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681 - 챕터 1690

2823 챕터

제1681화

동은석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다 물어뜯어 버릴 거야! 이 개 같은 놈들아!”신유리는 화가 나서 주먹까지 불끈 쥐고 소리쳤다.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성유미가 모욕을 당하는데 참을 수 없었다.그래서 삼촌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버럭 화를 냈다.삼촌의 품에서 내린 아이는 팔짱을 끼고는 남자를 향해 눈을 부릅떴는데 새끼 강아지가 으르렁거리는 모습처럼 보였다.사실 동은석은 동네 양아치도 아니었고 아버지 대신 돈을 받으러 왔기에 어린 아이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그는 황당한 표정으로 서시언에게 말했다.“빨리 애부터 좀 데려가. 애한테 폭언하는 망나니는 아니니까!”이때, 서시언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저기 선생님, 딱 봐도 동네 양아치 같지는 않은데 무슨 상황인지 자세히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이유를 알려주셔야 돈을 갚든지 뭘 하든지 하죠!”말을 마친 그는 얼른 유리를 품에 안았다.“유리 착하지. 이건 삼촌이 해결할게.”신유리는 그제야 삼촌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이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눈을 부릅뜨고 동은석 일행을 노려보았다.동은석이 말했다.“성유미 이모라는 여자는 우리 아버지랑 예전에 잠시 같이 살았던 동거녀야. 얼마전에 아버지가 아파서 몸져누우셨는데 저 여자가 아버지 돈 천만 원을 들고 튀었어!”“당신이 대신 돈을 갚아주면 신고는 참아주지! 아무도 돈을 안 갚으면 당연히 절도죄로 신고할 거고!”“천만 원 적은 돈 아니야! 실형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말을 마친 동은석은 비아냥거리는 시선으로 서시언을 바라보았다.화가 치민 서시언은 무섭게 돌변하며 차갑게 말했다.“동은석 씨, 잘 들어. 난 저 사람 애인 아니야! 이상한 호칭 붙이지 마! 어르신이 빌린 돈은 내가 대신 갚아주지! 그런데 어르신께 자초지종을 먼저 물어야겠어! 어르신이 훔친 게 확실하면 돈을 갚겠지만 아니라고 하면 당신들을 주거침입으로 신고할 거야.”“이런 일은 쌍방 얘기를 들어봐야지. 당신들이 훔쳤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닐 수도 있잖아?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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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2화

동은석과 일행도 놀라서 움찔했다.어르신이 전혀 칼을 내려놓을 의사가 없자 남자들은 겁에 질려 도망갔다.그들은 비틀거리며 성유미의 집을 벗어났다.어르신은 바깥까지 그들을 따라가지는 않았다. 노인은 칼을 든 채,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도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날 힘들게 하는 거지?”노인은 비참한 표정으로 한참을 울었다.성유미는 조심스럽게 노인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었다.“이모, 속상해하지 말고 칼 줘요.”노인은 칼을 성유미에게 건네고 아직도 충격에 빠진 서시언 앞에 무릎을 꿇었다.“서 대표님, 동네에 정말 좋은 분이라고 소문을 많이 들었어요. 동네사람들한테 들으니까 대표님이 노숙자들에게 있을 곳도 마련해 주시고 보살펴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서 대표님, 저 좀 도와주세요. 돈은 필요 없어요! 아무리 가난해도 공짜 돈은 안 받아요. 저는 그냥 숙식이 제공되는 일자리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이 안 하는 일도 할 수 있어요. 설거지나 청소 이런 거 잘해요.”서시언이 말이 없자 노인은 계속해서 비굴하게 애원했다.“제발 부탁 좀 드릴게요. 이제 조카집에 얹혀 사는 것도 너무 미안해서 못 하겠어요. 저놈들 나중에도 또 온다고요. 유미는 안 그래도 힘들게 살았어요. 매일 쓰리잡을 뛰면서 집 대출을 해결하고 매달 가희한테 생활비도 보내줬어요. 애가 그렇게 힘들게 사는데 저까지 피해를 끼칠 수는 없어요. 그러니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서시언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이모님, 일단 일어나시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저보다 많이 어르신인데 무릎을 꿇고 있으니 저도 마음이 불편해요. 일어나서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얘기를 해주시면 제가 해결해 드릴게요. 일자리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아까 칼까지 들었으니 놈들은 독기가 바짝 올랐을 거예요. 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고 방법을 생각해 봐요.”어르신은 그제야 눈물을 훔치고 서시언과 성유미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노인은 마루에 앉아 천천히 자신의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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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그때 노인이 상대를 물색하고 있을 때 마을에 금방 퇴직한 중학교 교사가 있었다.아내와 사별하고 자식들은 다 각자 가정을 이루었기에 그 교사는 같이 살 동반자를 고민하고 있었다.그렇게 목적이 비슷한 두 사람이 결합했다.노인은 어린 손자를 데리고 동영신의 집으로 들어갔다.하지만 그 집으로 들어간 뒤에야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동거 첫날밤, 동영신이 말했다.“매달 손자 분유값은 줄 수 있어.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당신이 불쌍해서 주는 돈이니까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마. 아들이 출소하면 손자는 내보내야 해.”그때 당시 갈곳이 아예 없었던 노인은 있을 곳을 마련한 것만으로 기뻐해야 했기에 흔쾌히 동의했다.“고마워요. 우리가 살 곳을 내줘서 정말 고마워요.”“당신도 잘 들어. 난 원래 무식한 여자 안 좋아해. 학력도 없는 시골 여편네가 나 같은 교육가를 만난 걸 영광으로 생각해. 앞으로 여기가 당신 집이야. 집안일은 당신이 다 알아서 해!”동영신은 명령하듯 말했고 노인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저 집안일 잘해요.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그렇게 간단한 소통을 마치고 두 사람은 결혼식도 없이 혼인신고만 했다.결혼한 뒤로 그녀는 매일 집안 청소를 하고 늙은 교사를 돌보는 일을 했다. 그때 노인의 나이는 고작 40대밖에 되지 않았기에 동영신이 원할 때면 가끔 성관계도 해줘야 했다.처음에 동영신은 아내가 한 밥이 맛없다며 매일 구박했다.그렇게 2년 정도가 흐르고 노인은 그럭저럭 동영신의 입맛을 맞출 수 있었다.동영신이 매달 노인에게 주는 손자 분유값은 고작 30만원이 전부였다.그 돈으로 분유를 제외하면 옷도, 기저귀도 사줄 수 없었다.평소에 노인은 장을 보면서 생활비를 관리했지만 그 돈은 동영신이 장부를 철저하게 확인했기에 한푼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가끔 동영신의 자식들이 본가에 방문하고는 했는데 그들도 장부를 수시로 확인했다.노인은 자녀들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속상했지만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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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4화

그 말을 들은 노인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함께 산 세월 10년!가정부처럼 집안일을 한 세월이 10년이었고 그 시간동안 동영신을 정성스럽게 보살폈다.손자의 학비를 달라고 한 것도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동영신은 한푼도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다.그렇게 때리고 욕하던 동영신은 노인을 바깥에 끌고 나가더니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창피를 주었다.“여러분들이 좀 말해봐요! 이 여자 정말 흡혈귀 같지 않아요? 난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이 여자의 어린 손자를 여태 먹여주고 키워줬어요! 그리고 오갈데 없는 이 여자에게 살 집을 마련해 줬죠! 변변한 직장도 없고 퇴직금도 없어요! 손자를 키운 비용은 다 내가 책임졌다고요! 그렇게 10년을 보살폈어요! 도대체 난 언제까지 지갑 취급을 당해야 합니까!”동영신은 씩씩거리며 사람들에게 소리쳤다.이웃들은 모두가 노인을 비난했다.“정말 너무하네.”“당신 같은 사람들을 남편 등쳐먹는 흡혈귀라고 하는 거야!”“그래서 시골 여자는 집에 들이는 게 아니라니까요. 아무런 수입도 없잖아요.”“동 선생님, 같은 교사나 만나지 왜 저런 여자를 집에 들였어요?”그렇게 소란스러운 가운데, 동영신의 자식들이 본가에 왔다.그들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고 미친듯이 노인을 비난했다.“아줌마, 도대체 뭘 했기에 아빠가 이렇게 화를 내요?”“있을 곳을 내어주고 배불리 먹고 편하게 잠잘 수 있게 해줬더니 이제 아무 연고도 없는 아줌마 손자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해요? 어떻게 우리 아버지한테 이럴 수 있어요!”“됐어! 저런 여자한테 무슨 예의를 갖춰? 여기서 살기 싫으면 당장 꺼져!”남편의 자식들에게까지 이렇게 모욕적인 욕을 먹으니 노인은 순간 울컥하며 눈물이 흘렀다.“난… 너희들 아버지와 10년을 같이 산 부부야! 우린 같은 침대에서 10년을 같이 잠을 잤다고. 너희들 출산할 때도 가서 산후조리를 도왔고 너희들 아이에게는 매년 세배돈도 줬어. 난 너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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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화

“당연하지! 자꾸 딴 생각을 하니까 손에 뭘 쥐여줄 수가 없어!”“욕심이 과한 거지!”“아니, 내가 뭘 잘못했어? 내 퇴직금으로 생활하고 내 집에서 생활하면서 내 자식들을 챙기는 건 당연한 거지. 내가 그 여자 손자까지 챙겨야 해?”“누가 아니래? 못 배운 여자라서 욕심만 많고 이기적이야!”“혼내야지 뭐!”“남편 무서운 거 보여주려면 매를 들어야 해! 그래야 앞으로 다시 안 기어올라!”“저거 봐, 한 대 맞으니까 얌전히 주방으로 들어갔잖아. 저 여자 자네 못 떠나. 어딜 가겠어? 손자 데리고 길거리 생활할 거야?”“주제도 모르고!”그들은 노인이 듣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노인도 묵묵히 할 일만 했다.그날 밤, 노인은 평소처럼 동영신을 위해 족욕물을 준비했고 직접 마사지까지 해주었다.모든 게 평소와 다름없었다.다음 날, 자식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동영신도 운동하러 공원으로 나간 사이에 노인은 집에 있는 현금을 전부 뒤져서 천만 원을 찾아냈다.노인은 천만 원을 가방에 넣고 손자가 입학할 학교에 찾아갔다.학교에서 먹고 잘 수 있는 기숙학교였다.학교에서 나온 노인은 서글픈 얼굴로 건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우리 아가, 할머니가 미안해. 학교에서 사고 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4년만 버텨. 그러면 네 아빠가 출소하니까.”“아빠가 널 보살펴 줄 거야. 아가, 꼭 사고 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 해. 네 아빠가 출소하면 일해서 너 대학까지 보내줄 수도 있어. 아빠처럼 백정으로 살지 말고 꼭 출세해!”“이제 다시는 못 보겠네. 우리 아가. 네가 알아서 잘 살아야 해.”노인은 손자의 학교 대문 앞에서 서글픈 눈물을 흘렸다.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노인은 강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갔다.동영신은 집에 돌아온 노인을 보고 혐오스럽다는 듯이 시비를 걸었다.“또 어딜 나갔다 온 거야? 점심도 안 준비하고! 내가 배달 음식까지 시켜 먹어야겠어?”“배달 음식 기름기만 많고 몸에 안 좋은 거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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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6화

갑작스러운 통보에 동영신은 많이 당황했다.그는 뚫어지게 아내를 쳐다보며 화를 냈다.“이 망할 여자가 점점 기어오르네? 내 이년을 당장….”그가 또 매를 들려고 돌아서는데 노인의 손에 칼이 들려 있었다.“왜? 또 때리려고? 나 백정 아들을 둔 여자야! 칼질은 자신 있어!”노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동영신을 바라보았다.순간 동영신은 겁에 질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노인이 이렇게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방으로 돌아가서 짐을 정리했다.낡은 자루 하나가 전부였다.“자루 안에 옷 말고 아무것도 없어.”말을 마친 노인은 그 집을 나왔다.동영신이 노인을 주민들 앞에서 망신줄 때, 노인은 도둑질을 해서라도 손자를 학교에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감옥에 가는 건 두렵지 않았다.그 집을 나온 노인은 가잔 싼 모텔로 들어갔다.다음 날, 그녀는 구청 앞에서 두 시간을 기다렸지만 동영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노인은 어쩔 수 없이 동영신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이혼서류 접수하기로 했잖아!”수회기 너머로 긴장한 듯한 동영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말… 나랑 이혼할 거야?”“그럼 장난이겠어?”노인은 짜증스럽게 대꾸했다.동영신이 물었다.“나랑 이혼하면 당신 갈 곳도 없잖아! 왜 이렇게 객기를 부려!”“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노인의 질문에 동영신은 말문이 막혔다.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당신 이혼서류 접수하러 오지 않으면 법원에 정식으로 이혼소송 신청할 거야. 어차피 그렇게 별거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이혼한 게 되겠지.”말을 마친 노인은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다.그러자 동영신에게서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당신… 조금만 더 고민해 봐. 지나간 건 다 용서해 줄게. 돌아와서 잘못했다고 빌면 다시 받아줄게.”노인은 경멸에 찬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이봐, 동 선생! 지금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거야? 당신 똑똑하다며? 내가 당신을 버린 거야! 짐은 이미 가지고 나왔으니 구청에서 만나자고 했잖아!”“난 그 집에 들어가서 당신에게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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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좋아.”노인은 웃으며 말했다.“말하라고 하면 내가 못할 것 같아?”“우린 부부로 10년을 같이 살았어. 10년 동안 난 당신 자식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챙겨줬어. 그런데 당신은 내 손자한테 관심 한번 준 적 있어? 당신 자식만 자식이고 내 손자는 자식 아니야?”“당신이 손자들한테 매달 옷 사주고 간식 사주고 용돈 주는데 들어간 돈이 얼마지? 아마 백만 원은 넘을걸?”“그런데 나는? 내 하나뿐인 손자는? 결혼하고 첫해에 매달 분유값 30만원 준 거 빼고 옷 한벌 사준 적 있어? 내 손자는 옷이 없어서 이웃들이 버린 거 주워 입었어!”“동영신, 양심이 있으면 생각해 봐. 당신이 내 하나뿐인 손자한테 어떻게 했는지!”“이 여편네야! 그건 너무 억지지!”동영신은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그는 구청 안에 민원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노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사람들 다 듣고 있는데서 제대로 말해 봐! 우린 둘 다 두 번째 결혼이야. 각자 자식이 있지! 당신은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손자만 달랑 데리고 내 집에 들어왔어.”“그걸 가지고 내가 뭐라고 불만을 표현한 적 있어? 난 당신이랑 결혼했지 당신 가족이랑 결혼한 거 아니야!”“당신 하나 챙기는 것도 벅차! 그런데 당신 가족까지 챙기라고? 사람들한테 물어봐! 누가 잘못했는지!”구청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그들을 바라보았다.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고개를 흔들며 나가버렸다.어차피 그들의 집안일이었고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평가하지 않았다.노인의 옆에는 동영신의 후배 교사가 있었다.여 교사는 당연히 동영신 편을 들었다.“아주머니, 솔직히 이건 아니죠! 두 분 다 두 번째 결혼이잖아요! 동 선생님은 퇴직금도 있고 연금도 있으니까 그 돈으로 자식을 챙기는 건 당연해요. 동 선생님이 아주머니 가족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잖아요!”“애초에 분유값을 대준 것도 많이 양보한 거죠. 동 선생님이 착하다고 그렇게 선을 넘는 건 아니죠!”“손자 학비 안 대줬다고 이혼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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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8화

고개를 든 직원은 그들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협의 이혼 아닌가요? 위자료 문제도 있어요?”동영신은 당당하게 말했다.“당연히 위자료 받아야죠! 이 여자는 맨몸으로 우리 집에서 10년을 공짜로 먹고 살았다니까요? 난 혼자 이 여자의 손자 양육비까지 부담해야 했어요!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위자료 4억은 싸게 친 거죠!”구청 직원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이게 사실인가요?”노인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이 세상에 그녀의 편에 서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걸까?구청에서도 얘기를 안 들어주면 기둥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여러분은 법에 대해 잘 아니까 한번 묻고 싶어요. 우린 결혼한 부부예요. 그럼 가족 아닌가요?”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가족이면 왜 굳이 네 것, 내 것을 따져야 하죠? 난 이 사람과 같이 10년을 살았어요. 그럼 이 사람 집이 내 집 아닌가요?”“그건 아니지! 집은 결혼 전에 장만했으니까 그건 혼전 재산이야!”누가 교사 아니랄까 봐 법을 잘 알았다.직원이 노인에게 말했다.“혼전 재산이면 아주머니랑 아무 상관이 없어요.”노인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누가 재산을 분할해 달라고 했나요?”직원과 동영신은 황당한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아무도 답이 없자 노인은 서글픈 표정으로 말했다.“난 당신과 같이 10년을 살았어. 부동산은 혼전 재산인 거 나도 알아! 그래서 재산 분할해 달라고 한 적 없어. 부동산이 아니라 다른 재산도 관심없어.”“난 맨몸으로 나가겠다는 거야! 어제 짐 싸서 나가는 거 봤잖아? 맨몸으로 나가겠다고!”“맨몸으로 나가라고 한 적 없어. 난 이혼하고 싶지 않아. 앞으로도 그냥 우리 집에서 살아. 우리 결혼한지 10년이야. 이 나이에 꼭 이혼을 해야겠어? 사람들이 비웃어! 내가 언제 맨몸으로 나가라고 했어? 난 그냥 당신 아들이랑 손자까지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했을 뿐이야. 당신만 마음 돌리면 우리 가족 평생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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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9화

“그런데 내 손자 학교 보낼 돈이 없어요. 저 인간은 내 손자를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고요.”“정말 후회해요. 내 나이 고작 50대 중반인데 가정부를 하겠다고 해도 받아줄 곳이 있을 거예요. 이혼하면 숙식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아 손자를 위해 적금도 들고 대학까지 보내려고 했어요. 내가 뭘 잘못했죠?”“난 그냥 저 인간이랑 살기 싫어요. 그것도 안 되나요?”직원은 충격에 빠진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그러니까 빨리 이혼서류 접수해 줘요!”노인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어르신!”잠시 후, 직원은 동영신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어르신은 전에 교사로 근무했었죠?”“맞아요! 난 배운 사람이라 말이 통하니까 뭐든 말해요!”동영신은 노인을 째려보고는 직원에게 말했다.“그럼 한 달 수입은 어떻게 되나요?”“5년 전에는 매달 100만원씩 연금이 나왔는데 지금은 150만원 정도 나와요. 퇴직금도 있어서 생활에 부담은 없어요.”“어르신, 부동산과 다른 재산은 혼전 재산이고 아내분께서 가져가실 수도 없어요. 하지만 결혼하고 생긴 소득은 그날부터 계산해서 분할해야죠. 5년 전까지 100만 원을 받았으면 그 절반을 아내분께 주셔야 하고요 나중에 소득이 150만 원으로 늘었으니 그것도 계산하면 7500만 원을 아내분께 드려야 해요. 부부가 된 뒤로 생기는 소득은 두 사람 몫이니까요.”직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동영신에게 말했다.동영신은 큰 충격을 받은 듯,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참이 지난 뒤, 그는 갑자기 화를 버럭 냈다.“저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요! 그건 내 돈이라고요!”직원은 아주 단호하게 대답했다.“두 분이 결혼을 하셨으니까요!”“난 싫어요!”직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싫으시다면 법원에 소송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어르신은 아내분께 7500만원을 지급하셔야 하고 만약 법정 싸움에서 지면 소송비용도 어르신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동영신은 뒷목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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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0화

“정말 잘 생각하고 내린 결론인가요? 이 많은 돈을 왜 그냥 포기해요?”직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노인은 돈만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다.직원이 공정하게 처리해 줬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노인은 그 짧은 시간 안에 생각을 정리했다. 홀로 손자를 키우려면 재산 분할로 받을 돈이 필요하지만 동영신이 정말 그대로 이행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노인은 긴 소송을 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동영신은 전직 교사 출신이라 주변에 든든한 인맥도 있으니 재판이 그에게 더 유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었다.그에 비해 노인은 감옥에 간 아들 외에 마땅히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자신이 재산분할을 원한다고 해도 그 돈을 받을 수 없을 거라 판단했다.어차피 받지도 못할 돈이니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노인이 바라는 건 빨리 이혼을 마무리하고 이 집과 연을 끊는 일이었다.그래야 열심히 일해서 손자의 학원비라도 보탤 수 있었다.그리고 자신이 몰래 가져간 돈이 절도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노인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돈은 필요 없어요! 지금은 당장 저 인간이랑 이혼하고 싶어요!”직원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지금 처리해 드릴게요.”말을 마친 직원은 동영신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르신, 신분증이랑 호적등본 주시죠. 이혼 절차 처리해 드리겠습니다.”“싫어! 난 이혼 안 해! 우리… 다시 상의해 보자….”동영신은 많이 당황한 모습이었다.사실 10년을 같이 살면서 이미 아내의 보살핌과 내조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열 살 연하인 그의 아내는 결혼할 때 고작 40대 중반이었고 젊었다. 그때는 여자가 절실히 필요했고 외모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어린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 아내는 집안 일도 잘했고 온순하고 순종적이었다.돈을 안 주면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굳이 옷을 사주지 않아도 다른 여자들처럼 떼를 쓰지도 않았다.매일 정해진 금액으로 장을 보고 낭비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장부도 착실하게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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