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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신세희가 살며시 웃었다.

조금만 더 자극을 하면, 지영명이 홧김에 칼로 자기를 찔러 죽일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부소경이 더이상 무서워하는 게 없고 한방에 이 절도범을 없애버릴 수가 있다. 그래야, 부소경도 유리도 무사히 살아갈 수 있다.

"지영명, 내가 당신 무시하는게 아니라 당신 날 못 죽이잖아. 나 사랑한다며? 나는 똑똑히 잘 봤어. 당신이 만났던 여자들은 다 쓰레기야. 당신도 쓰레기하고만 어울렸겠지. 당신은 원래 더러운 쓰레기 그 자체이니까…."

"신세희, 그만해!" 지영명이 신세희에게 확 다가가 칼을 목에 가져다 댔다.

신세희가 눈을 감았다.

‘잘 지내요, 사랑하는 소경 씨.

난 당신을 많이 사랑했어요. 내가 해줄 게 이것밖에 없어요.

잘지내, 사랑하는 유리야.

엄마가 유리를 보호하지 못해서 미안해. 유리 꼭 씩씩하게 잘 자라야 돼, 울지 마. 아빠가 항상 옆에 있어 주실거야.

소경 씨, 유리야, 나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마요. 나한테는 아기가 있어요.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있을게요.

소경 씨, 우리 엄마를 꼭 잘 보살펴 줘요. 평생 고생만 했던 분이니까.

유리야, 할머니 곁에서 잘 모셔드려야 해.

잘 지내야돼, 사랑하는 엄마, 딸이 많이 미안해.

안녕 모두들….’

신세희가 마음속으로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칼이 목을 베는 순간, 하늘나라로 가는 길에 어쩌면 남편, 아이, 엄마를 볼 수도 있겠다는 허망한 기대도 품었다.

그러나 기다렸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칼이, 신세희가 바라는 대로 대동맥을 긋지 않았다.

그 남자는 눈빛을 번득이며 신세희를 노려보았다.

"지영명…." 눈을 뜬 신세희가 뒤로 물러섰다.

"당신, 왜 날 안 죽여? 언제까지 기다릴 거야!"

지영명은 오히려 웃었다. "속을뻔했네. 신세희, 내가 홧김에 당신 죽이길 바랬지?"

신세희가 욕했다. "나쁜 놈!"

지영명이 말했다. "나는 괜찮으니까 실컷 욕해."

"이 나쁜 자식아!"

그러나 신세희가 사람을 욕한 적은 다섯 번에 불과했다. 어떻게 욕을 해야 할지 정말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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