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641 - 챕터 1650

2823 챕터

제1641화

구자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여진아. 우린 가장 친한 친구잖아. 내가 널 도와줘야지.”잠시 후, 구자현은 핸드폰 번호를 최여진에게 전송했다.번호를 받은 최여진은 눈물을 흘렸다.사실 자신이 구자현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예전의 최여진은 자신의 남자친구가 구경민이니 서울 여자들 중에서는 자신이 가장 잘나간다고 생각했다. 구자현이 구씨 가문 딸이기는 해도 자신이 더 우위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최여진은 자신이 구자현을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실제로 그녀는 기회만 생기면 구자현을 비웃고 자존심을 긁었다.그런데 아무 연고도 없는 해외로 도주하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구자현은 사실 최여진을 친구로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구자현은 수요가 없을 때는 절대 최여진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뭔가 최여진에게 기대하는 게 있었기에 다른 여자가 남자친구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빨리 돌아오라고 연락했던 것이다.그리고 그 이유도 간단했다. 구자현의 아버지인 구성훈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결국 최여진은 부소경, 구경민 연합을 흔들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다.아마 주변 사람들은 이미 구경민과 고윤희가 열애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구자현이 그걸 몰랐을 리도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갑자기 최여진에게 돌아와서 한 남자를 두고 싸우라고 지시했다.결국 최여진은 참패를 당했다.이제 그녀는 껍데기만 멀쩡할 뿐, 속은 엉망진창이 되었다.그런데도 구자현은 여전히 최여진에게 고윤희와 구경민, 그리고 부소경 부부를 흔들라고 지시하고 있었다.반호영에 의해 작은 방에 감금당하면서 최여진은 구자현의 진짜 목적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용당하기 정말 싫지만 현재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구자현뿐인 게 현실이었다.만약 구자현의 부탁을 거절한다면 평생 복수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그래서 최여진은 모멸감을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기회가 찾아왔다.그날 반호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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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2화

부소경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와 반호영은 고작 두 번 만났다. 첫 만남에 반호영은 그를 피해 도망가 버렸고 나중에 만났을 때는 동생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이었고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제대로 된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부소경은 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알 수 없었다.“말해! 왜 말을 안해? 말을 하라고! 이 개 같은 자식아!”반호영은 미친듯이 분노를 표출했다.“네가 정말 피도 눈물도 모르는 괴물이라는 거 알아. 남성에서는 대통령보다 더 대단한 존재지. 너 성격 안 좋은 것도 알아. 네 말 한마디면 네 부하들이 나를 짓밟으러 오겠지. 마음대로 해! 그냥 나를 죽이라고!”부소경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말해! 이 개자식아!”반호영은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했다. 아무리 그래도 같은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형제인데 그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부소경은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다 들어줄 테니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반호영은 미친듯이 욕설을 퍼부었다.“넌 겁쟁이야! 비겁한 자식이라고! 네가 그렇게 잘났어? 그 여자가 너한테 잘해주니까 좋아?”“그래! 어렸을 때부터 넌 사랑받고 자랐겠지! 그 여자가 널 위해 부씨 가문에서 온갖 수모를 다 참았다면서?”“널 위해 평생 결혼도 안하고 해외로 도망다니면서 홀로 너를 키웠다면서?”“왜 너만 행복한 거지? 왜 그 여자는 너만 사랑한 거야? 난 어쩌라고?”“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어.”말을 마친 반호영은 술병을 가져다가 병나발을 불었다. 독한 술이 들어가자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그는 이미 통증에 무감각해진 상태였다. 그는 혀가 꼬인 발음으로 미친듯이 울분을 퍼부었다.“내 삶이 어땠는지 알아? 모두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았어! 매일 밥만 먹여주고 고용인들이 보살펴 주기는 했지만 부모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내 엄마라는 사람은 나만 보면 울더라? 그러더니 언젠가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어!”“난 그걸 이해할 수 없었어. 난 위의 형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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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3화

“부소경, 난 너희가 정말 미워!”“네가 죽었으면 좋겠고! 그 여자도 정말 증오스러워! 모두가 미워 죽겠어!”“그래도 가장 미운 사람은 너야!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보는 순간 죽여버릴 테니까! 널 죽여서 그 여자 무덤으로 끌고 갈 거야! 개자식아! 어떻게 자기 엄마를 감옥에 10년이나 방치할 수 있어? 넌 패륜아야!”반호영의 욕설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그는 모두가 미웠고 생모가 미웠다.하지만 그러면서도 생모를 많이 그리워하는 것이 말투에서 느껴졌다.그건 증오일까? 아니면 사랑일까?아마 반호영 자신도 분간할 수 없었을 것이다.“넌 엄마 사랑도 받고 아버지 사랑도 받고 모든 걸 가졌어. F그룹까지 네 손에 장악했잖아. 그런데 나는?”“난 부모님 사랑도 받지 못했고 남의 집에서 눈치 보며 자랐어. 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부소경, 이 개자식아! 너 같은 걸 개자식이라고 하는 거야!”잠자코 패악을 듣고만 있던 부소경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반호영,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허튼소리 하지 마!”부소경은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가성섬에 가기 전에는 나도 네 존재를 몰랐어. 어머니는 감옥에 있을 때 이미 암투병 중이셨어. 남은 시간이 많지도 않았고. 난 그때 부씨 가문 다른 형제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는 신세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어머니가 아무한테도 네 존재를 알리지 않은 건 아마 널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거야. 셋이 다 같이 죽을 수는 없잖아.”“반호영, 그런 마음 이해하겠어?”부소경은 가슴이 아팠다.그때 그는 입지가 단단하지 않았다. 어머니도 그걸 고려해서 가성섬에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말하지 못했을 것이다.어머니는 그가 F그룹을 장악한 뒤에야 출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작 두 달을 더 살고 돌아가셨다.그때 어머니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아무도 모른다.막내아들이 남성에서 피 터지는 전쟁을 치르는 것보다 가성섬에서 섬주의 아들로 살아가기를 바랐을 것이다.반씨 성을 가진 양부모는 반호영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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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4화

아이는 밤에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났다가 어딘가에서 나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왔다.처음에 유리는 안방에서 나는 소리인 줄 알고 안방으로 갔다.그런데 안방에서는 엄마 혼자 자고 있었다.아이는 조심스럽게 엄마를 지나쳐 베란다로 왔고 그곳에서 집을 등지고 통화 중인 아빠를 보았다.아빠가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을 듣고 다가온 것이다.신유리는 아빠의 통화상대가 궁금해서 아빠를 불렀다.부소경은 잠옷차림에 맨발로 등 뒤에 서 있는 딸을 보고 얼른 딸을 품에 안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아기,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들어가서 자.”“유리! 유리야?”수화기 너머로 유리의 목소리를 들은 반호영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아이를 불렀다.신유리도 그 소리를 들었다.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아빠를 바라보며 물었다.“호영 삼촌이야?”부소경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반호영은 다급히 소리쳤다.“개자식아! 빨리 유리 바꿔줘! 당장 바꿔! 안 그러면 죽여버릴 거야!”부소경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런 협박을 들어본 적 없었다.이 집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신세희마저 이런 식으로 그를 협박한 적은 없었다.부소경은 수화기에 대고 욕설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하지만 그는 끈질긴 인내심을 발휘해 충동을 참았다.그는 수화기를 유리의 귓가에 가져가며 부드럽게 말했다.“유리야, 이분은 네 삼촌이야. 아빠 동생.”말을 마친 부소경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살면서 모든 걸 이뤘고 막대한 부를 가졌지만 지금처럼 욕을 먹고도 반박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유리가 수화기에 대고 소리쳤다.“호영 삼촌, 삼촌 맞아?”새벽 세 시. 아이가 잠들 시간이었지만 그 앳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에 반호영은 분노가 전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반호영은 갑자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그는 원래 작은 방 입구에 앉아 있었는데 유리의 소리를 듣고 몸을 웅크리고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한참 울던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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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5화

떠나기 전에 그가 2억을 주고 나오기는 했지만 그 돈으로 언제까지 생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삼촌, 걱정하지 마. 명선 언니가 그러는데 언니 열심히 공부하고 있대. 나중에 대학 졸업하면 돈 벌어서 삼촌 보살피겠대. 그러니까 호영 삼촌도 건강 잘 챙기고 이제 나쁜 일하지 마.”신유리는 어른처럼 반호영을 달래주었다.반호영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유리 말이면 들어야지.”“삼촌, 유리 졸려. 삼촌도 이제 자. 알겠지?”신유리의 말에 반호영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 유리야. 아이는 잘 자야 키도 크고 그러는 거지. 어서 자.”“잘자, 호영 삼촌. 좋은 꿈 꿔.”아이는 산뜻한 얼굴로 반호영에게 작별인사를 했다.“그래.”신유리는 아빠에게 핸드폰을 돌려준 뒤, 작은 소리로 아빠에게 당부했다.“호영 삼촌한테 너무 무섭게 하지 마. 호영 삼촌은 좋은 사람이야.”부소경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다가 아이가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핸드폰을 귀에 가져갔다.“여보세요.”반호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가 잠깐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감금되었던 최여진이 자취를 감추었다.어디로 갔을까?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반호영, 무슨 일 있어?”부소경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물었다. 그는 만취 상태인 반호영이 혹시라도 안 좋은 생각이라도 품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호영아, 호영아!”그는 다급히 반호영을 불렀다.그러자 반호영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다 너 때문이잖아! 그년이 도망갔어! 도망갔다고!”부소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누가 도망갔다는 거야?”“그 망할 여자! 못된 짓이란 못된 짓은 다 저지르고 다닌 여자가 도망갔다고!”반호영이 짜증스럽게 대꾸했다.사실 그는 최여진을 산 채로 굶겨 죽일 생각이었는데 도망가 버린 것이다.‘운 좋은 줄 알아! 이 망할 여자야!’“부소경, 내 말 명심해! 신세희랑 유리 잘 보살펴! 안 그러면 정말 죽여버릴 테니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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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부소경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놀랍지도 않은 내용이었다.구경민은 그런 친구를 힐끗 보고는 정색하며 물었다.“넌 알고 있었어?”“그 여자 우리 아버지랑 네 둘째 삼촌 도움받아서 반호영이 있는 곳에 보내졌잖아. 그리고 반호영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했지. 그런데 반호영은 그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확신했어. 그래서 화가 나서 좀 때렸다고 하더라고.”부소경은 덤덤하게 대꾸했다.“그 여자는 맞아도 싸지! 다시 얼굴도 보고 싶지 않아! 다시 내 눈에 보이면 죽여 버릴 거야!”구경민이 차갑게 말했다.지금의 그는 옛정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매번 그는 최여진에게 기회를 주고 용서해 주었다.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도 잔인하게 대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최여진은 그 뒤로 너무 잔혹한 짓을 저질렀다.동부까지 가서 고윤희를 피 말려 죽일 생각을 하다니!한진수를 죽이고 겨우 마음 붙이고 잘 살아가려던 고윤희에게서 희망을 앗아갔다.이렇게 악독한 여자를 살려 둘 필요가 있을까?부소경은 담담한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며 물었다.“이 일 때문에 나 찾아온 거야?”구경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침에 전화하고 싶었는데 잘 자고 있는 임산부 깨울까 봐 전화 안 했지. 그래서 회사로 찾아온 거야.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 여자 반호영 때문에 지금쯤 꼴이 말이 아닐 거야. 이제 더 잃을 것도 없는 미친 여자가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했다.구경민은 뭔가 수심이 깊어 보이는 친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물었다.“무슨 고민 있어?”부소경은 최여진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데 반호영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그가 친구에게 생각을 털어놓으려는데 누군가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방문자는 서시언이었다. 그는 요즘 F그룹과 손을 잡고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기에 이곳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었다.게다가 그의 여자친구인 최가희도 여기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가끔은 매일이다시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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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7화

서시언은 눈치가 굉장히 빠른 사람이었다. 그도 현재는 한 회사의 대표로 부임했지만 부소경과 구경민이 아주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다는 걸 알고 자리를 피해준 것이다.부소경의 사무실을 나온 서시언은 바로 최가희의 사무실로 왔다.그런데 최가희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서시언을 본 다른 동료들이 장난을 걸어왔다.“우리 잘생긴 서 대표님 오셨네요.”“대표님, 선물 없어요?”“선물이 부담되면 사탕 같은 것도 괜찮아요. 가희는 우리 부서에서 일을 가장 열심히 하고 외모도 가장 예쁜 보물 같은 존재니까요. 그런 인재를 홀랑 꼬셔 버리시다니! ”서시언은 웃으며 가방에서 수입산 초콜렛을 꺼내 부서 여직원들에게 주었다.어린 여직원들은 잔뜩 흥분해서 환호를 질렀다.“와!”“보기만 해도 군침 돌아요!”“가희 씨가 부럽네요.”“젊고 잘생기시고 돈도 많으시고, 그리고 착하고 성격까지 좋으시니 이렇게 완벽한 남자가 세상에 있을까 싶네요.”서시언은 여직원들의 칭찬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어색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그런데 이때, 최가희가 자리로 돌아왔다.무슨 영문인지 그녀는 안색이 좋지 않았고 눈도 빨갛게 부어 있었다.그녀를 본 서시언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가희야 왜 그래? 혹시… 울었어?”최가희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대표님 만나러 왔어요? 일은 잘 해결했어요?”서시언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그녀에게 물었다.“점심 시간이 다 돼가는데 가자. 가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왜 오늘 기분이 안 좋은지 얘기해 보자.”그러자 최가희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가요. 오늘은 오빠 좋아하는 곳으로 가요.”그렇게 두 사람은 회사를 나섰다.그들은 F그룹 맞은편에 있는 한식당으로 갔다. 한정식 세트를 주문한 서시언은 메뉴가 준비되는 사이, 그녀에게 타이르듯 말했다.“살 빠진 것 좀 봐. 앞으로 다이어트 같은 거 하지 마. 이상한 시리얼 같은 것도 먹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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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8화

잔뜩 화가 난 최가희를 보자 서시언은 덜컥 걱정이 돼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최가희는 바로 전화를 끊고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미안해요, 오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네요. 사실… 별거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고개를 떨어뜨렸고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고 서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언 오빠, 이제… 밥 먹어요.”서시언은 최가희의 손을 잡으며 간곡하게 말했다.“가희야, 난 네 남자친구야. 앞으로 결혼할 사이라고. 네 일이 곧 내 일이야.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어. 넌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나 그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최가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정말 아무 일도 아니에요, 오빠.”“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나 피 말라 죽는 꼴 보고 싶어? 법원에 기소까지 한다는데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니야? 누가 널 귀찮게 해? 빨리 말해줘.”서시언은 초조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그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빤히 바라보던 최가희는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힘없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오빠, 사실 나에게는… 욕심 많고 돈만 밝히는 엄마가 있어요. 아빠랑 이미 이혼한 사이인데도 자꾸 연락해서 돈을 달라고 귀찮게 해요.”“네 엄마라고?”그는 많이 당황한 표정으로 최가희를 바라보았다.최가희와 알게 된지도 벌써 한 달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그녀에게서 한 번도 엄마에 관한 얘기를 들은 적 없었다.가끔 아버지에 관한 얘기는 한 적 있었다.그녀의 아버지는 작은 와인가게를 하셨는데 도매도 하셔서 연매출이 꽤 괜찮았다. 최가희의 말로 분석해 보면 그녀는 재벌가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것 없는 풍족한 생활을 했을 것은 분명했다.그래서인지 최가희는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 같을 때도 있었다.게다가 최가희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딸바보였다.딸을 위해서 요리를 배웠다는 가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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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9화

“아빠가 쫓아도 가지를 않고 어린 여자애를 길바닥에 내쫓으면 그 양아치들이 또 괴롭힐 게 뻔하니까 어쩔 수 없이 아빠 집에서 먹이고 재워줬대요.”“그렇게… 내가 생겼고요. 아빠 말로는 그 여자가 날 낳을 때 고작 18살이었데요.”“그러니까 이제 겨우 40세가 되었네요. 오빠는 모를 거예요. 나이 마흔 먹은 젊은 여자가 일하기는 싫어하고 매일 게으름만 부리는 것도 모자라서 어떻게 하면 아버지 재산을 조금이라도 자기 주머니에 넣을까 그 생각만 한다니까요?”“그럼 아버님은 이혼하기 전부터 가게를 하셨어? 아니면 이혼한 뒤에 가게를 열게 된 거야?”서시언이 물었다.그런데 최가희의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두 사람은 혼인신고도 안 했어요. 아빠가 그때 경제적으로 좀 힘들었는데 성유미 씨는 힘든 생활 싫다고 나랑 아빠를 버리고 도망간 여자예요.”“가게는 그 여자가 집을 나가고 한참이 지나서 열게 된 거예요. 우리 가게는 성유미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최가희는 많이 흥분한 상태였다.“손발 다 멀쩡하고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착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고 공짜만 바라는지 모르겠어요! 아빠 그 가게 처음 시작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그렇게 힘들게 일군 가게인데 돈 좀 번다고 그 돈을 나눠달라는 게 말이 되냐고요!”“아빠가 준다고 해도 내가 싫어요! 그냥 싫어요!”고작 스물두 살 밖에 되지 않은 이 어린 여자는 말하다 보니 더 화가 나는지 눈물을 펑펑 터뜨렸다.다른 테이블 손님들의 시선이 모두 그들에게 쏠렸다.서시언은 이내 발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가려주고는 휴지를 꺼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알았어. 울지 마. 진정하고. 우리 차근차근 해결해 보자. 그래도… 엄마잖아.”“그 여자는 내 엄마 아니에요!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나한테 사랑을 준 적도 없다고요! 어릴 때 잠들기 전에 동화책을 읽어준 사람도 아빠였어요! 가끔은 엄마가 재워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눈을 떴을 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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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그 말을 들은 서시언은 아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불가사의한 일이었다.아직 최가희의 생모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벌써 만나기가 싫어질 정도였다.세상에는 참 다양한 엄마가 있다 싶었다.신세희처럼 책임감 강한 엄마가 있는 반면에 성유미처럼 모성애가 아예 없는 엄마도 존재했다.마흔 살이면 그와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날 텐데 그는 언젠가 최가희를 데리고 성유미를 찾아가서 따지고 싶었다. 과거의 잘못은 그렇다 쳐도 이제 자신이 있으니 이런 무책임한 엄마가 최가희를 괴롭히는 걸 두고만 볼 수 없었다.“정말 너무하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주셨는데 바람을 피우다니!”서시언이 분개한 얼굴로 말했다.최가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사실 성유미 전에 아버지는 결혼을 한번 하셨어요.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안 생겼는데 그 여자가 아빠한테 원인이 있다고 하면서 아빠랑 이혼했거든요. 아빠는 상실감에 그 뒤로 여자를 다시 안 만났다가 성유미를 만났을 때는 이미 서른 살이었어요.”최가희는 씁쓸한 표정으로 서시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때 아빠랑 엄마가 사귀기로 했을 때 아빠 나이가 오빠랑 비슷했어요. 그래도 우리 아빠 정말 잘생기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어요. 오빠를 좋아하게 된 것도 오빠한테 아빠랑 닮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이에요.”“그런데 우리 아빠… 정말 너무 불쌍해요. 다시 여자 만날 생각도 없었는데 성유미를 구해주고 잠깐 집에 와서 있으라고 한 것뿐인데 성유미는 우리 아빠가 잘생기고 자상하게 대해주니까 달라붙기로 한 거예요.”“그런데 그 여자는 스물 아홉 정도 되었을 때 아빠가 힘들게 모은 돈을 가지고 자기보다 다섯 살이나 연하인 남자랑 같이 새살림을 차렸죠!”“그때 아빠는 화병에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했어요. 당시 아빠 나이가 40대 중반이었거든요? 그 여자는 아빠가 늙어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다른 남자에게 간 거예요!”“정말 죽여도 시원치 않을 여자예요! 이제 돈도 다 떨어지고 그 남자도 자신을 버리니까 뻔뻔하게 아빠를 찾아오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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