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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배수구에 처박힌 김미정은 정신이 아찔했다. 순간 그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온 듯 싶었고 머리속이 새하얘 지면서 몇초간 생각이 정지되었다. 문득 차에 장착된 구명망치가 떠오른 김미정은 망치를 들고 온힘을 다해 유리를 부쉈고 유리창이 깨지는 그 순간 더러운 오물이 왈칵왈칵 차체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사실 배수구는 그리 크지도 깊지도 않았으며 가장 깊은 곳이라야 기껏해야 어른의 허리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김미정의 차 발동기를 매몰시키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오물과 분뇨가 박살난 차유리를 타고 차체 안으로 뿜어 들어오는 통에 미정이는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그녀는 원래 깨진 유리창을 타고 밖으로 탈출할 생각으로 낑낑 힘을 빼고 있었다. 그러는 통에 얼굴은 땀범벅에 똥물 까지 뒤집어 쓰는 꼴이 되었다. 허나 절반쯤 몸을 뺏을 때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으니 설사 아둥바둥 거리고 차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꼭 마치 흙속에 거꾸로 파묻은 양파처럼 분뇨더미속에 거꾸로 얼굴을 파묻고 있을수야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다시 차체속으로 들어가자고 하니 이미 차가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흔들흔들거리는 차체안에서 그녀는 감히 움직일 엄두를 못냈으며 만약 그녀가 뒤로 후퇴한다면 어쩌면 차체는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 배수구 분뇨속에 완전히 매몰될 수도 있었다.

휴... 김미정은 여직껏 자라면서 이렇게 궁지에 몰려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할수 없이 코를 찌르는 오물의 더러운 냄새를 참아가며 몸체를 절반쯤 밖으로 빼고 절반은 차안에 갇힌채로 차에 동동 매달리여 허둥대면서 필사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 신유리. 이런 벼락맞을 년! 찢어 죽일 년!”

한편 유리는 엄선우 차에 숨어서 낄낄낄 웃고 있었다.

한참 웃고나서 아이는 또 걱정하며 물었다. “선우 삼촌.... 저러다 미정이 아줌마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엄선우가 되물었다. “공주님 생각은 어떤데? 그냥 죽게 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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