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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그 시각 부소경은 말투에서 조차 술냄새가 느낄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목소리는 더욱 우렁차고 힘이 넘쳤으며 뭔가 남성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미정 씨, 우리 유리가 혹시 많이 애를 먹이나요? 애가 좀 장난꾸러기라.... 밖으로 멀리 나갔으면 빨리 돌아와요... 혹여 애가 미정 씨 귀찮게 할라...”

“그게...”

부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김미정은 막 울음이 터져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순간을 용케도 참아 냈으며 코를 한번 훌쩍하더니 뭔가 얘기하려고 입을 벌리려던 찰나, 부소경이 다시 되물어왔다.

“무슨 일 있어요? 김미정 씨?”

김미정은 이내 답을 했다. “아니요. 아무일도 없어요. 소경 씨.”

부소경이 말했다. “그럼 될수록 빨리 돌아와요. 할아버지 일 마무리 하고 밥한끼 하죠. 고마운 일도 있고... 그럼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

순간 김미정은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벅차올랐다. 그녀는 온몸에서 악취가 난다는 사실마저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신유리한테 호되게 당한 자신을 의식하게 되었고 어쩌면 이같은 사실을 부소경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진문옥 여사로 부터 전해들은데 의하면 신유리는 그 전에도 아주 많은 짓굳은 장난을 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전에 부씨네 낡은 저택에서도 아주 많은 말썽을 이르켰다고 한다. 비록 이제 여섯살 밖에 안되는 꼬마 아이지만 영악하기기가 그지 없었다. 오늘의 일도 아마 이 영특한 꼬마아이에 못된 장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쩌면 부소경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고... 김미정은 이렇게 생각을 굴리다가 땅에 떨어진 괴물 가면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실리콘으로 만든 괴물모양의 가면이었다. 외관상으로 보기에 진짜 사람의 피부색깔과 아주 닮았으나 얼굴 곳곳에 진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고 눈가는 더욱 충혈된 것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이깟 피부가면에 속아 깜짝 놀라 죽어라 페달을 밟다니....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배수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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