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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7화

“좋아.”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말하라고 하면 내가 못할 것 같아?”

“우린 부부로 10년을 같이 살았어. 10년 동안 난 당신 자식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챙겨줬어. 그런데 당신은 내 손자한테 관심 한번 준 적 있어? 당신 자식만 자식이고 내 손자는 자식 아니야?”

“당신이 손자들한테 매달 옷 사주고 간식 사주고 용돈 주는데 들어간 돈이 얼마지? 아마 백만 원은 넘을걸?”

“그런데 나는? 내 하나뿐인 손자는? 결혼하고 첫해에 매달 분유값 30만원 준 거 빼고 옷 한벌 사준 적 있어? 내 손자는 옷이 없어서 이웃들이 버린 거 주워 입었어!”

“동영신, 양심이 있으면 생각해 봐. 당신이 내 하나뿐인 손자한테 어떻게 했는지!”

“이 여편네야! 그건 너무 억지지!”

동영신은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구청 안에 민원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노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사람들 다 듣고 있는데서 제대로 말해 봐! 우린 둘 다 두 번째 결혼이야. 각자 자식이 있지! 당신은 아무것도 없이 빈손으로 손자만 달랑 데리고 내 집에 들어왔어.”

“그걸 가지고 내가 뭐라고 불만을 표현한 적 있어? 난 당신이랑 결혼했지 당신 가족이랑 결혼한 거 아니야!”

“당신 하나 챙기는 것도 벅차! 그런데 당신 가족까지 챙기라고? 사람들한테 물어봐! 누가 잘못했는지!”

구청 로비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고개를 흔들며 나가버렸다.

어차피 그들의 집안일이었고 그것에 대해 사람들은 평가하지 않았다.

노인의 옆에는 동영신의 후배 교사가 있었다.

여 교사는 당연히 동영신 편을 들었다.

“아주머니, 솔직히 이건 아니죠! 두 분 다 두 번째 결혼이잖아요! 동 선생님은 퇴직금도 있고 연금도 있으니까 그 돈으로 자식을 챙기는 건 당연해요. 동 선생님이 아주머니 가족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잖아요!”

“애초에 분유값을 대준 것도 많이 양보한 거죠. 동 선생님이 착하다고 그렇게 선을 넘는 건 아니죠!”

“손자 학비 안 대줬다고 이혼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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