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은 조심스럽게 신세희의 콧등을 닦아냈다.부소경은 혹시라도 그녀가 다칠까 봐 손수건으로 조심조심 땀방울을 찍어내는데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신세희에 대한 애정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넋이 나간 듯 두 사람을 보고 있었지만, 신세희는 너무 담담했다.비록 아직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후 부소경은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더욱 그녀에게 잘했다.특히나 집에서는 그녀의 몸을 씻겨주기도 하고 머리도 감겨주었으며 은밀한 곳까지 세심하게 씻겨주었다.다 씻고 난 후에는 그녀를 위해 머리도 말려주기도 하고 밤새 팔베개도 해주었다.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마치 지금의 이 상황처럼 말이다.모든 사람이 부소경이 두려워 숨도 쉬지 못하고 온몸을 떨고 있을 때, 신세희는 너무도 평온해 보였다.신세희는 부소경에게 물었다.“나 찾으러 온 거 아니라면서요?”“응.”부소경은 계속하여 그녀의 땀을 닦아주었다.“그럼, 볼일 볼 것이지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신세희는 부소경을 꾸짖었다.신세희의 한 마디에 다들 경악했다. “우리 사이 공개하기 싫은 거야? 여전히 솔로 이미지를 유지해 더 많은 남자와 내가 경쟁해야 하는 거야?”부소경이 되물었다.‘경쟁은 개뿔.’“하나도 재미없어요!”신세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고 있어. 시간 관리를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오늘 왜 이렇게 한가한 거지? 나 일해야 하는데. 디자인도 선택하고 할 일도 많은데 여기서 땀이나 닦아주고 있고 어이없는 말이나 하고.’머리를 든 신세희는 저 멀리 서 있는 임서아를 발견했다.임서아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대, 대표님... 대표님이 여기 어떻게?”부소경은 신세희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돌려 임서아를 보았다.부소경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지만, 어딘가 모를 섬뜩한 기운을 주었다.“이 회사는 아무사람이나 다 올 수 있는 그런 하찮은 곳인가요? 서 대표님한테 물어보아야겠어요. 만약 내 말이 맞는다면 더 이상 이
“너가 여기 왜 왔어?” 부소경이 물었다. 임서아:“......” 이때, 신세희는 갑자기 부소경의 팔을 잡았고, 평온하게 임서아를 향해 웃었다. “서아 아가씨, 지금 나랑 싸우러 온 거예요?” 임서아:“신세희 너 막말하지 마!” 신세희는 차갑게 웃었다. “날 신세희라고 부른 거야?” 임서아:“......” 신세희는 눈커풀을 한 번 뒤집었다. “내가 비록 이 회사에 일반 직원이지만, 여기 통로에 감시 카메라 있는 거 정도는 알아. 네가 프론트에서 걸어오면서 무슨 욕을 했는지, 이 회사에 온 목적이 뭔지, 다 말했던데. 감시 카메라 돌려볼까?” 임서아:“너......” “날 때려 죽이고 싶고, 내 얼굴이 피떡되게 만들고 싶다고? 임서아,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니? 내가 너한테 잘못한 게 있어도, 넌 날 때릴 자격 없어. 네가 왜 화난 모습으로 헌신짝을 들고 날 때리러 온 거야?” 신세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하지만 충분히 기세가 등등했다. 이 순간, 임서아는 놀라서 도망치고 싶었다. 비록 전날 있었던 파티에 임서아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부소경이 현장에서 웃으면서 사람들을 망가트린 걸 임서아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말로는 부소경이 무섭지 않다고 하지만, 이 순간 부소경의 그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는 걸 보며, 무형중에 살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고 임서아는 두려워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자신이 세라처럼 죽임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자신이 민정아처럼 모든 은행카드가 다 동결되고, 돈이 없어서 밥도 못 먹게 될까 봐 두려웠다. 부소경이 이렇게 평화로워 보여도, 부소경이 얼마나 무서운지 임서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게......아니라......” 임서아 웃었다. “세희야, 넌 내 언니잖아. 넌 어렸을 때부터 우리 임씨 가문에서 자랐고, 우리 임씨 가문의 양딸이자 내 양언니잖아. 난 지금 막 서울에서 돌아왔고, 오자마자 네가 민정이랑 구자현 그 여자들한테
이 말은 마치 캐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 호감이 있는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관여하는 것 같았다. 마치 일반적인 부부 같았다. 하지만 부소경은 일반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만약 다른 여자였어도, 부소경에게 시집가고 싶은 환상을 가졌을 테고, 그건 이미 엄청난 영광이라고 생각했을 테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이렇게 캐묻고 관여하는 말투로 물을 수 있을까? 하필 신세희는 구름처럼 가볍게 말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신세희를 대신해서 땀을 쥐었다. 방금 그 신세희에게 그린마운틴 커피를 주려던 계미림은 무의식중에 남의 재앙을 보고 기뻐했고, 계미림은 부씨 사모님이 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신세희의 코가 하늘을 찌른다고 생각했다. 겨우 이틀이었다! 누구는 결혼한지 20년이나 됐는데도 여전히 이혼을 했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 봉황이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잘난 척하면서 허세를 부리는 건가? 계미림은 부소경이 바로 신세희를 혼내길 기대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 하게 부소경이 신세희가 그렇게 물어보는 걸 듣고, 화를 전혀 내지 않고, 오히려 신세희를 달래주는 말투였다. “내가 낮에는 회사 일하느라 바쁘고, 저녁에는 너 챙기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다른 여자 쳐다볼 시간이 어딨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임서아:“......” 임서아는 눈이 빨개졌지만 이 순간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신세희는 고개를 들고 계속해서 임서아를 보았다. “임서아, 내 남편이 뭐라고 했는지 직접 들었지? 귀먹은 거 아니지?” 신세희만 임서아를 보고 있는 게 아니었다. 부소경도 임서아를 보았다. 부부는 임서아의 답장을 기다렸다. 임서아는 죄수처럼 대답을 우물쭈물했다. “들었어.”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임서아:“알아 들었어.” “좋아!” 신세희는 갑자기 차갑게 웃었다. “그럼 계속 들어! 임서아! 나는 부소경씨랑 결혼한지 6년이나 됐어! 6년! 우리 아이가 벌써 5살이야! 지난 6년동안, 너
하지만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늦었다. 그녀는 너무 충동적으로 이곳에 왔다. 이럴때는 할 말을 참아야만 했다. 임서아는 혼자 웃었다. “신세희, 예전에는 너가 동생인 나를 오해한 모양인데, 난 너한테서 뺏을 생각 없었…” “아니!”신세희는 임서아의 말을 끊었다. “난 너 오해한 적 없어. 어렸을 때부터 클 때까지, 넌 뭐든지 내 걸 뺏으려고 했고, 네가 남긴 밥을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다행이었어. 너는 늘 내 물건과 사람들을 뺏으려 했어. 내 남편 부소경이 네 약혼남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다닌 것도 하루이틀 일이 아니잖아. 게다가, 온 남성시에 있는 사람들이 너가 이런 얘기하고 다니는 걸 다 알아. 넌 매번 다른 장소에서 한 두명한테 말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말했지. 네가 부소경의 약혼녀라고.” 신세희의 말투는 매우 평온했고, 보기엔 전혀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매우 위협적이었다. 너무 위협적이라 임서아는 뒤로 물러날 길이 없었다. 이건 임서아를 마치 불 위에서 고문하는 것 같았다. 임서아는 심지어 매우 부드러운 말투로 신세희에게 애원했다. “언니, 우리 자매 사이에 오해가 많았나 봐. 언니는 내 언니잖아…” 하지만 신세희는 임서아의 속셈에 넘어가지 않았다. “내가 이 회사에서 출근했던 첫 날, 엘리베이터에서 내 소문을 들었어. 뭐라더라, 부소경씨는 약혼녀가 있고, 그 약혼녀가 서씨 어르신의 외손녀 임서아라고. 그리고 나는 부소경씨가 저 멀리까지 가서 잡아온 죄수라고. 이런 소문이 어디서 퍼진 걸까? 여기 직원들도 어디선가에서 들은 거 아닐까?” 말을 끝내고, 신세희는 일부러 방금 신세희에게 그린 마운틴 커피를 준 계미림을 보았다. 계미림은 놀라서 고개를 푹 숙였다. 알고 보니, 이 회사에서는 누가 신세희에게 잘해주었고, 누가 신세희의 뒷담을 까고, 누가 신세희를 모함했는지, 신세희는 속으로 똑똑히 알고 있었다. 이 순간, 계미림은 신세희가 사실 매우 똑똑하
임서아는 놀라서 멍해졌고, 신세희를 직시했다. 신세희는 평온했다. 하지만 임서아는 신세희의 평온한 표정에서 깊은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임서아가 다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신세희가 계속해서 말했다. “서아야, 내가 원하던대로 네가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어.” 임서아:“......” “맞춰봐.” 신세희는 순수하게 웃었다. “오늘 내 남편이 널 어떻게 할지 맞춰볼래?” “아니! 아니야!” 임서아는 너무 놀라서 손에 들고 있던 헌신짝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녀는 매우 착한 말투로 신세희를 달랬다. “언니, 나랑 똑같이 하지 마. 오늘 나 언니한테 사과하러 온 거야. 나 하라는 대로 다 할게, 언니가 원하는 대로 다 받아 드릴게, 응? 내가 동생인 걸 봐서라도 나한테 똑같이 하지 마, 응 언니?” 임서아는 계속 언니라고 강조하며, 신세희가 마치 친 언니인 것처럼 굴었다. 신세희는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옆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임서아를 손가락질하며 심지어 욕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저 사람이 임서아라고? 듣기론 저 사람이 부 도련님 약혼녀라던데, 그게 저 여자였어?” “저 여자가 맞긴한데, 헛소문 퍼트린 거지 분명히. 도련님이랑 사모님은 이미 결혼한지 6년이나 되셨다고 하니, 그럼 저 여자는 가짜라는 거잖아.” “세상에, 자기가 세컨드면서, 자기 잘못 감추자고 큰 소리 친 거야?” “게다가 대낮에 헌신짝 들고 본처를 때리러 온 거라고?” “저 여자도 대단하네. 들어보니까 저 사람 외할아버지 밑에 중요한 지위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가 봐, 그러니까 저렇게 거만할 수 있는 거겠지.” “들어보니까 그저께 구자현이 주최한 남성시 부잣집 사모님들 다 모은 파티에서도, 주동자가 임서아였데. 임서아는 그 자리에 없었는데도, 서울에서 이 모든 걸 다 지휘하고 있었어.” “그 파티에 주범이 임서아라고?” “너무 뻔뻔하고 거만하네. 게다가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그건 저 여자가 부씨 사모님이 진짜 사
그리고 회사에 있는 부 대표가 부소경에게 의자를 끌어다 주었다. “도련님, 앉으세요.” 이 고위직 직원은 부소경이 정말 F그룹 사이트에 올라오는 모습처럼, 차갑고 무섭고, 살기가 넘쳐서 보기만해도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아내를 두려워했다. F그룹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아내를 두려워했다. 부소경은 자신의 아내를 두려워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내를 더 젊고 잘생긴 남자한테 뺏길까 봐 두려웠다. 그는 부소경이 오늘 직원들이 일하는 걸 시찰하러 온 게 아니라,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나누러 온 게 아니라, 단순히 아내가 일하는 걸 보러 왔다는 걸 알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회사 대표가 아내가 보고 싶어서, 수중에 있던 일들과 계약들을 버려두고, 오전에 사모님의 회사로 와서 사모님이 일하는 걸 보러 온 게 맞지 않을까? 정말 그랬다. 부소경은 딱 그런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 그는 신세희가 일하는 곳으로 왔다. 하지만 부소경이 생각지도 못한 건 임서아가 거만하게 신세희를 찾으러 왔다는 것이다. 임서아가 프론트에서 했던 그 말들을 부소경은 똑똑히 들었다. 그는 원래 만약 신세희가 예전처럼 과묵하게 있으면서 임서아가 함부로 말하는 걸 내버려둘 생각이었다면, 부소경은 오늘 정말 임서아를 살려두지 않았을지 모른다. 부소경이 누군가를 망하게 하고 싶다면, 그게 서씨 어르신이어도 신경 쓰지 않았고, 다른 사람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어떠한 피해도 보지 않았다. 게다가 신세희는 임서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그녀를 압박했을 뿐더러, 죄를 묻지도 않고, 살려주지도 않고, 죽이려고 하지도 않는 애매한 경지에 두었다. 부소경은 속으로 웃었다. 이 여자. 보기에는 말이 없어 보이고 늘 순종적이지만, 사실 독설을 뱉을 줄 알다니. 그래서 부소경은 아미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신세희가 혼자 임서아를 갖고 놀게 두었다. 부
헌신짝을 목에 걸고 있는 임서아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6년 동안 남들이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서씨 집안의 외손녀 이미지를 유지해 왔건만, 한순간에 모든 걸 잃었다.흩어진 머리카락들과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두려움에 땀 범벅이 된 그녀는 그토록 초라했다.이렇게 보니 임서아는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떠도는 바람난 여자들과 다름없었다.그 여자들은 결코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을 거지만 임서아는 달랐다.임서아는 본인이 원했다.임서아는 우세에 있을 때면 주도권을 잡고 판을 흔들고 약세에 처하면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비열한 사람이다.어쩌면 기생충보다도 못한 인간이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살겠다고 웃을 수 있는 걸 보면 말이다.멀리서 누군가가 그 장면을 고스란히 촬영해 지인들에게 전송했다.“남성의 재벌가 임서아가 부소경의 정혼자라고 떠들어대다 이 꼴 났어. 그러고는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부소경의 진짜 여자한테 저렇게 빌어대네. 너무 웃겨. 사진 보내 줄 테니까 한번 봐봐.”방관자는 문자와 함께 사진도 첨부해 보냈다.소문은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얼마 안 가, 이 사진들은 서씨 집안 어르신한테까지 도착했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서울에서의 치료를 통해, 이제야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건만 임서아의 꼴을 보고 또다시 혈압이 상승했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비록 연세는 많았지만, 늘 외손녀의 혼사로 애를 태웠다.평생 큰소리를 치며 살아온 서씨 집안 어르신은 젊었을 적에 군대에서도 알아주는 인물이다.나이가 있은 뒤로는 문학을 즐겨하며 남성에서도 명망이 자자했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살인도 해 보았고 누명을 쓰기도, 씌워보기도 했지만, 마음속에 두고 원망하지 않았다.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뿐이니 말이다.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은 제외였다.서씨 집안 어르신은 늘 그녀가 첩실의 아이라고만 생각해 큰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가 바로 아내와의 유일한 딸이었다.그녀는 평생 아버지의 무시와 친엄마의 괴롭힘 속에서 20년을 버티다가 집을 나갔다.그때
하지만 서씨 집안 어르신은 부소경이 지금 신세희와 함께 있을 거라는 것을 상상하지도 못했다.사진을 찍은 사람은 임서아만 촬영했지 감히 부소경에게로 카메라를 돌리지 못했다.같은 시각, 임서아가 헌신짝을 목에 걸고 신세희 앞에서 비굴하게 웃고 있다.부소경은 신세희 옆에 앉아 그녀의 디자인을 보고있었다.당황스러운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말했다.“당신...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예요?”부소경이 담담하게 말했다.“저 물건이 당신이 두려워 저러고 있는 줄 알아?”부소경한테 임서아는 이름도 아까운 존재이다.그저 ‘저 물건’ 일 뿐이다.그 말을 들은 임서아는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그래도 임서아는 부소경이 자기를 살려둔 거를 다행이라고 여겨 부소경이 ‘저 물건’이라고 부를 때에도 애써 웃어 보였다.지금, 이 순간 임서아는 자존심을 다 버렸다.구경꾼들은 오만한 서씨 집안 아가씨와 신세희의 차이를 알아보았다.이런 난처한 상황은 신세희가 훨씬 많이 겪었지만, 신세희는 한 번도 임서아처럼 자존심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신세희는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그들의 뜻대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임서아는 신세희와 정반대로 살기 위해 스스로 구렁텅이에 들어갔다.신세희는 머리를 들어 임서아에게 손가락질하는 구경꾼들을 보았다.“임서아, 돌아가. 나 일해야 해. 나 좀 방해하지 말아줘.”“언니... 만약 이것도 부족하면 그럼 내가 글도 써서 들고 다닐게. ‘나는 파렴치한 제삼자입니다.’ 이렇게 할까?”사실 신세희는 더 잔인하게 임서아를 벌 줄 수도 있었다.“....”신세희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임서아, 난 너랑 달라. 넌 재벌가 아가씨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넌 날 함부로 할 수 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여기서 불쌍한 척을 해? 넌 여기서 이럴 시간이 있을지 몰라도 난 없어. 난 일해야 해. 그러고 우리 사이 원한은 네가 이렇게 눈물 콧물 쥐어짠다고 없던 일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네가 이렇게 한다고 내가 너 대신 감방까지 갔던 게 없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