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861 - Chapter 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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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1화

“하하!” 최여진은 점점 더 날뛰기 시작했다. “네 남편? 구경민? 아마 당분간은 못 돌아올 것 같은데.”“영악한 년! 네가 찾아오지 말라 그랬었지? 싫은데! 난 굳이굳이 찾아올 거야!”“난 천천히 네 앞으로 다가가 네 애를 끌고 갈 거야.”“내가 잘못 안 게 아니라면, 아마 구씨 집안 어르신이 아직도 널 인정해 주지 않고 있을 텐데. 내가 지금 네 애를 데리고 할아버님한테 가면, 난 바로 구씨 집안의 둘째 사모님이 되는 거야.”“하하!” 최여진은 한 걸음 한 걸음 서서히 고윤희에게 다가갔다.“아니… 저리가. 다가오지 마. 더 오면 사람 부를 거야. 여기 간호사 부른다?”“진짜 부른다…”최여진은 오히려 그 상황을 기다리고 있었다.만약 고윤희가 사람을 부른다면 최여진은 바로 고윤희를 웃는 얼굴로 쳐다볼 것이다.설령, 고윤희가 이 사실을 구경민에게 알려준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에게 찾아가 울면서 하소연이나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할 참이었다. ‘경민 오빠, 내가 뭘 잘못했는지 이제 알겠어. 앞으로 오빠 생활 방해하지 않을게. 난 그냥… 경민 오빠 아이가 보고 싶어서…’‘나 이제 애를 못 낳는 몸이거든. 난 아이가 너무 좋아. 오빠 아이는 특히나 더. 그냥 한번 보고 싶어.’‘다른 뜻은 전혀 없었어.’최여진은 이렇게 간곡한 표정을 지으며 무척이나 비굴하게 말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이미 모든 계획을 짜 놓았다.오늘, 그녀의 목적은 단순했다. 고윤희를 놀라게 하는 것.하하!이 여자, 여전히 겁이 많다!너무 재밌어!최여진과 고윤희의 거리는 어느새 엄청 가까워지고 있었다.최여진은 악랄한 웃음을 지으며 겁에 질린 고윤희의 표정을 쳐다보았다.“우리 애는 건들지 마…” 고윤희의 무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최여진은 서늘한 얼굴로 고윤희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거리는 무척이나 가까웠다.닿을 정도였다.“고윤희! 이 나쁜 년!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내 약혼자를 가로채! 우리 최씨 집안이 얼마나 잘나가는 집안인지 알아? 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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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최여진은 고윤희가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가위는 그녀의 목을 아슬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고윤희가 손 하나 까닥하면 그녀의 대동맥은 그대로 끊어질 것이다.최여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너… 너 막… 막 나가지 마. 고윤희 너… 진정 좀 해. 이거 살인이야. 알아? 사람 죽이면 너 감옥 가야 해. 너… 막 나갈 생각하지 마.”“나… 방금은 그냥 너랑 장난친 거야. 네 애 뺏을 생각 없어. 나 지금… 머릿속이 아주 선명해졌어. 구경민이랑 난 어울리지 않아. 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난 이제 더 이상 구경민에게 시집가고 싶지 않아!”“진짜야! 맹세할게. 절대로 다시는 네 남편한테 질척대지 않을게. 나… 네 남편이랑 멀리 떨어질게. 진짜…”“너… 그 가위 좀 치워주면 안 될까? 좀 멀리 치워줘…”최여진은 많이 무서웠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감히 바닥에 주저앉지도 못했다.그녀는 고윤희 손에 들린 가위가 혹여나 실수로 자신의 목숨을 끝내버릴까 두려웠다.그때 고윤희가 서늘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최여진! 넌 내가 아직도 예전의 고윤희인 줄 알았어?”“말하는데! 구경민은 내 꺼야! 내 남편이라고!”“그 사람! 그 사람이 가진 재산! 그 사람이 가진 권력!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게 다 내 것이란 말이야!”“지금부터 감히 내 남자, 내 남자가 가진 것들을 가로채려는 사람 있으면 내가 가만히 안 둘 거야! 나 고윤희! 한 말은 무조건 지켜!”“그리고! 감히 내 애를 가로채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이 가위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절대로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아니면, 최여진, 내가 이 가위가 얼마나 차가운지 알게 해줄테니.”“최여진, 얼마나 차가운지 한번 경험해 볼래? 엄청 시원할 거야.”최여진은 입술까지 파랗게 질려버렸다. “아니, 아니! 경험 안 할래! 싫어! 내가 잘못했어, 윤희 씨. 아니, 아니, 사모님.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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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목적은 하나였다. 고윤희를 기쁘게 하는 것.혹시 모른다. 고윤희가 기분이 좋아져서 그냥 최여진을 놓아줄지도.하지만 그 말에 고윤희는 기분이 더 나빠졌다.“너 정말 최악이다! 경민 씨가 널 버린 건 정말 잘한 선택이야! 너무 잘한 일이야! 당장 꺼져!” 말을 끝낸 후, 고윤희는 최여진을 쫓아냈다.그와 동시에 최여진의 머리채를 잡고 있던 손도 놓아졌고, 줄곧 목을 위협하던 가위도 사라졌다.최여진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아이 하나 낳았다고 사람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몰랐다.아이를 낳기 전 고윤희의 나이는 35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소녀처럼 여리고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고윤희는 한 마리의 암사자와 다름이 없었다.무척이나 사나웠다.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상태는 무척이나 위태로웠다.하지만 지금 고윤희는 사나운 암사자와 다름이 없었다. 전투력이 엄청난 암사자 말이다.이건 최여진이 간과한 일이다.그녀는 금방 아이를 낳은 어미에게 얼마나 큰 힘이 생기는지,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다행히도 그녀는 풀려났다.다행히도 그녀는 도망을 쳤다.최여진은 고개를 수그렸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악독한 감정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처량하고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고윤희를 쳐다보았다. “사모님, 지금 당장 갈게요! 저 지금 가요!”말을 끝낸 후, 그녀는 도망치 듯 병실을 뛰쳐나왔다.한편, 고윤희도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고윤희는 가위를 자신의 몸 위에 떨어트렸고, 가위는 그대로 그녀의 다리에 찍혔다. 하지만 그녀의 다리는 멀쩡했다. 피 한 방울 나지 않았다.그건 장난감 가위였다.이곳은 산부인과였다. 그래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았다. 알게 된 엄마는 두 번째 출산을 위해서 병원에 입원했고 그들의 첫째 아이는 4, 5살이었다.아이가 자주 고윤희의 병실로 놀러 왔다. 그 아이는 질문하는 걸 아주 좋아하는 아이였다.그 아이는 고윤희에게 물었다. “아줌마, 탯줄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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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4화

“최여진! 죽고 싶어서 찾아온 거야?” 민정아의 손에는 짧은 나무 막대기가 들려져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엄선희가 서 있었다. 엄선희의 손에도 똑같은 나무막대기가 들려져 있었다.두 여자는 한 걸음 한 걸음 서서히 최여진을 향해 다가갔다.“최여진! 안 그래도 요즘 손이 근질근질했는데 잘됐어. 한번 맞춰볼래? 이 막대기가 네 엉덩이에… 아니, 이 막대기가 네 얼굴에 휘둘러지면 네 얼굴이 엉덩이처럼 풍만하게 부어오를지?” 민정아는 찬란한 웃음을 지으며 최여진을 쳐다보았다.최여진은 그대로 벙쪘다.그녀는 계속 말을 버벅거렸다. “당신… 당신들은 어디서 나타난 거야?”그 말에 엄선희는 냉소했다. “최여진! 네가 여기 있으니까 나랑 정아 씨가 단숨에 달려온 거 아니야! 너 때문에 하이힐이 끊어지기까지 했어! 이 썅년! 우리 신발 안 신고 있는 거 안 보여?”“정아 씨는 돌에 긁혀서 발바닥에 상처까지 났어! 발가락에 아직도 가시가 박혀있다고!”“이게 다 너 때문이야!”엄선희의 말이 맞았다.엄선희와 민정아는 급하게 달려온 것이었다.사실 요 며칠 그들의 주요 임무는 고윤희를 보살피는 것과 서시언의 아내 성유미를 도와주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마침 성유미를 도와 물건을 사러 나왔고, 그 김에 고윤희의 아이에게 기저귀나 사주려 했다.너무 멀리 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그들은 마침 병원 근처에 있는 유아용품 매장에 있었다.그들이 기저귀를 고르고 있을 때 엄선희는 고윤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고윤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급박했다. “선희 씨, 정아 씨! 최여진이 여기로 온대요!”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그대로 얼어버렸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민정아는 바로 대답했다. “숙모, 숙모… 빨리 간호사부터 불러요. 저랑 선희 씨가 당장 달려갈게요. 5분은 걸릴 거예요. 5분 동안 그 미친 여자가 무슨 짓을 할지 잘 모르니 조심하세요.”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전화기 너머, 고윤희는 무척이나 담담하게 대답했다. “간호사 부를 필요 없어요. 저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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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하지만 긴장하면 할수록 고윤희는 점점 더 용감해졌다. 그녀는 점점 더 마음이 독해졌다!그녀는 오늘 꼭 이 여자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노라고 다짐했다. 설령 그깟 가짜 가위가 없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녀에겐 계획이 다 있었다. 고윤희는 최여진이 자신에게 다가올 때를 틈타 그녀의 머리채를 잡은 뒤 단숨에 그녀의 목덜미를 물어버릴 생각이었다.고윤희는 계획이 다 있었다.일은 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윤희는 장난감 가위 하나로 최여진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고 최여진이 줄행랑을 치며 도망가게 만들었다.하지만 역시나, 최여진은 늙은 여우였다.정말이지 교활하기 짝이 없었다.병실 밖으로 줄행랑을 치던 최여진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병실에, 그것도 산부인과 병실에 어떻게 가위가 있을 수 있지?게다가 그 가위는 무척이나 반짝거렸다. 마치 가짜처럼 말이다.설마 그게 가짜 가위겠어?그 생각이 최여진의 머릿속에 떠오를 때쯤 맞은 켠 병실에서 네,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걸어 나왔다. 아이의 손에는 반짝이는 검이 들려있었다. 아이는 검을 휘두르며 말했다. “히히, 옆방 오빠랑 같이 놀아야지. 분명 내 칼이 오빠 가위보다 길 거야. 흥!”최여진은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고윤희의 손에 들려있던 건 가짜 가위였다.고윤희는 그냥 최여진을 놀라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이런 젠장!너무 쪽팔렸다!미천한 겁쟁이한테 속다니! 그것도 애 낳은 지 얼마 안 된 물러터진 여자한테!안돼!당장 돌아가서 이 년을 죽여버려야겠어!그렇게해서 최여진은 다시 안으로 들어가게 된거다.그녀는 험악한 표정으로 고윤희를 쳐다보았다. 등 뒤에 여자 두 명이 들어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로.엄선희와 민정아였다.고윤희의 안전이 걱정되었던 두 사람은 번개 같은 속도로 병실로 달려왔다. 그 사실을 인정해 주듯 민정아의 발가락에는 가시까지 박혀있었다.다행이다!늦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쳐 죽여도 모자랄 년! 매도 아깝다!몇 번이나 때렸는데도 버릇을 못 고치네!그럼 오늘은 더 이상 봐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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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허나 이번만큼은 그녀 역시도 어쩔수가 없었다. 엄선우와 민정아는 오래전 부터 그녀를 단단히 혼내주려고 윽벼르고 있던 참이였으니. 한시간 남짓한 사이에 최여진의 얼굴은 호박처럼 팅팅 부어올랐다.“못된년, 잘 들어, 니까짓게 어떤 칼바람을 몰고 해외에서 귀국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무서워 할 줄 알고? 나, 엄선희, 신세희, 그리고 우리 숙모까지 우리 넷은 친자매나 다름없는 사이라고. 알겠어? 누구든 감히 우리 넷 중 한사람이라도 건드린다면 절때 가만두지 않겠어.” 최여진은 어찌나 심하게 두들려 맞았는지 말도 제대로 번질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입가에는 진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도 참 재수가 없기로서니.... 처음 귀국했을때 그녀가 맨 처음으로 얻어 맞은 것 역시도 이 두 여자 한테서 였다. 구경민의 레저산장에서 그때도 심하게 당한적이 있지 않던가... 그후로 그녀는 반호영한테 얻어 맞지 않으면 구경민한테 구타당했고 구경민한테 얻어 맞지 않으면 또 다시 반호영한테 몰골조차 못 알아볼 지경으로 학대를 당했다.이제 귀국하여 김가네 집안하고 손을 잡았고 부성웅 부부를 뒷배로 두었지만 최여진은 여전히 기센 이 두 여자의 호된 폭행을 피할 수가 없었다.그의 얼굴은 마치도 잘 익은 짓물린 토마토 같았다. 처음에 그녀는 엄마가 될 권리를 잃었고 이제 그녀는 미모라는 자본마저 철저히 잃어버리고 말았으니 그 와중에 생각이 미치는 것은 오직 매를 맞아 팅팅 부어오른 얼굴의 붓기가 빠진다 해도 혹시나 흉이라도 지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이었다.“안돼...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없단 말이야. 오늘 분명 철저히 준비를 마쳤거늘.... 어찌 내가.... 이꼴을 당한단 말인가! 김미정!!!!! 이런 쳐죽일 년 같으니라고....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그래 다 너 때문이야,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짓밟다니. 김미정, 백번 죽어 마땅할 년 같으니라구, 당장 나와, 어서!”그 시각, 김미정은 최여진이 속으로 죽어라 그녀를 욕하는 소리를 전혀 못 듣고 있었다. 그는 바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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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너가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를 속수무책으로 만든거야. 그분들이 너를 싫다고 하는데 별수가 있나? 그분들이 너를 버리기로 하신거란다. 너가 없어져야 나도 좀 편하게 아무런 후한이 없이 너의 아빠한테 시집갈게 아니겠니? 아무튼 영악한 어린 계집아, 넌 이제 더이상 부소경의 딸이 아니란다. 여느 떠도는 거지아이가 되거나 어딘가 소리 없이 묻히는 불쌍한 혼백이 되겠지. 그리고 이제 너의 아빠는 바로 내 뱃속에서 크게 될 아이의 아빠가 될거야. 호호.’김미정은 목적없이 차를 운전하며 속으로 김칫국을 마시기 시작했다. 차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큰길이며 작은 골목들을 정처없이 오가며 달리고 있었다. 가끔 신유리는 작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곳저곳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더욱 김미정을 흐뭇하게 하는 것은 이 교활한 여우 같은 계집애가 글쎄 운전을 지휘하기 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운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도시와 멀리 떨어진 황량하고 편벽한 곳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정말로 황량하기 그지 없는 곳에 다달았다. 이런 맹랑한 계집을 보았나. 그저 잘난척하며 마구 운전을 지휘하더니 결국은 이렇게 아이를 내다 버리기에 안성맞춤한 곳으로 안내하다니. 사실 김미정은 운성의 지리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와 있는 곳의 동서남북을 전혀 가리지 못했으며 인지하고 있는 것이란 고작 여기가 정말 황량한 곳이구나 하는 것 뿐이였다. ‘이건 분명 하늘이 선물한 절호의 기회야! 이 성가신 여우같은 녀석을 여기다 버려야지. 그래 어디 한번 하늘이 도와주나 땅이 도와주나 지켜보지.’ “아줌마.... 여기... 여기 너무 황량한 것 같애.” 유리가 겁에 질려서 물었다. “왜 무서워?” 김미정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유리에게 되물었다. “여기 니가 오자고 한 곳이잖아. 아줌마는 또 니가 자주 와본 줄 알았지. 이제 겁나? 겁낼게 뭐가 있니? 야외로 오니까 공기가 너무 좋다.” 그 말을 듣고 유리는 그나마 조금 긴장을 풀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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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배수구에 처박힌 김미정은 정신이 아찔했다. 순간 그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온 듯 싶었고 머리속이 새하얘 지면서 몇초간 생각이 정지되었다. 문득 차에 장착된 구명망치가 떠오른 김미정은 망치를 들고 온힘을 다해 유리를 부쉈고 유리창이 깨지는 그 순간 더러운 오물이 왈칵왈칵 차체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사실 배수구는 그리 크지도 깊지도 않았으며 가장 깊은 곳이라야 기껏해야 어른의 허리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김미정의 차 발동기를 매몰시키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오물과 분뇨가 박살난 차유리를 타고 차체 안으로 뿜어 들어오는 통에 미정이는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그녀는 원래 깨진 유리창을 타고 밖으로 탈출할 생각으로 낑낑 힘을 빼고 있었다. 그러는 통에 얼굴은 땀범벅에 똥물 까지 뒤집어 쓰는 꼴이 되었다. 허나 절반쯤 몸을 뺏을 때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으니 설사 아둥바둥 거리고 차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꼭 마치 흙속에 거꾸로 파묻은 양파처럼 분뇨더미속에 거꾸로 얼굴을 파묻고 있을수야 없지 않겠는가?그렇다고 해서 다시 차체속으로 들어가자고 하니 이미 차가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흔들흔들거리는 차체안에서 그녀는 감히 움직일 엄두를 못냈으며 만약 그녀가 뒤로 후퇴한다면 어쩌면 차체는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 배수구 분뇨속에 완전히 매몰될 수도 있었다. 휴... 김미정은 여직껏 자라면서 이렇게 궁지에 몰려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할수 없이 코를 찌르는 오물의 더러운 냄새를 참아가며 몸체를 절반쯤 밖으로 빼고 절반은 차안에 갇힌채로 차에 동동 매달리여 허둥대면서 필사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 신유리. 이런 벼락맞을 년! 찢어 죽일 년!” 한편 유리는 엄선우 차에 숨어서 낄낄낄 웃고 있었다. 한참 웃고나서 아이는 또 걱정하며 물었다. “선우 삼촌.... 저러다 미정이 아줌마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엄선우가 되물었다. “공주님 생각은 어떤데? 그냥 죽게 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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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9화

이야기가 여기에 미치자 심유리는 눈가가 빨개 났다. 아이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머리를 들어 엄선우를 바라보았다. “선우 삼촌... 나는 ... 나는 아빠가 속상해 할까봐 아빠 앞에서는 감히 울어보지도 못했어. 선우 삼촌, 우리 엄마... 그리고 동생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신유리의 물음에 엄선우도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그는 목이 메여 잠시동안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그는 신유리를 보고 말했다. “그럼. 공주님 엄마는 꼭 돌아올거야. 공주님 어머님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신데.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그때 6년동안이나 쫓겨다니며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어. 그때는 지금 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이었을 거야. 하지만 잘 버텨 내셨고 끝내 살아 돌아오셨잖아. 공주님 엄마는 내가 본 사람 중에 세상에서 생명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야. 나는 여직껏 그렇게 강한 여인을 본적이 없다니깐. 꼭 괜찮으실거야.”신유리는 엄선우를 향해 조금 웃어보였다. “ 정말이야? 선우 삼촌?” “나를 믿어.”엄선우는 아주 정중하게 이야기 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삼촌이 한번도 우리 유리를 속인 적이 없지? 그렇지?”신유리는 그제야 겨우 마음이 놓였던지 머리를 끄덕였다. “맞아. 선우 삼촌은 한번도 나를 속인적이 없어. 알겠어. 엄마도, 동생들도 꼭 돌아올거야.” “자아, 공주님 이제 가자.” 엄선우는 신유리에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그가 막 차에 시동을 걸려는 찰나, 멀리서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이 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옆에는 두명의 인부도 같이 있었다. 엄선우는 드디어 배수구에 빠진 저 여자가 살길을 찾겠구나 하고 속생각을 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차를 몰고 가버렸다. 엄선우의 계산대로 배수구에 빠진 김미정은 허둥지둥 버둥거리는 사이에 눈앞에 분리수거 차량이 나타났다. 차량에서는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났으므로 인부들은 모두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몇몇 대장정이 배수구에 사람이 빠진 것을 알아챘을 때 기사도 인부들도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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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그 시각 부소경은 말투에서 조차 술냄새가 느낄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목소리는 더욱 우렁차고 힘이 넘쳤으며 뭔가 남성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미정 씨, 우리 유리가 혹시 많이 애를 먹이나요? 애가 좀 장난꾸러기라.... 밖으로 멀리 나갔으면 빨리 돌아와요... 혹여 애가 미정 씨 귀찮게 할라...”“그게...”부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김미정은 막 울음이 터져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순간을 용케도 참아 냈으며 코를 한번 훌쩍하더니 뭔가 얘기하려고 입을 벌리려던 찰나, 부소경이 다시 되물어왔다. “무슨 일 있어요? 김미정 씨?” 김미정은 이내 답을 했다. “아니요. 아무일도 없어요. 소경 씨.” 부소경이 말했다. “그럼 될수록 빨리 돌아와요. 할아버지 일 마무리 하고 밥한끼 하죠. 고마운 일도 있고... 그럼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 순간 김미정은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벅차올랐다. 그녀는 온몸에서 악취가 난다는 사실마저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신유리한테 호되게 당한 자신을 의식하게 되었고 어쩌면 이같은 사실을 부소경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진문옥 여사로 부터 전해들은데 의하면 신유리는 그 전에도 아주 많은 짓굳은 장난을 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전에 부씨네 낡은 저택에서도 아주 많은 말썽을 이르켰다고 한다. 비록 이제 여섯살 밖에 안되는 꼬마 아이지만 영악하기기가 그지 없었다. 오늘의 일도 아마 이 영특한 꼬마아이에 못된 장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쩌면 부소경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고... 김미정은 이렇게 생각을 굴리다가 땅에 떨어진 괴물 가면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실리콘으로 만든 괴물모양의 가면이었다. 외관상으로 보기에 진짜 사람의 피부색깔과 아주 닮았으나 얼굴 곳곳에 진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고 눈가는 더욱 충혈된 것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이깟 피부가면에 속아 깜짝 놀라 죽어라 페달을 밟다니....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배수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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