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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5화

“당연하지! 자꾸 딴 생각을 하니까 손에 뭘 쥐여줄 수가 없어!”

“욕심이 과한 거지!”

“아니, 내가 뭘 잘못했어? 내 퇴직금으로 생활하고 내 집에서 생활하면서 내 자식들을 챙기는 건 당연한 거지. 내가 그 여자 손자까지 챙겨야 해?”

“누가 아니래? 못 배운 여자라서 욕심만 많고 이기적이야!”

“혼내야지 뭐!”

“남편 무서운 거 보여주려면 매를 들어야 해! 그래야 앞으로 다시 안 기어올라!”

“저거 봐, 한 대 맞으니까 얌전히 주방으로 들어갔잖아. 저 여자 자네 못 떠나. 어딜 가겠어? 손자 데리고 길거리 생활할 거야?”

“주제도 모르고!”

그들은 노인이 듣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노인도 묵묵히 할 일만 했다.

그날 밤, 노인은 평소처럼 동영신을 위해 족욕물을 준비했고 직접 마사지까지 해주었다.

모든 게 평소와 다름없었다.

다음 날, 자식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동영신도 운동하러 공원으로 나간 사이에 노인은 집에 있는 현금을 전부 뒤져서 천만 원을 찾아냈다.

노인은 천만 원을 가방에 넣고 손자가 입학할 학교에 찾아갔다.

학교에서 먹고 잘 수 있는 기숙학교였다.

학교에서 나온 노인은 서글픈 얼굴로 건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아가, 할머니가 미안해. 학교에서 사고 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4년만 버텨. 그러면 네 아빠가 출소하니까.”

“아빠가 널 보살펴 줄 거야. 아가, 꼭 사고 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야 해. 네 아빠가 출소하면 일해서 너 대학까지 보내줄 수도 있어. 아빠처럼 백정으로 살지 말고 꼭 출세해!”

“이제 다시는 못 보겠네. 우리 아가. 네가 알아서 잘 살아야 해.”

노인은 손자의 학교 대문 앞에서 서글픈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노인은 강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갔다.

동영신은 집에 돌아온 노인을 보고 혐오스럽다는 듯이 시비를 걸었다.

“또 어딜 나갔다 온 거야? 점심도 안 준비하고! 내가 배달 음식까지 시켜 먹어야겠어?”

“배달 음식 기름기만 많고 몸에 안 좋은 거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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