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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헌신짝을 목에 걸고 있는 임서아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6년 동안 남들이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서씨 집안의 외손녀 이미지를 유지해 왔건만, 한순간에 모든 걸 잃었다.

흩어진 머리카락들과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두려움에 땀 범벅이 된 그녀는 그토록 초라했다.

이렇게 보니 임서아는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떠도는 바람난 여자들과 다름없었다.

그 여자들은 결코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을 거지만 임서아는 달랐다.

임서아는 본인이 원했다.

임서아는 우세에 있을 때면 주도권을 잡고 판을 흔들고 약세에 처하면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비열한 사람이다.

어쩌면 기생충보다도 못한 인간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살겠다고 웃을 수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멀리서 누군가가 그 장면을 고스란히 촬영해 지인들에게 전송했다.

“남성의 재벌가 임서아가 부소경의 정혼자라고 떠들어대다 이 꼴 났어. 그러고는 목에 헌 신짝을 걸고 부소경의 진짜 여자한테 저렇게 빌어대네. 너무 웃겨. 사진 보내 줄 테니까 한번 봐봐.”

방관자는 문자와 함께 사진도 첨부해 보냈다.

소문은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이 사진들은 서씨 집안 어르신한테까지 도착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서울에서의 치료를 통해, 이제야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건만 임서아의 꼴을 보고 또다시 혈압이 상승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비록 연세는 많았지만, 늘 외손녀의 혼사로 애를 태웠다.

평생 큰소리를 치며 살아온 서씨 집안 어르신은 젊었을 적에 군대에서도 알아주는 인물이다.

나이가 있은 뒤로는 문학을 즐겨하며 남성에서도 명망이 자자했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살인도 해 보았고 누명을 쓰기도, 씌워보기도 했지만, 마음속에 두고 원망하지 않았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은 제외였다.

서씨 집안 어르신은 늘 그녀가 첩실의 아이라고만 생각해 큰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가 바로 아내와의 유일한 딸이었다.

그녀는 평생 아버지의 무시와 친엄마의 괴롭힘 속에서 20년을 버티다가 집을 나갔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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