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비서.”부소경이 그를 불렀다.“유리랑 저 분을 차에 태워.”“네, 대표님.”엄선우는 이미 조금 전에 상황을 부소경에게 전달한 뒤였다. 사실 그 역시 서시언처럼 최가희가 밀쳐서 쓰러뜨린 여자가 조금 불쌍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무도 최가희 모녀 사이에 얼마나 깊은 갈등이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직접 겪어보지도 않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었다.부소경은 사실 딸의 여린 마음에 감명받았다.아빠로서 딸이 왜 그랬는지는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신유리는 엄마, 삼촌과 함께 6년이나 방랑 생활을 했다. 그 시간 속에 신세희도 지금 이 여자처럼 초라했고 심지어 어떨 때는 이 여자보다도 더 허름한 행색을 하고 다녔다.그래서 신유리는 저 여자에게 연민을 느꼈을 것이다.아이는 과거의 엄마와 비슷한 사람을 보면 호감을 표현하고 손을 내밀었다.신유리와 이것에 대해 대화한 적은 없지만 부소경은 딸의 마음을 말 안 해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엄선우에게 성유미를 부축해서 차에 태우라고 지시했다.아니나 다를까 신유리는 곧장 기분을 풀고 진지한 표정으로 최가희에게 사과했다.“미안해. 조금 전에 내가 좀 심했어. 사과할게!”사실 최가희가 원하는 건 사과가 아니었다.부소경이 왜 성유미 저 여자를 차에 태우는지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대표님.,,,”최가희는 다급히 부소경을 불렀다.“저 여자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부소경은 최가희를 힐끗 보고는 냉기가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대꾸했다.“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그건 최가희 씨가 판단할 게 아니야.”사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정말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그는 앞으로는 누구한테도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부소경은 신유리를 안아서 차에 태운 뒤, 고개를 돌리고 엄선우를 노려보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앞으로 여자친구는 알아서 찾아. 나 신경 쓰게 하지 말고!”엄선우는 당황한 표정으로 상사를 바라보았다.‘내가 뭐라고 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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