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나 이번만큼은 그녀 역시도 어쩔수가 없었다. 엄선우와 민정아는 오래전 부터 그녀를 단단히 혼내주려고 윽벼르고 있던 참이였으니. 한시간 남짓한 사이에 최여진의 얼굴은 호박처럼 팅팅 부어올랐다.“못된년, 잘 들어, 니까짓게 어떤 칼바람을 몰고 해외에서 귀국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무서워 할 줄 알고? 나, 엄선희, 신세희, 그리고 우리 숙모까지 우리 넷은 친자매나 다름없는 사이라고. 알겠어? 누구든 감히 우리 넷 중 한사람이라도 건드린다면 절때 가만두지 않겠어.” 최여진은 어찌나 심하게 두들려 맞았는지 말도 제대로 번질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입가에는 진붉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도 참 재수가 없기로서니.... 처음 귀국했을때 그녀가 맨 처음으로 얻어 맞은 것 역시도 이 두 여자 한테서 였다. 구경민의 레저산장에서 그때도 심하게 당한적이 있지 않던가... 그후로 그녀는 반호영한테 얻어 맞지 않으면 구경민한테 구타당했고 구경민한테 얻어 맞지 않으면 또 다시 반호영한테 몰골조차 못 알아볼 지경으로 학대를 당했다.이제 귀국하여 김가네 집안하고 손을 잡았고 부성웅 부부를 뒷배로 두었지만 최여진은 여전히 기센 이 두 여자의 호된 폭행을 피할 수가 없었다.그의 얼굴은 마치도 잘 익은 짓물린 토마토 같았다. 처음에 그녀는 엄마가 될 권리를 잃었고 이제 그녀는 미모라는 자본마저 철저히 잃어버리고 말았으니 그 와중에 생각이 미치는 것은 오직 매를 맞아 팅팅 부어오른 얼굴의 붓기가 빠진다 해도 혹시나 흉이라도 지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이었다.“안돼...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없단 말이야. 오늘 분명 철저히 준비를 마쳤거늘.... 어찌 내가.... 이꼴을 당한단 말인가! 김미정!!!!! 이런 쳐죽일 년 같으니라고....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그래 다 너 때문이야,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짓밟다니. 김미정, 백번 죽어 마땅할 년 같으니라구, 당장 나와, 어서!”그 시각, 김미정은 최여진이 속으로 죽어라 그녀를 욕하는 소리를 전혀 못 듣고 있었다. 그는 바로 좀
‘너가 먼저 할아버지 할머니를 속수무책으로 만든거야. 그분들이 너를 싫다고 하는데 별수가 있나? 그분들이 너를 버리기로 하신거란다. 너가 없어져야 나도 좀 편하게 아무런 후한이 없이 너의 아빠한테 시집갈게 아니겠니? 아무튼 영악한 어린 계집아, 넌 이제 더이상 부소경의 딸이 아니란다. 여느 떠도는 거지아이가 되거나 어딘가 소리 없이 묻히는 불쌍한 혼백이 되겠지. 그리고 이제 너의 아빠는 바로 내 뱃속에서 크게 될 아이의 아빠가 될거야. 호호.’김미정은 목적없이 차를 운전하며 속으로 김칫국을 마시기 시작했다. 차는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큰길이며 작은 골목들을 정처없이 오가며 달리고 있었다. 가끔 신유리는 작은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곳저곳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더욱 김미정을 흐뭇하게 하는 것은 이 교활한 여우 같은 계집애가 글쎄 운전을 지휘하기 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운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도시와 멀리 떨어진 황량하고 편벽한 곳으로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정말로 황량하기 그지 없는 곳에 다달았다. 이런 맹랑한 계집을 보았나. 그저 잘난척하며 마구 운전을 지휘하더니 결국은 이렇게 아이를 내다 버리기에 안성맞춤한 곳으로 안내하다니. 사실 김미정은 운성의 지리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와 있는 곳의 동서남북을 전혀 가리지 못했으며 인지하고 있는 것이란 고작 여기가 정말 황량한 곳이구나 하는 것 뿐이였다. ‘이건 분명 하늘이 선물한 절호의 기회야! 이 성가신 여우같은 녀석을 여기다 버려야지. 그래 어디 한번 하늘이 도와주나 땅이 도와주나 지켜보지.’ “아줌마.... 여기... 여기 너무 황량한 것 같애.” 유리가 겁에 질려서 물었다. “왜 무서워?” 김미정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유리에게 되물었다. “여기 니가 오자고 한 곳이잖아. 아줌마는 또 니가 자주 와본 줄 알았지. 이제 겁나? 겁낼게 뭐가 있니? 야외로 오니까 공기가 너무 좋다.” 그 말을 듣고 유리는 그나마 조금 긴장을 풀었다. 유
배수구에 처박힌 김미정은 정신이 아찔했다. 순간 그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온 듯 싶었고 머리속이 새하얘 지면서 몇초간 생각이 정지되었다. 문득 차에 장착된 구명망치가 떠오른 김미정은 망치를 들고 온힘을 다해 유리를 부쉈고 유리창이 깨지는 그 순간 더러운 오물이 왈칵왈칵 차체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사실 배수구는 그리 크지도 깊지도 않았으며 가장 깊은 곳이라야 기껏해야 어른의 허리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김미정의 차 발동기를 매몰시키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오물과 분뇨가 박살난 차유리를 타고 차체 안으로 뿜어 들어오는 통에 미정이는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그녀는 원래 깨진 유리창을 타고 밖으로 탈출할 생각으로 낑낑 힘을 빼고 있었다. 그러는 통에 얼굴은 땀범벅에 똥물 까지 뒤집어 쓰는 꼴이 되었다. 허나 절반쯤 몸을 뺏을 때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으니 설사 아둥바둥 거리고 차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꼭 마치 흙속에 거꾸로 파묻은 양파처럼 분뇨더미속에 거꾸로 얼굴을 파묻고 있을수야 없지 않겠는가?그렇다고 해서 다시 차체속으로 들어가자고 하니 이미 차가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흔들흔들거리는 차체안에서 그녀는 감히 움직일 엄두를 못냈으며 만약 그녀가 뒤로 후퇴한다면 어쩌면 차체는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 배수구 분뇨속에 완전히 매몰될 수도 있었다. 휴... 김미정은 여직껏 자라면서 이렇게 궁지에 몰려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할수 없이 코를 찌르는 오물의 더러운 냄새를 참아가며 몸체를 절반쯤 밖으로 빼고 절반은 차안에 갇힌채로 차에 동동 매달리여 허둥대면서 필사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사람 살려요. 사람 살려. 신유리. 이런 벼락맞을 년! 찢어 죽일 년!” 한편 유리는 엄선우 차에 숨어서 낄낄낄 웃고 있었다. 한참 웃고나서 아이는 또 걱정하며 물었다. “선우 삼촌.... 저러다 미정이 아줌마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엄선우가 되물었다. “공주님 생각은 어떤데? 그냥 죽게 내버
이야기가 여기에 미치자 심유리는 눈가가 빨개 났다. 아이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머리를 들어 엄선우를 바라보았다. “선우 삼촌... 나는 ... 나는 아빠가 속상해 할까봐 아빠 앞에서는 감히 울어보지도 못했어. 선우 삼촌, 우리 엄마... 그리고 동생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신유리의 물음에 엄선우도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그는 목이 메여 잠시동안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그는 신유리를 보고 말했다. “그럼. 공주님 엄마는 꼭 돌아올거야. 공주님 어머님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신데.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그때 6년동안이나 쫓겨다니며 생명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어. 그때는 지금 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이었을 거야. 하지만 잘 버텨 내셨고 끝내 살아 돌아오셨잖아. 공주님 엄마는 내가 본 사람 중에 세상에서 생명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야. 나는 여직껏 그렇게 강한 여인을 본적이 없다니깐. 꼭 괜찮으실거야.”신유리는 엄선우를 향해 조금 웃어보였다. “ 정말이야? 선우 삼촌?” “나를 믿어.”엄선우는 아주 정중하게 이야기 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삼촌이 한번도 우리 유리를 속인 적이 없지? 그렇지?”신유리는 그제야 겨우 마음이 놓였던지 머리를 끄덕였다. “맞아. 선우 삼촌은 한번도 나를 속인적이 없어. 알겠어. 엄마도, 동생들도 꼭 돌아올거야.” “자아, 공주님 이제 가자.” 엄선우는 신유리에게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그가 막 차에 시동을 걸려는 찰나, 멀리서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이 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옆에는 두명의 인부도 같이 있었다. 엄선우는 드디어 배수구에 빠진 저 여자가 살길을 찾겠구나 하고 속생각을 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차를 몰고 가버렸다. 엄선우의 계산대로 배수구에 빠진 김미정은 허둥지둥 버둥거리는 사이에 눈앞에 분리수거 차량이 나타났다. 차량에서는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났으므로 인부들은 모두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몇몇 대장정이 배수구에 사람이 빠진 것을 알아챘을 때 기사도 인부들도 깜
그 시각 부소경은 말투에서 조차 술냄새가 느낄 정도로 취해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목소리는 더욱 우렁차고 힘이 넘쳤으며 뭔가 남성적인 매력이 느껴졌다. “미정 씨, 우리 유리가 혹시 많이 애를 먹이나요? 애가 좀 장난꾸러기라.... 밖으로 멀리 나갔으면 빨리 돌아와요... 혹여 애가 미정 씨 귀찮게 할라...”“그게...”부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김미정은 막 울음이 터져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순간을 용케도 참아 냈으며 코를 한번 훌쩍하더니 뭔가 얘기하려고 입을 벌리려던 찰나, 부소경이 다시 되물어왔다. “무슨 일 있어요? 김미정 씨?” 김미정은 이내 답을 했다. “아니요. 아무일도 없어요. 소경 씨.” 부소경이 말했다. “그럼 될수록 빨리 돌아와요. 할아버지 일 마무리 하고 밥한끼 하죠. 고마운 일도 있고... 그럼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 순간 김미정은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벅차올랐다. 그녀는 온몸에서 악취가 난다는 사실마저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신유리한테 호되게 당한 자신을 의식하게 되었고 어쩌면 이같은 사실을 부소경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진문옥 여사로 부터 전해들은데 의하면 신유리는 그 전에도 아주 많은 짓굳은 장난을 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전에 부씨네 낡은 저택에서도 아주 많은 말썽을 이르켰다고 한다. 비록 이제 여섯살 밖에 안되는 꼬마 아이지만 영악하기기가 그지 없었다. 오늘의 일도 아마 이 영특한 꼬마아이에 못된 장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쩌면 부소경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고... 김미정은 이렇게 생각을 굴리다가 땅에 떨어진 괴물 가면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실리콘으로 만든 괴물모양의 가면이었다. 외관상으로 보기에 진짜 사람의 피부색깔과 아주 닮았으나 얼굴 곳곳에 진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고 눈가는 더욱 충혈된 것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이깟 피부가면에 속아 깜짝 놀라 죽어라 페달을 밟다니....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배수구에
김미정이 욕설을 멈추자 남자들이 비웃었다.“이봐요. 남을 욕하는 거예요? 본인을 욕하는 거예요?”“당신을 그냥 시궁창에 내버려뒀어야 하는데, 이런 줄 알았으면 저희도 안 구했을 거예요!”“그냥 비키세요! 우리 작업 방해하지 말고 멀리 떨어지라고요. 아니면 이따가 실수로 당신을 쓰레기인 줄 알고 시궁창에 다시 던져버릴 수도 있어요!”김미정이 그 사람들에게 바락 소리를 질렀다. “병원에 안 데려다 줄 거야? 아니면 호텔이라도 찾아줘야지….”한 남자가 부르르 화를 내면서 웃었다. “당신이 뭔데요?!”“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죠!”“우리도 할 일이 있단 말이에요!”“그리고 돈이 많다면서요? F그룹 대표님 약혼녀라면서요? 전화해서 당장 데려오라고 하지 그랬어요!”김미정: “….”부소경이 이런 악취 난 김미정을 봐서 안 된다.“제발요….” 김미정이 말투를 바꿔 애걸하기 시작했다.남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거절했다. “비켜 가라고요! 당신 뭔데요? 사람을 그렇게 힘차게 욕하는 걸 보니 검사 따위도 할 필요가 없겠죠. 당신을 살렸으니까 우리 작업을 방해하지 말고 빨리 가 주세요!”말을 다 한 후, 세 사람이 모두 김미정을 무시하고 작업에 집중했다. 김미정은 어쩔 수 없이 악취를 참고 어렵게 발길을 옮겼다.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김미정을 괴물로 쳐다봤다. 그리고 코를 막으면서 빠르게 도망갔다. 500미터에 불과한 길은, 몇 천리와 같이 길었다.구급차가 드디어 왔다. 그 여자의 모습을 본 구급대원들이 놀랐지만 병원으로 이송했다.병원에 가서 온몸을 검사 다 했지만, 더러운 물을 몇 입만 마신 것 외에, 김미정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의사도 그저 김미정에게 간단한 처치만 해주고, 병원 밖으로 보냈다. 김미정은 병원을 떠나 가장 가까운 호텔로 향했다. 호텔 문에 들어가자마자, 호텔 직원이 정색한 표정으로 소리질렀다. “어디서 온 거지예요? 어휴, 냄새 봐. 빨리 나가세요!”김미정이 벌컥 화냈다. “거지가 아니거
김미정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최여진인 것 같았다. 하지만 최여진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최여전의 얼굴이 이만큼 크지 않았고 붓지도 않았다. 눈도 그렇게 가늘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눈 앞에 서 있는 이 여자가 너무 못 생겼다.누구에게 매맞았는지 얼굴이 부석부석 부었다.심지어 입가에도 상처가 났다. 어머!이 여자가 너무 못 생겼다!김미정은 오늘 당했던 일을 다 잊어버리고 웃고 싶어했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김미정은 웃지 않았다. 그 못 생긴 여자가 최여진과 너무 닮아서 웃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김미정은 웃음을 참고 관심 있는 척하고 물었다. "여진이 맞니?" 최여진이 바로 답했다. "응, 나 여진이야!"최여진이 김미정을 잡고 물었다. "미정아, 설마 신유리에게 당했어?"신유리 얘기가 나오자 김미정이 벌컥 화냈다. "신유리 말이야. 어린 나이에 왜 저렇게 독하니? 혹시 그걸 알아? 신유리는 오늘 정말 나를 해치려고 작정한 거야!" "어린 나이에 이렇게 독한 줄은 상상도 못했어!""신유리 그 애를 이대로 남겨두면 진짜 안 되겠다! 나는 꼭 그 애를 죽여버릴 거야! 그 애가 오늘 일부러 나를 시궁창에 빠지게 만들었어! 나를 아주 온뭄을 더럽게 만들었어! 난 진짜 그 애를 죽여버리고 말고야! "그 말을 들은 최여진이 놀랐다.설마, 김미정도 오늘은 같은 일을 당했나?최여진이 더듬더듬 물었다. "혹시, 오늘 미정이 너도…. 똥구덩이에 빠졌어?"김미정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뭐라고?""혹시, 너도…. 똥구덩이에 빠졌냐고…." 최여진이 바보처럼 두 번 다시 물었다.최여진 말을 들은 김미정이 바로 눈치챘다.그러니까 최여진이 오늘 김미정보다 더 재수없었구나. 김미정은 그냥 쓰레기가 있는 시궁창에 빠졌을 뿐인데 최여진은…."여진아, 너가 똥구덩이에 빠졌다고? 설말 옛날에 그런 똥구덩이?" 김미정이 믿지 못할 말투로 물었다.그렇게 물었더니 또 갑자기 웃고 싶어했다. 다행히 김미정은 평소에 예의가 바르기 때문에 결
지난 번은 그냥 손으로 맞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하지만 이번에 두 사람은 신발로 최여진의 뺨을 때렸다.신발로 뺨을 찰싹찰싹 때려 최여진의 얼굴이 보라색으로 부었을 뿐만 아니라 이빨까지 떨어질 뻔했다. 얼굴을 맞은 것도 분한데 두 사람은 최여진을 가장 더럽고 어지럽고 지저분한 곳으로 끌고갔다. "야 최여진. 여기가 어딘지 알아?" 민정아가 최여진의 얼굴을 밟으면서 물었다.최여진은 매맞아서 반격할 힘이 없는 와중에도 발악하고 있었다. 최여진이 입속의 피를 뱉으면서 말했다. "민정아! 우리 사이에 아무 원한도 없는데 왜 그렇게 지독하게 나를 괴롭히는 거야?""넌 혹시 인과응보를 몰라?""니가 나를 죽이면, 내가 귀신이 되더라도 너한테 찾아갈 거야!""그리고 너! 엄선희!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내가 니네 둘 다 죽여버릴거야!"최여진의 말을 들은 순간, 엄선희도 최여진의 손을 밟았다. 엄선희가 최여진을 밟으며 냉소를 지었다. "최여진 입에서 인과응보라는 말을 듣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네!""오늘 니가 윤희 언니 병실에 찾아가서 언니를 죽이고, 아이까지 홈치려고 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러겠니?""이게 다 최여진 니가! 언니를 죽이려 하고 아이를 빼앗으려해서 벌어진 일이야!"“그런 니가 인과응보 타령을 해?""너한테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진수 오빠가 너한테 맞아 죽는 일도 없었겠지! 어디서 인과응보라는 말을 입에 올려?""하나만 묻자. 돌아가신 진수 오빠가 너한테 잘못한 것이라도 있었어?"최여진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리고 우리 윤희 언니!" 엄선희가 계속 비웃으면서 말했다. "언니가 너한테 잘못한 거라도 있어? 분명히 최여진 니가 윤희 언니 남편을 빼앗고 싶은 거였잖아! 빼앗지 못해서 윤희 언니를 죽이려는 거고. 언니 미치는 꼴 보려고 진수 오빠까지 죽였잖아!""최여진, 너 같은 사람은 천만 번 죽어도 싸!""너는 죽을 죄를 지은 거야!""너 같은 사람이 내 앞에서 인과응보 타령을 해? 똥구덩이에나 빠져!""가서 똥구덩이한테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