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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너가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를 속수무책으로 만든거야. 그분들이 너를 싫다고 하는데 별수가 있나? 그분들이 너를 버리기로 하신거란다. 너가 없어져야 나도 좀 편하게 아무런 후한이 없이 너의 아빠한테 시집갈게 아니겠니?

아무튼 영악한 어린 계집아, 넌 이제 더이상 부소경의 딸이 아니란다. 여느 떠도는 거지아이가 되거나 어딘가 소리 없이 묻히는 불쌍한 혼백이 되겠지.

그리고 이제 너의 아빠는 바로 내 뱃속에서 크게 될 아이의 아빠가 될거야. 호호.’

김미정은 목적없이 차를 운전하며 속으로 김칫국을 마시기 시작했다. 차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큰길이며 작은 골목들을 정처없이 오가며 달리고 있었다. 가끔 신유리는 작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곳저곳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더욱 김미정을 흐뭇하게 하는 것은 이 교활한 여우 같은 계집애가 글쎄 운전을 지휘하기 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운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도시와 멀리 떨어진 황량하고 편벽한 곳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정말로 황량하기 그지 없는 곳에 다달았다.

이런 맹랑한 계집을 보았나. 그저 잘난척하며 마구 운전을 지휘하더니 결국은 이렇게 아이를 내다 버리기에 안성맞춤한 곳으로 안내하다니.

사실 김미정은 운성의 지리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와 있는 곳의 동서남북을 전혀 가리지 못했으며 인지하고 있는 것이란 고작 여기가 정말 황량한 곳이구나 하는 것 뿐이였다.

‘이건 분명 하늘이 선물한 절호의 기회야!

이 성가신 여우같은 녀석을 여기다 버려야지. 그래 어디 한번 하늘이 도와주나 땅이 도와주나 지켜보지.’

“아줌마.... 여기... 여기 너무 황량한 것 같애.” 유리가 겁에 질려서 물었다.

“왜 무서워?” 김미정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유리에게 되물었다.

“여기 니가 오자고 한 곳이잖아. 아줌마는 또 니가 자주 와본 줄 알았지. 이제 겁나? 겁낼게 뭐가 있니? 야외로 오니까 공기가 너무 좋다.”

그 말을 듣고 유리는 그나마 조금 긴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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