에 숨고는 울먹이며 말했다.“엄마, 왜 그래? 아직도 화 안 내려갔어? 나 정말 배고파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선희가 나 집에 데려가 줬고 회사에서도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으니 나 다시 출근한 거야. 나 잘못했어. 그러니까 좀 봐주면 안 돼?”“너, 이 뒤질 년!”중년의 여자는 상스러운 말로 민정아를 욕했다.민정아는 멍해졌다.“엄마, 뭐라고 했어?”“뒤질 년! 이 뻔뻔한 뒤질 년아! 손에 든 거 내놔!”여자는 큰 소리로 호통쳤다.민정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겔랑을 넘겨줬다.“엄마, 이거 언니 줄라고 그러는 거지? 나 정말 몰라서 그래. 엄마는 왜 딸인 나보다 언니를 더 예뻐하는 건데? 언니가 혼자 남겨졌다고 그러는 거야? 근데 엄마, 언니는 혼자지만 이모도 있잖아. 그리고 할아버지도 언니 얼마나 예뻐하는데. 난 뭐야? 맨날 하인처럼 굴고. 엄마는 이 딸이 불쌍하지도 않아? 엄마가 나 내쫓았을 때 내가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기나 해? 나 엄마 친딸 맞아?”민정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했다.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쌀쌀하게 굴며 민정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쇼핑백을 품에 안고 웃으며 말했다.“우리 정연이 돈 없어도 최고급 스킨로션 쓸 수 있게 되었네.”민정아는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민정아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내 엄마 맞아? 맞냐고?”하지만 여자는 그저 민정아를 한번 훑어보고는 쌀쌀하게 말했다.“잘됐네. 네 언니 지금 카드 정지되었으니 네 월급으로 생활하면 되겠어. 나간다! 시도 때도 없이 집에 오지 마!”말을 끝낸 여자는 몸을 돌렸다.이때, 신세희가 여자 앞을 막아섰다.“너는... 뭐 하는 짓이야?”여자는 신세희를 보며 물었다.옅은 화장에 우아한 원피스, 그리고 깔끔한 포니테일을 묶은 신세희를 여자는 알아보지 못했다.
신세희는 다시 민정아에게로 와서 쇼핑백을 넘겨주었다.“여기요.”민정아가 말했다.“고마워.”“들어가요. 눈 다 부었어요. 이따가 세수하고 이거 좀 바르면 좋아질 거예요.”신세희는 방금 발생한 일에 대해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그럴만한 상황이 있겠지. 궁금해하지 말자.’세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탔다.그들 뒤에 수많은 직원도 엘리베이터를 대기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감히 신세희와 함께 타지 못했다.세 사람을 태운 엘리베이터가 올라간 뒤에야 사람들은 긴장에서 벗어났다.“신세희 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잘난 척하지 않고 누구 괴롭히지도 않아.”“저도 사모님이 보기 좋아요. 과묵한 줄 알았는데 꽤 밝네요.”“민정아도 용서한 거 보면 사람이 관대해. 심지어 민정아한테 비싼 선물도 주고 정말 좋은 사람이야.”“맞아요, 미림 씨. 민정아도 용서했는데 미림 씨는 그저 뒷담화 조금 한 것밖에 없으니, 아마 사모님께서 다 잊으셨을 거예요.”계미림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머리를 끄덕였다.“그러길 바라요. 사실 내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오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오전부터 사무실은 분주했으며 신세희는 누구보다 충실하게 업무를 보았다.그녀는 어젯밤의 디자인을 꺼내 다른 디자이너들과 상의했다.“이거 좀 봐주세요. 혹시 좋은 의견 없을까요? 참고할 수 있게 다들 디자인 보여주면 좋겠어요. 서로 배우면 좋잖아요?”신세희는 자기를 괴롭혔던 동료들에게도 친절하게 말했다.“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그녀의 허심함에 동료들은 감동했다.신세희는 사적인 일을 절대 공적인 일에 연결하지 않거니와 뒤끝도 없는 깔끔한 성격이다.동료들은 머리를 끄덕였다.바로 이때, 긴 웨이브 머리를 한 여자가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신 수석님. 내가 뭐 가져왔게요? 그린마운틴 커피에요. 저번에 출국할 때 특별히 가져온 거예요.”신세희는 코를 막고 두려움에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가까이 오지 마요! 나 커피 안 좋아해요.”계미림이 웃지도 울지도
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밖에서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신세희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급히 손에 일을 놓고 사무실 출입구로 와 밖을 내다보았다.저 멀리에서 경영부 부대표와 행정부 그리고 마케팅 부문 등 높은 임원들이 급한 발걸음으로 디자인팀 사무실로 걸어왔다.“뭔 일이에요?”계미림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밖을 내다보았다.그곳에는 부소경이 서 있었다.신세희는 부소경 옆으로 다가가 이리저리 훑어보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웬일이에요? 갑자기 회사에는 왜 온 거예요? 당신....”부소경은 담담하고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이 회사 당신 소유야?”신세희가 말했다.“아니요.”“그런데 내가 못 올 이유라도 있어?”부소경이 되물었다.“내가 여기에 올 이유는 많아. 부씨 그룹은 이 회사와의 계약도 존재해. 그러니 난 충분히 올 수 있어.”부소경의 뒤에는 수많은 임원이 굽신거리고 있었다.“대표님께서 여긴 어떤 일로?”인사 총괄 임원이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내가 꿈꾸는 거야? 남성의 황제로 불리는 남성 최대 기업의 수장이 이 누추한 중소기업에 행차하시다니.’인사 총괄 임원은 부소경이 직접 온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어 식은땀만 흘렸다.인사 총괄 임원이 인사를 하자 나머지 임원들도 분분히 예의를 갖추었다.“대표님, 바쁘신 분이 어떻게 오셨어요. 대표님, 사무실로 가시죠. 커피 내려 드릴게요. 만약 회계 장부 필요하시면 재무팀에서 해 드릴 거고요, 순찰하시려면 저희가 동행할게요.”집행 총괄 임원도 깍듯하게 말했다.“필요 없어요.”부소경은 무심하게 대답했다.부소경은 눈길은 신세희에게서 떠날 줄을 몰랐다.‘출근한 지 두 시간도 안 되는데 뭐가 이렇게 바쁜 거야. 예쁜 코에 땀방울도 맺혔네.’“뭐가 그리 바쁜 거야?”부소경은 정장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신세희의 땀을 닦아주었다.“....”신세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 자리에 있는 다른 사람 역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때 누군
허영의 몸에 상처들은 약을 발랐지만, 점점 더 곪아갔다.“엄마! “임서아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이거 아빠가 한 짓이야? 아빠 왜 이렇게 독해? 엄마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허영은 애써 웃으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나도 네 아빠 많이 때렸어.”“뭐? 아빠는?”임서아가 물었다.“손님 방에.”임서아는 급히 손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임지강은 머리에 하얀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아빠? 엄마가 한 거야?”임지강은 분노하며 말했다.“다 그년 때문이야! 네 엄마와 내 사이를 이렇게 만들었어!”“신세희 나쁜 년, 내가 죽여버릴 거야!”임서아는 화가 치밀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하고는 이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약 한 달 동안, 임서아가 서씨 가문 어르신을 돌보고 서울까지 동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그녀를 좋게 보고 그녀의 편에 서게 되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그녀에게 스포츠카를 선물하기도 했으며 그녀도 당연하듯이 받아들였다.임서아는 이번에야말로 외할아버지의 힘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외할아버지의 총애만 받으면 남성에서 누구도 그녀를 초월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부소경? 하나도 두렵지 않아.’임서아는 눈물을 닦으며 집에서 나와 선물로 받은 스포츠카를 직접 운전해 건축회사로 갔다.신세희가 이곳에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신세희를 혼내주겠다고 결심했다.‘폭풍우가 지나면 해가 뜨는 줄로만 알지? 다른 사람은 널 무서워할지 몰라도 나 임서아는 하나도 두렵지 않아. 오늘 널 갈기갈기 찢어 줄 거야.’임서아는 회사 앞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헌 신발을 꺼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더니 바로 디자인팀으로 향했다.“저기요, 저기요, 누구 찾아요? 어떻게 오셨어요? 들어가시면 안 돼요. 계속 이러시면 신고할 거예요!”직원이 임서아의 뒤를 따르며 말했지만, 임서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저기요! 신고할 거예요!”직원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말했지만, 임서아는 쌀쌀맞게 답했다.“이 회사 최대 주주 서준명이
부소경은 조심스럽게 신세희의 콧등을 닦아냈다.부소경은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봐 손수건으로 조심조심 땀방울을 찍어내는데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신세희에 대한 애정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넋이 나간 듯 두 사람을 보고 있었지만, 신세희는 너무 담담했다.비록 아직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후 부소경은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더욱 그녀에게 잘했다.특히나 집에서는 그녀의 몸을 씻겨주기도 하고 머리도 감겨주었으며 은밀한 곳까지 세심하게 씻겨주었다.다 씻고 난 후에는 그녀를 위해 머리도 말려주기도 하고 밤새 팔베개도 해주었다.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마치 지금의 이 상황처럼 말이다.모든 사람이 부소경이 두려워 숨도 쉬지 못하고 온몸을 떨고 있을 때, 신세희는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신세희는 부소경에게 물었다.“나 찾으러 온 거 아니라면서요?”“응.”부소경은 계속하여 그녀의 땀을 닦아주었다.“그럼, 볼일 볼 것이지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신세희는 부소경을 꾸짖었다.신세희의 한 마디에 다들 경악했다. “우리 사이 공개하기 싫은 거야? 여전히 솔로 이미지를 유지해 더 많은 남자와 내가 경쟁해야 하는 거야?”부소경이 되물었다.‘경쟁은 개뿔.’“하나도 재미없어요!”신세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고 있어. 시간 관리를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오늘 왜 이렇게 한가한 거지? 나 일해야 하는데. 디자인도 선택하고 할 일도 많은데 여기서 땀이나 닦아주고 있고 어이없는 말이나 하고.’머리를 든 신세희는 저 멀리 서 있는 임서아를 발견했다.임서아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 대표님... 대표님이 여기 어떻게?”부소경은 신세희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돌려 임서아를 보았다.부소경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어딘가 모를 섬뜩한 기운을 주었다.“이 회사는 아무사람이나 다 올 수 있는 그런 하찮은 곳인가요? 서 대표님한테 물어보아야겠어요. 만약 내 말이 맞는다면 더 이상 이
“너가 여기 왜 왔어?” 부소경이 물었다. 임서아:“......” 이때, 신세희는 갑자기 부소경의 팔을 잡았고, 평온하게 임서아를 향해 웃었다. “서아 아가씨, 지금 나랑 싸우러 온 거예요?” 임서아:“신세희 너 막말하지 마!” 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 “날 신세희라고 부른 거야?” 임서아:“......” 신세희는 눈커풀을 한 번 뒤집었다. “내가 비록 이 회사에 일반 직원이지만, 여기 통로에 감시 카메라 있는 거 정도는 알아. 네가 프론트에서 걸어오면서 무슨 욕을 했는지, 이 회사에 온 목적이 뭔지, 다 말했던데. 감시 카메라 돌려볼까?” 임서아:“너......” “날 때려 죽이고 싶고, 내 얼굴이 피떡되게 만들고 싶다고? 임서아,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니?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어도, 넌 날 때릴 자격 없어. 네가 왜 화난 모습으로 헌신짝을 들고 날 때리러 온 거야?” 신세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하지만 충분히 기세가 등등했다. 이 순간, 임서아는 놀라서 도망치고 싶었다. 비록 전날 있었던 파티에 임서아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부소경이 현장에서 웃으면서 사람들을 망가트린 걸 임서아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말로는 부소경이 무섭지 않다고 하지만, 이 순간 부소경의 그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걸 보며, 무형중에 살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고 임서아는 두려워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자신이 세라처럼 죽임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자신이 민정아처럼 모든 은행카드가 다 동결되고, 돈이 없어서 밥도 못 먹게 될까 봐 두려웠다. 부소경이 이렇게 평화로워 보여도, 부소경이 얼마나 무서운지 임서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게......아니라......” 임서아 웃었다. “세희야, 넌 내 언니잖아. 넌 어렸을 때부터 우리 임씨 가문에서 자랐고, 우리 임씨 가문의 양딸이자 내 양언니잖아. 난 지금 막 서울에서 돌아왔고, 오자마자 네가 민정이랑 구자현 그 여자들한테
이 말은 마치 캐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호감이 있는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관여하는 것 같았다. 마치 일반적인 부부 같았다. 하지만 부소경은 일반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만약 다른 여자였어도, 부소경에게 시집가고 싶은 환상을 가졌을 테고, 그건 이미 엄청난 영광이라고 생각했을 테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이렇게 캐묻고 관여하는 말투로 물을 수 있을까? 하필 신세희는 구름처럼 가볍게 말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신세희를 대신해서 땀을 쥐었다. 방금 그 신세희에게 그린마운틴 커피를 주려던 계미림은 무의식중에 남의 재앙을 보고 기뻐했고, 계미림은 부씨 사모님이 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신세희의 코가 하늘을 찌른다고 생각했다. 겨우 이틀이었다! 누구는 결혼한지 20년이나 됐는데도 여전히 이혼을 했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 봉황이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잘난 척하면서 허세를 부리는 건가? 계미림은 부소경이 바로 신세희를 혼내길 기대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 하게 부소경이 신세희가 그렇게 물어보는 걸 듣고, 화를 전혀 내지 않고, 오히려 신세희를 달래주는 말투였다. “내가 낮에는 회사 일하느라 바쁘고, 저녁에는 너 챙기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다른 여자 쳐다볼 시간이 어딨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임서아:“......” 임서아는 눈이 빨개졌지만 이 순간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계속해서 임서아를 보았다. “임서아, 내 남편이 뭐라고 했는지 직접 들었지? 귀먹은 거 아니지?” 신세희만 임서아를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부소경도 임서아를 보았다. 부부는 임서아의 답장을 기다렸다. 임서아는 죄수처럼 대답을 우물쭈물했다. “들었어.”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임서아:“알아 들었어.” “좋아!” 신세희는 갑자기 차갑게 웃었다. “그럼 계속 들어! 임서아! 나는 부소경씨랑 결혼한지 6년이나 됐어! 6년! 우리 아이가 벌써 5살이야! 지난 6년동안, 너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