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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나는 의지가 강한 여자야. 숨만 쉬고 있으면 살아나갈 수 있어. 도망갈 기회도 꼭 찾아낼 거야. 차라리 지금이라도 나를 죽이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될거야."

지영명은 드디어 신세희의 생각을 알아냈다.

신세희는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고, 협상하자는 것도 아니었다. 신세희는 지영명보고 빨리 죽여달라는 것이었다.

섬에 납치당한데다 굴욕까지 더해져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지영명은 죽으려고 애를 쓰는 여자를 쳐다봤다.

눈 앞의 여자는 굴욕을 당하는게 싫은 게 아니었다.

이런 여자는 사실 굴욕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여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남편이 자신의 안전을 고려해 섣불리 지영명에게 손을 대지 못 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있는 한, 부소경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지영명에게 머리를 숙일 것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그렇다.

남성에 있는 남편을 보호하려고 여자가 죽음을 선택 하려는 것이었다.

순간, 지영명은 마음속에 질투가 솟았다.

지영명은 깨달았다. 왜 부소경이 그렇게 신세희를 사랑하는지, 왜 신세희를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지를.

남편이 협박당하지 않고 잘 살수 있도록, 기꺼이 희생하는 여자를, 남자라면 다 소중하기 여길 것이다.

남자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영명도 그런 여자를 연모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생에 여태 그런 사랑스로운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여자가 지금 눈앞에 있다.

그에게 마음이 없어도 뭐 어때? 언젠가 그에게 관심을 돌리겠지.

시집을 간 적이 있더라도, 다른 남자를 사랑했다 하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다. 지영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여자의 마음이다.

임신을 했다해도 상관없었다. 반호영이 할 수 있는 건, 지영명도 할 수 있다.

지영명이 원한 것은 오직 그 여자의 마음이다.

그 여자의 마음을 갖게 되면, 지영명에게도 버팀목이 생기는 것과 같다. 의지할 데 없이 떠돌아다녔던 지영명의 마음도 정착할 곳이 생길 것이다.

먼 미래에, 지영명과 신세희의 자식이 생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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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까칠한 삼남매 맘
도대체 세희한테는 왜 이상한 남자들만 꼬이고 있대 소경만 사랑하는 세희인데... 자기들 혼자 생각으로 세희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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